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rhythmer.net
작성자 : rhythmer ID "other"
날짜 : 20070118
제목 : "불법 샘플링?"
- lp=정당한 샘플링? mp3=무단 샘플링?
정당하게 lp를 구입하여 음악을 재창조하는 뮤지션들은 정당한가? lp를 구입한다는것은
음악을 들을 권리를 회득하는것이지. 그 안에 담긴 소리를 가지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권리를 회득하는게 아니다. 적어도 '법적 정당성'을 들이댄다면 그 모든게 불법이다. 적어도 원곡을 만든 제작나나 원곡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보기엔 둘다 도둑질이고 꽤심한 짓이다. 굳이 나누자면 전자가 좀더 수고로운 도둑질 일뿐이지 않나?
- 불법! 불법! 불법?
음악산업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이라면 현행 저작권법에 대해 알고있을 것이다. 현행법으로 허가되지 않은 음원의 공유와 상업적 용도의 사용은 모두 불법이다. 샘플링도 불법이고, 블로그에 음악을 포스팅하는것도 불법이고, 클럽에서 dj가 음악트는것도 불법이다. 리드머에 연재중인 판고르는 재미에 포스팅 된 음악들도 불법이고, dj 렉스건 soulscape이건 자신들이 '수년간 공들여 모든' lp를 '자신만 스타일로 믹스' 해서 플레이한다그래고 그건 불법이란 말이다. 당신은 그들이 '음악을 듣는걸 목적'으로 하는 클럽에서 '입장료를 받고' 플레이하는 그 수많은 60~70년대 레코드들이 모두 원작자와 판권자들에게 '합법적인' 허락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dj shadow건 krush건 어떤 dj들도 어느정도 범법자인 셈이다. 아니면 법망의 허술한 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나쁜놈들이거나. 적어도 당신이 '법'을 수호하겠다면 이게 진실이다. 근데 잠깐, 저작권 '법'은 대체 음악보다 먼저 존재했던것인가? 많은 dj들은 특별히 샘플링을해서 비트를 갈아마시지 않아도 자신이 엮은 mix set 자체를 자신의 작품으로 생각한다. 이쯤되면 법이 이상하단 생각은 안하나?
-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샘플클리어를 한다면 정당한 음악인?
물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관련 업계에 돈을 지불해여 샘플을 클리어한다면 합법이고
당연히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 여기서 퀴즈 하나.
데프잼 슈퍼스타 jay-z는 돈이 많고. 피트락은 (jay-z보다) 돈이 없다.
jay-z는 일단 좋은 노래를 다 모아서 자기앨범에 넣은뒤, 샘플클리어를 하고.
피르락은 돈이 없어서 몇곡을 뺀뒤, 저렴한 샘플들로만 앨범을 재 구성한다.
jay-z는 그 음악으로 돈을 더 벌었고, 피트락은 주춤댄다.
그럼 피트락은 jay-z보다 음악 못하는 사람인가?
샘플링 논쟁 때마다 '법'이니 '음악인의 양심'이니 온갖 말들이 나오지만, 적어도 '법의 정당성' 이 수호하는것은 음악의 예술성이라기 보다 '돈의 소유권'이다.
당신은 누군가 lp shop에서 '돈주고' 디깅한 멋진 노래를 '돈주고' 샘플 클리어 하여.
'돈을 벌면' 정당한 뮤지션이라고 응원해줄건가? 만약 그곡이 원곡에서 드럼만 찍고 eq로 베이스만 올린 곡이라도? 사실 음반관계자들은 그래도 아무 상관안한다. 돈만 낸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게 예술작품일까?
당신이 지지하는건 판권자의 돈인가? 창작자 예술성인가?
이처럼 샘플링이 정당하고 아니고. 불법이고 합법이고는 100% 돈과 관련된 경제적인 구분이다.
법적으로 따진다면 랍티미스트가 lp를 2000장 모드든 200000장 모드은 샘플클리어 안하면 불법, 무단, 양심없는 음악인이란 말이다. 그리고 이건 랍티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샘플 베이스 뮤지션들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미국 언더그라운드도 마찮가지고 당신이 비트의 신이니 마에스트로니 떠들어 대는 숱한 뮤지션들에게 모두 해당하는 말이다. 그런데 불법은 다 사라져야한다고?
