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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다비스의 박스이론
책이 품절 인 관계로 여러 분께 박스이론의 중요성을 일께 우고
봉사 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책에 있는 내용 그대로를 옴겨 놓으
려 합니다. 부족함 이 있더라도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스이론의 개발
존스 앤 러플린에서 쓰디쓴 경험도 해보고 텍사스 걸프 프로
듀싱에서는 운 좋게 이익을 보기도 하면서, 나느 내가 처한 위치를
진지하게 재평가해 보게 되었다. 그때까지의 경험에서 주식시장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지 충분히 느끼고 실패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이제는 주식시장이 운만 좋으면 슬롯머신에서 돈이 쏟아지듯 일확
천금을 얻을 수 있는 요술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어떤 분야에서든 운이 좋아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렇
다고 나도 운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운이 따르는 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운이 있을수
는 없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주식투자를 위해서는 주
식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고 시장의 운용 원리를 파악해야 한다. 규칙
을 모르고서야 어떻게 ‘브리지 게임’ 을 할 수 있으며, 상대의 수를 읽
지 못하면서 어떻게 체스 게임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투자도 게임과
마찬가지로 거래하는 법을 모르면 성공할 수 없다. 나는 돈을 건 게임
을 하는 것이고, 게임의 상대방은 바로 최고의 실력을 가진 전문가들
이다. 하물며 게임의 기초도 모르면서 이런 전문가들을 상대로 어떻
게 게임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우선 과거에 했던 투자방식을 검토해 보기로 했다. 나는 기
본적 분석에 의한 투자에서는 오류를 범했으나, 기술적 분석에 의한
투자에서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다면 분명히 텍사스 걸프 프로듀싱
에서 사용했던 투자방법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성공을 위한 최선의방
법일 것이다.
기술적 분석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나는 매일 저녁 많은 시간
을 투자해 주식시세표를 보면서 기술적 분석을 익혔고 좋은 주식이 없
는지 탐색했다. 그러던 중 엠앤엠 우드 워킹 이라는 주식을 발견했는데
이 주식의 재무정보에 관해서는 어떤 투자정보지에서도 다루고 있지
않았고 중개인도 그 주식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매일 그 움직임을 보면 텍사스 걸프 프로듀싱이 생각나서 관심을 지울
수 없었기에 계속 지켜보기로 했다.
이 주식은 1955년 12월에 15달러였는데 연말이 되자 23.63달러가
되었다. 그러다가 5주 동안 횡보하더니 다시 거래량이 늘고 주가도 오
르기 시작했다, 이때나는 26.63달러에 500주를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주가는 계속해서 상승했고 나는 추세를 주시하면서 보유 상태를
유지했다. 주가는 꾸준히 올랐고 거래량도 계속 증가했다. 마침내 33달러
가 되었을 때 매도를 결심했고 이때 본 이익은 2,866.62달러 였다.
난 너무 기쁘고 흥분되었다. 내가 기뻐했던 이유는 단지 돈을 벌어서
가 아니었으며, 텍사스 걸프 프로듀싱을 샀을 때처럼 순전히 시장의
흐름에 근거해 엠앤엠 우드 워킹이라는 주식을 알아보고 샀기 때문이
다. 그 주식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고 또한 알아낼 방법도 없었다.
그저 지속적인 오름세와 높은 거래량에 착안해 남들이 이 주식에 대해
많이들 알고 사고 있는 것이라고 가정했을 뿐이다.
