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건 또 뭐란 말이오...오매오매..감동 + 눈물 = 눈물샘 고장이오.
똑같이 받은 약을..돌쇠에게 덜어주는 어영담..흐미...정말,,
뭐라 표현할수 없는 가슴 찡한 이 장면..말이 필요 없으요. 걍 느끼시구려.
그 약으로 기운이 좀 나는지 ..
어두운 밤 호롱불 아래서 침침한 눈으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지도 그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는 어영담을 도와 열심히 먹을 갈더니..
"설마..죽진 않갔지요? 살수 있갔지요,,.." <- 돌쇠 이눔아, 무슨 대답을 듣고 싶은거냐?
아이고..작가님..!!
'그려..돌쇠 이놈아 너 안죽을거야..그러니 염려말고 몸 간수나 잘해..'
이년 입에서는 이리 나왔을 것이오만..
"아니야..우린 다 죽을거야.
이 병사에 있는 병자들도, 아니 이군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다 죽게 되어
있어..누가 먼저고, 누가 나중이냐 그게 문제지.
세상에 한번 오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야. 그래서 그건 그리 중한 게 아니야.
오직 중한 것은 네가 지금 살아있다는 게야.
오늘 하루를 어찌하면 값지게 꾸려나갈까 그런 생각만 해..
그런 생각을 하는 자만이 값진 내일을 얻을수 있는 게야.."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만큼이나 인생의 지혜가 담겨져 있는 어영담의 현답..
그 말을 듣고 돌쇠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소.
그러나..그 뒤 돌쇠의 얼굴은 세상을 원망하던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표정은 밝아졌고,
살가운 두사람을 보며 어진이 "쉬엄쉬엄들 하세요."라 할만큼 쉬지 않고 어영담의 일을
돕더라오.
돌쇠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던 응어리가 풀렸는가 안심을 했었으나..
그 밤에 최선을 다한 삶을 살고 잠이 들었던 돌쇠는 햇빛 비치는 아침이 되었는데도
꼼짝 앉고 죽은듯이 누워 있더니..정신을 차리라 어영담이 소리치는 데도..
"용서 하시라요..부하가 되서..끝까지 소임을 완수하지 못했음매.."
힘겹게 지도 그리는 거를 끝까지 돕지 못하고 간다 용서를 빌며..그대로 어영담의
눈물속에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소.. 어..흑..
녹둔도의 야인들도, 왜적의 총칼도 돌쇠의 질긴 목숨을 어쩌지 못했으나
예기치 않은 불청객 역병은 그의 아까운 목숨을 허망하게 거두고야 말았구려.
녹둔도에서의 장군과 맺은 인연으로 전란이 터진 후 전라좌수영까지 오게 된 돌쇠..
백의종군하고 있는 장군에게 국을 떠다 드리고는 장군이 그 국을 마시자..너무 좋아
수줍게 웃음짓던 돌쇠를 이제는..저 세상으로 보내야만 하는 가 보오.
들것에 실려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는 돌쇠의 몸 위로 군관의 녹철릭을 벗어 덮어
주는 일수와 상남의 바램처럼..저 세상은 전쟁과 굶주림과 질병이 없을 것이니
환한 웃음으로 그 곳에서 맘 편히 지내시길..
장군을 상관으로 뫼신 지난 사년이
"무력해..어떻게 이렇게 무력할 수가 있단 말인가..
부하들을 배고픔과 질병 앞에 몰아놓고, 구경만 하고 있는 꼴이라니..
이런 나를 어찌 그들을 이끄는 최고 지휘관이라 할 수 있겠는가.."
천명가까이 죽어나가는 데도 속수무책일수 밖에 없는 무력감에 집무실 서탁위의 물건
들을 확..밀어버린 통제사 이순신..무력한 자신을 용서할수 없을 뿐 아니라..
부족한 병력을 채우기 위해..하삼도에 징집령을 내려야 하는 잔인함에 몸서리를 치시오.
그 깊은 슬픔..침통함은 글로는 도저히 표현 불가요..
빽빽이 곡물이 쌓인 창고 안에서 장부를 펼치는 입부 이순신.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깐깐한 예산맨이지만 애꿎은 곡물에 주먹을 휘두르는 그 또한
병든 부하들을 아끼는 통제영의 장수이거늘..
장군을 지키기 위해 진상품을 약재로 바꾸자는 장군의 의견에 반대는 했으나 쌓여진
군량미를 보고 얼마나 열이 났을 것이오? 허걱..정말 열이 나신게요?
