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종량제 봉투 속에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 70%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조사 때는 40%에 머물렀으나 2년 만에 70%대로 늘어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설기관인 자원순환시민센터가 지난 4월 14일부터 21일까지 주택과 아파트, 업무 빌딩 등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종량제 봉투 1.7t을 열어 내용물을 조사한 결과, 종이류 플라스틱류 음식물류 등 분리배출해야 할 재활용 자원이 35.8%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 신발 피혁류 등 잠재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도 33.6% 포함돼 있어 모두 69.4%의 재활용 자원이 쓰레기와 함께 버려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종량제봉투 조사 결과
미분리배출 비율 70%
1회용비닐·필름류 대부분
이같은 조사는 자원순환시민센터 자원봉사자 10명이 해운대 쓰레기소각장 등 부산지역 쓰레기소각장 3곳에서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일일이 개봉해 항목별로 분류하면서 이뤄졌다.
재활용 자원을 버리는 비율은 지난 2008년 낮아졌지만 최근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분리배출해야 하는 재활용 자원은 2006년 37%에서 2008년 25.6%로 줄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다시 35.8%로 늘어 분리배출 실천이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적으로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섞어 버리는 비율도 2006년 29.5%에서 2008년 15.3%로 떨어졌지만 올해 33.6%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버려지는 플라스틱류 가운데 과자봉지 라면봉지 등 1회용비닐과 필름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정부문에서는 68.8%, 비가정부문에서는 69.2%로 높은 비중을 차지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음식점과 업무빌딩 등에서 재활용 자원을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비율은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 가정에서 낭비하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부문에서 쓰레기종량제 봉투 속에 버려진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은 모두 66.2%인 반면, 비가정부문에서는 77.5%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버려지는 재활용 가능 자원이 늘어나는 것은 아직도 상당수 시민들이 분리배출 기준이나 지침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1회용비닐과 필름류 등 상당수 재활용 가능 자원을 쓰레기로 버리면서 많은 쓰레기량과 소각비용 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선 지자체가 분리배출 지침을 정확하게 수립하고 적극적인 주민홍보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원순환시민센터 박숙경 상임운영위원은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과자봉지 등 필름류를 분리배출해도 수거 과정에서 합해지는 등 지자체에서 만든 분리 기준이 현장에서는 사문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 때문에 혼란을 겪는 주민들도 많아 정확한 지침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화선 부산일보 기자 ssun@ 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