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증인석 앉아 눈도 안마주쳐
“얼마줘야 하냐” 트럼프 육성 공개
도널드 트럼프의 ‘해결사’로 불렸던 전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언(오른쪽)이 13일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 출석해 증언하는 모습을 담은 스케치. 코언은 “트럼프의 지시로 성추문 입막음 돈을 여성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성추문이 폭로되면) 여성 유권자들이 자기를 미워할 거라 여겼다. (2016년) 대선 캠페인에 ‘재앙을 초래할(catastrophic)’ 가능성을 걱정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해결사(fixer)’로 불렸던 마이클 코언 전 개인변호사(57)가 13일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서 한 발언이다.
코언은 지난달 15일 시작한 트럼프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형사재판에서 2016년 성추문을 폭로하려던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함께 핵심 증인으로 꼽혀 왔다.
그는 한때 “트럼프를 위해 총알도 맞을 수 있다”던 최측근으로, 당시 대니얼스에게 직접 돈을 건넨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방검찰에 기소돼 복역하며 관계가 틀어졌고, 이후 회고록 ‘불충(Disroyal)’ ‘복수(Revenge)’ 등을 펴내며 트럼프를 저격해 왔다.
이날 코언은 법정에서 자신이 녹음한 트럼프의 육성도 공개했다.
트럼프는 육성 파일에서 “얼마를 지불해야 하느냐. 150(thousand 단위 생략·15만 달러·약 2억 원)이면 되느냐”라고 했다.
코언은 이에 따라 은행에서 담보 대출을 받아 대니얼스 측에 13만 달러를 보냈고, 선거 뒤에 이를 변제받았다고 설명했다.
코언은 “보스(boss)를 위해 자주 거짓말을 했다”며 “내 머릿속엔 임무를 완수해 그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그가 앉은 증인석은 트럼프 자리와 가까워졌지만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트럼프가 걱정한 대로 2020년 대선에서도 그는 여성 표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크게 밀렸다.
이날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합주 6곳의 여성 응답자 32%만이 당시 트럼프를 뽑았다고 답했고, 45%는 바이든 대통령을 찍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2024년 대선이 오늘이라면 누구를 뽑겠는가’란 질문엔 여성 응답자의 34%가 트럼프를 꼽아 바이든 대통령(36%)보다 2%포인트 낮을 뿐이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최근 “2016년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흑인 여성들이 바뀌고 있다”며 “그들은 현재 물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전했다. 2020년 대선 때와 전선이 다르게 형성됐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