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긴사이곤에서 발생한 산사태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우선 들린 곳은 본교단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필리핀그리스도교연합교회(UCCP). 8일 오후 UCCP 총회 본부에서 만난 엘리에젤 M. 파스큐아(Area Bishop)목사는 "긴사이곤 지역을 관활하고 있는 비사이관구와 남레이테노회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 피해에 대한 보고와 함께 대책을 제시해 오고 있다"면서 "교회의 관심은 공동체 전체가 파괴된 상태에서 삶의 공동체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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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이 인근 학교에서 어렵게 생활을 하고 있다. |
| 또 파스큐아목사는 "사고 현장에는 2백50명이 수업을 하던 초등학교와 함께 주민 90여 명이 신앙생활을 했던 교회가 있었다"며, "학교에서 수업을 받던 학생과 교사 모두가 진흙 속에 매몰됐고, 교회도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보고했다. 교인들의 피해 사항에 대해서도 그는 90여 명의 교인 중 6명만이 생존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사고가 난 긴사이곤 인근 지역 또한 산사태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삶의 터전을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하는 형편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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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가 쓸고가 자리에는 코코넛 나무만이 서서 지난 시간을 이야기 하고 있다. |
| 9일 사고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러 마닐라를 출발 도착한 곳은 따클로반공항. 이 곳에서부터는 이미 현장을 지켜 온 UCCP 목회자 3명과 동행해서 사고 지역까지 차로 꼬박 5시간을 가야 했다. 3명의 목회자는 지역에서 NGO활동을 해 온 전문가 피넬 라오라목사와 20년 이상 산에 나무심기운동을 전개해 온 윌리 바스코목사, 목회자 등 피해 주민들을 롭록 아모라목사 등이다. 현장까지 함께 동행했던 필리핀선교사회 박선호목사(UCCP 협력선교사)는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인사들이 동행하게 됐다면서 본교단이 추구하는 방향을 잘 이해하고 지원 대책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고 현장을 떠나기까지 동행했던 이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사업 계획서가 만들어지고 이들 UCCP 총회와 필리핀선교사회 그리고 본교단이 협력하는 교단 협력 구호 사업의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닐라에서 새벽 4시 30분에 출발한 일행이 사고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정오가 다된 시각. 이재민들이 며칠전까지 머물면서 예배했다는 세인트 버나드교회(토미난도 굴레스목사 시무)에는 남레이테노회 노회장 레오데 가리오목사와 함께 피해가 예산되는 곳으로 분리돼 교인들과 함께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마다가스교회 담임 호셉 아몽목사가 현재 상황과 함께 대책 방안을 내어 놓았다.
이들은 현재 이재민은 7백78가정에서 3천여 명(통계가 약간씩 차이가 있음)이며, 정부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는 정책을 내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미난도 굴레스목사는 "사고가난 진사이곤 이외에 5바랑가이(마을)가 똑같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지질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라 주민들이 생활 터전을 버리고 이주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들을 위한 주택 마련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현재 땅을 마련하고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쉽게 이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주민들 또한 불투명한 앞날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당장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면서 지속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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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피해자들을 위한 집 짓기에 나선 총회 파송 필리핀 선교사회 임원과 전 회장들. 왼쪽에서 세번째가 총회사회봉사부 김종생총무. |
| 이 곳 대피소에는 이렇다할 대책과 희망이 없이 3천명이 집단으로 생활하고 있어 전염병에 노출외어 있으며, 피부병과 눈병 등으로 시달리고 있다. 또 우물이 없어 먹을 물조차 구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며 사고가 발생하면서 앞 다투어 들어왔던 의료진도 하나둘씩 떠나 2중 3중고의 고통을 겪고 있다.
사회봉사부 총무 김종생목사와 선교사회 박선호목사와 함께 자리한 지역 목회자들은 일단 이재민들이 당장 생활할 수 있는 집을 건축하는 데에 협력을 당부해 왔다.
