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늘 이거 가져가서 변소에 가서 힘쓰고 거시기 받아온나.
색깔 같다고 된장 넣어오는 놈 있는디 검사하믄 다 나온께 무담시 난중에
혼나지 말고 모도 잘~해 오도록!!"
이 말에 아이들은 저번 검사때 된장을 넣었다가 들통이 난 후로 별명이 '된장'이
되어버린 00이를 쳐다보고는 키득키득 웃어댔다.
채변봉투를 받아든 아이들은 멀쩡하고 깨끗한 그 속에 마치 거시기라도 들어있는 냥
엄지와 검지 손톱끝으로 봉투를 들고 코를 막으면서 엄살을 떤다.
저녁을 먹고 오빠는 내 옆구리를 콕콕 찌르면서
"야, 니꺼 담을 때 내 껏도! 알었제?"
"싫어~!맨날 그래.오빠 선생님한테 확 일러분다."
버텨봤자 소용없는 일...꿀밤 몇 개에 암말 못 하고...
다음 날 아침,헌 책을 몇 장 찢어갖고 변소로 간다.필수품인 성냥개비 하나와 봉투 밀봉할 때 쓸
아부지 라이타를 들고서..
0냄새를 귀신같이 맡고는 꼬리를 달랑이며 쫓아오는 누렁이한테 괜한 화풀이를 하면서...
이건 좀,안 보이 게 검정색 봉투면 얼마나 좋으냐고.
왜 꼭 속이 훤히 비치는 흰봉투냔말여...
"자...담부터 오빠꺼는 오빠니가 좀 알아서 해.인자 진짜로 안 해 줄탱께."
"맞을라믄 계속 까불어라잉!"
콱 그냥 이참에 회충이나 나와부러라.오빠 친구들한테 챙피나 당해불게...
그 날 아침은 앞서 걸어가는 오빠의 뒷통수가 참말로 밉다.
첫댓글 채변검사의 진풍경~~아련히 떠오르네요. 한봉지 가득하게 가저온넘, 그냥 묻혀 온것처럼 가져온 삔순이........... 쭉~세워놓고 회충약 먹는것 확인하시던 선생님...ㅋㅋㅋㅋㅋㅋㅋ 그립네요~~
소라님은 기억력도 좋으네요...미운 오빠구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너무 많이웃어가꼬 한 삼년은 젊어징것 같네요.........^^*
리얼하게도 쓰셨네요...잘 읽었습니다..
변검사라기에 변씨성 쓰는 檢事얘긴 줄 알아뿌따 ㅎㅎㅎ 재밌게 읽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