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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산ᆢ몇번이고 가려다 뒤로밀리고 늘 마음먹고 가려해도
쉽게 다가서지 않으며 나를 애닳게 했던 산
괜히 이름 때문에 그랬나?
아니다.. 백둔리 에서 시작하는 코스에서 소망능선을 지나면
무인산장이 있어 그곳에서 꼭한번 야영을 하고 싶었다.
또하나의 이유는 작년에 명지산과 연인산을 종주하려다
명지산만 산행하고 못끝낸 숙제가 또하나의 집착일 것이다.
그때 귀목고개를 들머리로 명지3봉을 경유해 명지 정상과
아재비 고개를 경유하여 연인산까지 마무리 하고자 했었다.
ㅎ 그러나 그 코스는 우리에겐 길기도 길고
너무 힘든 코스였다.
당일 코스였는데 경험이없어 조금은 여유롭게
산행을 진행하다보니 시간도 촉박했다.
눈앞의 연인산을 두고 하산해야 했으니
아쉬움이 더한 산으로 기억되었으리라.
그산을 드디어 오늘 마무리하러 출발한다.
혼자서라도 가보기로 마음먹었었는데
고맙게도 일산의 정신이 형님과 현규와
지현이가 동행 하기로 했다.
서로 지역이 달라서 정신이 형님은 따로 출발해
산행 들머리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코스는 마일리코스로 마일리 입구에서
우정능선을 타고 정상까지 가는 코스다.
하산은 정상에서 대피소를지나 연인능선으로
우정고개를 거쳐 원점 회귀 하기로 했다.
거리는 6키로에 시간은 3시간 정도로 길지않은 편이다.
야영은 무인산장 대신에 우정능선 입구에있는
화전민터의 잣나무 숲을 비박 야영지로 정했다.
출발 시간은 지현이가 오후 4시에 퇴근하는 관계로
조금 늦은 출발이다.
마일리에 거의 도착할무렵 정신 형님이 전화해서
주차할곳을 알려주시고 천천히 먼저 올라가고 계신다고 한다.
30분간격의 시차를두고 빠르게 연인의 품으로 파고든다.
날씨는 3월초답게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오후 6시의 공기는
차갑게 바뀌어가고 어둠이 우리 등뒤를 바짝 뒤쫒는다.
하산하는 산객 한두팀을 뒤로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니
송신탑이있는 우정능선 갈림길이 눈에 들어온다.
흐릿하니 서있는 사람의 형체를 보고 정신이 형님 하고
크게 부르니 오서 오라고 답하신다.
반갑게 인사나누고 오늘의 야영지가 있는 잣나무 숲으로 향한다.
그런데 여기는 완전히 한겨울이다.
해가드는 능선쪽은 금새라도 초록이 물들것처럼 봄의 햇살
안에 있는데 이쪽은 눈이 발목까지 빠지는 한겨울 그대로다.
갑자기 겨울나라로 들어섰다.
비박지 또한 흰눈으로 덮여있어 눈이 없는 지역을 찾아
겨우 자리를 잡았다.
금새 기온은 영하 5도 정도로 떨어지며 칼바람을 날린다.
그때 정신이 형님이 수출용 비닐이라고 하시며 꺼낸것이 있는데
일반 비닐의 형태가 아니라 정사각형 텐트 형태의 비닐이었다.
이비닐이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는 야외에서 1시간도 못버티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을것이다.
4~5명 정도는 안에서 취사를 해결할수 있을정도의 공간을
만들어주어 차가운 밤을 아늑하게 보낼수 있었다.
이러한 준비는 바로 오래된 경험에서 오는것으로
오늘도 형님께 한수 배웠다.
부식 또한 정신이 형님이 소고기하고 아침 해장 재료까지 준비
하신다고 하셔서 우리는 물과 쌀 그리고 기본적인것만 준비했다.
소고기는 한우 등심으로 2근반이나 준비하셨다.
감동의 눈물이 앞을 가린다.
서둘러 고기를 굽고 한점씩 입에 넣으니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따듯해진다.