이러한 예상은 적중했다. 내가 그 주식을 매도한 후에 신문에 그 회
사의 합병 소식이 전해졌다. 합병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주가가 꾸준히 올랐다는 것이다. 이 회사를 인수한 회사는 주
당 35달러에 엠앤엠 우드 워킹을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이 회사는 이
제안을 수락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고도 최고가에서 2포인트 모자라
게 매도한 셈이다. 이 회사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으면서도 순전히 주
가의 흐름만을 기초로 판단해 매수했는데 합병이라는 호재의 덕을 보
고 수익을 올렸다는 점에 난 너무나 고무되었다. 마치 그 회사의 내부
자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이때 나는 단순히 기술적 분석의 우위성을 확인하는 이상의 경험을
했다. 즉, 다른 모든 요소와 관계없이 주가의 흐름과 거래량만 분석해
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이런 관점에서 매매하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주가와 거래량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에 치중하고 그 밖의 루머나 소스, 회계자료에 관
한 기본적 정보는 전부 무시하기로 했다. 주가 상승의 이면에 있는 원
인을 알기 위해 애쓰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어떤 회사의 기본적 재정 상태가 호전될 만한 일이 발생한
다면 이것은 곧 주가와 거래량에 반영되므로, 이것만 보고도 사람들
이 이 주식을 사고 싶어 하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엠앤엠
우드 워킹의 경우와 같이 주가 상승의 초기 단계에 상향 조정을 파악
하는 훈련을 한다면 그 원인을 모르더라도 일찍부터 주가 상승의 대열
에 합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문제는 과연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이다. 나는 오랜 궁리
끝에 한 가지 기준을 마련했다. 바로 주식을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만일 어떤 야성미 넘치는 미녀가 테이블 위로 올라가 격렬한 춤을
춘다면 어느 누구도 크게 놀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녀가 그런 종류의 성격을 가졌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지긋한 점잖은 부인이 갑작스럽게 그런 행동을 한다면 사람들
은 그녀를 비정상으로 볼 것이고 즉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별일도 다 있군. 대체 왜 저럴까.”
마찬가지로 만일 늘 변동이 없던 주식의 움직임이 갑자기 활발해지
면 무언가 평소와 다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때 가격 상승이 수반된다
면 매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이주식의 심상치 않은 행동 뒤에는
어딘가에서 좋은 소식을 미리 알고 매수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
이다. 이때 이 주식을 매수한다면 나 역시 그들과 무언의 동지가 될 것
이다.
나는 이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어떤 때는 성공했지만, 어떤대는 그
렇지 못했다. 그러나 이때도 나는 나의 판단능력이 아직 충분히 성숙
되지 않았음을 모르고 있었고 나만의 이론에 따라 투자해도 좋다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단지 다듬어지지 않은 초보 이론에 불과
했다.
1956년5월에 피츠버그 메탈러지컬 이란 주식을 알게 됐는데 당시 주가는
67달러 였다. 이 주식은 움직임이 상당히 빠르고 활발한 주식이었기 때
문에 앞으로도 계속 빠른 속도로 상승 할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그리고 변동폭이 점점 커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200주를 총1만3,483.40
달러에 매수했다.
나는 나의 판단을 너무나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계심을 늦추고
있었고 주식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여도 가벼운 조정이려니 생각했다.
그리고 약간의 후퇴 뒤에는 더 큰 상승이 가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
었다. 그 후 예상대로 큰 폭의 변동은 있었으나 그 방향은 정반대였다.
열흘 후 피츠버그 메탈러지컬은 57.75 달러로 내려앉았고 결국 여기
서 매도했는데 손실액은2,023.32달러에 달했다.
무언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어느 모로 보나 그 주식이
최고의 유망주였음이 명백했는데 어떻게 사자마자 빠질수 있단 말인
가. 게다가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내가 팔자마자 다시 오르기 시작했
다는 것이다.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그 주식의 과거 동향을 살펴보았는데 알고 보
니 이미 18포인트나 오른 주식을 상투에서 잡았던 것이다. 당연히 그
후 한달동안 조정을 받았고 거의 이런 시점에서 내가 뛰어들었으며 사자
마자 하락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종목 선택은 확실히 올바르게 했는
데 매수 시점이 좋지 않았다.
지나서 생각 해보니 실패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 주식이
나중에 보여준 횡보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이
것은 결과론적인 생각일 뿐이고 문제는 주가가 그렇게 되는 당시에 이
를 예측,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 단순한 문제이지만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한편 복잡하
기도 하다. 투자 정보지 회사의 재무제표가 무용지물이고 분석에 별
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기업에 대한 정보도 의혹이 많고 틀린 경우가
많으므로 참고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벌써부터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는 다시 한번 개별주식들
의 동향을 철저히 분석해 보기로 했다. 각 주식은 어떤식으로 움직이
는가? 그러한 움직임의 특징은 무억인가? 그러한 움직임에 일정한 변
동 패턴이 존재하는가?
