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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변비가 문제다. 대부분 오랜 기간 동안 고생을 하고, 누구에게 말을 해 볼 수도 없으며, 병원에 가기도 그렇고, 가 봐야 푸대접을 받고. 그러다 보니 장 청소란 말이 솔깃하게 들릴 법도 하다.
장 청소의 원용어는 관장이며, 관장은 사실 지극히 한정된 사람에게 시술되어야 하는 작업이다. 일반인, 특히 변비를 한번에 "청소" 해버리고 싶은 분들이 해서는 절대 안될 시술이다.
이 내용보고 더 이상 변비에 관련된 다음과 같은 사기광고에 속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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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다음의 광고문을 함께 음미해 보기로 하자. 인터넷에 올라있는 한 약국 광고에서 발췌한 것인데, 장 청소 광고 중 가장 대중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경험하는 바와 같이 하수구, 배수구가 오래되면 찌꺼기가 침착되어 막히는 수가 많으며 그럴 때 에는 교체하던가 찌꺼기를 제거하는 약품을 사용하여 말끔히 청소를 하면 소통이 잘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소장, 대장에는 수십년 간을 살면서 섭취하고는 배설되지 못한 찌꺼기가 많이 장벽에 붙어 있다. 그것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식을 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지 않고 물만 먹는 단식을 하면 끈적끈적한 타르 같은 숙변이 나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상 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단식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변비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숙변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장 청소를 해야 한다... |
참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어쩌면 거짓말을 이렇게도 그럴 듯 하게 했을까? 정말 숙변을 제거 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들지 않는가?
그러나 이 광고는 사실이 아닌 말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알고도 이런 광고를 했다면 나쁜 사람이고, 모르고 했다면 무식한 사람이요, 약사로서 무책임한 사람이다.
차근차근 살펴보자.
정말 미안하지만 소장에는 찌꺼기가 붙어 있지 않다. 소장은 길이가 약 6m에 이르는 긴 길이지만 음식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통과한다. 또한 주름이 많지만 찌꺼기가 붙어 있지는 않다. 의학계에서 인정하는 찌꺼기라는 것은 대장에, 그것도 병든 대장의 일부에 있을 뿐이다. 하수구, 배수구와 인간의 장을 비슷한 것이라고 착각한 광고주의 무식이 잘 나타나 있다.
우선 독자들을 위해 이 문장을 통역해 드려야 할 것 같다. 이 문장은 풀어 쓰면 다음과 같다.
" 단식을 하면 먹은 것이 없으니 대변이 나오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런데 단식을 하면 대부분 약간의 변을 본다. 따라서 이것은 장에 붙어있던 찌꺼기로써 숙변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증거이다." 란 뜻으로 쓴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문장 역시 의학적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 썼음을 증거할 뿐이다. 대변을 이루는 성분이 어째 음식물을 잔류물 뿐이겠는가? 대변에는 음식물 찌꺼기 말고도 장 점막 분비물, 장내 세균, 담즙 등 굶어도 나오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다.
이 말은 광고주의 의도가 어떠하든 맞는 말이다. 변비약은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 먹는 약이지 숙변을 제거하기 위해 먹는 약이 아니다. 그러나 광고주는 그런 선의로 이 문장을 쓴 것이 아니고, 뒤에는 이런 말이 생략되어 있다.
" 그러므로 아무 변비약이나 사 먹지 말고 꼭 우리 약국을 방문하여 우리가 특수 처방한 장 청소 약을 사 먹어라."
자 그렇다면 진실을 알아보자.
우선 의학적으로 숙변이란 말은 없다. 단지 변비라는 말이 있을 뿐이다. 장은 원래가 똥이 지나가는 길이다. 똥이 지나가서 배설되지 못하고 장에 오랜 기간 남아 있으면 그것 바로 변비다.
