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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제르바이잔 경제의 젖줄인 바쿠 유전. |
- 한국과 아제르바이잔 양국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바랍니다. 어떤 협력을 진행 중에 있고 현안은 무엇인지요.
한국은 아시아를 통틀어 아제르바이잔의 최고 파트너 국가 중 하나입니다. 1992년 수교를 했고, 2006년 한국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하여 상호 협조 관계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2007년 아제르바이잔의 대통령이 첫 공식 방한(訪韓)을 하면서 양국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우선 양국의 수교 관계는 경제와 무역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4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아제르바이잔에 진출해 있는데 이들은 주로 기반시설, 교통, 건설 등의 분야 프로젝트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양국은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관계를 다양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2013년 아제르바이잔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하여 국방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작성했습니다. 이밖에도 SEBA(서울-바쿠)협회의 주도하에 양국의 문화적 교류도 힘쓰고 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한국 총리가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해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 양국관계의 무역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의 대(對)아제르바이잔 수출액이 2013년 기준 약 3억 달러로, 100만 달러 수준에 그친 수입액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은 비(非)천연자원 분야를 개발하기 시작한 지 이제 10여 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이 정책이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이 아제르바이잔의 과일과 주스 등 농산품과 가공품의 큰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한국의 수입 규정으로 인해 아직 어려움이 있습니다.
석유의 경우 2008년에 약간의 수출이 있었고, 지금도 관심이 있는 한국 기업들이 있긴 하지만 국가적인 요청은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는 비천연자원 분야의 무역량을 증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바쿠 프로세스’
- 비슷한 시기에 북한과도 수교를 한 것으로 압니다. 북한의 핵(核)문제와 인권 문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요.
북한과 수교를 맺긴 했으나 활동성이 있는 관계는 아닙니다. 북한에 대사관이 없고 중국 대사가 북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할 것이며 한국과 결속력 있는 관계를 유지할 것입니다.
- 수천년 동안 유수의 문명과 많은 주변국들과 교류를 해오면서도 독립적인 언어와 민족,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그 비결이 뭔가요.
아제르바이잔의 문화와 민족적 특성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요. 아제르바이잔은 다양한 문화가 한데 섞이는 장소가 돼 왔습니다.
2018년 또는 2019년 5월 제3회 국제 다문화포럼을 아제르바이잔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전 1·2회 포럼에서는 다양한 문화권의 국가 수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수도인 바쿠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바쿠 프로세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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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은 서구권 문화와 동부권 문화가 만나며 북과 남을 이어주는 교차로에 놓여 있기에 지리적으로도 이런 역할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우리는 소수 문화를 파괴하거나 문화적으로 충돌을 겪은 일이 없습니다.
언어적인 부분을 봤을 때 아제르바이잔은 투르크어를 사용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투르크어 이외에도 러시아어와 영어는 기본이고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국민들도 많습니다.
한국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학생들은 한국어까지 배우는데, 기업들은 고용할 때 다양한 언어를 할 수 있는 우리 학생들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 독립 이전까지 소련의 지배하에 있었고 전쟁 중에는 소련의 의한 아제르바이잔 지식인의 대량 학살 등의 사건도 있었는데, 지금 러시아와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소비에트연방 시절에 있었던 일들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지금 다른 나라이고, 전혀 다른 정책과 다른 지도자들이 나라를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시 일어난 일이 우리 아제르바이잔에서만 일어난 일도 아니고, 불행했지만 아픈 시대의 역사였기에 우리는 과거를 들춰보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아르메니아의 적대성과 아제르바이잔 내부 난민들은 큰 도전 과제이긴 합니다.
- 아제르바이잔의 나라 이름이 ‘불의 국가’를 의미한다고 들었습니다.
가장 유력한 설명입니다. 여러 학자들이 이름의 근원을 찾기 위해 역사적 배경과 이론들을 연구해 왔습니다. 아제르바이잔 바쿠 부근에는 자연적으로 불이 솟아나는 곳이 있는데,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국가의 이름이 이곳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마케도니아의 장군 이름인 아제르바이잔에서 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 수도 바쿠는 근래 관광지로서 세계인들에게 부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쿠에 가면 어떤 것들을 기대할 수 있나요.
바쿠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곳입니다. 10년 만에 바쿠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그 변화의 속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통계적으로 한국인 관광객의 수는 매년 10%씩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바쿠 외의 지역에도 호텔 스파 골프 시설들을 갖추고 있는 지역들과 역사적인 기념물을 갖춘 곳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부스탄 지역에는 5000여 년 전의 고대 벽화 등 고고학적인 유적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 초대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이시죠. 한국에 대한 인상은 무엇입니까. 한국으로부터 배우거나 앞으로 양국이 협조해 나가야 할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2011년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18주 훈련기간 동안 한국의 역사와 한강의 기적 등을 매우 흥미롭게 배웠습니다.
한국은 아제르바이잔과는 다르게 천연자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적(人的) 자원만으로 이러한 성공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현재 아제르바이잔은 천연자원의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한국의 인적 자원 활용을 배워 15년에서 25년 내에 더 큰 도약을 하고 싶습니다. 특히 북한의 경제 상황이 1970년대까지는 남한보다 우세했지만은 지금은 남한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보다 잘 살고 있다는 점에 매우 놀랐습니다.
한국이 과거 인적 자원 개발을 위해 해외로 유학생들을 보냈던 것처럼 우리 정부도 많은 학생들을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유학 지원 프로그램에서 한국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현재 75명의 아제르바이잔 학생들이 한국에 있고 그 중 35명이 한양대, 카이스트(KAIST) 등 정부 프로그램에 등록된 35개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5년이 되었는데, 여기서 경험을 쌓은 학생들이 아제르바이잔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