나는 열심히 투자정보지와 주식시세표를 탐독하고 수없이 많은 차
트를 연구 했다. 그런데 연구를 거듭함에 따라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즉, 주가 변동이란 결코 우연히 발생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주가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 아니다. 마
치 자석에 이끌리듯 미리 정해진 방향으로 상승 또는 하락하며, 일단
하나의 방향이 정해지면 한동안 그 방향으로 계속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정해진 방향으로 가면서도 주가는 일정한 틀 안에서 움
직임을 반복하는데, 나는 이러한 틀을 ‘박스’라고 불렀다.
주가는 저점과 고점 사이에서 일관성 있게 진동하며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한 자취로 둘러싸인 구간은 박스 모양 또는 하나의 틀 모양을
형성한다. 나에게 박스의 존재는 점점 명확해져 갔다.
이것이 나의 ‘박스이론’ 의 출발점이었고 이 이론은 내게 성공을 가
져다주었다.
내가 박스 이론을 적용시킨 방법은 이러하다. 즉,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의 주가에 일정한 박스들이 형성되고 이 박스들이 높은 순서
에 따라 피라미드 형태를 이루고 이 중 가장 높은 가격대의 박스에 주
가가 위치해 있으면 이 종목을 주시하기 시작한다. 주가는 박스 안에
서 위아래로 튀어오를 수 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은 바로 이
런 모습이다. 박스의크기, 즉 그 박스 안에서의 주가의 저점과 고점을
결정하고 나면 그 박스 안에서 주가는 마음대로 움직이지만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함을 알 수 있었다. 만약 박스 내부에서 주가의 변동폭이
적으면 난 그 주식에 실망하고 다른 주식을 본다.
변동폭이 없다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며, 이는 침체되어 있
는 주식이라는 뜻이다. 움직임이 둔한 주식은 크게 오를 확률이 적기
때문에 나는 이런 주식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예를 들어 어떤 주식이 45/50 달러 사이의 박스 안에서 움직인다
고 가정하자. 주가는 이범위 안에서 얼마든지 변동할 수 있으며, 나는
이 상태에서는 계속 해서 매수를 고려한다. 그러나 주가가44.5달러로
빠진다면 매수 가능성을 버린다.
왜냐하면45달러 미만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그보다 더 낮은 범위의
박스로 진입하기 시작했음을 뜻하며, 이미 하향추세에 들어섰음을 반
영하는 것이다. 나는 주가가 상승 추세에 있을 때만 매수했다.
주가는 때로 몇주식 박스 안에 머무르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가 그
안에 머물러 있는 동안은 얼마나 거기에 있을지를 전혀 신경 쓰지 않
았다. 주가가 박스권 밖으로 벗어나 하락하지만 않는다면 그것은 상
관없었다.
40/50의 박스권 안에 있다는 것은 예를 들어 주가가 다음과 같이
되는 경우이다.
45 - 47 - 49 - 50 - 45 - 47
다시 말해 주가가 50달러까지 오른 뒤에 다시 45달러까지 밀리고,
거의 46달러나 47달러 부근에서 언제나 마감한다. 이런 경우 그날의
최고가는 50달러, 최저가는 45달러가 되며, 나는 이런 때가 가장 좋았
다. 주가가 박스 안에 머물러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
지켜보다가 박스 권을 벗어나 훨씬 더 높은 범위로 이동하면 이
주식을 매수한다. 즉, 주가가 상승추세일 때만 매수 한다.
박스권이 이동하는 과정에 대해 정해진 규칙은 없다. 그러므로 유심
히 관찰하고 있다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변하기 쉽
고 잘 끓어오르는 종목은 단 몇 시간 만에도 박스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어떤 종목은 며칠이 걸리기도 한다. 단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박스의 움직임은 45/50 범위의 박스에서 더 상위에 있는 박스로
끌어 올려지느냐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48 - 52 - 50 - 55 - 51 - 5 - 53 - 52
이 경우 50/55의 가격 범위 안에서 또 하나의 박스가 형성되었음
을 볼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므로 오해가 없기를 바란
다. 중요한 것은 박스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물론 주식마
다 다르다. 어떤 종목은 기껏해야10% 미만의 매우 작은 폭으로 움직
이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15~20%의 큰 폭으로 진동하기도 한다. 문
제는 이러한 범위를 정확히 판단해 내가 산 주식이 박스권 밖으로 매
려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예상 범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생기면 지체 없이 팔았다. 그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스 안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면, 혹시 55달러에서 50달러
로 하락해도 정상적인 것으로 본다. 즉, 매도해야 할 만큼 주가가 하락
한 것이 아닌 것이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무용가는 공기 중으로 높이 도약하는 동작을 하기 전에 잠시 움츠리
는 자세를 취한다. 나는 주식도 이와 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알고 보면
갑자기 50달러에서 70달러로 뛰어 오르는 주식은 없었다. 다시 말해,
상승세를 타고 50달러까지 오른 주식이 다시 45달러로 후퇴하는 현상
은 마치 무용가가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움츠려 있는 것과 같았다.
