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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장전국농목 원문보기 글쓴이: 마당쇠
[10월 20일 여성농민 - 쌀값대란 해결 요구 삭발과 농성 시작]
“해도해도 너무한 현실 앞에 여성농민이 한을 품고 나섰습니다. 온 들판 천지가 여성농민의 손길이 필요하고 무슨 일을 먼저 해야할지 모를 만큼 바쁜 가을 수확기에 서울 도시의 한가운데, 아스팔트 위에 선 심정을 온 국민들과 정부는 제발 헤아려 주십시오. 쌀은 온 국민의 생명줄입니다.” (김성자 전여농 전남연합 위원장)
쌀값폭락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20일 오후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은 여성농민들의 탄식과 눈물로 뒤덮였다. 이날 이곳에서는 ‘쌀값폭락 해결과 대북쌀지원 법제화를 촉구’하는 전국여성농민대표자 삭발식이 거행됐다.
다음달 딸의 결혼식을 앞둔 김경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회장을 비롯해 단상에 오른 여성농민대표자 6명은 머리카락이 한움큼씩 잘려나가자 눈물을 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100여 명의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흐느꼈다.
김성자 전여농 전남연합 위원장은 삭발식에 앞서 “여성에게는 정말 목숨처럼 소중한 머리카락을, 우리 농업을 위해 오늘 이 서울 한복판에 기꺼이 내놓고 가겠다. 여성농민들의 삭발이 이 정권으로부터 우리 농업을 지켜내는 길에 불을 당기는 도화선이 되리라 믿는다”며 결의를 다졌다.
김경순 전여농 회장은 “얼마나 농민과 농업이 천대를 받으면 여성 농민들이 삭발을 하겠냐”며 “정부가 나서서 당장 대북지원을 법제화하고 초등학생 무상급식을 지원해 쌀값 폭락을 막아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여성농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지금 농촌은 폭락을 거듭하는 쌀값으로 수확을 앞두고 논을 갈아엎을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 같은 쌀대란의 책임은 바로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임시방편적인 대책은 쌀대란을 해결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쌀을 지켜내기 위해 밥을 굶고 삭발을 하고 혈서를 쓰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생산비 감안한 쌀가격 21만원 보장, 대북 쌀지원 법제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가 농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앞으로 더 큰 국민적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연설에 나선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이 ‘농민들이 투쟁하는 건 쌀값 때문이 아니라 대북지원 때문’이라고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이 공개됐다”며 “농협이 쌀을 안 사서 생긴 쌀값폭락과 재고미를 해결하라고 대북지원하라는 건데 왜곡 보고를 하니 통곡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대표는 “농사 안 지을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어 서울로 올라 온 여러분의 절박한 심정을 국감장에서 전달하겠다”며 여성 농민들의 마음을 달랬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국회로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막혀 국민은행 앞에서 집회를 마무리하고, 그 자리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전여농은 전국농민총궐기대회가 예정된 오는 11월17일까지 지역별로 릴레이 노숙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1일차]
쌀값해결 여성농민 천막농성 시작!
▶ 쌀 값 해결을 위한 여성농민 천막농성장
<쌀 값 폭락 해결과 대북 쌀 지원 법제화 촉구를 위한 전국여성농민대표자대회>를 마치고 농성준비에 들어 갔습니다.
농정장 준비에 스트로폼 몇 개는 뿌셔지겠구나 하고 경찰과의 마찰도 예상했었지만, 별 탈 없이 경찰의 협조(?)에 농성장 준비에 하였습니다.
비록 뼈대있는 천막은 치지 못했지만, 여성들의 섬세함과 주변분들의 도움으로 꽤 괜찮은 비닐천막이 만들졌습니다.
겹겹이 쌓은 스트로폼 위에 은박 깔개를 깔고, 바람막이 비닐을 턱 씌워 놓으니, 아늑한 공간이 생겼습니다.
전기도 들어와 전구도 달고, 전기장판도 깔았습니다.
걱정은 비만 오지 않으면 되건만, 비가 올 경우가 걱정입니다.
농성장 주변은 훈훈한 인정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친절하신 국민은행 경비책임자 아저씨, 화장실 사용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네요.
농협에서는 간식으로 빵과 물도 후원해 주셨어요.
단식농성이 아니라 천만다행입니다. 저녁이면 바로 코 앞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계시거든요.
그리고 오래 전부터 농성하고 계신 부부교수 두분이 계신데, 따뜻한 배려로 추우면 전기난로가 있다며 필요하면 얘기하라고 하십니다. 여성들만 있는 농성장이라 혹시나 취객이 오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경찰이 24시 지켜주고 있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투쟁할때도 좀 협조적이면 좋겠죠^^
▶ 나주회장님의 솜씨가 들어간 버섯죽을 맛있게 먹는 모습
오늘 저녁은 전남에서 올라오실 때 음식을 많이 싸 오셨다며, 나눠주시고 가셨습니다.
나주 회장님이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올라오기도 바쁘실텐데 손수 만들어 오셨다고 하네요.
나주 회장님은 버섯농사를 지으시면서 식당을 하신다고 합니다. 꼭 예약손님만 받아요!
전남 분들도 올라오면서 세 그릇씩 먹었다던 송이버섯 죽, 전남회원은 입도 못된 버섯초무침, 회장님이 남김없이 다 담아 주셨어요. 맛도 못 본 전남분들이 서운해하셨죠. 거기에 김치, 배, 콩떡까지 그리고 술까지 챙겨주셨죠. 와~우
먹을 것이 넘쳐나는 첫날입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맛나는 저녁식사를 했답니다. 진짜 맛있어요!