식은땀과 현기증을 느끼던 그는 뭔가 짚이는 게 있어 신호군수를 불렀고..
"장군께서 극단적인 결정을 하게 해선 안됩니다..
저를 비롯하여 다소 많은 수의 병력을 잃게 되더라도 장군을 지켜야 합니다.
장군의 존재가 우리 수군에게 얼마나 중한지는 신군수님께서 저보다 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어떻게든 진상품을 조정으로 보내는 길만이 장군을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무슨일이 있더라도 그 일을 완수해 줄것을 부탁하더니, 휘적휘적 비틀거리며
창고를 빠져나가 스스로 병사를 찾아 갔고...
간곡한 부탁을 받은 신호의 지휘하에
진상품을 싣고 도성으로 향하던 판옥선은..그러나 도성에 도착하지는 못했더라오.
병자들을 살리면서도 장군에게 해가 되지 않게 하는 방법..
그것은 자신이 통제사 이순신이 져야할 짐을 대신 짊어지는 것이었으니.
곡물로 바꾼 약재를 가득 싣고..그는 희망과 함께 통제영으로 돌아왔소.
도성으로 보내야할 국세를 전용한 일에 대해
조정으로부터 그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며 싸워온 조선수군을
이끌고 홀로이 그 짐을 가장 무겁게 지고, 왜군에게 제해권을 내 주지 않은 통제사를
조정과 군왕이 오해할수도 있으니, 그를 해명해주고 오해를 풀도록 해명해 주는 것이
그 휘하 장수로서의 소임이라 말하는 이영남에게 도성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도와줄
것"이라 했던 원균은 말과는 딴판으로 이순신을 못 잡아 먹어 안달이고...
온 나라가 기근과 질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 나라 만백성이 조금씩 고통을
분담하더라도 왜군의 흔적이 있는 그곳이 싫으니 "옛 궁궐 서쪽에 초가라도 지어" 달라는
철없는 군왕은 신하들의 충성을 시험하기를 그치지 않더니..
낙안군수 신호가 궁으로 오는 진상품을 가로채 모두 약재로 바꿔 통제영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에 발끈..하여 "그 상관에 그 휘하 장수로구먼"
하삼도 전역이 역병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어 그랬을 것이라 이해하기 보다는
군왕인 자신을 능멸했다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으나..
이미 전적인 책임을 지기로 결심을 한 신호는 떠나기 위해 정리를 하고 있소.
"그간 나리께서 혀 오신게 월만디 이리 불명예스럽게 말년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고 있는 신호의 방에 들어온 송군관이 눈물 글썽이며 미안해 하자
"명예를 얻지는 못했으나..부하의 신망은 얻었다.."며 자신을 신뢰해준 송군관에게
오히려 고마워하며 위로하고.."장수에게 그보다 더 큰 명예는 없는 것이라.."
통제사께 누가 될까 스스로 사직하여 진중을 떠나 처분을 기다리겠다는 신호의 표정은
오히려 편안해 보이더이다.
"조선 수군에겐 장군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이 전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습니다."
최고 지휘관인 당신이 책임지겠다 신호가 내미는 사직소를 반려하려는 장군께
힘없는 노인의 마지막 충심을 거절치 말아달라는 신호는..소신이 있으되 따뜻한 마음 또한
간직한 진정한 조선의 장수이셨소..
사사로운 정리에 흔들리지 말고 부하를 버려야 할때는 버리는 것도 최고 지휘관으로서
가셔야 할 길임을 고언하며..
"장군께만 이 무거운 짐을 지우고,,소관만 편한 길을 가는 듯 하여..민망하고 난망하기
그지 없습니다. 부디 강건하십시요."
장군께만 무거운 짐을 지우고 도중에 떠나감을 미안해 하시지만..전란중인 이 나라 어디가
편한곳이 있겠나이까..더구나 당신의 최후를 알고 있는데요..ㅠㅠㅠ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자의 뒷 모습은 아름답다고 했소이까?
어이쿠..앞 모습이구려..!!
"장군을 상관으로 뫼신 지난 사년이 소관에게는 가장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지난 세월동안 장군과 전장을 누볐던 충직한 노장 신호는 통제사께 마지막으로 례를
올리며..송군관의 눈물을 뒤로 하고,,장수들과 군관들을 뒤로한채..통제영을 떠나가고
있소..아...정말 가시는 구나..
또 한명의 충직한 부하를 떠나 보내는 장군의 표정은 쓸쓸하기 그지없고..
