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음료수 캔의 두 개 중 하나는 원산지가 우리 고장 ‘영주산’이라는 사실을 아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전 지역에 걸쳐 음료수캔, 건설, 유통, 전자, 자동차, 운송, 산업재 시장에 고품질의 알루미늄 압연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우리 고장의 적서 농공단지에 소재한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공장장 조병기)이다.
국내의 경우 고품질의 알루미늄 압연제품은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과 울산공장이 전체 시장의 대부분을 생산해내고 있고 이중 50% 이상은 영주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음료수캔 2개 중 하나는 우리 고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노벨리스코리아는 어떤 곳?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은 1993년 적서동 농공단지 내 부지 9만여 평에 설립된 삼양금속으로 출발, 1999년 세계적인 알루미늄 제조사인 알칸사(Alcan Inc.)와 합작, 알칸대한(주)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0년 5월에는 대한알루미늄㈜을 인수했고 2005년 1월,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압연제품 기업인 노벨리스(Novelis Inc.)가 알칸으로부터 분리되어 독립된 기업으로 출범함에 따라 ‘노벨리스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거듭나게 됐다.
아시아 알루미늄 압연제품 산업의 선도기업인 노벨리스코리아는 영주와 울산에 최첨단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1천 200여 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영주공장에는 정규직 542명과 협력업체 80명 등 622명이 근무하고 있다. 물류수송업체와 각종 물품 하청업체 등을 따지면 단일 기업으로서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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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된 알루미늄 |
연간 생산량은 50여만 톤이고 연간매출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조 4천900억 원(울산포함)이며 생산량의 71%는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05년 7억 불 수출탑에 이어 2009년 10억 불의 수출탑을 수상했다.
이처럼 아시아 알루미늄 시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노벨리스코리아는 현재 아시아 최고의 생산능력을 자랑하며, 탁월한 품질과 서비스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고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노력을 통해 고객의 성공을 앞당기고 있다.
노벨리스코리아의 6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노벨리스(Novelis Inc.)는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11개국에 1만 2천여 명의 직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압연제품 전문 기업이다.
노벨리스는 자동차, 운송, 음료수 및 식료품 포장, 건설, 산업재, 인쇄판 시장에 고품질의 알루미늄 판재와 호일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노벨리스는 세계 최대 규모로 알루미늄 음료수캔을 재활용함으로써 전 세계 알루미늄 재활용을 선도하고 있기도 하다.
2007년에 노벨리스는 아시아 최대의 종합 알루미늄 생산기업이자 대표적인 구리생산기업인 힌달코 인더스트리즈(Hindalco Industries Limited)에 인수됐다. 힌달코는 전 세계 25개국에서 13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인도의 다국적 기업 아디트야 비를라 그룹(Aditya Birla Group)의 대표적인 계열사이다.
▲공장 안을 둘러보니
지난 24일 노벨리스 코리아 영주공장을 방문했다. 이날 비록 취재 기자 혼자지만 공장 안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일정시간의 안전교육을 받아야 했다. 20여 분 정도의 안전교육이 끝난 뒤 보안경과 안전모, 그리고 귀마개를 지급받았다. 사전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보안경과 안전모, 귀마개의 쓰임에 대해서는 크게 수긍이 가지 않았다.
인사 총무팀의 권정범 차장의 안내로 처음 둘러본 공장 안은 상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엄청났다. 또 그 규모에 비해 사람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기계소리만 요란했다.
물건을 나르는 지게차가 정해진 라인을 따라 여기저기 움직이고 각 공정의 시설물은 크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일정간격으로 움직였다. 공장 안에 들어서고 나서야 안전모와 보안경, 귀마개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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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최고의 생산력을 자랑하는 열간 압연설비 |
가장 처음 맞이한 것은 알루미늄 원자재와 폐 알루미늄을 녹이는 용해로였다. 십여 미터 떨어져 있었지만 그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규모나 화력은 엄청났다.