나중에 주식 경험이 더 쌓이면서 느낀 것이지만, 고점인 50달러까
지 오른 후에 오는 45달러는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이렇
게 약간 주춤하는 사이에 겁 많고 소심한 투자자들은 이것을 진정한
하락이라 믿고 매도해 버린다. 그래서 이들의 물량이 빠져나가고 나
면 그만큼 매도 압력이 적어지기 때문에 이후 더 빠른 상승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또 확실한 상승 추세에 있는 종목은 그 상승 움직임에 어떤 비례적인
흐름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50 달러에서 70달러로 올라간다고 하면,
전체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면서도 가끔씩 하락하는데, 그러한 상승과
하락의 반복이 일정한 리듬을 타고 나타난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이러하다.
50 - 52 - 57 - 58 - 60 - 55 - 52 -56
이때 박스의 범위는52/60달러가 된다.
그 후 계속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상승하다가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
인다.
58 -61 - 66 - 70 - 66 - 63 - 66
이제는 63/70달러 범위에서 움직이며, 이때도 여전히 나는 더 올
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매수시점을 언제로 보아야 할지였다. 논리적으
로 생각하면 당연히 새로운 상위 박스권에 진입하기 시작할 때일 것이
다. 그러나 그 시점을 정확히 포착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루이지애아 랜드 앤 익스플로레이션 이라는 주식을 보면 이해할 것이다.
나는 여러 주 동안 이 주식을 지켜보았고 피라미드 형으로 박스들이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상위 박스에서 고가
가 59.75달러가 되던 때 내가 정확히 보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중개인
에게 전화해 61달러가 되면 나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왜냐하면
다음 박스는 61달러에서 시작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61달러에 도달해서 중개인이 연락했을 때는 내가 마침
숙소를 비우고 있었기 때문에 전화를 받지 못했다. 무려 2시간 만에
통화가 되었는데 이때는 이미 63달러까지 오른 뒤였다. 절호의 기회
를 놓친 것만 같아 난 너무나 속이 상했다.
61달러가 눈앞에서 지나가는데도 사지 못한 것이 너무 화가 났고
순식간에 63달러까지 가는 것을 보니 정말 아깐운 것을 놓친 것같았
다. 하지만 이미 오른 것을 흥분해서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사지 않
고 있었는데 난 또 한 번의 실수를 한것이다. 얼마를 주고라도 그때
샀어야 했다. 틀림없이 많이 오를 것이라 생각했다면 그때라도 매수
세에 가담했어야 했던 것이다.
그 후 이것은 63.5-64.5-65달러까지 가고야 말았다. 내 판단이
옳았는데 그만 실수한 것이다! 난 정말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고 그
래서 늦게라도 들어가야겠다 싶어 65달러에 100주를 매수했다. 하지
만 이미 새로운 박스권의 바닥은 넣친 상태였고 결국 이 값이 ‘상투’
가 되고 말았다.
종목 선택 기술은 많이 좋아 졌는데도 난 아직 월 스트리트에서는 초
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중개인에게 이런 고민이 있다
고 호소하면서 61달러일 때 아깝게도 전화를 받지 못한 문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는 ‘지정가’ 에 자동매수주문을 넣었더라
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자동매수주문이란 내가 61달러에 사고 싶
으면 주가가 61달러가 되었을 때 자동으로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즉,
어떤 주식을 원하는 가격에 사려고 할 때, 주가가 그 가격대에 이르면
자동으로 주식을 매수하도록 미리 주문을 넣어두는 방법이다. 그러면
그 가격이 되었을 때 별도로 중개인과 상담할 필요 없이 바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원하는
때에 자동으로 살 수 있게 되면서 그 문제는 해결되었다.
