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전문 6개월 동안 마음 한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길고양이가 있다. 지난 여름 새벽 세운상가 작은 골목에서 가만히 누워 있었다. 죽었나 싶어 가 까이 다가가는 순간. 본능적으로 머리만 들어 나를 피하려는 고양이. 가만히 살펴보니 몸은 어디가 불편한지 바닥에 축 늘어져서 바닥에 고인 물에 코를 박고 있었다. 그래도 눈에는 아직 생기가 남아 있었다. 살릴 수 있을 것 같았 다. 아는 분들의 도움으로 일요일 새벽에 진료하는 동물 병원을 알아보고 그 곳으로 차를 몰았다. 종이 박스에 들어간 그 녀석은 옮길 때만 몸부림을 쳤을 뿐. 더 이상 아무런 반항을 하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가 시작되었지 만 피검사를 위한 채혈이 쉽지 않았다. 탈수가 심해 피의 점성이 높아졌던 것 이다. 링거를 맞고 다시 몇 번이나 시도한 끝에 채혈을 마칠 수 있었다. 걱정 하는 사이에 검사 결과가 나왔다. 심한 탈수와 배고픔으로 신장 기능이 마비 되었지만 다행이 간 기능은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한 번 악화된 신장은 회복 이 불가능하며 만약 치료를 시작한다면 꽤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 이다. 신장 이식 수술을 받거나 신장 투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 심스럽게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다. 이리 저리 궁리하고 생각 했지만 결국 난 안락사를 선택했다. 개인적인 부담이 현실적으로 너무 크게 다가왔 다. 병원 문을 나서기 전에 그 녀석이 누워있는 곳으로 가서 한참을 서 있었 다. 바라보았다. 녀석은 누워서 한 곳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미안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 할 수 없었다. 너무 미안해서. 그저 의사 선생님에게 부탁한다는 말만 했다. 다음날 나는 병원에 전화를 걸지 못했다.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몰 랐기 때문에. 대신 그 녀석은 내 마음 한 구석으로 걸어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는 매정하게 나가라고 할 수 없었다. 녀석은 내 마음 속에 남아있 다. 그렇게 계절이 두 번 바뀌고 2010년의 마지막 날이다. 나는 여전히 작별 을 말 할 수 없다. 어쩌면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함께 할 것 같다. 다시 1년. 세월을 정신 없이 달려가지만 제 기억은 2010년에 멈춰 있습니다. 세운상가 아이의 눈빛이 아른거립니다. 수술이라도 받으면 살 수 있었을까.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발견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뒤에 밀려 오는 미안함과 죄책감에 며칠동안 힘들었던 적도 있었고. 강연 중 에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멈추지 않는 눈물때문에 강연을 중단했던 적 도 있었습니다. 아이의 눈빛은 여전히 화살처럼 날아야 박힙니다.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보는 것은 힘이 듭니다. 괴롭습니다. 그럼에도 이 아이의 사 진을 보여주는 것을 멈출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저런 눈빛으로 길에 서 살아내고 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눌 때. 아이가 들을 수는 없겠지만. 내가 사진기를 들 힘 이 없을 때까지. 내가 누군가의 앞에서 더 이상 말할 수 없을 때까지. 어쩌면 눈 감는 그날까지. 너에 대해 알리며 이야기할 것이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 래서 너의 후손들과 이 땅의 모든 고양이들의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 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입니다.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길고양이는 길에서 살아야 하고 우리는 그들이 길에서 학대 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고 감사 하고 미안합니다. 그리고 길고양이 곁에 서서 지켜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 립니다. 지킬 수 있는 방법. 찾으면 있습니다.
인스타 올리신 작가님은 현재도 계속 길고양이 공존을 위해서 포스팅 계속 올리시고 강연도 다니시고계셔 당장 우리가 길고양이를 위해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미안해하기보단 이렇게 공존을 위해 길고양이들의 삶을 알리고 잘못된 이야기들을 바로잡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
첫댓글 그래도 고양이는 고마웠을거에요ㅠㅠ 마지막엔 그래도 덜 외로웠을거니까 냥이별가선 행복하게 지내고있길
아가야..
ㅠㅜ
너무 슬프다. 그래도 혼자 외로이 떠나지 않아 감사할거에요..
편안하고 행복하니 이제ㅠㅠ
마지막이 길 위가 아니라 다행이야…
눈물난다...
너무 눈물나.. 결국 안락사 시켰어도, 고양이 보고도 지나친 사람들보다 다정한 분이시네..
심한 탈수와 배고픔..
인간은 먹을것이 남아 버리고 낭비하는데..
눈뭉난다...ㅠ
나도 몸에 구더기핀 새끼 길고양이 안락사 시킨적있어..살려도 다리 절단해야된다그래서...
그리고 밥주던 냥이 구내염걸린뒤에 더이상 찾아오지 않던 아이의 마지막 모습도....생각만 해도 그냥 아픈 기억들임..미안한데 미안하다고조차 말하기 미안한 감정
ㅠㅠㅜㅜㅜㅜㅠㅜ 그리고.. 이 분 인스타 팔로우 해놓고 두고두고 보는데 좋은글 많음.. 고양이들 미안해
나도 이거 보고 몇일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