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 뾰루지몰림(항종, 등창)
뾰루지가 한데 몰려 피하조직에까지 깊이 곪은 종처를 말한다. 민간에서는 목덜미나 잔등에 잘 생긴다고 하여 항종, 등창이라고도 한다. 주로 늙은이들과 당뇨병 환자들에게 잘 생긴다.
갑자기 생겨 처음부터 피부가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뜬뜬한 멍울이 지고 그 가운데서 벌집처럼 많은 잔고름집과 여러 개의 근이 생긴다. 염증은 피하나 힘살막에까지 깊이 들어가며 피부의 주위 조직까지 거멓게 되고 몹시 아프며 오슬오슬 춥고 떨리면서 열이 난다. 심하면 온몸 중독증상이 나타난다. 헛소리를 치고 의식을 잃을 때도 있다. 혈전성 정맥염, 패혈증, 뇌막염 등이 따라 나타나지 않도록 제때에 잘 치료하여야 한다.
<약물치료>
1)다시마(곤포), 해인초: 각각 같은 양을 거멓게 볶아서 가루내어 밥과 같이 이기면서 여기에 식초와 소금을 약간 넣는다. 이것을 종이나 비닐박막에 펴서 종처에 붙인다. 마르면 새 것을 갈아붙인다. 그러면 뜬뜬하던 것이 곧 풀리면서 터져서 고름이 잘 빠지고 근이 나온다.
2)복숭아나무잎: 신선한 것 1kg을 물 2l에 담갔다가 한 시간 달여 찌꺼기를 짜버리고 다시 걸쭉해지게 졸여서 하루 1-2번 바른다. 2-3일 안으로 고름이 빠지고 1주일이면 근까지 빠지면서 깨끗이 낫는다.
3)큰꿩의비름: 잎을 따서 불에 쬐어 부드럽게 한 다음 종처에 붙인다. 뜬뜬하게 멍이 든 종처를 풀리게 하며 독을 풀며 고름을 빨아내는 작용이 있다.
4)인동덩굴꽃, 개나리열매: 인동덩굴꽃 20g, 개나리열매 50g을 물에 진하게 달여 하루 2번에 나누어 끼니 뒤에 먹는다. 열을 내리고 고름을 뽑아낸다.
5)미꾸라지: 산미꾸라지의 배를 갈라 가시를 발라 버리고 살이 있는 쪽을 종처에 붙이는데 하루 2-3번 바꾸어 붙인다. 부은 것을 가라앉히고 염증을 헤치면서 고름을 빨아내는 작용을 한다.
6)가위톱뿌리(백련), 박새뿌리(여로): 2:1의 비로 섞어서 보드랍게 가루내어 술에 개어 종처에 붙이고 비닐박막을 덮고 싸맨다. 독을 빼고 부은 것을 내린다. 피부 화농성 질병에는 다 쓴다.
144, 봉과직염(벌집염)
피하의 성글은 무음조직 사이에 생긴 화농성 염증으로서 피하조직은 물론 근육, 골막에까지 퍼지는 병이다.
봉과직염은 피부에 생긴 상처로 사슬알균, 포도알균이 들어가서 생긴다. 염증이 생기면 급성으로 퍼져 나간다. 병의 초기에는 춥고 떨리면서 높은 열이 나며 피부가 붓고 벌개지며 화끈 달면서 극심한 아픔을 느낀다. 경계는 뚜렷하지 않고 중심부가 더 진하게 검은 밤색을 띠면서 붉어진다. 심지어 갑자기 염증이 퍼져 나가면서 패혈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염증이 국한되면 농양으로 된다.
봉과직염은 단독, 근염, 골수염, 임파관염, 정맥염 들과 가려 치료해야 한다. 뾰루지와 뾰루지몰림에 쓰는 민간치료를 다 할 수 있다.
<약물치료>
1)생지황, 목향(토목향): 생지황을 잘 짓찧어 약천에 펴고 그 위에 목향을 보드랍게 가루내어 뿌린 다음 다시 생지황 짓찧은 것을 덧펴서 봉과직염이 생긴 곳에 붙인다. 염증막이작용과 독풀이작용이 있으므로 피부가 붓고 벌건 것을 낫게 하면서 상처를 아물게 한다.