술잔을 가득 채우고 이시간을 기념하며 건배~
쉴틈없는 젓가락질에 사라지는 고기를보며
뒤집고 자르고 굽기 바쁘다.
술도 술술 금새 바닥을 보여간다.
그래도 내일 아침에 해장할 술 한병은
남겨 놓는 여유를 가져본다.
지현이가 가져온 머릿고기도 너무나 맛있다.
다음부터 산행할때 꼭 챙겨오라고 압력을 넣고
아삭거리는 순무 김치를 먹으며ᆢ 이것도 추가라고 말한다.
약간의 모자란 술을 뒤로하고 깊은 겨울잠을 청해본다.
새벽의 뒤척거림으로 몇번을 기상했는지 모르겠다.
어수선한 꿈은 왜이리 많이 찾아오는지 원ᆢ
에구 이제 나도 늙나보다.
그렇게 어지러운 아침이 찾아오고 정신형님의 부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아직 난 살아있어.. 오늘 또 멋지게 태양을 맞아보자구'ᆢ라고
생각하며 일어났지만 몸의 움직임은 굼뱅이다.ㅠㅠ
잠자리를 정리하고 아침 준비에 들어간다.
오늘의 아침 메뉴는 정신 형님이 준비해주시는 해장 김치죽? 이다.
먼저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고 밥을 넣는다.
그리고 김치를 투하하고 죽을 만든다.
간은 새우젖으로 시원하게ᆢ
마지막으로 콩나물을 집어넣어 적당히 순을 죽인다.
이제 맛있게 먹으면 끝~
다시 침이 고인다.
다음에 꼭 내가 해봐야지~
양념까지 모든걸 철저히 준비해 가지고 오신 정신 형님께
다시한번 감탄~
해장술과 함께 맛있는 아침을 먹고 야영장을 정리하고 출발한다.
아랫배의 신호와 함께.ㅠㅠ
우정능선 입구에서 조금 오르다가 정신형님이 몸이 불편하시다고
먼저 하산 하신단다.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산행이라
조금 무리가 오셨나보다.
끝까지 함께 못해 미안하시다는 말씀을 하시며
하산 코스까지 상세히 말씀해 주신다.
정상 밑에 대피소가 있으니 그쪽에서 용추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다
임도가 나오면 마일리 방향으로 오면 된다신다.
용추계곡으로 끝까지 따라가면 안된다는 당부의 말씀을 새기며
감사의 인사를 뒤로하고 우정능선으로 길을 재촉한다.
길은 질척거린 흔적이 역력하지만 아직 얼어있어
그래도 좀 괜찮다.
한낮은 완전 진흙 투성이가 될것이다.
눈길과 얼음이 곳곳에 남아있고 낙옆에 덮혀 보이지않는
미끄러운 진흙길은 산행을 두배로 힘들게한다.
지속적인 오르막은 아직 덜풀린 몸을 끌어당기며 힘들게한다.
우정봉에 다가서는길은 경사도 심하고 좁은길에 미끄럽고
구불거려 추락의 위험에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우정봉을 지나면 크게 어려운 구간은 없지만 따듯해지는 날씨탓에
길이 질척거려 산행이 조심스럽다.
물이 줄줄 흐르는 가파른 경사를 4백미터 정도 오르니
탁트인 정상이 우리를 맞는다.
북동쪽으로 명지산과 연인산 주변의 우정봉과 매봉 칼봉이
눈앞에 잡힐듯 손에 들어온다.
시원한 조망이 흘린 땀의 보상을 한다.
주변 산의 절반은 아직도 흰눈에 쌓여 태양빛을 기다린다.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 지는곳' 의 정상석 문구가 연인산 답다.
간단한 행동식으로 허기를 달랜후 인증샷을 찍고
여유롭게 하산길에 들어선다.
정신형님이 말씀하신 대피소를지나 계곡을따라
차분히 내려가니 물소리가 점점 요란하다.
이쯤에서 땀좀식히자.
계곡의 얼음을 깨고 자리를잡아 본다.
손이 얼얼할 정도의 차가운 물로 세수를하고
머리에 물을 적시니 청량감이 몰려온다.
하~시원하다.
