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프놈펜'까지 가는 버스는 두종류이다.
4$짜리와 12$짜리 버스가 있는데... 난, 4$짜리 버스티켓을 구입했다.
프놈펜에서 호치민으로 넘어왔던 '아끼꼬'에게 들은 정보로는...
캄보디아쪽 도로도 이제는 아스팔트포장이 되어있어서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단다.
8시30분에 출발한 버스는 자리가 텅비어 있었다.
공금녀 일행도 제일 앞자리에 앉아있다. 인사를 하고, 난 뒤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버스안에 승객은 전부해서 12명, 호치민에서 캄보디아로 넘어가는 코스는 메콩강을 이용하는게 대세인가보다...
버스는 빠르게 여행자거리를 빠져나간다. 난 차창으로 '하'의 가게를 보았다.
어제까지 내가 앉아있던 그곳은... 어제 들은대로 굳게 문이 닫힌채 커다란 자물통이 채워져있다.
버스에 동승한 가이드는 A4지에 승객들의 국적과 이름등 간단한 여권정보를 적어달라고 한다.
그리고, 국경에 도착해서의 일정과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로 입국한 뒤에 버스를 타야할 곳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이 4$짜리 버스는 호치민에서 베트남 국경도시인 '묵바이'에 우리를 내려준다.
그러면, 우리는 배낭을 들쳐메고, 출국수속하고, 국경을 넘어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캄보디아 입국을 하면,
캄보디아 국경도시 '빠벳'에서부터는 캄보디아쪽 버스를 타고 프톰펜까지 가는 일정이다.
우리의 여권정보가 적힌 A4지는 캄보디아쪽 여행사버스에서 승객확인용으로 쓰여질 것이다.
이 버스요금이 저렴한 이유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운영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tm brothers 버스회사는 묵바이까지만 승객을 이동하고, 프놈펜의 파트너는 빠벳까지만 승객을 이동시킨뒤
서로의 승객을 교환해서 돌아가면 되는 시스템이다.
12$짜리 버스는 정기운항편이라 버스도 직접국경을 통과하여, 목적지까지 가는 시스템이다.
'묵바이'로 가는 길에 버스는 '쿠치(Cu chi)'지방을 지난다.
호치민에서 '쿠치터널'투어로 우리에게 잘알려진 이름이다. 바로 베트콩들의 땅굴이랄까...
그러나 모든게 그렇듯...투어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가 접하는 쿠치터널이 전부인 것은 아니다...
투어를 통해서 우리가 볼수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그 터널의 끝이 아마 이곳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쿠치'...
베트남전쟁 당시, 지긋지긋하게 미군들의 속을 썩이던 지역이다.
이 지역전체가 게릴라들의 소굴이였으니... 바로 사이공 턱 밑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형국이다.
이 지역을 정화하기 위해서 미군과 당시의 월남군은 무던히도 노력을 했으나...
땅속에 숨어있다가 나타나는 적들을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그 터널이란것도 한두개가 아니다... 이지역에만 수백, 수천개가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
결국 그 땅굴게릴라진지가 지금은 투어프로그램이 되었지만...
여기에는 정말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은 '쿠치'지역의 게릴라로 골머리를 썩던중, '쿠치'지역의 게릴라들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보다.
이들의 이동경로를 파괴하여, 지원병과 지원물자등의 보급을 차단하여, 고사시키는 작전을 세운다.
그리하여 이들이 당시 연합군 점령지를 피해, 캄보디아로 우회, 메콩강을 이용한 보급선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드디어 작전이 시작되고, 미군은 메콩강 유역을 따라 형성된 보급선, 다른 이름으로 '호치민루트'로 불린다.
게릴라들의 보급선이라고 생각한 지역에 대규모 폭격을 가한다. 그러나 그 폭격뒤에도 게릴라는 계속 준동했다.
미군들의 대규모 폭격은... 캄보디아 영토에 가해진 것이였고, 그 피해는 고스란이 캄보디아 인들이 입은 것이다.
미군은 자신들의 전술적 승리만을 위하여... 당시 전쟁과 무관했던... 한 주권국의 영토에 폭격을 가했다...
게릴라들의 이동및 보급루트라고 했지만, 그 어떤 확실한 증거도 없이... 자신들의 정보만으로...
캄보디아에 어떤 양해도 없이... 그냥 퍼부었던 것이다. 20000t 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폭탄을...
우리는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로 불리우는 잔혹한 동족에의해 저질러진 참상만을 기억한다.
그러나 미군들에 의해 저질러진 이 무자비한 폭격은 킬링필드 훨씬 이전에 저질러졌으며...
무려 60만명의 무고한 캄보디아 민간인들이 미군의 폭격에 사망하였다.
그 비극이... 바로 이곳 '쿠치'라는 곳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음번에는 넓은 평야와 늪지로 이루어진 이곳을 꼭!!! 돌아보리라...
'묵바이'의 베트남 국경사무소에 들어가 출국수속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내 앞으로는 단지 3명의 베트남인들이 있을 뿐이라서, 출국수속이 일찍 끝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웬걸, 이 3명은 금새 5명이 되고, 10명이 되었다.
단지 줄을 서있던 인원만 3명이였지... 그들이 내민 여권은 10여개를 훨씬 넘는 것이다.
조금더 시간이 흐르자, 여행사 직원들이 한무더기씩 여권을 가지고와서는 출국심사관에게 넘겨준다.
소위 급행비를 주고 처리되는 여권들이다.
