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전·강동의 몽돌해변을 이야기하자면 먼저 밤 풍경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어촌 포구의 아득한 불빛과 함께 보석처럼 아름다운 까만 몽돌 구르는 소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신비감을 안겨주고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뿐만 아니라 울산의 일산이나 진하 등의 해수욕장이 모래 백사장인데 반해 강동과 주전 해안은 몽돌로 된 것이 특징이다. 물론 거제 등 다른 지역에 몽돌밭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 곳의 몽돌은 주민들이 ‘콩돌’이라 부르는 작고 앙증맞은 것에서부터 어른 주먹만한 몽돌 등이 해변을 장식하고 있어 맨발 산책 코스로도 적당하고 지압 효과도 높아 관광객 및 피서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전국적인 명성을 얻다 보니 몽돌 자갈을 불법 채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관계 기관과 관광자원인 몽돌을 지키기 위한 지역민들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관계기관에서는 몽돌 감시원까지 위촉, 특별 관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채취꾼들은 특히 파도가 심하게 친 다음날엔 완전 장비를 갖추고 바다 속의 몽돌까지 엄청난 양을 불법 반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봉고 차량까지 동원, 한번에 10여명의 인원이 투입돼 불법 반출을 시도하는 광경도 종종 목격된다.
강동·주전 몽돌이 수석 애호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이들에게 불법으로 판매되기도 하고 대리석 바닥재와 혼합하면 상품 가치가 더 높아진다는 상술 때문에 더욱 이런 불법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것.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몽돌 반출은 명백한 범죄 행위로 공유수면관리법 제21조에 의거, 불법 반출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하는 형사 처벌이 뒤따른다는 점믈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불법 반출자들에 대한 형사 처벌이 이뤄진 적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들은 잠시 접어 두도록 하자. 강동·주전바다는 몽돌 뿐 아니라 낭만과 추억을 간직하길 원하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제공한다. 북구 효문동에서 정자로 가서 주전으로 돌아오거나 동구 남목에서 정자로 가서 효문동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왔던 길을 되돌아오는 일은 별 재미가 없을 터이니까...
나선 김에 그냥 돌아오기 아쉬우면 청정 해안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들을 횟감으로 안주삼아 추억 한 잔 들이켜도 좋을 것이고 임금님 수랏상에 올랐다는 강동·주전 명물인 돌미역도 선물로 구입해보면 어떨까. 이밖에도 주변에 주전봉수대(시지정기념물 제13호), 어물동 마애여래좌상(시지정유형문화재 제6호)등의 문화재를 둘러 볼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한마디로 강동·주전 몽돌해변은 울산이 가진 가장 큰 재산중 하나다.
2. 울산의 바다는 현재 자연 친환경적 개발 붐이 한창이다. 오는 2010년까지 북구 강동동 일원 해안과 산악지역 180만평을 해양, 관광, 휴양이 조화된 복합 도시로 꾸며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강동권은 울산이 보유하고 있는 천혜의 해양관광 자원으로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여기에다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면 ‘울산은 고래의 도시’다. 물론 장생포 고래박물관이나 대왕암 등지에 고래 뼈로 조형물을 만들어 놓은 것들이 있지만 전체를 대표하는 도시 기념비(monument)로서는 그 상징성이 좀 약하다 싶다.
그래서 울산의 자랑인 동해 앞바다에 ‘고래문’을 세우면 어떨까? 바다 한가운데 양쪽으로 우뚝 선 고래 뼈(귀신고래) 형태의 문은 전망대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고 야간에는 레이저 쇼를 비롯 아름다운 조명을 설치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또 수면 아래는 두 고래 뼈 사이를 아쿠아리움으로 만들면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될 것이다.
부산하면 광안대교, 파리하면 에펠탑이 머리 속에 바로 떠오르듯이 말이다. 마침 이 달 말까지 울산시에서는 울산 시민을 상대로 울산 랜드 마크 소재를 공모한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 동북아 시대 산업 거점 도시’ 실현을 지향하고 110만 울산 시민의 구심체 역할을 할 수 있는 랜드 마크 선정은 후손들에게 자긍심을 살리고 울산을 국제적으로 찬사 받을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데 필요한 프로젝트임이 틀림없다.
바다는 우리에게 미래를 제시하는 꿈의 통로다. 강동·주전 몽돌자갈밭으로 시작된 소박한 자랑거리가 머지않은 시간, 세계가 주목하는 공간이 될 것이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