2024년 7월 1일 시성절차에 따른 투표를 위해 열린 추기경회의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교황
교황, 오는 10월 복자 알라마노 신부 성인품에…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 2025년 희년 성인품 예정
7월 1일 여러 복자들의 시성절차에 따른 투표를 위해 정기 추기경회의가 열렸다. 오는 10월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 창립자 복자 요셉 알라마노 신부를 비롯해 시리아에서 순교한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소속 복자 마누엘 루이스 로페스와 그의 동료, 평신도 삼형제(프란치스코, 무티, 라파엘 마사브키), ‘성가정 작은 자매 수도회’ 창립자 마리-레오니 파라디 수녀, ‘성령의 오블라띠 수도회’(별칭 성녀 지타 수녀회) 창립자 엘레나 궤라 수녀 등이 성인품에 오른다. “인터넷의 수호성인”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는 2025년 희년에 성인품에 오를 예정이다. 추기경회의 말미에 3명의 추기경이 부제급 추기경에서 사제급 추기경이 됐다.
Alessandro Di Bussolo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 창립자 복자 요셉 알라마노 신부, 1860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순교한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소속 복자 마누엘 루이스 로페스 수사신부와 동료 수사 및 평신도, 수도회 창립자들인 마리-레오니 파라디 수녀와 엘레나 궤라 수녀 등이 오는 10월 20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성인품에 오른다. 성체성사를 열렬히 사랑한 젊은 평신도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는 2025년 희년 중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날짜에” 성인품에 오를 예정이다. 교황은 7월 1일 오전 교황청 사도궁 콘치스토로 홀에서 주재한 정기 추기경회의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요셉 알라마노 신부가 마음에 품은 선교사명
지난 5월 23일 교황은 이번에 성인품에 오를 복자들의 시성 교령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피에몬테 출신 복자 요셉 알라마노(1851-1926년) 신부가 올 가을 성인 목록에 등재된다. 건강상의 이유로 그토록 바라던 선교활동을 할 수 없었던 복자는 1901년 자신이 주임사제로 있던 위로자이신 성모님께 봉헌된 토리노 성모성지에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를 창립하고, 성 비오 10세 교황의 요청으로 수녀회도 세웠다. 그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1990년 복자품에 올랐다.
1860년, 다마스쿠스의 순교자들
지난 1860년 7월 9일 밤과 10일 사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신앙에 대한 증오로 목숨을 잃은 작은형제회 소속 복자 마누엘 루이스 로페스 신부와 7명의 동료들 그리고 평신도 순교자 삼형제(프란치스코, 무티, 라파엘 마사브키)가 오는 10월 20일 성인품에 오른다. 1860년 7월 9일 밤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향하던 드루즈파 민병대는 프란치스코회 성 바오로 수도원과 성당을 공격해 8명(스페인 출신 7명, 오스트리아 출신 1명)의 작은형제회 소속 수사들 그리고 수도원에 머물며 후원하던 마론파 그리스도인 삼형제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들은 1926년 성 비오 11세 교황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다.
수녀회 창립자 2명
교황은 이들과 함께 성가정 작은 자매 수도회 창립자인 캐나다 출신 마리-레오니 파라디(세속명 비르지니 알로디에, 1840-1912년) 수녀를 성인품에 올린다. 마지막으로 19세기 루카 지역에서 태어나 소녀 교육에 헌신한 성령의 오블라띠 수도회(별칭 성녀 지타 수녀회) 창립자 엘레나 궤라 수녀도 성인품에 오른다.
2025년 희년에 성인품에 오를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
모두가 고대하는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의 시성식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오는 2025년 희년 기간 중 다른 이들과 함께 성인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0년 10월 10일 아시시에서 그를 복자품에 올렸다. “인터넷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는 복자는 현재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Santuario della Spogliazione)*에 묻혀 있다. 교황청 시성부 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은 이날 추기경회의에서 시성절차 보고를 통해 “복자는 통상적인 나이보다 일찍 첫 영성체를 모시고 싶어 했다”며 “이는 그의 짧은 생애 동안 성체 사도직의 씨앗이 됐다”고 강조했다. 세메라로 추기경은 가장 현대적인 홍보수단에 열정적이었던 복자가 본당과 학교의 누리집을 활용해 성체신심을 전파하고, 마지막으로 교황청립 “순교자 현양” 학술원의 누리집에도 헌신했다고 설명했다. 복자는 136건의 성체 기적 사건에 대한 사진과 역사적 설명을 정리한 국제 전시회도 개최했다. “가장 가난한 이들을 환대하고 보살폈던 복자는 매주 ‘용돈’을 아껴 모아 노숙인, 빈민, 소외된 이들을 도왔습니다.” 복자는 2006년 10월 11일, 불과 15세의 나이로 심각한 백혈병에 걸려 “교황과 교회를 위해 그리고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주님께 자신을 봉헌한 후 선종했다.
* 역주: 현지 사람들은 아시시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을 ‘옷 벗음 성지’(Santuario della Spogliazione)라고 불러왔다. ‘옷 벗음 성지’란 그리스도께서 살아가신 가난한 삶을 구현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성인이 아버지의 재산을 포기하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입었던 옷을 모두 벗어 아버지께 돌려준 장소를 가리킨다. 1036년까지 주교좌성당이었던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은 2016년 성지로 승격됐다.
추기경회의에서 시성절차 결과를 보고하는 교황청 시성부 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
소렌티노 주교 “프란치스코 성인과 카롤로 복자는 훌륭한 복음 선포 팀”
아시시-노체라 움브라-괄도타디노교구장 겸 폴리뇨교구장 도메니코 소렌티노 주교는 카를로 아쿠티스의 시성 소식에 기쁨을 표했다. “교황님이 오는 2025년 희년에 뜻깊은 날로 정하시리라 확신합니다. 복자의 증거가 청소년과 청년은 물론 모든 이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예수님의 성체에 대한 큰 사랑과 복자의 발자취 그리고 특별히 복자가 영감을 받은 프란치스코 성인의 성덕에 대한 큰 열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길 바랍니다.” 소렌티노 주교는 “향후 몇 달 동안 우리 아시시 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많은 순례자와 신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프란치스코 성인과 카를로 복자는 훌륭한 복음 선포 팀”이라고 말했다.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를 복사본이 아닌 원본으로 삼으시고 우리 삶을 기쁨으로 채워줄 수 있으십니다.’”
추기경 3인, 사제급 추기경 되다
추기경회의 말미에 △제임스 마이클 하비 추기경 △로렌초 발디세리 추기경 △게르하르트 루드비히 뮐러 추기경이 부제급 추기경에서 사제급 추기경이 됐다.
번역 이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