떠나는 자의 발걸음, 보내는 자들의 마음이 천근만근 무겁기만 한...
통제영의 밤도 무심히 깊어가고 있더라오.
이 슬픔을 어찌 말로 할수 있으랴
'..어영담이 세상을 떠났다. 이 슬픔을 어찌 말로 할수 있으랴 !!'
난중일기 1594년 음력 4월 9일
마지막인듯..
땀과 눈물로 젖어 범벅이 된 서책을 힘겨운듯 한장,,한장 천천히 넘겨보는 어영담.
아비의 마음을 알기에..
애처롭게 바라보는 어진의 눈에서는 벌써..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소..
"조선의 바다는 그 빛이 아주 맑지. 어느 아낙의 물색 치마가 그보다 고울까.
전쟁이...전쟁이 그 바다를 참혹한 핏빛으로 물들였으니..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야."
이 아름다운 조선의 바다를 피로 물들인 전쟁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게 하기위해
당신이 할수 있는 일을 해 낸 어영담..
자신을 만나겠다 간절히 청하는 장군께 군율을 어기게 할수 없었던 어영담은..
자신의 상관과 마지막 대면을 위해 철릭으로 의관정제를 하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어진과 청향의 부축을 받으며 금줄 너머의 장군과 마주 하였소.
살아있는 물길지도라 불리며, 전투에 적합한 물길을 알아내어 조선수군의 승리에
밑바탕이 되게 했던 어영담..
이 무신..이산가족 상봉후 다시 헤어지는 장면도 아니고..아 흑....
저 남정네들 눈좀 보시오. 저 남정네들 얼굴좀 보시오..
가슴 부여 잡고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저 표정에 ..울지 않을 자신 있는 사람 있소?
'내 짐지운 바가 많아..단 한시도 편할 날이 없어 그리된 것을 이 죄를 다 어찌 씻는단
'제 몸 하나 건사치 못해 진중에 누를 끼치는 못난 부하 하나로 어찌 그리 애달파 하십
니까? 먼저 저 세상에 가 물길이나 잘 봐두고 있겠습니다. 그곳은 전란이 없는 곳일
것이니 후일 오셔서 소장과 함께 그저 한가로이 낚시나 하시며..옛날 얘기나 하고
지내십시다.'
삼고초려의 노력으로 장군의 사람이 된 어영담은..
애달파 하는 장군의 눈 앞에서 그렇게 눈을 감으시더구려..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갑오년 사월 광양현감 어영담을 보냈다.
녹도만호 정운과 낙안군수 신호마저 보냈으니
수족같이 아꼈던 부하를 셋이나 잃은 셈이다.
아니 수족같이 아꼈던 이들이 어찌 그들 뿐이겠는가..
기근과 역병이 데려간 천 구백명의 부하들
그들 또한 모두 안타깝기 그지없는 목숨들이다.
임진년..전란이 터진후..교전으로 잃은 부하의 수는 백 오십이었다.
적 앞에서는 그리도 당당했던 내 칼도...기근과 질병 앞에서는 무력했다.
그들을 죽음으로부터 구해줄 길을 나는 알지 못했다.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린 그들은 오늘도 여전히 내게 묻고 있다.
'무모한 정복자의 광기로부터 비롯된 전쟁...
이 어처구니없는 전쟁을 멈추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미지출처 : 인디고님>
부하들을 떠나보낸 슬픔을 가슴에 묻으며..온전히 떠나보내지 못하는 당신께
쉽게 떠나지 못하는 그들은 또 그렇게 묻고 있었나 봅니다.
그런 당신을 연기하는 화면의 얼굴을 바라보기가 점점 힘에 부칠 정도로..
김명민님..!! 뛰어난 연기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장군의 위엄을 표현하기 위해 ..
부하들 앞에서는 그렁그렁한 눈물을 절대로 흘리지 않기 위해 애쓴다죠..
같은 연기자임에도 왜군을 연기하는 분들이 나타나면 멈칫..하신다죠..
깊은 감정 몰입에 오늘도 우울하게 보내고 있을지 모를 김명민님과..
85회 86회로 마음 아플대로 아프고.. 눈물..있는대로 쏟았으며,, ,
다음주에도 못지않게 눈물을 흘릴 폐인분들께...보내는 선물입니다.
장군의 빛나는 승리의 역사를 기억하며..기다리는 동안 힘을 내 보십시다.
뒤늦게 불멸에 빠져 장군이 담긴 플래쉬를 만드느라 잠못 이루는 두 사람..
"초록소리"와 "아름다운 별"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별이초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