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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2008 베이징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 경기에서 박경모 선수가 한 발 한 발 시위를 당겼다 놓을 때마다 어머니 김순례(사진 맨 왼쪽)씨를 비롯한 마을 주민과 친지들은 있는 힘껏 박수를 치며 박 선수를 응원했다.
| 남자 양궁 국가대표 박경모(33, 인천게양구청) 선수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양궁 남자단체전에서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원면 칠방리가 고향인 박 선수는 11일 저녁 6시25분 베이징 올림픽 그린양궁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에서 이탈리아 대표 팀을 맞아 이창환(26, 두산중공업), 임동현(22·한국체대) 선수와 호흡을 맞추며 227대225, 2점 차의 짜릿한 우승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경기 내용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우리 대표 팀은 전반 1엔드에서만 다섯 번 연속 '텐(10점)'을 꽂으며 일찌감치 상대의 기를 눌렀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이탈리아 팀의 반전이 거세지며 마지막 세 발을 남겨 놓은 시점에서 양 팀은 199점으로 동률을 이뤘다. 한 발 한 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었다. 행운의 여신이 미소 지은 쪽은 백전노장 박경모 선수가 이끄는 우리 대표 팀이었다. 이탈리아 팀의 마지막 주자 네스폴리 마우로 선수가 쏜 마지막 화살이 7점에 꽂혔다. 임동현 선수는 9점, 이창환 선수는 10점. 숱한 고개를 넘어온 박 선수 역시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9점, 금빛 과녁을 때렸다. 227대225, 박 경모 선수는 올림픽 남자양궁 3연패 대기록의 마지막 장을 쓴 주인공이 됐다.
마지막 화살이 금빛 과녁에 꽂히며 경기가 끝난 바로 그 순간 이원면 칠방리 박경모 선수 집에 모여 마음 졸이며 응원했던 가족과 친지, 마을 주민 수십 명은 환호성을 질렀다. 어머니 김순례(62)씨는 "우리 아들 장하다. 대한민국 아들 장하다"며 연신 아들 이름을 불렀고 함께 있던 주민 곽명옥(59)씨는 "아이고, 경모가 우리나라 충청북도를 빛냈네. 칠방리를 빛냈네. 잔치를 해야겠다"며 싱글벙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축하와 환호가 넘치는 이 기쁜 날에 박 선수 가족들은 마음 한 구석이 짠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보다도 아들의 금메달 소식을 기다린 아버지 박하용씨가 지난 6월 지병으로 별세했기 때문이다. 동생 희숙(31)씨는 "아버지가 안 계셔서 시합 기다리는 동안 집안 분위기가 조금 우울했었다"며 "하지만, 오빠가 금메달을 딴 지금은 다 잊고 좋다"고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희숙씨는 "오빠가 아빠와의 마지막 약속을 꼭 지켜주리라 믿는다"고도 했다.
박 선수가 아버지와 한 마지막 약속은 무엇일까? 눈물을 글썽이며 어머니 김순례씨가 말을 이었다. "엄마, 아빠 소원이 우리 경모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 가지고 오는 거에요. 그동안 이상하게 올림픽에서만 운이 없어서... 개인전 금메달 따고 이제 장가도 가고 남들 사는 것처럼 평범하게 사는 거 그게 소원이에요. 경모 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보고 계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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