숙변은 마치 하수구에 낀 녹찌꺼기 같은 인상을 주는데, 얼핏 생각하면 장에 그런 것이 있을 법도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피부는 항상 조금씩 벗겨져 나가 "때"가 되고, 새 피부가 생긴다. 이와 꼭 같이 장도 끊임없이 점막을 탈락시키고 새 점막을 형성한다. 따라서 타르 같은 숙변은 붙어 있을 곳이 없다.
원조 장 청소는 항문을 통해 호스 같은 것을 꽂아 넣고 비눗물 같은 것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문자 그대로 장을 청소 하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슬그머니 변질이 되어 무슨 약이나 식품을 먹어서 설사를 하게 만드는 것도 장 청소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 광고를 하는 장 청소는 잘 보면 크게 2가지 인데, 신문 광고에 더 많이 나오는 것은 먹는 장 청소이다.
1) 원조 장 청소
말한 대로 정말 항문에 호스를 넣고 물을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다.
이것은 원래 장 수술을 하기 전에 무균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실시하던 병원용 처치였다.
항문을 통해 넣는 물은 장에 대한 자극성을 약간 지니고 있으며, 비눗물과 성분이 상당히 유사하여 필자가 수련 받던 병원에서는 하이타이라고 불렀었다. 요즘 장 청소 업자가 쓰는 물은 이보다는 약간 고급스러운 것인데, 점막 보호제 같은 것이 첨가되어 있다.
그러나 절대로, 절대로 아닌 것은 이짓을 해도 변비가 씻은 듯이 없어질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장 청소는 문자 그대로 장을 물로 씻어 주는 작업인 것이다. 원래 변비가 있었던 사람에게는 무엇이든 변비의 원인이 있었으리라.
변비의 치료란 이 원인을 제거 해주는 작업이 되어야 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장을 물로 한번 헹구었다고 변비의 원인이 제거 될 수는 절대로 없다. 따라서 장 청소는 변비의 치료가 될 수 없다.
장 청소로 숙변을 제거 했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업자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 똥을 다 누고 나서도 청소를 해 보면 똥물이 나오니 이것은 점막 사이 사이에 끼어 있던 숙변이 제거 된 것이다. "
한심한 말이다 말도 안돼는. 장은 원래 똥이 있는 곳이고, 똥을 누었어도 장 벽에 똥이 좀 묻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것을 물로 닦아 내놓고 숙변을 제거했다고? 좋다 백번 양보해서 숙변을 제거 했다 치자. 그럼 다음에 똥 누면 또 숙변이 남을 텐데 그럼 똥을 눌 때 마다 장 청소를 해야 되겠나?
2) 먹는 장 청소
이것은 정말 뭐가 뛴다고 뭣도 뛰는 식의 정말 같잖은 짓거리들이다. 요즘 장 청소의 효험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천일염, 다시마, 무슨 쑥... 등등인데.
다시마나 쑥은 그나마 좀 봐 줄만 한 것이 섬유소를 함유하고 있어 변비의 개선에 도움이 될 수는 있기 때문이다. 섬유소는 실제로 변비 환자들에게 권할 만한 치료제인데, 문제는 성분도 명확하고 부작용도 없는 정품 섬유소들을 싼 값으로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데 꼭 비싼 돈 주고 다시마나 쑥을 먹어야 하느냐 하는 점이다.
하지만 천일염은 좀 얘기가 틀려진다. 필자가 하도 궁금해서 천일염 광고를 낸 회사에 전화를 해 봤다. 그랬더니 아침에 천일염 세 큰술을 찬물에 타서 마시면 장 청소가 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것은 말이 안돼도 한참 안되는 얘기다. 멀쩡한 사람도 굵은 소금을 세숫갈 찬물에 타서, 그것도 아침에 먹으면 설사를 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소금이 너무 진해 위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금의 삼투압 때문에 장에서는 수분이 배설되는데, 이것 역시 설사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보통 소금이 아니라 천일염이라면 마그네슘 성분이 들어 있을 텐데 마그네슘 역시 강력한 설사 유발제이다. 따라서 이것은 장 청소가 아니라 명백한 설사인 것이다. 설사는 교과서에 분명히 병이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장 청소에 효험이 있으니 비싼 돈 내고 천일염을 사 먹으라고?