다시 길을 재촉하고 땀이날쯤 MTB 가 다니는
눈덮인 임도가 나타났다.
자연스럽게 우측으로 길을잡고 한참을 가니 길이없다.
이런 대략난감 ^^:;
길을 지나쳤나? 생각하고 잣나무 숲으로 들어가본다.
한참 눈길을 걸으니 희미한 발자국 하나가 눈에띈다.
그러나 그길도 등산로가 아닌듯하다.
다시 갈림길 초입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좀더 용추계곡쪽으로 내려가보자.
임도 갈림길에서 용추계곡 쪽으로 2백미터 정도가니
이정표가 있다.
살펴보니 용추계곡 하산길은 12키로나 된다.
자세히 보니 마일리 하산길은 우리가 갔던 방향이 맞다.
갈림길에서 본 다른 등산객들이 있었는데
그쪽을 따라가보기로한다.
그팀도 마일리코스로 하산할터...
빠른 걸음으로 뒤쫒았는데 보이지 않는다.
금새 어디론가 사라졌다.
보이지않는 등산로가 있는건가?
일단 아까 길이 끊어진곳에서 본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보이는 능선으로 오르기로한다.
아마도 우리가 산행했던 우정능선을 만날것이다.
이제부턴 눈덮인 산속의 심설산행이다.
발목은 기본이고 무릎까지도 푹푹 빠진다.
조금 가다보니 발자국이 보이고 사람들이 목소리가 들린다.
눈을 가늘게뜨고 산속을 살피니 한참앞에
아까보았던 산행팀의 꼬리가 보인다.
이제 잡았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문제는 한시간 정도 능선까지 눈덮인 경사면을 걸어야한다.
허벅지와 장딴지가 딱딱하게 근육통을 일으킨다.
그래도 쉬지않고 힘차게 눈을 밟고 일어난다.
아까 갈림길에서 3.1키로 남았다고 했으니 능선만 오르면 쉬이
갈수 있을거야라고 마음을 달래며 현규와 지현이를 격려한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를 씨름하며 오르니 능선에 다다른다.
시끌벅적한 산객들의 목소리가 반갑기 그지없다.
도착한곳은 우정봉 바로 밑에있는 헬기장이다.
(검정색 선이 우리가 치고 올라온 경사면이다.)
이정표를 보니 ᆢ아~이런젠장ㅠㅠ
아까 3.1키로 남았었는데 여기서 3.3키로 남았단다.
한시간 반을 헤매고 올라왔는데 거리는 더늘었다.
에고에고 ᆢ허탈하다.
그래도 안전사고없이 등산로를 찾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뒤쫒아오는 현규와 지현이를 기다린다.
지현이가 숨을 헐떡이며 세컨드스텝 산행은
어떻게든 쉽지않단다. ㅋ
힘들었을텐데 잘따라와준 지현이가 대견스럽다.
행동식도 바닥나고 물도 없다.
사탕만한 초코렛 하나씩과 견과한봉지를 나눠먹고
잠시 숨을 돌린다.
무엇인가 부족함은 간절하게 하고 자신을 노력하게 한다.
실력이 부족하면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만족할만한
결과가 있을것이다.
부족한 물과 배고픔은 시원한 맥주 한모금과 바삭한 치킨 한조각의
간절함으로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며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내려가는 길은 따듯한 기온으로 땅이녹아 여간 미끄러운게 아니다.
그래도 눈앞의 맥주와 치킨을 생각하며 빠른걸음을 옮긴다.
한시간 반정도를 걸으니 드디어 민가가 보이고 주차장에 다다른다.
수고했다는 인사와함께 마일리 마을을 벗어나 현리시내로 나온다
현규가 가족 모임이있어 성남에서 뒷풀이를 하지못한다고
차라리 여기서 하잔다.
오케이 치맥으로 결정하고 치킨집을 찾는다.
네네치킨집에 들어가니 배달만 한단다.
뭐 그럴수도있지ᆢ
조금더 두리번 거리니 페리카나가 보인다.
들어가니 여기도 배달만 한단다.
엥~이지역 치킨집은 다 배달만 한단 말인가?
