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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백두대간의 자유인 * 우보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돌쇠
★ 프롤로그
부산에 가까워질수록 낙동정맥은 여러 번 발품을 팔게 한다. 그 동안 주왕산 구간에서 크게 한번 잘못 길을 들었던 것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큰 착오없이 진행하여 왔다고 볼 수 있지만, 이번 구간에서는 여러 번 갈등하게 만들고 그에 따라 길을 놓치며 산행시간을 늘려 놓는다.
지금까지 교통편과 숙박 등을 감안하여 예정된 구간을 진행하지 않으면 안되었지만, 마루금이 도심 가까이에 있어 그런 부담이 적었다는 것이 이번 구간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낙동정맥 구간 중에서 가장 많은 시행착오를 했지만 무난하게 예정된 목적지까지, 그것도 낮시간에 도착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영축산>
★ 산행개요
- 산행코스 : 고현산-상운산-가지산-능동산-간월산-신불산-영축산-정족산-천성산-원효산-운봉산
- 산행일행 : 단독산행
- 산행거리 : 도상거리 65.8km(첫날 34.5km, 둘째날 31.3km), 접속․우회 & 알바 등 제법 먼거리
- 산행일시 : 2007년 5/26(토) 05:00~20:30(15시간 30분), 5/27(일) 04:00~19:00(15시간)
- 산행구간 : [첫째날] 소호리(05:00)-소호령인근(06:30)-산불감시초소(06:50~07:34), 아침식사)-고현산(07:38)-외항재(08:17)-719.3봉갈림길(08:29)-921번지방도(08:38)-일송수목원숲길(08:54)-894.8봉(09:29)-운문령(09:52)-귀바위(10:46)-상운산(10:57)-쌀바위(11:25)-가지산(12:00, 점심식사 12:10~12:40)-석남고개(13:36)-813.2봉(14:12)-능동산(14:38)-배내고개(14:56, 식수보급)-약수터(15:10~15:25, 등목)-배내봉(15:55)-간월산(17:00)-간월재(17:16)-신불산(17:55)-신불재(18:06)-영축산(18:47~18:53, 휴식)-샘터(19:09)-취서산장(19:19)-마루금이탈 서리하산(20:30)
[둘째날] 서리찜질방(03:30)-마루금복귀(04:00)-지경고개(04:08)-통도CC(04:18)-골프장통과(05:12)-솔밭산공원묘지(05:40, 아침식사 06:12~07:02)-군함바위(07:20)-통신탑(07:24)-정족산(07:52)-알바시작(08:10경)-운흥사지(08:39~08:45)-마루금복귀(09:30)-대성재(09:45)-안적고개(10:17)-천성산갈림길우회(10:47)-천성산샘터(10:57, 식수보급)-천성산제2봉(12:17, 점심식사 12:20~13:05)-은수고개(13:20)-원효산통제지역(13:45)-군사도로(14:00)-지뢰지대(14:44)-596.6봉(15:32)-서낭단(15:40)-운봉산(16:35)-임도(16:48)-유락농원도로(17:44)-임도(18:01, 18:11)-남락고개(18:25)-경부고속도로(18:58)-지경고개(19:00)
- 소요경비 : 87,700원(서울-대구심야버스 23,800원, 새벽참 2,000원, 고속도로통행료 3,000원, 저녁식사 6,000원, 찜질방 6,000원, 식사비등 12,500원, 부산시내교통비 2,100원,부산-서울심야버스 32,300원)
★ 기록들
<첫째날>
지난 목요일(5월 24일) 3년간 아들놈과 함께 한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하루쉬고 집을 나서려니 아직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다리의 묵직한 느낌은 여전하다.
23시 30분, 대구행 심야버스를 타고 의자를 최대한 제껴 잠을 청한다. 그럭저럭 수면을 취하고 동대구역 인근에 도착하자 처남이 미리 나와 있다. GPS에 경주 상북면 소호리를 입력하여 고속도로를 지나 구불거리는 지방도를 따라간다.
소호리 도장골에 도착한 후 처남을 부산으로 보내고 혼자서 포장된 임도를 따라가기 시작한다(05:00). 그런데, 빈집을 지나 갈림길에서 나침반을 보며 왼쪽으로 진행하자 임도가 사라지며 계곡을 따라가게 되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지형도와 달리 임도가 나 있지 않다.
<소호리 도장골>
<언덕위의 하얀집-비어 있음>
<소호령 가는 길의 바위 밑 촛불>
계곡을 반복하여 건너게 되어 있는 희미한 등로를 따라 올라가보자, 촛불을 켜 놓고 치성을 드리는 모습이 눈에 띈다. 쉽게 올라 올 수 있는 곳이 아님에도 이런 곳에다 천막을 설치하여 여기저기에 촛불을 켜 놓은 것이 낯설게 다가온다.
