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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서는 풍사(風邪)가 혈맥에 침범했다고 표현하였는데 아직은 정기가 충분히 있는 상태에서 정기가 깜짝놀라 풍사를 끌어들이면서 안면근육마비가 온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안면근육은 위(胃)의 경락과 소장(小腸)의 경락이 지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위, 소장의 경락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 원인
한의학에서는 얼굴부위에 분포된 경락에 풍한의 사기가 침범하여 혈맥의 순환장애를 초래하여 경근의 자양이 실조되어 발병된다고 하였습니다.
한의학적 의미로는 중풍과 같은 범주에 속하지만 정도의 차이에 따라 풍한의 기운이 장부에까지는 이르지 않고 혈맥에만 머물러 있어서 비교적 가벼운 마비증상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풍한이라는 것은 찬 기운과 바람이라는 뜻인데 실례로 하절기에 선풍기를 장시간 직풍을 받는다든지 여행 중에 차창을 열고 잠을 잔다거나 혹은 목침이나 다듬이돌, 바위나 돌을 베고 잘 때와 특히 음주 후에 습하고 냉한 곳에서 잠을 잔 후 흔히 구안와사가 발병됨을 볼 수 있습니다.
계절적 원인 외에 과로와 스트레스를 비롯, 신경이 쇠약하거나 급격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 등 그 원인이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인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병의 원인에 따라 실증과 허증으로 나눕니다.
실증의 경우엔 갑자기 충격을 받았다든지해서 얼굴에 일어나는 마비로 일반적으로 증상이 심하고 얼굴에 통증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허증은 몸과 마음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과로가 겹쳐 생기는 것인 데 초기에는 귀 뒤쪽에 통증이 오면서 입이 돌아가고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증의 경우 갑작스럽게 찾아들지만 허증은 안면에 뻐근한 느낌이 들거나 씰룩씰룩거리는 미세한 경련 등 전조증상이 따릅니다.
■ 증상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전체가 마비됩니다. 따라서 마비가 되지 않는 정상인 쪽으로 입이 당겨 돌아가며, 마비된 쪽의 이마에 주름살도 잡히지 않고 눈도 제대로 감을 수 없습니다. 입이 한편으로 돌아가서 말이 잘 안나오고 음식물이 새며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따갑고 눈물이 흐르고, 마비된 쪽의 귀가 예민하게 되어 날카로운 소리에 통증을 느끼며, 심하면 혀의 미각세포도 마비되어 맛을 못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화를 내거나 웃을 때는 얼굴이 더욱 틀어져 흉하게 일그러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구안와사가 오기전에는 몸이 나른하고 감기몸살이 오려는 것처럼 뒷목쪽 혹은 귀 아래부분이 뻣뻣해지기도 하며 두통과 어지러움을 시작으로 속이 언짢아 헛구역질이 나고 토할 듯한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 한방치료
대부분의 구안와사 증상은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이루어지면 특별한 후유증없이 치료가 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의 후유증을 남기게 됩니다.
병의 경과는 개인차가 있지만 초기에 약간 증상의 진행을 보이다가 2~3주 정도에 뚜렷한 회복을 보입니다. 이러한 기간을 지나서 4~6주 후에도 회복이 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기게 되므로 초기의 치료가 중요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혈맥에서 풍사(風邪)를 몰아내고 관련된 경락, 장부의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근육마비를 풀어낸다는 차원에서 치료방법을 찾는데,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침 치료를 통해서 경락에 있는 풍한의 사기를 몰아내고 정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조절합니다. 또한 물리요법과 더불어 기의 흐름을 순조롭게 하고 혈액의 순환을 촉진시키는 한약을 복용하며, 마비된 부위의 경혈을 맛사지 하면 회복하게 됩니다.
■ 예방법
새벽 찬바람을 피하고 특히 과음한 상태에서의 찬바람을 조심해야 합니다. 설령 여름일지라도 찬 공기를 너무 많이 쐬는 건 좋지 않습니다. 당시엔 별탈 없이 지나갈지라도 찬 바람이 부는 가을로 접어들면 병이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구
안와사는 치료 후 며칠 동안은 오히려 입이나 눈 등이 더 돌아갈 수도 있고 통증까 지도 생길 수 있으나 이것은 병이 낫는 과정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반응으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꾸준히 치료받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좋은 결과가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