요즘은 가만히 보니 먹어서 설사하는 식품들은 전부 장 청소 약이라고 광고를 하는 것 같다. 개탄할 일이다. 한때 유산소 운동기가 난리를 치더니, 반창고를 다이어트 테이프라고 팔아 먹는 자가 일세를 풍미하고, 이번엔 웬 장청소?
보건 복지부, 대한 의학 협회, 서울시 의사회... 모두 나에게서 세금과 회비를 월급에서 공제해 갔건만, 이런 사기가 온 나라를 뒤덮어도 일언 반구의 언급조차 없다.
국민 건강 가지고 사기 좀 치지 마라 XX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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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지금까지는 사기성이 농후한 장 청소 광고에 대해 까발려 보았다.
"그래서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죄송하다. 대책을 안 세워 드린 것이다.
근데 온세상에 사기꾼만 있고 옳은 소리 해 주는 사람은 왜 여지껏 없었을까? 바로 그거다.
약 광고를 해서 약을 팔면 돈이 된다. 장 청소를 하라고 사람들을 꼬셔도 돈이 된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두 건전한 식생활을 하고, 너도 나도 똑똑해져 변비가 없어지면 약 장사, 장 청소 업자들은 모두 망한다.
그래서 다들 쉬쉬 한 것이다. 사기 쳐서 돈 버는 넘들은 점점 더 광고를 많이 하고, 옳은 소리 해 봐야 돈못버는 넘들의 목소리는 점점 기어 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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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 너나 비켜
당구 다이 주변으로 몇몇 여자들이 큐대를 들고 왔다 갔다 한다. 그러나 공은 한 개도 골인이 안 된다. 이 때 나타나는 슈퍼모델출신 OOO의 대갈일성
" 비켜 "
당구공이 우르르 포켓으로 쏟아진다. 그리고 시원한 목소리의 카피
" 변비약 비코그린 "
정말 좀 비켜 줬으면 좋을 약 광고다. 본 저자 함부로 말했다가 소송이라도 걸리면 물어줄 돈이 없으므로 남의 목소리를 인용하겠다.
비코그린은 자극성 하제인 비사코딜과 대황, 센나, 프랑굴라피, 알로에 등의 식물성 하제에 이담 작용이 있는 울금, 진경 효과가 있는 생약인 백굴채 등을 함유하고 있는 복합 처방의 변비 치료제이다... 이 약은 그 작용이 비교적 강력하여 장기복용에는 적당하지 않으므로 단기간(비 습관성) 사용이 권장된다. 임신부나 소아는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 삼성의료원 홈페이지에서 발췌 - |
한마디로 변이 많이 나오게 하는 약은 다 집어 넣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정말로 중요한 얘기는 단기간 사용이 권장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은 이렇게 뜨뜻 미지근하게 써 놓을 말이 아니다.
a.. 3일 이상은 절대로 먹지마라.
b.. 한번 먹고 변 봤으면 다시는 이 약에 손대지 마라.
c.. 의사의 처방 없이는 절대 먹지마라.
이 정도로 강력하게 써 놓아야 할 말인 것이다. 왜 그런가? 장의 섭리를 이해하면 "비코그린" 같은 약은 광고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본 저자의 주장에 공감을 하실 수 있을 것이다.
장이 "마렵다"라고 생각한 순간부터 변기에서 풍덩 소리가 나기까지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혹 철퍼덕 소리 밖에 못들어 본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장의 섭리는 같으니 그냥 읽기 바란다.
1.. 장에 똥이 찬다.
2.. 장이 늘어난다.
3.. 장은 자신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감지, 신경계에 보고한다.
4.. 신경계에서는 대뇌에 이 사실을 보고하는 한편 장에게는 임박했음을 넌지시 일러둔다.