권차장은 “국내 최대 제철소인 포항제철보다 규모는 약간 작지만 쇠를 녹이는 것과 알루미늄을 녹이는 차이만 다를 뿐 그 형태와 방식이 똑같다”고 설명했다.
용해로에서 녹아내린 알루미늄은 유지로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공정을 거치고 주조기에서 직사각형 모양의 거대한 슬라브를 만들어 냈다. 이 직사각형 형태의 거대한 슬라브는 다음 단계의 여러 단계를 거쳐 또다시 변신한다. 여러 차례 열간 압연기를 통과하면서 어른 허리 높이는 됨직한 슬라브가 얇은 종이 한 장 크기로 변하는 과정은 신기하기까지 했다.
열간 압연 공정을 거쳐 생산된 열연 코일은 재결정 온도 이하에서 압연을 통해 다시한번 원하는 두께로 만들어지고 둥근 형태로 말려져 각 제품의 형태로 생산된다. 권차장은 “열간 압연기는 국내에서 영주공장과 울산공장만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자랑했다.
공장을 둘러보는 내내 안내를 맡은 권차장은 가끔씩 기자의 팔을 잡아 끌었다. 보행통로로만 걸어가야 한다는 사전 안전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거대한 공장 구경에 정신을 팔려 보행로서 한 발짝 벗어나자 이내 팔을 잡아당겨 원위치를 시켰다.
공장 안 바닥은 차로와 보행로의 구분선이 주황색과 흰색 등으로 그려져 있고 사람은 반드시 보행로 로만 걸어야 한다는 것이 철칙이다.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듯했다.
여러 공정을 둘러보는 동안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각 공정마다 시스템이 자동화돼 시스템에 의해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차장은 “각 공정마다 조정실이 있고 공장인력은 그곳에서 근무하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1년 중 설날과 추석 명절만 제외하고 24시간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사가 함께하는 공장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은 지난 2007년 8월 노사분규가 한 차례 있었으나 이후 2008년에는 노사화합선언에 이어 임단협 무교섭 체결, 2008년 12월에는 상생의 노사문화 창조에 선도적 역할과 협력적 노사문화가 산업현장에 확산되어 정착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2008년도 노사상생협력대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임단협 무교섭 체결은 최대의 글로벌 경영위기 상황에서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는 일반적인 교섭관행을 한 단계 뛰어넘은 선진화된 좋은 본보기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노동현장의 가장 큰 쟁점인 임금 협상에 대해서도 2008년과 2009년까지 노사가 상호신뢰속에 무교섭을 진행해 노사화합의 모범이 되고 있다.
또, 지난 90년 중반부터 노벨리스 봉사대를 조직해 매년 일일찻집을 연 수익금으로 독거노인 물품 전달, 독거노인 사랑의 연탄 전달, 지역 초중생 소년 소녀 가장 초청행사 등의 활발한 지역사회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이 단체는 현재 약 60여 명이 활동 중이다.
그리고 우리 고장의 각종 축제나 행사에도 회사 내 12개 동우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직원과 사측이 함께 지역사회 인재육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 것은 그 사례를 찾아보기 드문 일이다. 2004년 결성된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공장장 조병기) 마라톤 동호회(회장 우경철)가 매년 실천하고 있는 장학금 기부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각자 달린 거리만큼 기부하는 방식으로 조성된 기금은 영주지역의 불우 이웃과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여 왔으며, 2007년부터 최근까지 영주여고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마라톤 동호회는 회사 내 직원 개인 또는 팀에게 수여하는 연례 직원포상 프로그램인 ‘2009 가치실천상’의 ‘노벨리스 이웃’ 부문에 ‘1미터 1원 나눔행사’가 선정돼 수여 받은 수상금은 원래 300만 원이었지만 노벨리스코리아 경영진에서 마라톤동호회의 ‘1미터 1원 나눔행사’의 지역 사회의 공헌을 높이 평가해 700만 원을 보태 총 금액이 1천만 원으로 늘어났다.
이 장학금은 영주시 교육청을 통해 영주 관내 8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각 학교 1명의 생활이 어려운 학생을 선정 의뢰해 각 1백만 원씩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