다시 큰길을따라 시내를 빠져나갈즘
피자와 치킨을 파는 가게가보인다.
여기는 다행히 안에서 먹을수있단다
사장님이 방금 문을 열어서 좀만 기다리라신다.
후라이드와 양념 한마리씩 그리고 피자한판을 주문한후
사장님이 바쁜관계로 직접 생맥주 세잔을 따른고 서빙을한다.
잠시후 먼저 치킨이 나오고 사장님은 우리만 남기고
배달이 밀렸다며 휭~사라지셨다.
다녀오시더니 피자가 다됐다며 내오신다.
그리고 또 휭 사라지셨다.
치킨 폭풍 흡입중 다시 피자한조각씩 맛을본다.
와~맛있다. ㅋ
정신없이 배를 불리고나니 행복감이 밀려온다.
부족함도 있었지만 많은걸 배웠던 산행이었다.
새로운 상황에서의 극복도 힘들었지만 세컨드스텝이
성장하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종합 선물세트처럼 해빙기의 진흙길과 다양한 계절의 환경을 보여준
연인산은 무인산장에서의 하룻밤을위해 또다시 마음속에 키핑해놓는다.
지명유래
명지산의 "귀목고개"는 귀목봉으로 가는길로 귀신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고 실제로 목격담도 많아 mbc 이야기 속으로
프로그램에도 나왔던 곳이다.
그곳을 지날때면 다리가없는 여인이 여보세요~같이가요~
이리와요~하며 부르고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실제로 귀신을 보고 목소리를 들은 목격담이 많다.
기자 두명이 사실 확인차 갔다가 혼비백산해서
도망쳐 나오기도 했단다.
그때 우리가 산행할때도 음산한 기운과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그냥 돌이 구르고 뭔가 어수선했었다.
때는 6.25때 피난민들이 그 고개를 넘어서 내려가는 도중
폭탄이 떨어져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군들은 남아있는 여인들을 자기들이 가지고 다니는
줄로 목을매 전부 죽여버렸단다.
이야기속으로 에서는 직접 시체를 발견하신 분의 인터뷰가 나온다.
하시는 말이 목을메 사람을 죽였는데 전부 다 여자... 였다고..
이것은 전부 실화 귀신이야기 이며 아마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는 그 폭탄을 맞고 죽은 사람들의 원혼이 아닐까?
아재비고개
연인산 명지산을 이어주는 아재비고개의 지명유래에는
다음과 같은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계속되는 가뭄과 가난으로 굶주린 임산부가 친정으로
몸을 풀러 가던 도중 고개 중턱에서 출산을 하게 되었다.
출산후 자신의 옆에서 발견한 물고기(혹은 암탉, 돼지 등)를
잡아먹고 정신을 잃었는데, 정신이 든 후 물고기가 아닌 자신의
아기를 잡아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미쳤고 이에 사람들은
'아기를 잡아먹은 고개'라는 뜻에서 아재비고개라 부른다고 한다.
『조선지지자료』
첫댓글 무인산장은 아직 못가신 거네요. 다음번 무인산장 가게 될때는 꼭 함께해요 ㅎㅎ
그려 함께하자고^^*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디테일한 후기에요~ 그때의 느낌들이 다시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목에 메입니다.ㅋㅋㅋㅋㅋ 치맥피자또 먹고시퍼요~~~~~~~~~~~
저도 무인산장 갈때는 같이 가요~~~~~~~~~~~~~~~~~~~~
ㅎ 그려 연인산 인기 좋아~
무인산장 함께 하고파요~ 후기 너무 좋네요 형님^^
땡큐~ ㅎ 무인산장이 만원이겠네 ㅋ
귀목고개와 아재비고개 이야기는 오싹오싹ㅠ ㅠ
수고많으셨어요!! 담에 저두 함께 하고싶습니다
무인산장~!!
ㅇ 무인산장에도 무서운 전설이ᆢㅋ
헐 무인산장도 무서운 전설이 있었네요
@이원표 으악 ㅋㅋㅋㅋㅋㅋ
선배님 후기를 보니 저도 연인산 꼭 가보고 싶습니다~~^^
ㅎ 연인 데리구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