5.. 대뇌는 주변 여건이 마련됐는지 확인 후 누어도 좋다는 허락을 한다. 마렵기는 한데 여기가 전철 속이라면 대뇌는 참으라고 명령을 내리고 항문엔 지긋이 힘이 들어간다. 배변에 있어서 여건이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6.. 자율신경계는 장을 짜기 시작하고 운동신경계는 괄약근을 연다.
7.. 장속에 있던 변들이 몰려 나온다.
이와 같이 변을 본다는 것은 장, 신경계, 대뇌, 주변 환경이 어우러지는 오묘한 작업이다. 이중 어느 한 단계라도 문제가 생기면 변은 볼 수 없다. 요즘 사람들이 겪는 변비의 문제는 대개 1번 아니면 3번의 문제이다.
다이어트 한답시고 굶고,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으니 변이 만들어 지질 않는다. 또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장이 제정신이 아니다. 따라서 변이 차도 누어야겠다는 생각을 못하는 거다.
"비코그린"은 그럼 무슨 약인가? 많은 성분을 짬뽕시켜 놓았지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성분은 6번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그러니까 위 아래 거두 절미하고 오로지 장을 짜도록 하는 약인 것이다. 장이 치약 주머니인줄 아는가? 뭐 당장은 효과를 거두게 된다. 그러나. 이런 약에 길들여진 장은 점점 게을러 진다. 이제 웬만해선 변을 보지 않는다. 이 약을 복용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자꾸 먹다 보면 한 알 가지고는 안되는 것이 그런 이유다.
a.. 소가 한 마리 있었다. 몸이 안 좋아 일을 좀 안 했다.
b.. 이를 보고 화가 난 주인이 와서 채찍질을 했다.
c.. 소는 할 수 없이 일을 했다.
d.. 몸이 더 안 좋아 졌다.
e.. 그래서 맞으면서도 일을 못했다.
f.. 주인은 더 많은 채찍질을 했다.
g.. 소는 할 수 없이 아픈 몸을 이끌고 일을 더 했다.
h.. 주인은 그 꼴이 맘에 들지 않았다.
i.. 그래서 엄청나게 더 많이 때렸다.
j.. 소는 죽었다.
눈치를 채셨겠지만 소는 장이고 채찍은 변비약 이다. 소처럼 장도 죽느냐? 죽는다. 그것이 장 무력증이라는 것이다. 물론 모두가 이렇게 되지는 않지만 이런 류의 변비약을 장기 복용하면 장이 죽는다. 장이 축 늘어져서 아무리 약을 많이 먹어도 변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치료법은 장을 절제하는 수 밖에 없다.
"비코그린"은 사용하기에 따라서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약이다. 그런데 이런 약을 텔레비젼에서 광고를 하고, 약국에서 돈만 내면 살 수 있다. 우리나라 정말 좋은 나라다. 자유가 넘치는...
이런 약을 약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내 버려 두면서도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별로 없다. 단지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라는 말만 써 있을 뿐이다. 이 말은 활명수에도 써 있다.
이런 약은 "비코그린" 뿐이 아니다. 변비약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둘코락스"도 이와 아주 유사한 약이다. 비코그린, 둘코락스. 절대 장기복용 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먹은 사람은 그럼 어쩌란 말이냐? 잠시만 참았다가, 조 아래 본인이 써 놓은대로 하기 바란다. 우선 하나 더 까발려야 한다.
"아락실"이란 약이 있다. 요즘 밥 공기를 세 개 쌓아 놓는 그래픽 광고를 내 보내며 보는 사람의 속을 답답하게 만드는 바로 그 약이다. 그리고는 "아락실"로 장 마사지를 하라고 한다.
"아락실"은 좀 낫다. 위의 순서 중 1번에 해당하는 약이다. "아락실"은 주로 식물성 섬유로 되어 있는데 이놈은 장에 들어가서 크게 팽창을 한다. 그러면 장속이 그득하게 차겠다. 당연히 장은 변을 보고 싶어 진다. 장 속에 뭔가가 그득하니 연동운동을 하다 보면 주물럭거리는 효과가 있겠다. 그걸 아마 마사지라고 광고하는 거 같다. 뭐 아주 틀린 얘긴 아니다.