본교단은 이번 필리핀 산사태 현장 방문에 앞서 사회봉사부(부장:정해동) 실행위원회와 총회 임원회에서 3천만원을 지원할 것을 결의하고, 지원 방법을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선교사회와 현지인교회 등과 협의할 예정이었다.
현지인들은 현재 6인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집을 건축하는 데에 필요한 예산은 한화로 1백50만원에서 2백만원이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역의 교회들은 대책위원회는 구성되어 있지만 사실상 교회가 가지고 있는 예산이 전혀 없어 손을 놓고 있다고 호소한다. 노회장 레오데 가리오목사는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교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이들을 위해 교회에서는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 안타깝다고 전한다.
주민들은 산사태의 위험 속에서 몸만 빠져 나왔기 때문에 농사를 지을 땅도 있어야 하지만 농사 기구도 없어 이에 대한 지원도 부탁한다. 마다가스 지역에서 피난 온 주민들은 "긴사이곤처럼 마을이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가 그치고 날씨가 좋아지면 마을로 돌아가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당장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기구가 부족하고 장기적으로 새로운 농토를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농기구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교회 관계자들은 또 이번 산사태로 인해 재산적인 피해만큼 정신적인 피해가 크다며, 심리치료를 할 수 있는 심리치료사 등도 보내 줄 것을 요청한다.
한편 이번 산사태로 인해 양부모 혹은 한쪽 부모를 잃은 학생들의 사정은 더욱더 애처롭다. 가정이 있는 당장 집만 있으면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릴 수 있지만 양 부모를 다 잃어 버린 학생들은 앞날이 막막하다. 사회복지 시설에 수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지만 충분한 복지 시설을 갖추고 있지 못한 필리핀의 현실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고 현장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남레이테주 국회의원 로저 G. 멜카도의원은 "사고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을 마련해 줄 수 있다"면서 교회에서 필요로 할 경우 주택 건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교회 건축, 주민 편의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총회-UCCP-선교사회 협력
총회 사회봉사부(부장:정해동 총무:김종생)가 자연 재해 구호 활동을 단회성으로 지원하는 과거의 방식을 지양하고 중장기 프로잭트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지난 쓰나미 피해 지역에 일시적인 구호품 전달 방식에서 생활 시설을 개발해 주는 등 지속가능한 사업을 국가별로 실시해 왔다.
이러한 구호 사업의 방침에 따라 사회봉사부는 산사태가 발생한 필리핀 레이테 지역의 구호 사업도 지역 주민들이 안정된 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서 연구 검토 중이다. 특히 일방적으로 사회봉사부가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본교단과 협력관계를 갖고 있는 지역 교회와 현지 거주 선교사들을 연결해 교단 대 교단의 협력 선교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레이테지역 구호 사업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김종생목사가 현지 목회자들과 현장을 둘러 보고 1차로 지원 방안에 대해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앞서 필리핀그리스도교연합교회(UCCP) 총회를 방문해 본교단에서 파송한 협력선교사 박선호목사와 함께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9일 현지 목회자들과 가진 회의에서 김종생목사는 본교단의 구호 취지를 설명했으며, 현지 목회자들이 이에 동의하고 이재민들이 생활할 수 있는 집을 건축하는 일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UCCP 관계자들도 이와 같은 내용을 전해 왔다.
사회봉사부 김 목사는 마닐라에서 필리핀선교사회(회장:박남수) 전 회장단과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선교사회는 현지로부터 구체적인 사업 계획서가 전달되면 이를 검토 총회에 요청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지난 17일 선교사 전체 모임에서 전 회장 김귀환목사를 팀장으로 하고 박남수 박선호 한경균목사를 팀원으로 조직을 갖췄다.
선교사회는 UCCP와 협력해서 주민들 특히 피해 지역의 교회 교인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신앙공동체를 건설하는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은 교단 대 교단의 협력 뿐만 아니라 재해 구호에 대한 특별한 모델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