2)송진(송지), 누에고치: 같은 양을 약한 불에 볶아서 보드랍게 가루내어 식물성 기름이나 꿀에 개어 상처에 바른다. 상처를 깨끗하게 하며 염증이 퍼져 나가는 것을 막는다.
3)인동덩굴(금은화): 옹근풀 또는 잎 한 줌을 잘 짓찧은 다음 물을 조금 넣고 잘 개어 아픈 자리에 붙인다. 또는 인동덩굴 40g, 감초 20g을 물과 술을 같은 양 넣고 달여 하루 2-3번 끼니 뒤에 먹는다. 인동덩굴 옹근풀을 술에 담갔다가 하루 지나 꺼내어 말린 다음 여기에 감초를 조금 넣고 보드랍게 가루내어 밀가루풀로 반죽해서 한 알의 질량이 0.15g 되게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50알씩 하루 3번 술로 먹어도 좋다. 화농성 염증을 일으키는 병균을 죽이고 염증을 잘 가라앉힌다. 또한 부은 것을 내리고 오슬오슬 춥고 열이 나는 증상을 낫게 한다.
4)가위톱뿌리(백렴): 뿌리를 캐어 껍질을 벗겨 버리고 보드랍게 가루낸 것 150g에 술을 넣고 풀처럼 개어서 국소에 하루 한 번씩 나을 때까지 바른다. 염증을 없애며 부은 것을 내리게 하고 아픔을 멈춘다.
5)청미래덩굴: 60-90g을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끼니 뒤에 먹거나 달인 물로 아픈 부위에 자주 바른다. 열을 내리고 피를 맑게 하며 독풀이작용이 있다. 곪기 전에 쓰면 삭아지게 하고 곪은 다음에는 빨리 터지게 한다.
6)왕지네(오공): 보드랍게 가루내어 소독한 다음 심지에 묻혀서 곪아 터진 헌데 구멍에 밀어넣는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 아픔멎이작용 및 균억누름작용이 있는데 염증이 곪아 터진 뒤 헌데 구멍이 오래도록 아물지 않고 계속 고름이 흘러내릴 때에 효과가 있다.
7)인동덩굴(금은화), 개나리열매: 각각 10-20g을 물에 달여 하루 2번에 나누어 끼니 사이에 먹고 그 찌꺼기로는 염증 부위에 찜질한다. 이 약들은 화농균을 죽이는 작용을 하는데 함께 쓰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8)할미꽃: 신선한 뿌리 20-30g을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먹고, 그 찌꺼기를 염증이 생긴 부위에 대고 찜질을 한다. 황색 포도알균, 고초균 및 녹농균, 피부사상균에 대한 억누름작용이 있다.
9)조선고약
145, 신경성피부염(피부신경증)
심한 가려움, 구진과 태선화, 신경증을 기본증상으로 하는 피부병이다. 피부신경증이라고도 한다.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 병은 좁은 범위에 걸쳐 생기는 형(국한성 신경성 피부염)과 넓은 범위에 걸쳐 생기는 형(범발성 신경성 피부염)으로 나눈다.
국한성 신경성 피부염 때에는 목덜미, 목 때로는 겨드랑이, 음부, 넓적다리 안쪽, 무릎을 구부리는 쪽에 잘 생긴다. 피부가 발작적으로 가려우면서 차츰 그 부위에 좁쌀-팥알 크기의 만성 염증성 구진이 돋는다. 일부 구진에는 약간의 비듬이 있고 그 둘레가 벌개져 있다. 구진은 차츰 그 수가 많아지면서 서로 한데 합쳐 연분홍색이나 붉은밤색의 피진을 이루고 약간 도드라져 오른다. 경계는 비교적 뚜렷하다. 국소의 피부가 두꺼워져 있고 긁은 자리가 나타나고 딱지가 앉는다. 물집, 농포, 미란, 진물 등이 생기지 않는다. 이 병은 만성으로 경과하며 쉽게 도진다.