그럼 아마 시퀀싱으로 작곡하는 더티 싸우쓰 프로듀서들이나, 리얼연주하는 roots(물론 roots도 샘플링한다) 같은 그룹, 그리고 샘플클리어할 수 있는 돈가진 그룹들만 남겠지. 그리고 힙합을 개척했던 선구자들은 범법자로서 역사에 남게되겠지. (장담하건데 힙합의 클래식으로 꼽히는 수 많은 뮤지션들이 그런 식의 '불법행위'를 저지르며 지금의 명성과 돈을 얻었다. 차라리 샘플 클리어라는 것 자체가 이슈가된게 힙합이 돈벌이가 된다는걸 깨달은 기업들의 '현실적 이유'겠지) 근데 이렇게 되는건 아마 음반관계자들과 '법'을 집행하는 기업들도 원치않을거다. 왜? 당신들이 욕하는 '무단' 샘플링으로 스타가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돈을 번다면 나중에 그 사람에게 샘플클리어 비용을 받는게 훨씬 돈이 될테니.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lp로 샘플을 따느냐, mp3로 샘플을 따느냐는 샘플 클리어했느냐 안했느냐는 법적 근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구분이다. 많은 분들이 공격하는 '합법' '불법'과는 아무 관련없는 구분이란 말이다. 이것에 대한 구분은 차라리 the quiett이 말한대로 lp에서 샘플을 따는 작업의 pure함이랄까, 옛 작업방식을 고수하는 것에 대한 respect, 즉 음악적이고 예술적인 그러므로 상당히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서 일텐데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거품물고 불법 불법 하는건 사실 전혀 포인트를 잘못잡으신 거다.
결국 lp, mp3논쟁은 불법/합법 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적 안목이나 방법론에 대한 주관적 견해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듯 lp샘플링=예술성의 보장 또한 결코 아니다.
음악의 예술성에 대한 주관적인 견해인이상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난 lp에서 샘플을 따더라도 음원을 통째로 잘라서 드럼만 찍는 비트는 예술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랍리미스트가 자신의 글에서 자기는 피치만 올리고 드럼만찍으면 될 줄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단 말은 자신이 트로트 lp를 써서 그랬던거지 mp3가 아닌 lp를 써서그런게 아니지 않나? 또 음악의 앞부분 10초만 듣고 스킵해버리는건 mp3/lp랑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 아닌가? mp3를 자세히 듣고 정말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본인 말대로 할말없지 않은가?) 실제로 lp에서 따건, 샘플 클리어를 하건, 그런식의 예술적이지 못한 음악들은 무엇보다 먼저 음악인들에게 wack이란 평가를 들었고, '가짜'라는 소리를 들었다? 만약 the q가 그런의미의 편법쓰는 가짜 뮤지션이라면 그를 지원해주는 가리온의 meta는? 그의 비트에 랩을한 p-type은? 그에게 곡을준 soulscape은? 그에게 피쳐링한 tiger-jk는? 그를 게스트로 참여시킨 d.d는? 그들은 모두 공범자 내지 범죄 은닉자들 아닌가? 설마 그 사람들이 q가 mp3로 곡 만드는줄 몰랐을까? 진짜?
당신이 '기업의 돈'을 지지하는게 아니라 '음악'을 지지하는 것이라면, wack과 pure의 구분은 적어도 '돈'이 아니라 당신 귀가 느끼는 예술성에 의지했으면 한다. 사실 해외에서 잘나가는 언더/오버 프로듀서들의 곡중에도 상당수는 통쌤플에 드럼만 찍은거 많다. 그리고 한국에서 mp3로 음악 만드는 사람들중에는 아예 '원곡' 이랄게 무색할 정도로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둘중 어느게 더 음악적으로 정당하고 훌륭할까? 난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는 미국 메인스트림 씬에서, 검정된 히트 곡들을 다시 깔끔하게 리마스터링해서 유행시키는 돈을 버는 엔터테이너들 보다 (퍼프대니의 i'll be missing u 나 빅뱅의 this love를 생각해봐라. 그거 '합법'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불법'으로 샘플링하면서 더 멋진것들을 만들어내는 뮤지션들이 더 '정당한' 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지지하고 응원해야하는 그룹은 후자라고 믿는다. 그래서 난 THE Q 를 지지한다.
- 덧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것중 하나가 생각하는게 한국에 (자신이 지지하는) 프로듀서들이 정당하게 합법적으로 작업할거라는 것인데, 모든 사정을 알 순 없지만 아무래 메이져에서 잘나간다고 한들 과연 거기 사용된 샘플들 하나하나를 다 클리어할까? jay-z는 자기 앨범 한장의 샘플 클리어 비용으로 200만 달라를 썼다고 한다. 근데 예컨대 페니가 과연 자기 노래 전곡을 샘플클리어 했을까? 아마 원곡이랑 아주 똑같은 노래만 퍼블리싱 회사에 샘플링이 아니라 리메이크로 신고했겠지. - 참고로 저작권법의 디테일한 면을 살피자면 원곡을 더 원곡같지 않게 편곡할 수록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
첫댓글 이글은 자료가치가 있으므로 음악자료실로 옮기겠습니당~
글쎄요. 법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원작자가 창작한 곡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 내지 윤리적 문제이기도 하겠지요. 저작권법이라는 것이 100% 경제적 가치 때문에 존재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제가 작곡한 곡을 누군가 제 허락없이 샘플링해서 앨범에 담아 돈 받고 팔고 있다면 돈 문제 이전에 저는 상당히 화날 것 같거든요.
아무래도 판매목적의 앨범을 만든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원작자와의 협의가 있어야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