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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처:추모연대진상규명특위(김학철) 발행일:2003.5.18.(5월 셋째 주) 통권 제5호
진 상 규 명 주 간 통 신
□ 여는 글 □ □『라스콜리니코프를 위하여...』 언제부터인가 제가 보내는 메일 뒤에 '라스콜리니코프를 위하여'라는 서명을 붙 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메일을 받아 보시는 분들 중에서 왜 그런 서명을 붙이 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는 그 이유를 여는 글에 싣습니다. 사실 저는 이 글을 '죄와 벌'을 다시 한 번 읽어 본 후에 쓰려고 했습니다. 30년 전에 읽은 기억으로는 부정확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런데 도무지 책을 읽을 짬이 나지 않아 그냥 옛날의 기억만으로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다 게 으름의 소치이지요. 제가 '라스콜리니코프를 위하여'라는 서명을 쓰게된 계기는 민변 '과거사청산위 원회' 모임에서 '베트남전진실위'의 활동 내용을 차미경님으로부터 들으면서 '라 스콜리니코프'를 연상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베트남전진실위' 에서는 2000년도에 '미안해요 베트남'이라는 콘서트를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그 취지에 공감하여 추모연대의 어려운 형편에도 티켓을 많이 구입한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한국 민중들이 베트남 민중들에게 '미안해요'라는 표현은 상당히 약하기는 하지만 그 접근 방법에 있어서 '속죄'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 각되었습니다. 대단히 숭고한 운동 방식입니다. 그 당시의 이야기를 차미경님으 로부터 들으면서 저는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 아시는 것처럼 '라스콜리니코프'는 도스토에프스키의 죄와 벌에 나오는 주인 공 이름입니다. 그것도 전당포 노인을 도끼로 살해하고 목격자인 노파의 여동생 까지도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흉악범입니다. 그러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파렴치한입니다. 라스콜리니코프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게 된 동기는 '노파는 살 가치가 없는 버러지 같은 인간이이므로, 그 노파를 죽인 후 노파가 갖고 있는 돈으로 헐벗고 굶주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사람은 그런 일을 할 자격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른바 '초인주의' 사상입니다. 이러한 라스콜리니코프의 범행동기와 겹쳐지는 두 가지 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침공 배경입니다. 이라크는 '악의 축'으로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이라크기 갖고 있는 석유 자원 을 빼앗아 자국민들에게 제공하여 평화를 이루겠다는 동기입니다. 그리고 그 일 은 셰계의 경찰인 미국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있습 니다. 이것만이 아니라 비슷한 이유로 북한을 초토화 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초인주의는 바로 제국주의와 상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바로 의문사 사건의 배경입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의 독재정권 시기에 권력 에 대항하는 모든 세력들을 '빨갱이'(악의 축)로 규정하고 이들을 제거해야 선량 한 국민들이 평안하게 살 수 있다고 자기 최면을 걸어 왔습니다. 권력의 하수인 들은 이러한 논리에 의해 운동가들을 강제로 엲행하였으며, 고문도 다반사로 자 행하였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완전한 굴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다가 살해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왜냐하 면 '애국'하는 길에서 밪어진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 은 처벌은 커녕 칭친을 받고 승진을 거듭했습니다. 오히려 그러지 않는 사람들 은 심약하다거나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눈총을 받아야 했습니다. 국가테러리즘은 바로 초인주의와 상통하는 것입니다. 이런 동기에서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 라스콜리니코프는 소냐를 만나게 됩니다. 소냐는 집안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몸을 팔아야 하는 창녀였습니다. 그러면서 경찰(검사?)의 수사과정에도 철저히 범행을 부인하였던 라스콜리니코프는 소냐 로부터 설복을 당합니다. 그리고는 소냐가 시킨대로 네거리로 가서 '나는 살인자 다'라고 양심선언을 하면서 땅에 입을 맞춥니다. 땅은 모든 것을 생산하는 어며 니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양심선언을 했기 때 문에 비교적 가벼운 형벌인 시베리아 유형 7년을 선고받고 유형지로 떠납니다. 쏘냐도 라스콜리니코프의 옥바라지를 하기 위해 자진해서 따라 갑니다. 그 때까 지도 라스콜리니코프는 완전한 설복을 당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유형 지에서도 자신의 범행 동기가 옳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소냐의 숭고한 헌신을 보면서 다른 재소자들은 '어머니'와 같은 대접을 합니다. 