그러나 "아락실"에도 문제가 있는데, 아무래도 물건을 팔려다 보니 직효를 원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맞춰줘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센나 라는 물질을 첨가했는데 이 놈이 역시 6번에 해당하는 약인 것이다. 그래서, 불행히도 우리가 즐겨 먹는 변비약들은 모두 장기복용을 하기에는 부적합한 약들이란 점을 알아 보았다.
그래서? 그럼 어쩌란 말이냐?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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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묘한 신의 섭리, 배변
배변이란 작용은 정말 오묘한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서 힘만 주면 되는 것으로 아는 분이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쾌변의 조건. 과연 무엇인가.
이것은 아까 얘기한 조건 중 1번에 해당하는 얘기이다. 아무리 장이 튼튼하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먹은게 없으면 나올 것도 없다.
장에 똥이 가득해도 느끼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장은 적당히 차면 변의를 느껴야 하고, 변의가 느껴지면 적절히 짜내는 운동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를 엉망으로 만든다. 장 자체에 이상이 있어도 변을 못 보지만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도 변을 못본다.
여행을 갔더니 화장실이 너무 더럽다. 정말 다행히도 3일 동안 한번도 큰게 마렵지 않았다. 신병훈련소에서 잔뜩 긴장한 체 훈련 받았다. 일주일이나 마렵지 않았다.. 이런 경험들 있지 않는가? 정신적 스트레스가 변비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 쾌변을 위해 해야 할 일
따라서 원활한 배변으로 명랑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 우리가 취해야 할 동작은 위의 세 조건을 만족시켜 주는 일이다.
먹어야 나올 게 있다. 그러나 아무거나 먹는 것 보다는 알고 먹는게 유리하다. 예를 들어 햄버거를 먹었다 치자. 햄버거에는 빵과, 고기, 그리고 약간의 야채가 들어 있다. 이 중 변을 만들어 낼 만한 것은 야채 밖에 없다. 하지만 햄버거 하나에 야채가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불행하게도 빵과 고기는 장에서 거의 완전 흡수되기 때문에 변으로 나올 게 별로 남지 않는다. 과자, 음료수 이런 인스턴트 식품 종류들이 다 그렇다. 그러면 뭘 먹어야 변이 많이 생길까?
변을 만들기 위해 먹어야 할 것은 섬유질이란 것이다. 인간의 장에는 섬유질을 분해 할 수 있는 효소가 없기 때문에 장에서 흡수가 되지 않는다. 김치, 총각 무, 무 줄기, 된장국에 들어가는 양파, 파.. 전부 찢어 보면 실 같은 조직이 있다. 이들이 바로 섬유질이다. 그래서 변비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식이 좋다.
그래도 섬유질이 모자라는 사람들을 위해서 미숫가루처럼 물에 타 마시는 섬유질도 상품으로 나온 것이 있다. 이놈들은 우리말로 차전자피, 영어로는 psyllium husk라고 한다. 차전자라는 식물의 껍데기를 잘 갈아서 물에 타 마시도록 만든 것이다. 열량은 0이므로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혀 부담이 없다.
차전자 피를 물에 타 보면 처음에는 묽은 미숫가루 같은 모양이던 것이 잠시만 놔 두면 걸쭉한 죽처럼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차전자가 강력한 흡수력으로 물을 빨아 들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장에서도 그대로 일어 나는데, 이놈의 수분 흡수력은 워낙 강력해서 장 속에서도 물을 빼앗기지 않고 그대로 간직한다. 따라서 변의 부피가 커지고, 똥누기에 적당한 정도의 촉촉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시중 약국에 많이 배포 되어 있으며, 장기 복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으므로 안심하고 권할 수 있는 변비 치료제이다. 국산과 외제가 있는데 효과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단지 국산은 약으로 분류되어 있어 약국에서만 살 수 있고, 외제는 식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의료기 상사나 외제물건 파는 집에서도 살 수 있다. 국산은 정가가 있어 가격차가 별로 없는데, 외제는 부르는게 값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외제의 경우 싸게 사면 25000원 정도에 구할 수 있을 것이다. 30000원 이상 부르는 집이 있으면 아무리 좋은 거라는 둥 잔소리를 늘어놔도 속지 말기 바란다. 혹시 샘플을 볼 수 있으면 보도록 하는데 분말이 고운 것일수록 먹기도 편하고 효과도 좋다.