이 무렵 나의 박스이론은 확실히 정립되어 갔고 그것을 응용하는 방
법도 확고히 자리잡아 갔으며, 이후 세 번 연속 성공을 가져왔다.
나는 앨러제니 루드럼 스틸 을 45/50 박스권에 진입 하려 할 때 샀다.
45.75달러에 200주를 매수해서 3주 후에 51달러에 매도했다.
이어서 드레서 인더스트리스 300주를 84/92 박스권에 들어가기 시작
할 때 샀다. 84달러에 샀는데 박스권 안에서 의 진행 모습이 좋지 않아
86.5달러에 매도했다.
또 쿠퍼 베세머 300주를 40/45 박스권의 바닥인 40.74달러에서 사서
45.13달러에 팔았다.
이렇게 세 번의 거래에서 얻은 수익은 총 2,442.36달러였다.
그 당시 나는 상당한자신감을 얻었지만 그 후 자신감에 상처를 입
는 일이 생기면서 결코 이론만으로는 완벽하지 않음을 느끼게 되었
다. 8월에 노스 아메리칸 애비에이션 500주를 94.38달러에 매수했다.
그 주식은 100달러 이상에서 새로운 박스를 형성하려는 것 같아 보
였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 반대였다.
사자마자 상황이 반전되더니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1포인트 빠졌
을 때 팔았어야 했다. 하다못해 1포인트 더 빠졌을때라도 늦지 않았
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끝까지 고짚을 부리고 팔지 않았다. 내 자존심
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 나의 박스이론은 위기를 맞았지만 이 주
식이 더 이상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 되뇌며 끝까지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날에 배웠던 것을 다 잊고 있었던 것이다.
주식시장에 ‘있을 수 없는 일’ 이란 없는데, 어떤 주식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곳이 주식시장인데 그런 집착을 보였다. 결국 그 다음 주말
이 되었을 때 나는 이전 세 번의 거래에서 얻은 수익을 모두 잃고 말았
다. 난 다시 원점에 오고 말았다.
이때의 경험은 내 주식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 즈음에 내가 얻은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주식시장에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그동안 반 이상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2. 이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처해야 한다. 자존심과 고집을 억제
해야 한다.
3. 공명정대하고 냉정한 진단자가 되어야 한다. 즉, 어느 특정한 이
론이나 주식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4. 단순히 되든 안 되든 모험을 해보는 식의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위험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결정한 후 제일 먼저 취한 조치는 ‘손실에 빨리 대처하기’
였다. 내가 투자하는 것 중 절반정도는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그러나
왜 실수를 현실적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손해를 조금 보았을 때 즉시
팔지 못했던가? 25달러에 산 주식이 24달러 밑으로 내려가고 있는데
도 왜 곧바로 매도 주문을 내지 못했던가?
그래서 나는 일정한 가격에 다다를 때 자동으로 매수주문하는 지정
가 주문을 같이 매기로 했다. 손실을 안고 하룻밤을 넘기는 것은 어
리석은 짓이다. 내가 산 주식이 예상했던 가격 밑으로 내려갔는데도
그것을 그대로 보유한 채 하루를 넘기는 것은 위험하다.
물론 단 1포인트를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손절매했는데, 팔아버리고
난 후 다시 주가가 상승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결론은
이것이 큰손실을 입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또 나중에 비록 그보
다 더 높은 가격에 사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
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
내가 했던 거래 중 절반만 잘하고 절반은 잘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성공에 대한 해답이 되지 못했다. 이렇게 반만 잘하고 반은 못한다는
것은 수익과 손실이 똑같다는 것이다. 나는 왜 수익과 손실이 같으면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는지 그 원인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매
번 거래할 때마다 수수료라는 비요을 지급해야한다, 예를 들어서 내
가 1만 달러를 투자하고 중간 가격대의 주식을 산다고 하면, 그때마다
드는 비용은 매수시 125달러, 매도시 125달러가 된다.
이 중 절반은 옳게 해서 수익과 손실이 같았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투자로 인한 원금 손실이 없어도 한번 거래시 250달러의 수수료가
나간다.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투자한다면 결국 손해를 한번도 보지
않고도 40번밖에는 거래하지 못하게 되고 원금까지 탕진한다. 순전히 수
수료로 전부 나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수수료라는 것은 생쥐처럼 매 거
래시마다 원금을 조금씩 갉아먹어서 결국은 내 돈을 전부 먹어버린다.