그럼에도 라스콜리니코프는 옥바라지를 하는 소냐에게도 시큰둥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재 소자들에게 집단 살해 당할 지경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재소자들이 분개한 것은 어머니와 같이 숭고한 소냐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라스콜리니코프는 정말 살 가 치가 없는 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라스콜리니코프는 소냐로부터 두 번째 설복 즉, 완전한 설복을 받습니다.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존중, 경의, 애정, '사랑'이었습니다. 저는 죄와 벌에 나오는 '소냐'를 생각하면 자식을 의문사로 잃으신 유가족분들이 생각납니다. 자식들을 살해한 자들까지 죄를 고백하면 용서 하시겠다는 그런 마 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민가협 어머니들이 생각 납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서 라스콜리니코프와 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자기의 죄를 스스로 고백하는 가해자들이 있을 때, 의문사법의 목적인 국민화합과 민주발전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황인성 사무국장님이 '피카르를 기다리며'라는 글을 신문에 기고한 적이 있었습니다. 피카르는 프랑스의 드레퓌스 사건당시 프랑스군 참모본부에 중령으 로 근무하면서 우연히 드레퓌스가 무고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을 알게되어 군당 국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제3자로서 양심선언을 했던 사람 즉, 내부비리고발자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저는 피카르와 같은 사람도 기다 려야 하겠지만 라스콜리니코프를 더욱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기다리는 것 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소냐'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라스콜리니코프를 위하여' 소냐가 됩시다.
□위원회 준비 상황 ■쟁점 『의문사위 상임위원으로 홍춘의 임명 반대』 1. 4월 12일 계승연대 박희영 처장과 함께 홍춘의씨를 만났습니다. 홍춘의씨는 "자신은 내무관료 출신이 아니고 총무처 출신으로써 권위적이지도 않고 유가족들 편에서 사건을 다루고 운영을 하겠으니 잘 좀 봐달라."고 하였고 "자신에 대 한 우려가 있는 줄 알고 있으나 자기는 명예회복 보상심의위에서 지원단장으로 일할 때 동의대 사건과 전교조 사건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되도록 하였고,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되었기에 잘 할 수 있을 것이다"며 받아 달라는 요지로 얘 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속인들의 경우에도 한번 배반을 한 사람과는 다시는 거래하 지 않는데 더군다나 작년에 의문사위가 끝나갈 때 공무원들조차 '침몰하는 배'와 같다 는 말들이 나오는 가운데 가장 먼저 도망 간 사람이 바로 공무원 출신 상임위원 아니었 느냐, 그리고 나서도 위원회가 끝날 때까지 충원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와서 상임위원이 행자부 몫이라고 주장하면서 잘 하겠다고 말하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장 관에게 가서 상임 말고 비상임으로 갈케니 다른 보직하나 달라고 말하라"고 하였고, 앞 으로 다시 만날 때 비상임으로 오면 거꾸로 우리가 나서서 협조를 부탁할 거고, 그래도 상임으로 올 경우에는 안면 몰수하고 출근저지 투쟁을 벌일 것이니 그리 알아달라"고 하였습니다. 2. 김두관 행자부 장관이 '장관과의 대화'에 올린 홍춘의 관련 글에 대한 답변을 12일 아래와 같이 보내 왔습니다. "추모연대 진상규명특위장 김학철 귀하 김위원장님의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김위원장께서 의문사진상규명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번 추모연대 상임대표단과의 대화시에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장관으로서 공무원 출신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추천하는 문제를 두고 많은 고민 과 숙의를 하였으나 요구내용을 흔쾌히 들어주지 못하게 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 합니다. 제1기 의문사위 활동기간 동안 공무원출신 상임위원이 임기도중 중도하차하 고 다른 보직으로 떠난데 대해서는 저도 바람직스럽지 않다는데 공감하고 있고 그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이번 인선에서 의문사위원회의 진상규명활동에 진력을 다할 수 있는 인사를 선발코자 고심하여 유경험자를 추천하게 되었고, 내정자에게 유가족의 편에 서서 최선을 다하도 록 철저한 사전교육을 시켰으므로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해 나갈 것으 로 확신합니다.