나침반을 보며 따라가보지만, 희미한 등로는 더 이상 종적을 감추고 만다. 계속하여 바위가 어우러진 숲속을 나침반만 의지하여 올라가자 좌우로 선명한 등로가 나타난다. 최대한 소호령에 붙어 진행하기 위하여 왼쪽으로 내려가보지만, 전혀 다른 산줄기에 올라 와 있다는 것만 확인하게 된다.
<쓸려내린 계곡>
<야생화>
<소호령을 거쳐 고현산으로 가는 마루금>
<마루금으로 복귀하고>
06시 30분, 산줄기를 바꿔 방화선이 넓게 나 있는 마루금에 복귀하여 올라 가자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난다(06:50). 초소안에 들어가 아침식사를 마친 후(06:50~07:34), 07시 38분 고현산 정상에 이르게 된다. 편하게 이어지는 널따란 마루금을 따라 가다 소나무 숲길을 잠시 진행하더니 08시 17분, 외항재에 이른다. 길을 건너 등로를 따라 올라 719.3봉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내려서자 921번 지방도로에 내려서게 된다(08:38).
<아침식사를 한 산불감시초소>
<고현산 돌탑>
<외항재에서 내려서는 마을 전경과 문복산 줄기>
<가운데 길을 따라 파란색 지붕의 우성목장을 넘어 숲으로 들어가면 됨>
<외항재 내려서는 소나무 숲길>
<외항재>
지난번 소호령 인근에서 불필요하게 차리로 탈출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길이 편하여 외항재에 도착하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산불감시초소가 열려 있기 때문에 여차하면 그 안에서 비박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 다음날도 정상적으로 산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후회할 필요는 없다.
우성목장으로 가는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자 목장간판이 있는 곳에서는 외부인은 출입통제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목장 안에는 사람이 있음에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다. 목장축사를 오른쪽에 두고 돌아 올라가자 일송수목원 입구에서 마루금은 숲길로 들어간다.
<오른쪽으로 방향으로 틀면>
<이 골목길을 따라 우성목장으로 올라가면 됨>
<포장도로에서 숲길로 들어감>
09시 29분, 문복산 삼거리의 894.8봉에서 왼쪽 마루금으로 내려서자 09시 52분 운문령에 도착한다. 문복산을 타기 위하여 등산객들이 단체로 산행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894.8봉>
<운문령>
<여행하는 멋진 친구들>
길을 건너 임도를 따라 가지산으로 향한다. 뜨거운 햇살 때문에 손수건을 머리위에 덮어 보지만 여의치 않다. 들머리에서 600미터를 진행하자 숲길로도 진행할 수 있고, 임도로도 쌀바위까지는 진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숲길을 따라 10시 46분, 귀바위에 이른 후 10시 57분, 지형도상 1,117고지인 상운산에 도착한다. 문복산의 모습이 그대로 조망된다. 11시 20분, 쌀바위 앞 산중매점에 도착한 후 쌀바위 정상을 넘어서자 등산객들로 붐비는 가지산 정상과 영남알프스가 펼쳐진다.
<귀바위>
<문복산>
12시 정각 가지산(1240m) 정상에서는 정상석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도 없을 정도로 인파로 북적인다. 어렵사리 그 흔적을 남긴 후 식사할 장소를 찾아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물을 얼려 가지고 오는 바람에 여분의 밥과 찹쌀떡으로 점심식사를 대신한다.
<쌀바위>
<쌀바위 정상에서 보는 상운산과 따라오는 마루금>
<쌀바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가지산 정상>
<가지산과 가야할 마루금>
<쌀바위와 따라오는 마루금>
<가지산과 그 오른쪽 능선>
이미 작년 가을에 다녀왔던 구간이기는 하지만, 여름날 영남알프스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13시 36분, 석남고개로 내려선 후 삼각점만 덩그러니 있는 813.2봉을 지나 삼거리에 이른 다음 능동산(983m)을 다녀 오기로 한다(14:38).
<석남고개>
<가지산과 쌀바위>
<능동산>
되돌아서서 가파르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내려서서 배내고개에 이른 후(14:56), 양해를 구하여 식당에서 지하수를 얻어 식수로 보충한다. 배내봉을 넘어가는 갈림길에서 두 번째 발품을 팔게된다. 그대로 올라서야 함에도 그 왼쪽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이렇게까지 우회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샘터가 나타난다. 아무도 없어 웃통을 훌러덩 벗고, 등목을 한다. 땀으로 범벅이 되다시피하여 시원한 물이 간절하던 터였다. 땀에 절은 수건을 빨고서 계속 우회길을 진행하다 보니, 잠시 일반적인 마루금의 진행 모습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배내봉 들머리>
<배내봉 샘터>
발길을 돌려 깊게 골이 파인 마루금으로 복귀하자 가파르게 이어지는 된비알의 등로 때문에 또다시 땀범벅이 되고 만다. 15시 55분, 배내봉을 넘어서자 가야할 영남알프스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17시 정각, 간월산(1068.8m)에 이르자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사람만 간간히 눈에 띄고, 그것도 시간이 흐를 수록 마주치는 숫자가 점점 줄어든다. 돌탑이 있는 간월재 안부를 지나 17시 55분, 신불산을 넘어선 후 18시 6분, 신불재에 이른다. 바람부는 벌판위에 텐트가 한동 쳐져 있고, 그 안에서 어린아이들의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배내봉 정상에서 보는 간월산과 신불산>
<신불산>
<간월재>
<간월산과 간월재>
나 혼자만 돌아다니며 가족들과 함께 야영을 해 본지가 그 언제인지 까마득하여, 가족에게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낙동정맥이 끝나고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아이들과 함께 인근의 산에라도 텐트를 치고 하루밤을 보내봐야겠다.