범발성 신경성 피부염 때에는 위와 같이 증상이 어느 한 곳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온몸에 다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만성으로 경과하며 일부 경우에 농피증을 겸한다. 환자는 가려움 때문에 차츰 불안해하고 잠을 자지 못하여 우울해지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약물치료>
1)달걀, 식초: 아가리가 작은 사기그릇에 달걀 5-10알을 넣은 다음 식초를 달걀이 다 잠기도록 부어 넣고 뚜껑을 잘 막아 그늘진 땅에 50cm 깊이로 묻어둔다.
5-14일 지나서 꺼내어 한번에 한 알씩 그릇에 까넣고 고루 섞이게 잘 저어서 피부염이 생긴 곳에 1-2번 바른다.
2)느릅나무뿌리껍질(유백피) ,황경피나무껍질(황백피): 느릅나무뿌리껍질 100g, 황경피나무껍질 200g을 물 5l에 넣고 달여서 1l 되게 졸인 것을 피부염이 생긴 곳에 하루 2-3번 바른다.
만성으로 경과하면서 감염을 받아 크고 작은 고름집들이 생긴 때에 효과가 있다. 이것을 바르면 화농균에 의한 감염을 막기도 한다.
3)마늘, 바셀린: 신선한 마늘을 짓찧어 즙을 내어 바셀린 또는 식물성 기름에 섞어 30% 연고를 만들어서 국소에 바른다. 마늘에는 식물성 살균소인 알리친이 들어 있으므로 피부가 감염되거나 감염되지 않았어도 감염을 막을 목적으로 쓴다.
4)가뢰(반묘), 알코올: 가뢰 15g을 70% 알코올이나 60% 술 100ml에 한 주일 동안 담가서 우려낸 것을 약솜에 묻혀서 조금씩 국소에 바른다.
이 약을 바르고 몇 시간 지나면 물집이 생기는데 소독된 주사침으로 터뜨려 물을 빼고 싸맨다. 위의 방법으로 3-4일 치료하면 효과가 난다. 제일 먼저 가려움이 멎고 그 다음부터는 피부의 병적 변화들이 없어진다. 가뢰에 독이 있으므로 반응상태에 깊은 주의를 돌리면서 써야 한다.
5)호두살, 아연화연고: 호두살을 짓찧어 거멓게 되면서 기름이 나올 때까지 볶은 다음 유리그릇이나 사기그릇에 넣고 짓이긴다. 이렇게 짓이긴 것 30-50g에 아연화연고 30-50g을 넣고 고루 섞이게 잘 개어서 피부염이 있는 곳에 바른다.
이것을 얇게 바르고 그 위에 곱돌가루를 뿌리면 더욱 좋다. 진물이 나오는 때에도 효과가 있는데 이 약을 바르고 나서 붕대로 싸매야 한다. 위의 방법으로 치료하면 가려움이 잘 멎고 피부의 병적 변화들이 빨리 나아진다. 빠른 경우는 하루이틀 사이에 효과를 보는데 늦어도 10일 이내에 뚜렷한 효과를 보게 된다.
6)백반(명반), 너삼(고삼):구운 백반과 너삼뿌리 각각 30g을 보드랍게 가루내어 술 150ml를 붓고 고루 섞는다. 여기에 약천을 담가 적셔서 가려운 곳을 가볍게 비벼준다. 가려움을 멈추는 효과가 있다.
7)검화: 뿌리 8-20g을 물에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그리고 달인 물로 피부를 씻기도 한다.
146, 옴
피부를 뚫고 들어간 옴벌레에 의하여 생기는 피부병이다.
옴은 특히 밤에 몹시 가려운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벌레가 낮에는 가만 있고 밤에 활발히 활동하는 것과 관련된다. 옴은 손가락 사이, 관절을 굽히는 쪽, 서혜부, 넓적다리, 아랫배, 엉덩이 등에 잘 생기며 남자에게는 주로 음낭부에, 여성에게서는 젖몸 주위에, 어린이에게서는 손바닥과 발바닥에 잘 생긴다.
옴은 환자와 접촉하여 전염되는 것이 가장 많으나 환자가 쓰던 물건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고, 드물게는 개나 고양이 등으로부터 전염될 수도 있다. 개별위생을 철저히 지키며 환자가 발생하면 격리시키고 소독을 철저히 한 다음 치료를 해야 한다.
