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양철 대야의 절규 – 산이울다
[원작: 중국소설/ 작가:거수이핑 / 2018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중국 문학은 쉽게 접해지지 않는데 우연히 한편의 영화를 보게 되면서 이 영화의 원작이 중국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 이야기는 중국내 살아가는 한 무력한 시골여성의 삶과 직결되어있고, 또 중국내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인심매매등 악습과 어두운 현실이 내포되어 있어 충격적이면서도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여주인공인 홍시아는 중국내에서도 유복하게 살았지만 어릴 때 할머니를 따라 축제를 구경갔다가 유괴가 되어 라홍이라는 살인범에게 팔리게된다.
우연히 라홍이 살인자임을 알게된 홍시아는 도망쳐보지만 발각되어 혀가 잘리고 벙어리가 되고 만다.
뿐만 아니라 라홍은 그녀를 키워서 마누라로 삼는다며 강간과 폭력으로 한 여성의 인생을 무참이 밟아버렸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홍시아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망자가 된 살인자 남편을 따라 시골 산꼴 마을로 들어가게되고 녹녹치 않은 살림으로 근근히 입에 풀칠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날 한총이라는 마을 청년이 오소리 잡이용으로 설치한 덫에 라홍이 걸려 죽게되고, 마을 사람들은 살인자의 마을이 될까봐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게 된다.
주민 회의 끝에 덫을 설치한 한총이 2만위원을 배상금으로 벙어리 모녀에게 주거나 평생 홍시아의 가족을 돌보거나 양자 택일을 하게 되는 청년은 죄책감에 당분간 그녀의 가족을 돌보면서 조금씩 즐거움을 찾아가게되고, 자신을 돌봐주는 한총에게 홍시아도 이끌려 서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라홍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경찰들이 마을까지 찾아오게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쫓아내고자 하고, 그녀의 가족들을 지켜내기 위해 한총은 자신의 죄를 자수하여 죗값을 받고 돌아와 당당히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한다.
그런 한총을 사랑하게 된 그녀는 자신이 라홍을 죽이기 위해 살인을 계획했다고 진실을 고백한다. 결국 사랑을 희생으로 귀결해 버리는 결말이였다.
영화는 홍시아가 산의 끝자락에서 구멍난 양철대야를 웃으면서 치는 영상으로 끝이 나는데 나는 이모습이 그녀의 고단했던 삶과 복수 그리고 벙어리의 절규가 표현되는 것 같아 참았던 눈물이 났다.
그녀의 행복한 삶이 너무나도 짧았기에 그녀가 라홍의 사건을 통해 부모님도 찾고, 한총이라는 젊은 청년과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해피엔딩이 되길 바랬지만 예상치 못한 결말이 어쩌면 내 마음에 여운을 남겨서 울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 어머니, 사람으로 사는 게 참으로 힘이 듭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만족해야겠지요. 제가 어찌 분수에 넘치는 걸 바랄까요. 이 가을바람이 얼마나 기꺼운가요.” - 소설중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