(사진 첨부 할 것임)
낮이 짧아지고 밤이 깊어져, 빨리 어두워 지네요. 비닐 천막안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오늘 하루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혼자가 아니기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할 수 있었다던, 다시금 결의를 다질 수 있었던 자리였다며 자신의 임기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겠다는 회장님의 결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여성농민이 함께 하는 자리에는 힘이 있습니다. 험한 투쟁에도 든든한 언니들이 있어 무섭지 않나 봅니다.
억센 여성농민의 강한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어머니의 힘일까요?
당당한 여성농민 옳지 않은 것에 절대 타협하지 않는, 강철같은 사람들입니다.
첫 농성 함께 하는 제주여농회원분들 입니다. 대회 오기 전 제주공항에서 전국여성농민대표자대회 상경투쟁에 따른 기자회견을 하고 오셨다고 합니다. 쌀농사를 짓지 않는 제주에서도 한경례회장님의 삭발결의에 따라 한 마음으로 힘이 되고자하는 회원분들이 고맙습니다. 제주의 힘이겠죠.
노곤하게 밀려오는 피로를 전기장판과 침낭으로 몸을 에워싸며 잠을 청하여 하지만, 동고동락한 작은 정이 쌓일 거라 생각합니다. 못다한 얘기나누며 안녕히 주무세요.
농성2일째
아침8시 여의도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여성농민이 왜 여의도에 왔는지 유인물을 나눠드리는 선전전을 하였습니다. 9시 아침식사를 하고, 10시에 한나라당 항의방문 갑니다.
한나라당 방문을 가로막는 경찰은 사과하라.
불끈 묶은 붉은 머리띠, 양손에 쥔 피켓을 들고 한나라당 당사 앞으로 전진 합니다.
늘 옆에서 감시하고 있는 경찰이 그냥 있을 리 없죠! 한나라당 당사 앞도 아니 국민은행 진입부터 막아섭니다. 당사 근방도 가지 못하게 막는 경찰에게 ‘길을 열어라!’ ‘공식적인 절차로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다.’ 말을 하지만 씨도 안 먹힙니다. 완강하게 방패로 막아선 경찰과 한바탕 몸싸움이 있었습니다.
열이 뻗쳐 살수가 없습니다. 확인이 된 다음에 열어주겠다고 막아서고 있는데, 한나라당과 연결이 안 된다며 계속 대치하고 있습니다. 답답한 나머지 우리가 연락하여 바꿔주는데도, 여기를 통솔하는 담당자가 없습니다. 서로 여기는 내 관할이 아니라, 여기 담당자가 아니라, 그러면서 누구의 지시를 받고 이런 행위를 한단 말입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얼굴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뒤에서 마이크만 붙자고 떠들고 있고, 불쌍한 말단 경찰만 앞세워 보초세우고 있습니다.
계속 한나라당과 연락을 안 된다며 시간만 끌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못 갑니다. 경찰의 이런 무례한 처사에 사과를 받지 않는 이상 못가겠습니다. 한나라당에서 지시한 사항도 아니고 여기는 한나라당 당사 앞도 아닌 길목을 막가서는 권력을 행사하는 경찰은 사과하십시오! 어느 누가 국민의 발걸음을 막고자 하는 겁니까? 경찰관의 임무가 한나라당 앞을 지키는 경비로 추락했습니까? 도가 지나친 과잉충성에 눈물겹습니다.
경찰이 타협안을 내놓습니다. ‘세 명까지 보내드릴테니’~ 정리를 하자고 합니다. 세 명까지 참 기막힙니다. 큰 선심 쓰는 냥 말을 합니다. 대표로 회장님, 사무총장님이 한나라당 항의서한을 가지고 가려는데 피켓을 보고 ‘무기는 안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무장해제하라는 경찰에게 어이없는 코웃음이 납니다. 뭐 이런 요령도 없고 눈치 없는 사람이 있을까? 참으로 진급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 시간 여의 대치 끝에 회장님과 사무총장님이 다녀오시면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연행을 각오하고 맞붙은 경찰과의 싸움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억센 여성농민을 보았습니다.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 경찰, 혀가 굳어있는지 참으로 낯짝 두껍습니다. 스스로 잘못을 반성할 줄 모르는 처사에 이 나라 경찰은 참으로 줄을 잘 선다는 생각했습니다. 뭘 믿고 저러나?
한나라당 앞에서는 회장님이 직접 오셨으니, 관계자는 나와서 항의서한을 받아가라고 했습니다. 공손이 받아간 관계자는 경찰에게 막으라고 시켰느냐고 물으니, 모르는 일이라고 합니다.
경찰도 몰랐다. 당사도 몰랐다. 참으로 누가 안단 말인지! 아는 우리가 얘기 해줘도 듣질 않으니 큰일입니다. 힘차게 싸우고,
농성장으로 돌아와 빵으로 새참을 먹습니다. 뭘 해도 완벽하게 잘 하는 여성농민은 참으로 싸움도 완벽하게 잘 싸웁니다. 한바탕 큰일을 치르고 나서 그런지 서로가 어제보다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좀 쉬었다. 12시 밥 먹으러 나오는 사람들에게 점심 선전전을 나갑니다.
경찰이 남긴 말말말!
-“세명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
-“피켓을 보고, 무기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