<약물치료>
1)유황, 돼지비계: 돼지비계를 끓이다가 기름이 다 녹은 다음에 보드라운 유황가루를 적당히 넣고 잘 저어서 식힌 것을 옴이 생긴 곳에 바른다. 3일 후에 목욕하고 다시 바른다. 가려움이 없어지고 물집, 미란 들이 말라들면서 딱지가 벗어져 나간다.
2)유황, 참나무버섯: 유황에 참나무버섯가루를 같은 양 섞고 거기에 약 1/10 정도의 유산동가루(CuSO4)를 더 넣고 잘 뒤섞은 다음 전체를 보드라운 가루로 만든다. 이 가루를 돼지기름이나 식물성 기름에 개서 고약을 만들어 옴이 생긴 곳에 바른다. 이것을 하루에 두 번씩 바르면 피부가 깨끗해지면서 가려움이 멎는다.
3)싸리나무: 기름을 내어 하루 2-3번 옴이 생긴 곳에 바른다. 1주일 동안 계속 바르면 곧 낫는다. 이 약은 해독작용이 있어 가려움을 멈추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한다.
4)가래나무껍질(추목피): 잘게 썰어 물을 충분히 넣고 달여서 찌꺼기는 짜버리고 그 물로 옴이 생긴 곳을 하루에 여러 번 씻어준다. 이 약은 살균작용이 있으며 가려움을 멈추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한다.
5)호두나무: 신선한 아지와 잎을 잘게 썰어 단지에 넣어 물가마에 들여놓고 오래 끓인 다음 약천으로 짜면 물이 나오는데 이것으로 옴이 생긴 곳을 여러 번 씻는다. 호두나무아지와 잎에는 유글린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살균작용이 있으므로 가려움증을 없애고 옴을 낫게 한다.
6)제충국: 말려 가루내서 알콜에 넣고 잘 휘저어서 옴이 생긴 곳에 여러 번 바른다. 제충국에는 피레트린과 찌네린이라는 강한 살충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옴벌레를 죽이는 작용이 세다.
7)온천침전물, 소리쟁이: 소리쟁이즙에 온천침전물을 넣고 식초와 함께 묽은 고약형태로 만든 것을 옴이 생긴 곳에 문질러 바르고 얼마 있다가 목욕을 한다. 가려움이 없어지고 상처가 아문다.
8)박새뿌리(여로), 소기름: 박새뿌리를 봄 또는 가을에 캐서 햇볕에 말려 가루내어 소기름에 개어 바른다. 하루 한두 번 옴이 생긴 곳에 바른다. 박새뿌리의 성분 중에는 예르번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점막에 심한 자극을 주어 살균작용, 가려움 없애는 작용, 진물을 빨아내는 작용을 한다. 옴, 악창, 머리가 헌 데에 외용약으로 많이 쓰고 있다.
9)가뢰(반묘), 꿀(봉밀): 가뢰를 불에 노랗게 될 정도로 잘 볶아서 보드랍게 가루 낸 다음 꿀에 개어 하루 2번씩 바른다. 가뢰는 벌레를 죽이고 독을 없애며 옹저, 악창 등을 삭이는 작용을 한다.
10)오갈피나무껍질(오가피): 잘게 썰어서 물을 넣고 달여 찌꺼기를 버리고 약 30분 동안 다시 달여서 옴이 생긴 곳에 하루 2-3번 바른다. 또한 오갈피나무껍질을 물에 2일 동안 담그어 우려서 그 물로 씻어도 된다. 소염작용이 있으므로 곪는 것을 막으며 가려움을 멈춘다.
11)너삼(고삼), 꿀(봉밀): 너삼뿌리를 깨끗이 씻어 달여서 그 물로 옴이 생긴 곳을 자주 씻거나 햇볕에 말려 보드랍게 가루낸 다음 꿀에 개어 하루에 1-2번 바른다. 너삼뿌리에 들어 있는 옥시마트린은 균억누름작용이 세므로 옴을 일으키는 균들의 활동을 억제하며 피부염증을 일으키는 균들을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