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진정한 용기를 내시길!

[섬돌]

승마체험장 5천평, 캠핑장 2만평. 총 2만 5천평이면 그 일대가 모두 파헤쳐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과천시 다운타운 전체가 16만평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16만평 중 2만 5천평. 타 도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광활한 지역이, 훼손됩니다. 이유가 어찌됐든, 그 동안 우리 시민들이 손대지 않고 후손들에게 남겨놓기로 한 자연녹지(도시공원지역이죠?)입니다. 그것을 어떡하든 활용하겠다는 발상입니다. 그것도 수익성이나 고용창출, 모두 보장 못합니다. 그렇다면 승마장과 캠핑장 계속 운영자금은 어떻게 하시려는 겁니다. 말을 사육하고, 관리하고, 승마장 관리하는 계속 비용은? 캠핑카를 관리하고, 수리하는 계속 비용은? 언뜻 보기에는, 이미 있는 시유지에 국비니 도비니, 얻어다가 우리돈 얼마들이지 않고 하는 것 같아보이지요? 천만에 말씀입니다. 4대강 사업 보세요. 22조라는 돈이 천문학적으로 보였지만, 그 이후로 계속 들어가는 비용은 '천문학 + 자자손손 부담'입니다. 일년에 모래만 퍼내는 데 들어가는 돈이 8천억, 주변 수리비 하면, 1년에 거의 1조가 이미 끝난 사업의 계속 비용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영원한 먹거리가 4대강 사업임이 드러났습니다.

많은 자치단체들이 이와 같은 전시성, 업적성 사업을 한 후에, 뒷감당 못하고 힘들어하는 것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시작은 창대하되 중간도 끝도 안개속인, 우리 도시의 암덩이를 하나 만들자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고민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경마장 수익으로 절반쯤 충당되는 과천시 예산, 향후에도 계속 국세와 경기도 쪽으로 더 많이 나갈 것입니다. 과천시 예산은 필히 작아지게 돼 있습니다. 갈수록 시민들의 세금 부담은 늘어나게 돼 있습니다. 국가나 도에서 법령을 바꾸어 계속 경마세의 배분 비율을 과천시에 불리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기로 이 흐름은 이전에도 계속 돼 왔고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그런데,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승마장, 캠핑장을 만든다는 명분이라면, 유지원생의 계산이겠죠. 이제는 차마, 그런 말은 목청 높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용창출, 수익성 확보 등의 노래가 힘을 얻지 못해서 스스로도 맥이 풀리면서도, 이제는 해야한다, 는 소락대기만 질러대는, 기묘한 사업입니다. 지역신문과 관변단체들을 동원해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밀어부치는 후안무치한 일들이 과천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안타깝지만, 그저 잘 되겠거니, 과천의 시민들이 이런 이상한 사업을 받아들일 정도는 아니거니,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잘 발행하지도 않던 지역신문들이 발행되고, 기사의 핵심은 죄다 승마장 찬성, 시장님 칭송, 이런 거였습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저는 과천의 한 시민으로서 깊은 모멸감에 치를 떱니다. 아주 뻔한 시나리오, 30년 전 관제 데모의 낡은 신문을 보는 듯한 허무함, 김정은의 동네에서나 보일 듯한 삭막하고 치졸하면서도 우스운 어릿광대의 고함소리를 듣는 듯합니다. 왜 이렇게 되어야 하는지요? 설사 그 사업이 객관적으로 훌륭하고 과천의 미래를 위해 참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 하더라도 이런 치졸한 작태는 삼가하는 게 과천시민에 대한 예의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반드시 그 반대되는 측면은 있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좋은 일은 말 못하는 소수에 대한 배려도 생각할 만큼 넉넉해지게 마련입니다. 시장의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협박하는 듯한 강퍅한 언어를 드러내는 것은 결국 자신이 소수이고 약한 자아임을 표현하는 것임을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천의 시민을 상대로 단체의 이름을 빌어 협박성 발언을 해야 할 만큼 그렇게 급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 숨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지켜보겠습니다. 이 사업을 발상해 낼 때는 용기가 필요 없었을지 모르지만, 시장님은 지금이야말로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만 두고 돌아설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안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 글을 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에 올려주시는 것이 어떨지요.
http://www.gccity.go.kr/mayor/board/minwon.do?mCode=D010000000&cfgIdx=8
에 글을 남기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