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하루 평균 42명의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스스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0~3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듯이 지난 5월 23일 MBC 스포츠플러스 야구전문 아나운서 송지선(30)씨, 27일 인기그룹 SG워너비 전 멤버 채동하씨, 30일 전북 현대 모터스 출신의 축구선수 정종관(30)씨가 자살했다. 8일 만에 세 명의 유명인이 자살, 자살 또 자살을 하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2009년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자살 사망률은 10만 명당 28.4명으로 2위 헝가리의 두 배, OECD 평균보다 3배나 높다.
이 통계는 한국인들의 경제력은 놀랄 만큼 향상되고 있지만 오히려 삶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 성장이 만들어 낸 경쟁 구조, 상대적 박탈감, 잘 사는 것에 대한 기준을 경제력에서 찾는 잘못된 가치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다.
자살한 송지선 아나운서와 채동하씨는 평소 불안감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들의 자살은 대부분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경쟁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도 많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간다. 왜냐하면 항상 그 자리를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경쟁 사회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지속되다 보면 우울증으로 발전되는 것이다. 톱스타들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요즘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네티즌의 무분별한 악플이 스타들이 쌓아 놓은 사회적 지위, 명성을 흔들고 있다. 연예계와 당국은 연예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경쟁과 성공지향적인 한국사회가 주는 불안 요인, 상실감 등은 초등학생으로부터 성공한 기업인이나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 전체에 스며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학교 성적이 학생의 전부인 양 생각하는 경쟁 사회의 구조가 최근 있었던 모 대학 자살 사건처럼 우울증으로 몰고 가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선호로 인해 대학생들도 입사 준비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듯하다. 대기업에 입사한 사람들은 승진과 명퇴라는 현실 속에 얽매여 살아가야 한다.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는 우리나라의 사회시스템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선진국과의 경쟁관계에 들어서는 한국사회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하지만, 그것이 우울증, 자살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면 사회 전체의 행복을 위해 또 다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얼마 전에 춘천 MBC에서 ‘자살, 한국사회를 말하다’를 방영하였다. 이 방송에서 제작진들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는 티베트를 찾아가 그들의 삶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종교에서 오는 내세관을 갖고 있었다. 이 땅에서의 죽음은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니었다. 이 땅에서의 삶은 내세와 연결되어 있는 과정이었다. 어떻게 사는 것만큼이나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기독교가 우울증으로 죽고 싶은 국민들에게 건강한 영향력을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껴야 한다. 기독교의 내세관이 삶을 정리하려는 자들에게 해답을 주어야 한다.
오늘 이 땅에서 섬김과 희생과 청지기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을 가져다주고 성공하는 삶이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성경에 우울증의 증상을 보인 엘리야 선지가가 있다.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들과의 치열한 영적인 싸움을 승리로 마친 뒤에 이세벨을 피해 도망쳐서 로뎀나무 아래서 죽기를 원했다. 영적 싸움에서 탈진하면서 오는 우울증 증상이었다. 그러나 엘리야는 로뎀나무 아래에서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했고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 그를 어루만지고, 숯불에 구운 떡과 한 병 물을 공급하심으로 회복시켜 주셨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 경쟁에서 벗어나 하나님과의 일대 일의 대면이 필요하다. 그분의 먹여주심, 그분의 만져 주심, 그분의 위로하심이 필요하다.
사회가 인정해주는 것보다 더 귀한 하나님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안개와 같은 이 땅에 인생 전부를 걸지 말자
이봉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