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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를 이용한 우리 고유의 음식 중 세계 어느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먹거리가 바로 순대다. 소시지와 생김새가 비슷해 ‘한국식 소시지’라 불리기도 한다. 옛날부터 순대는 소나 돼지의 창자 속에 찹쌀, 배추 등 여러재료를 넣어 삶거나 쪄 익힌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는 순대껍질로 돼지창자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순대는 지역별로 만드는 방법과 맛이 달라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 대장 대신 소장 사용, 부드러운 맛
◇충청도 병천순대=병천은 유관순 열사가 3·1독립만세운동을 벌인 곳으로 유명하다. 병천(竝川)의 우리말 이름은 ‘아우내’다.
이곳 아우내 장터에서는 병천장(5일장)이 지금도 열리고 있다. 옛날에는 장터 음식은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 맛있고 영양가가 높은 것이어야 했다. 시골장에 드나드는 대부분의 장사꾼들이 넉넉지 못한 사정이다보니 음식값은 저절로 그들의 주머니사정에 맞추어졌다.
병천순대는 이러한 장터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태어난 서민식품이다. 순대국밥은 소상인들과 빈농, 서민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져 오랜 전통과 더불어 전승·발전돼왔다. 요즘은 한끼 식사는 물론 술국으로도 인기가 높으며 미식가들이 손꼽는 기호식품이기도 하다
평안도 지역에서 순대껍질로 큰창자인 대장을 쓰는 데 비해 병천순대는 신선한 소장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돼지 창자부위 중 가장 가늘고 육질이 부드러운 소창을 사용하기 때문에 씹히는 질감이 부드럽기 그지없다. 순대 속에는 들깨, 배추, 찹쌀, 마늘, 파, 고추, 당면 등 15~20가지 양념이 들어간다.
천안시 병천면 아우내장터에 위치한 순대촌을 찾아가면 훈훈한 충청도 인심과 함께 담백하고 고소한 병천순대를 맛볼 수 있다.
# 함경도 실향민 손맛의 ‘아바이순대’
◇강원도 오징어·명태순대=흔히 순대 하면 소·돼지 등 가축의 내장 껍질을 써서 만든 것만 생각한다. 그러나 서양의 소시지가 천차만별이듯 순대의 종류도 속에 넣는 재료나 겉껍질의 종류에 따라 나름대로의 마니아들을 형성하며 우리의 별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북한 함경도 지역에서는 명태의 뱃속에 여러 가지 소를 채워 넣고 말린 ‘동태순대’가 유명하고 해산물이 많이 나는 강원지방의 경우 실향민 마을에서 아바이순대로도 불리는 오징어순대가 명성을 떨치고 있다. . 강원도에서 제대로 된 오징어순대와 명태순대의 참맛을 느끼려면 속초지역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중에서도 청호동 아바이 마을은 이들 순대의 본향으로 알려져 있다. 실향민 1세대들의 이산의 아픔이 간직돼 있는 청호동 아바이 마을에 도착하면 ‘청호동 아바이순대’ 골목이 나온다.
청호동에 정착한 함경도 실향민들이 돼지 창자를 쉽게 구할 수 없자 이곳에서 흔한 오징어에 찹쌀, 당면, 다진 오징어다리, 야채 등으로 소를 만들어 넣은 후 찜통에 쪄내 판 것이 ‘아바이(오징어)순대’다.
오징어순대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야채 또한 음식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무청, 당근, 양파, 깻잎 등은 기본으로 들어간다.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인 오징어순대는 겨자 초장에 찍어 먹으면 산뜻함이 배가된다.
명태를 절인 뒤 내장을 빼내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애고, 두부와 삶은 숙주, 배추 등을 섞어 다진 파, 마늘, 된장, 소금, 후춧가루로 속을 채운 ‘함경도식 명태순대’ 역시 이곳을 찾아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 장돌뱅이 입소문 타고 전국적 명성
◇경기도 백암순대=순대의 본향은 함경도지만 남한에서 원조를 찾는다면 용인 백암순대를 꼽을 수 있다. 백암순대는 안성 죽성(현재의 안성시 죽산면) 주민들이 돼지 내장에 숙주, 두부, 콩나물 등을 넣어 만들어 먹던 토속음식이었으나 죽성이 쇠락하면서 인근 고을인 백암면 백암5일장을 통해 그 전통을 이어왔다.
우시장에 지천으로 널린 돼지 내장을 사다 순대를 만들어 먹던 백암 주민들이 장돌뱅이와 우시장을 찾는 농민들에게 순대를 내다팔면서 상품이 됐고 장돌뱅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게 됐다.
백암순대는 선지와 당면, 우거지 등 몇가지 재료만으로 만들어 퍽퍽하고 질긴 일반 순대와 달리 15∼20가지의 야채가 들어가 부드럽고 영양가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왕소금으로 깨끗이 빨아낸 돼지 소장 속에 배추, 무청, 양배추, 찹쌀, 양파, 부추, 마늘 등을 다진 것에 돼지고기를 갈아 넣은 뒤 30∼40분가량 삶는데 정확한 배합비가 백암순대만의 노하우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양지나들목을 빠져 나와 충북 진천방향으로 잘 포장된 도로를 30여분 가다보면 용인시 백암면 백암리가 나온다. 이곳에는 56년째 이어오는 토종순대집이 모두 4곳이 있다. 그 중 가장 오래된 집이 중앙식당(031-333-7750)과 풍성식당(031-332-4604)으로 대를 이어 백암순대를 만들어 팔고 있다. 병천 순대촌의 ‘아우내순대’
천안 병천 순대촌에는 한결같은 손맛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을 사로잡는 ‘순대 여장군’이 있다.