그리고, 앞으로 행정자치부에서도 위원회 활동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 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위원선임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 동의 등 제반절차가 이루어진 상태임을 널 리 이해해 주시고 위원 모두가 화합하여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매진할 수 있도록 여 건 조성에 앞장서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앞으로 자주 만나서 대화하고 참여정부의 국정과제를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추모연대의 발전과 김위원장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3. 계승연대 상임대표분들 행자부 장관과 유인태 수석에 전화 민변 최병모 회장님이 유인태 수석에게 전화하여 "홍춘의씨를 비상임으로 임명할 수도 있는데 행자부에서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요지로 유수석의 의사 확인을 하였고, 남상헌 의장님께서 13일 행자부 장관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장관과는 직접 통화 하지 는 못하시고, 비서관과 통화하셨으나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이며, 오종렬 의장님, 유덕상 수석님, 이덕우 변호사님에게 각각 전화 통화 등을 요청하여 이덕우 변호사님이 행자부장관과 통화하여 충분히 설명하였고 김두관 장관은 "심사 숙고하여 결정하겠다"는 요지로 답변하였고, 민주노총에서는 현재 행자부장관 면담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4. 청와대 앞과 행자부 앞에서 일인시위 계속 중 유가족대책위 부모님들께서 중심이되어 일인시위를 진행중에 있으며, 추모연대 동지 들의 참여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김두황 추모사업회 동지들과 강경대 추모사 업회 동지들이 일인시위에 결합하였습니다. 바쁘시더라도 투쟁에 함께 참여해 주시기 를 부탁드립니다. 1) 매일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일인시위 참여.(이 시간대 가 어려우면 아침 7시부터 9시, 낮 11시 30분 부터 1시 30분 사이) 2) 청와대 홈페이지, 행자부 홈페이지, 의문사위 홈페이지에 홍춘의 상임위원 임명반 대 사이버투쟁 전개 3) 추모연대 홈페이지에 유가족대책위 부모님께 드리는 격려의글 게시 4) 격려 전화(허영춘 위원장님 011-604-1937, 신정학 부위원장님 019-460-2434, 최봉규 총무님 016-256-1684, 정정관 운영위원님 017-232-5737)
■ 『제2기 위원회 출범준비기획단 4차 회의』열려 5월 16일 출범 준비 기획단 4차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회의에서는 '1기 위원회에서 활동하였던 파견공무원 중 열심히 한 사람들 8명을 우선 진입케 하 기로 하였고, 직제개편과 관련하여는 위원장님과 면담하여 대외협력, 홍보, 정책기획 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려 각각의 팀이 강화되거나 신설될 것으로 보여지며, 조사관 채용시 법률상식을 의문사 진상규명과 관련하여 도움이 되는 부분으로 한정시 키기로 하고, 과장 채용도 공채 형식으로 하기로 하였고, 위원회 워크샾 때 참석하여 위원회에 제언하기로 하였습니다.
□ 조선일보의 허원근사건 왜곡보도에 따른 정정보도 요구 공판열려 5월 14일 서울민사지방법원에서 지난해 허원근 사건에 대해 왜곡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날 공판은 4차 공판으로 재판부에서 는 "국가기관이 언론사를 상대로 재판하는 것이 모양이 좋지 않으니까 화해를 하라"는 권고를 하였으나 의문사위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판결을 내릴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날 공판에는 유가족대책위 부모님들께서 여러분 참석하시어 공판장에서 무언의 압 력을 가하였고, 법원 정문 앞에서 일인시위를 전개하였습니다.
□ 제4차 법개정 공청회 후속조치 진행 의문사법 제4차 개정 방향 공청회가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열린 이후 후속 조치로 민 변에서 개정안을 성안키로 하였습니다. 15일 민변에서 열린 과거사청산위원회(준) 모임에서 민변에서 공식적으로 개정안을 성안키로 하였으며, 정지석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박연철 변호사(비상임위원) 등이 주축이되어 공청회 때 참석하신 분들과 논 의하여 5월 중 성안키로 하였습니다. 민변에서 개정안 시안이 작성되면 바로 추모연 대 회원단체들과 계승연대 등에서 논의하여 보완하여 확정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사전에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의견을 개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제2기 위원회 사건 스크린팀 모집 제2기 위원회 출범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추모연대에서는 제2기 위원회 에서 조사 진행되는 사건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체크하여 쟁점이나 난관들 을 미리 파악하여 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고, 대 기관 투쟁 등을 사전 조직하여 올바로 대처해 나갈 계획으로 있습니다. 회원 단체들에서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가능하지 않 은 일이므로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의문사 회원단체 아닌 단위에서도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5월 말까지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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