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민님의 "장경리 노을" 얘기에 장경리를 소개해 봅니다
<<장경리 바닷가>>
지도로만 바라보면 푸른 바다위에 무심코 던져진 낯선 대지의 조각들.
수세기에 걸친 억센 풍파의 흔적 때문일까. 아니면 신이 가꾼 혹독한 작업 때문일까.
자연이 일군 그 혼돈속 가치가 푸른 바다 한 가운데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듯하다.
쉼없이 대지를 달구는 뜨거운 태양, 수평선을 향해 일렬로 늘어선 기인한 노송들,
바다에 호흡을 주입하는 넓다란 갯벌 등은 서해가 안고 있는 낭만어린 작품들이다.
서해 끝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위치한 영흥도는
이처럼 천혜의 자원을 떠안고 소리없이 도시민을 받아들이는 조용한 섬이다.
상주인구 4000여명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언제부턴가 소리 소문없이 뭍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흥도는 바다를 3번 가로질러야 갈수 있을 만큼
서쪽 깊숙히 들어 앉은 섬. 그러나 방조제와 다리 등으로 섬들이 연결돼 있어
시간적 제약은 다소 덜한 편이다.
특히 영흥도와 외부를 잇는 유일한 소통로인 영흥대교는
지난 2001년 준공된 사장교로,
영흥도 남단에 위치한 화력 발전소가 자리 잡으면서 섬 개발 차원에서 건립됐다.
수십개의 케이블이 길이 1250m의 다리를 단 2개의 교각만으로 지탱하고 있어,
마치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흥대교를 건너면 다리 바로 아래에 진두 선착장이 있다.
다리가 놓이기 전 육지와 유일하게 소통하던 곳으로 항시 붐볐었지만
지금은 고기잡이 배들만이 오간다.
그러나 선착장 한편에는 굴, 소라, 해삼과 같은 어물을 진열해 놓고
흥정을 벌이는 아낙들의 모습이 보이고 우럭, 광어 등
각종 회를 맛볼수 있는 포장마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또 이곳에는 다양한 바다낚시 단체(영흥도 낚시협회 032-886-5515)들이 몰려있어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도구에서부터 출조까지 모든 것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영흥대교를 완전히 건너 섬을 가로지르면 만나는 곳이 장경리 해수욕장.
총 1.5㎞ 길이에 말굽모양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모래사장 바로 뒤에는
100년 넘은 소나무들이 1만여평 자리에 넓게 분포해 있다.
특히 조수 간만에 차가 커 물이 빠지는 오전중에는
엄청난 규모의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인근 상점에서 장화와 양동이를 빌린 후 바지를 접고 갯벌로 들어서면
모래속에 숨어있는 소라, 게 등 다양한 해산물이 고개를 내민다.
이밖에 머드팩축제, 맨손으로 고기잡기 등의 행사가 여름철마다 열린다.
장경리 해수욕장 바로 뒷편에는 ‘
화가의 마을'(032-882-3006), ‘해오름 빌리지'(032-886-3381) 등
이색적인 이름을 내걸고 손님맞이를 준비한 펜션들이 즐비히 서 있다.
장경리 해수욕장이 근래들어 개발된 탓에
대부분의 펜션들은 깨끗하고 깔끔한 편이다.
또 해수욕장과 불과 10분 거리에 밀집해 있어
밤늦게까지 바다 풍경을 감상하고 돌아오기 알맞다.
주중동안 펜션들은 한산하지만 주말은 물밀듯이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새통.
반드시 이 곳을 찾기전에 예약하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펜션에서 직접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서해에서 갓 끌어올린 생선회와 반주로
바다 향기에 흠뻑 취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장경리 해수욕장 바로 뒤, 서해 수평선을 끼고 위치한
바다횟집 ‘해국'(032-885-5505)은 풍성한 양으로
인심좋은 해변마을의 넉넉함을 느끼게 한다.
모듬 생선회 한 접시(4만5000원)면 2명이서 충분히 먹을 양이다.
바다를 보았다면 섬 한가운데 우뚝솟은 국사봉에 올라보자.
외리 고개 너머 서남쪽에 위치한 국사봉은 해발 250m의 영흥도 내 최고봉.
고려말 공민왕이 이성계에 몰락 당한 후 고려 왕족들이 이 곳 영흥으로 피난,
이 산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생각했다하여 국사봉(國思峰)이란 이름이 붙었다.
섬인만큼 정상에 오르면 주위는 온통 푸른물결이 넘실댄다.
오른편으로는 인천 송도 신도시 예정지와 안산 시화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완만한 경사로 오르는 만큼 그다지 힘들지 않다.
소요시간은 정상까지 넉넉잡아 1시간 내외.
영흥도로 오기 위해서는 되도록 한산한 시간대를 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에는 단조로운 진입로 때문에 영흥대교를 넘어 선재도까지
긴 차량행렬이 물고 늘어진다.
새벽에 출발하고 일찌감치 떠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영흥도로 가는 방법은 2가지다.
인천방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월곳 IC에서 빠져나와
안산 시화방조제를 건너 303지방도를 타고
대부도,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로 들어가면 된다.
또 다른 하나는 당진·안산 방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비봉IC를 나와 306지방도를 타고
대부도,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신선한 바닷 바람과 안락한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시화방조제를 거쳐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과 안산시 대부동을 잇는 시회방조제는
총 11.2㎞의 거대한 바다옹벽.
방조제 위에서는 젊은이들이 시원한 바다 바람을 가르며
인라인 스케이트와 자전거를 타고 있고,
방조제 중간쯤에 위치한 선착장에서는
바다낚시를 하려는 낚시꾼들이 자신이 탈 배를 기다리고 있다.
주위로 시야가 트여 차량운전에 방해가 되는 만큼
방조제 위해선 항상 조심운전을 해야 한다.
* 자가용 이용시
1.서해안고속도로->비봉나들목->바로만나는 도로에서 우회전
->남양->서신->대부도->방아머리선착장방향->왼쪽으로 영흥도진입도로
->선재대교->선재도->영흥대교->영흥도->발전소방향으로 직진->장경리해수욕장
2.제2경인고속도로 ->월곳나들목->안산방면으로 좌회전
->시화공단방향->4km 정도 직진->시화방조제(12km)->대부도
->영흥도진입도로->선재대교->선재도->영흥대교->영흥도->장경리
위 사진은 영흥도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제가 가 본 경험으로는 바닷가라고 해도 고운 모래가 절대 아니고
굵은 왕모래? 자잔한 돌밭(?)이라 생각하네요
조개를 캐는 경험은 무척 재밌게 할 수 있구요...
잡은 조개로 조개구이맛도 즉석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일 멋진 것은 역시 서해바다의 일몰 광경인데
일몰 그 장면은 바다 끝 수평선으로
해가 꼴딱 넘어가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답니다
이제 여름의 끝자락에 서서 바다가 멀리 느껴지겠지만
서해의 일몰을 보시려면 한 번 찾아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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