순대집만 30여곳이 몰려있는 순대촌 입구에서 오른쪽 첫번째 집인 ‘아우내순대’ 박순자씨(47)가 주인공. 박씨는 “순대국밥 맛의 비결은 육수를 어떻게 끓여내느냐가 관건이지만 정성이 빠지면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음식을 만드는 자세를 강조한다.
이곳에서 순대를 만드는 데는 3일이 걸린다. 대량으로 순대를 만들 수도 있지만 양념이 제대로 안들어가기 때문에 항상 소량으로 준비해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첫 작업은 내장 씻어내기. 갓 들어온 돼지 내장을 물로 닦아낸 다음 밀가루를 이용, 속 뒤집힌 내장 벽을 ‘마사지’해주면서 비린내를 없앤다. 두번째는 내장에 들어가는 속거리를 마련하는 일. 들깨, 배추, 찹쌀, 마늘, 파, 당면 등 15가지 양념을 버무리고 다진다. 마지막으로 내장에 속거리를 실하게 채워 넣으면 고소한 병천순대가 된다.
박씨는 “순대는 여자들에게 좋은 음식이라고들 하는데 손님 중 남자가 80%를 차지한다”면서 “처음에는 호기심만으로 맛을 보는 외국인들도 일단 먹고나면 ‘원더풀’을 연발한다”고 말했다.
탤런트 최불암씨 등 유명인사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인근에 한나라당 중앙연수원이 있어 특히 정치인들의 발길이 잦다.
아우내순대는 뒷맛이 고소하고 담백하다는 게 특징이다. 돼지머리와 사골을 푹 삶아낸 진한 국물에 머리고기를 듬뿍 넣고 파와 다진 양념을 얹어낸 순대국밥은 식사는 물론 술국으로도 더할나위 없다. 순대국밥은 3,500원, 순대안주는 6,000원. (041)564-1242 순대의 영양학
순대는 소시지에 비해 여러 가지 육류와 채소가 골고루 혼합돼 있어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동·식물성 식품이 균형있게 배합된 영양식품이다.
식품성분표로 살펴본 순대의 영양성분은 100g당 열량 118kcal ▲단백질 1.4g ▲당질 14g ▲지방 5.8g ▲비타민 ● 0.09㎎ ▲● 0.13㎎ ▲칼슘 31㎎ ▲인 41㎎ ▲철분 3.6㎎ 등이다.
순대 1조각은 약 20kcal, 순대 1접시는 약 400kcal의 영양성분을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수치는 콩나물밥 한 그릇과 같은 열량으로 간단히 먹는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찹쌀, 당면 등 탄수화물을 넣은 순대는 식사대용으로 적합한 음식이다. 속재료로 알칼리성인 채소가 많이 들어갈수록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다. 저지방, 저칼로리이면서 비타민 A·C와 섬유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타민 B군이 들어있어 숙취해소, 간장보호 및 중금속 등 독성 해소에 좋다. 해독작용이 있어 공해에 맞설 수 있는 서민적 식품이라 할 수 있다.
또 철분함량이 높기 때문에 빈혈·어지러움증에 좋고 어린이나 여성, 특히 임산부에게 적합한 영양식품이다. 빈혈이 있는 사람은 순대나 선짓국을 먹고 난 후에 홍차나 녹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차에는 떫은 맛을 내는 타닌이 있어 철분과 결합할 경우 불용성인 타닌산 철을 만들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순대의 색을 결정짓는 선지는 섬유질과 비타민 C가 거의 없어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기기 쉽다. 순대에는 선지와 함께 우거지, 숙주, 배추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므로 음식궁합이 제격이라 할 수 있다.
순대는 지역에 따라 그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달라 제각기 독특한 맛을 자랑하고 있다. 병천순대를 포함한 일반적인 순대는 순대껍질로 신선한 소장(곱창)을 이용하고 평안도 ‘아바이순대’는 큰창자인 대장을, 강원도 ‘오징어순대’는 오징어를, 함경도 ‘동태순대’는 동태를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장과 대장은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고단백 식품으로 지방함량이 다소 높은 편이나 간, 콩팥 등 다른 부산물에 비해 콜레스테롤 함량은 낮다. 오징어는 성인병 예방과 항암효과가 있는 장수식품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으며 타우린과 셀레늄 등 각종 성인병에 효과가 있는 생리 기능성 성분들이 다량 함유돼 있다. 명태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소화에 좋아 비만환자나 노인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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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달에 한번은 천안가는데....가다보면 병천순대 즐비하게 많이 있더라구요....드셔는보셧는지요? 저는 먹어봤지욤! ㅎㅎㅎ 맛있더라구요....아고! 또 묵고싶다~ㅎㅎㅎ
가다보면 중앙연수원 있떠요~~ㅎㅎㅎ
함 먹으러 가야겠어요..!!전 여행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그럴 짬이 나질 않으네요,,,언제 시간함잡아 갔다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