이런 위험에 대응하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바로 이익이 손해
보다 커야 하는 것이다.
경험이 늘어 가면서 내가 극복해야할 가장 큰 문제점은 올라가고 있
는 주식을 너무 조급히 팔아버리는 나 자신을 억제하는 일이었다. 나
는 소심한 겁쟁이처럼 조금만 오르면 금방 팔아버렸다. 만일 25달러에
산 주식이 30달러로 올랐다고 한다면, 다시 빠질까 두려워 더 오래 두
지를 못하고 팔아버렸다. 어떻게 해야 올바른 방법인지 다 알면서도
항상 그 반대로 행동해 왔던 것이다.
그래서 항상 겁먹지 않도록 훈련한다는 것이 나로선 어려울 것 같아
차라리 다른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오르는 주식을 그대로 계속 보유
하면서 반대로 내려갈 때는 언제든 손절매 주문이 나갈 수 있도록 지
정해 두는 것이다. 일정한 거래를 두고 시세를 보면서 의미 없는 가격
변동에는 동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하락세로 돌아서서 빠지기
시작하면 즉시 매도한다. 이렇게 한다면 내가 얻는 것보다 더 많이 시
장에 빼앗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매도시점은 어떻게 결정하는가?
나는 최고가에 판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인정했다. 사실 누구도
정상에 팔지는 못할 것이다. 항상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계속 오르고 있는 주식을 파는 것은 단
지 그때의 매도 시점이 정상이라 추측해 파는 행동에 불과하며, 그것
이 얼마나 더 오를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그 유명했던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가 200회 공연
후에 흥행을 멈출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과 같다. 혹시 300회, 400회
공연을 하고나서 인기가 수그러들지 누가 알겠는가. 공연 횟수가 그
렇게 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바보가 아니고
서는 매일 밤 극장이 꽉 차는 것을 보면서 쇼를 중단할 극장주는 없을
것이다. 빈 좍석이 나오는 것을 본 후에 공연 중단을 고려해도 늦지 않
기 때문이다.
매도 문제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나는 브로드웨이의 공연에 비추어
생각해 보았다. 주가가 계속 오르는데도 매도한다면 나도 중간에 공
연을 그만두는 극장주처럼 바보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매도
해야 하나? 박스는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반전을 시작할까? 언제 피
라미드가 무너질까. 그때가 바로 쇼의 막을 내리는 날이고 매도하는
시점인 것이다. 나의 자동 손절매 주문은 주가상승의 배후에서 움직
이면서 자동으로 하락에 대비하는 안전장치이다.
이렇게 결정하고 나서 나는 주식투자의 목표를 재정비했다.
1.우량한 주식
2.최상의 매매시점
3.자동 매수주문
4.이익 극대화
그리고 내가 활용할 수 있는 투자기법을 생각해 보았다.
1.가격과 수량
2.박스이론
3.자동매수주문
4.손절매 매도주문
이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기본 전략을 세웠다. 즉 상승 추세를 따
라 움직이되, 언제든 손잘매 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상승추세가 지속
되면 매수세를 늘리고, 추세가 반전되면 재빨리 도망쳐나온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되기 위해
서는 수없이 많은 장애를 극복해야 했다. 주식투자는 추측에 의해 이
루어지는 일이 많다. 사실 나의 판단이 절반은 맞았다고 생각하는 것
도 낙관적인 생각일 것이다. 그만큼 추측이란 어려운 일이다. 나느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정확히 나의 문제를 꿰뚫어보고 있었다.
올바른 예측을 위해서는 주식에 대해 냉정하고, 감정에 흔들리지 않
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오르는 주식을 보고 이성을 잃고 쫓
아더니거나 내려가는 주식에 흥분하고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주식은
사람이 아니므로 좋은 주식이나 나쁜 주식은 없으며 단지 오르는 주식
과 내려가는 주식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오르는 주식은 보유하고
내려가는 주식은 냉정히 팔아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어려운 것을 실천해야 한다. 감정
―공포, 희망, 탐욕 등―을 억제해야 하고 엄청난 자기조절이 필요
하다. 물론 잘 알고는 있었지만 그대로 실천하기란 너무 어려웠기 때
문에 나는 어둠속에서 바로 옆에 있는 스위치를 못 찾아 더듬거리는
사람처럼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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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