여기서 잠깐!
내가 지금 삼일 이상 화장실에 못 갔다면 식이섬유를 먹으면 안된다. 삼일 정도 변이 장에 있으면 딱딱하게 굳은 상태가 되어 장을 막고 있는 셈인데, 이 위에 식이섬유로 변을 왕창 밀어 넣으면 장 속에 변이 꽉 차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식이 섬유를 먹기 시작하려면 일단 비코그린이나 둘코락스를 먹고 변을 보는 것이 좋다.
여기서 잠시 또 하나 짚고 넘어가자. 섬유질 하면 떠오르는 광고가 또 있지 않은가? 미에로 화이바와 그 비슷한 것들... 배추, 무, 당근 등등이 조그만 병으로 날아 들어가는 그 광고 말이다. 섬유질 진짜 많이 들었다고 광고를 하는. 유심히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조그만 한 병에 섬유질이 5그램이나 들어 있다고 써있다.
하지만 얘는 아무리 마셔도 변비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속에 들어있는 섬유질은 수용성 섬유질이기 때문에 변의 부피를 늘려주는 작용은 거의 없다. 즉, 똥누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장이 튼튼하다, 아니다 하는데 있어서 장내 환경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장은 내부가 산성으로 유지되는 것을 좋아한다. 장내 환경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장 속에 사는 세균의 종류이다. 인간이 좋아하는 장내 세균이 바로 유산균이다.
인간의 장 속에서 유산균이 많이 살면 장 속은 산성으로 유지되고 장이 튼튼해 진다. 그래서 유산균 음료가 몸에 좋다는 것이다. 다이어트 하느라고 변비가 생긴 어여쁜 우리 언니들. 간식이 하고 싶어 죽어도 못 참겠다는 순간, 기왕이면 요구르트를 마시길 권한다.
아까 말했지만 환경은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늘상 하던 일이란 얼마나 맘 편한 일인지 모른다. 변비 없이 멀쩡히 잘 살던 사람도 어느 날 아침 바쁜 일이 있어 꾹 참고 하루를 넘기면, 그 뒤로 삼일 동안 화장실을 못 가기도 한다. 리듬이 깨졌기 때문이다.
화장실은 아침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이렇게 한다. 그러니 지금부터 우리의 장을 연습시키자. 아침이면 좀 일찍 일어나서 찬물을 한잔 마시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화장실에 가자. 너무 억지로 힘을 주는 것 보다는 그저 맘 편히 먹고 지긋이 힘을 주자. 이때 집중에 방해 요소가 되는 신문은 가지고 들어가지 말기 바란다.
이제 마지막으로 요약을 하자면, 변비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도구로는 식이 섬유, 요구르트, 변비약... 등등이 있는 셈이다. 이중 식이 섬유와 요구르트 같은 것은 평소 튼튼한 장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쓰여야 할 것이고,
변비약은 변비가 생겼을 때 꼭 필요한 경우에만 먹어야 한다. 단순해 보여도 적절한 처방을 하면서 장이 튼튼해 지도록 유도하는 일은 섬세한 배려가 필요한 작업인 것이다.
그런데 이 섬세한 일을 매스컴이라는 무지막지한 수단으로 광고를 해 대니 저자의 울화통이 터질밖에.
변비 없는 나라. 우리 나라 좋은 나라가 빨리 오길 똥꼬가 터지도록 바래본다. 모두들 잘 먹고 잘 싸자..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