처음 들어올때 앞에 3명을 두고 섰던 줄은 30분을 넘게 기다려도 그대로이다...
슬그머니 화가 났다. 인내에 한계가 온 것이다.
난 카메라를 꺼내서 출구사무소 안의 모습들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안쪽에서 출입국관리한명이 뛰어나와 제지한다.
그리고, 카메라를 달라고 한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사진촬영이 금지되었다고 한다.
난 사진촬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카메라를 줄 수 없다고 했다.
뭔 똥배짱으로 그랬는지... 아마 날 더운데 무거운 배낭 들쳐메고 기다리다... 잠깐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다행히 제지하러 나온 베트남 관리가 맘이 좋았다. 정말 다행이였다...
공산주의국가에서 이러다가 잘못하면, 끌려가서 감금당할수도 있다. 절대로 어느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그 관리는 그럼 확인해볼테니 카메라의 사진을 보여달라고 한다.
난 보여줬다. 사실 난 사진 촬영을 하지는 않았다. 문제가 될지도 몰라서 흉내만 냈던 것이다.
어쨌든 그 관리는 카메라를 확인하더니... 사진 촬영은 안된다고, 다시한번 다짐을 하고,
출국심사대 안으로 들어가더니 자기들끼리 뭐라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그 관리는 나를 포함해서 내 뒤로 줄선 외국인 5명을 불러내어 출국심사를 끝내준다.
내 뒤에 서있던 외국여행객들과 나는 얼굴을 마주보고 승리의 미소를 흘렸다.
덕분에 캄보디아 입국수속은 한가하게 마쳤다. 여유롭게 입국수속을 마치고, 캄보디아 땅을 밟았다.
프놈펜으로 나를 태우고 갈 버스를 찾아 국경 왼편의 식당으로 갔더니... 버스는 1시에 출발한다고 기다리란다...
그리고 내 이름을 확인하더니 태우고 갈 승객 숫자가 16명이고, 그 사람이 다 나올때까지 기다린단다...
난 뭐하자고, 그 위험하고 무모한 짓까지 서슴치않으며... 일찍 나왔던 거냐....바보같으니...ㅡㅡ;;
정말이지 프놈펜으로 가는 도로는 깨끗하게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있었다.
이제 우기때 육로로 캄보디아를 입국하면서 도로가 소실되어서 기다리는 불상사는 없을 것 같아보인다.
도로가 깨끗하게 정비되어, 프놈펜, 호치민간 이동시간이 이렇게 단축될 수 있었나보다.
'빠벳'을 출발한 버스는 1시간을 조금 넘게 달리더니 메콩강을 건너기위하여 바지선에 오른다.
바지선에 오르기까지 버스창으로 캄보디아의 모습이 보인다....
수많은 아이들이 내미는 음식물들은 정말로 먹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ㅡㅡ;;
그런 물건들을 사달라고 내미는 아이들... 난 그냥 콜라캔을 하나 집었다.
국경하나 건넜을 뿐인데, 그것도 그리 멀지않은 거리인데...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이 달라져 있다.
아니 사람뿐만 아니라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도 다르다...
그렇게 물건파는 아이들이 지나가고 나자... 이제는 아이가 아이를 업고, 손을 벌리는 아이들이 왔다.
언제쯤이면... 이 나라에서 이런 모습들이 사라질 수 있을까...
한 여자아이가 발가벗은 사내아이를 업고, 내 앞에 선다... 난 방금 샀던 캔콜라를 그녀 손에 쥐어줬다.
바지선으로 강을 건넌 버스는 어느곳에 멈추더니 한무리의 여행객들이 버스에 오른다.
이들은 메콩강을 통해 베트남의 '쩌우독'에서 국경을 넘어 보트로 이곳까지 온 사람들이다.
그들을 태우고서 2시간을 넘게달려... 어둠이 깔린 뒤에야 프놈펜에 들어섰다.
버스가 우리를 내려준 곳은 '나린 게스트하우스'였다. 정말 오래된 게스트하우스다.
공금녀 일행은 나에게 오더니 여기서 묵을 거냐고 묻는다. 난 어둡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그냥 여기서 머물겠다고 했다. 그들은 '나린2'로 갔으면 하는 눈치다...
'나린'의 방은 딱 침대하나 들어갈 넓이의 방이다. '나린2'는 이보다는 훨씬 괜찮다고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난 만족하고, 그냥 배낭을 내려놓아버렸다. 그들도 움직이기 귀찮았는지 방을 잡는 것 같다.
뭐... 어떻겠냐... 방이 좁으면, 나 혼자 침대에 편하게 누울수 있으면 되지...
하룻밤 2$짜리 방에 무얼 바랄까...
(여행기간 : 2006년10월17일 ~ 12월09일)
베트남의 국경도시 '묵바이'의 풍경
캄보디아 국경도시 '빠벳'에서 본 팔자좋은 견공...
'빠벳'에서 '프놈펜'가는 길...
도로가 정말 좋아졌다..
캄보디아 '메콩강' 강변 풍경...
메콩강을 건너는 바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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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도 4$로 갔어요. 대신 킹 게스트하우스 앞에 세워줍디다. 물론, 그곳말고 다른 곳에 가서 잤지요. 회사는 달라도 과정은 아주 똑 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
저도 4달러에 킹팔려갔어요..ㅋㅋ 호치민으로 다시 나올때는 6달러에 나왔는데..담부터는 4달러에 가고싶지않더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