서서히 어둠이 내리는 영축산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 세명의 산꾼이, 커다란 배낭에 그 옆에는 메트를 말아 메어 터벅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영축산에 이를 무렵, 그들을 추월하며 인사를 하니 하룻밤 야영을 마치고 통도사로 하산하는 중이라고 한다.
<영축산가는 길>
<신불산>
<신불산 정상>
<신불산에서 보는 양산시내>
<경동지괴>
<바람부는 신불재>
<억새평원>
<시살등 방향>
<영축산에서 본 신불산과 따라오는 마루금>
영축산(1058.9m) 정상에 도착한 후 사진 한장을 부탁하고 왼쪽의 정맥길을 따라 나선다. 커다란 바위가 나타나며 잠시 갈등을 하게 하지만 선답자의 산행기를 확인하고는 그 왼쪽의 등로로 내려선다. 19시 09분, 샘터에서 물한모금 마시고 19시 19분, 취서산장에 도착하지만, 이미 영업이 끝났는지 문은 닫혀 있다.
<영축산 샘터>
<취서산장>
<삼거리>
이제부터는 지산리와 방기리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는 지점까지 임도를 따라가도 되지만, 지름길로 바로 내려서는 것이 시간단축에 도움이 된다. 열 번도 훨씬 넘게 지름길을 따라 내려선 후 19시 48분 이정표가 있는 임도삼거리에서 이른 다음 랜턴을 꺼내 불을 밝혀 방기리 방향으로 진행한다. 골프장 위 임도를 지나 삼남목장 입구에서 묘지를 몇 개 통과하여 도로에 이른 후 마루금으로 진행하지 않고 통도환타지아 가까이 오른쪽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20:30).
저녁식사와 잠자리는 아무래도 도심에서 정하는게 수월하기 때문이다. 서리인근에 다슬기만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보이길래 들어서니 조그마한 식당임에도 다슬기 국물이 오늘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줄 정도로 진국이다. 매실주 두잔을 걸치자 피로가 엄습해온다.
식당 주인께 인근에 찜질방이 있는 지 알아보자 근처에 두 개의 찜질방이 있다고 한다. 그 하나를 골라 비용을 지불하고 샤워를 끝낸 후 잠자리에 든다. 어린학생들이 들락거리는 바람에 한두번 깨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잠을 자기는 한 것 같다.
<둘째날>
03시 모닝콜 소리에 잠에서 깨어 주섬주섬 옷을 입고, 찜질방을 나선다(03:30).
아직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거리를 방황하는 취객들이 많이 보인다. 35번 국도가 있는 곳까지는 도로를 따라 진행하기로 한다. 04시 정각 선답자의 표지기가 걸려져 있는 진부령 황태집이 있는 마루금(35번 국도 구도로)에 이른 다음 오늘의 답사를 시작한다.
<하루밤 기거한 호텔찜질방(오른쪽)>
<35번 국도 구도로>
<토점육교>
<지경고개 간판들>
현대주유소가 있는 35번 국도 신도로에서 쏜살같이 중앙분리대를 넘어선 후 16시 4분, 경부고속도로 토점육교를 지나게 된다. 현대자동차 양산출고장을 지나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커다란 표지판이 있는 지경고개에 이른다(04:08).
인근의 주택에서 개한마리가 나의 출현을 인지하여 자지러지게 짖어대기 시작한다. 지체없이 숲길로 들어서 빠른 걸음으로 표지기를 다라가자 10분도 채 되지 않아 통도컨트리클럽 안으로 떨어진다. 이제부터는 무엇보다도 선답자의 산행기가 꼭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몇 번 홀에 이르렀는지 아직 날이 밝지 않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별로 효용이 있어 보이질 않는다.
<날이 밝아오는 골프장>
선답자(백곰님)의 산행기에 아주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대로 따라 갈 수 없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다행히 그 새벽에 물을 주기 위해 나온 골프장 직원이 나를 보고는 정족산을 가는 걸 아는 지 소나무 숲길을 따라 가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라고 한다.
막상 가보지만 어느 지점에서 왼쪽으로 틀어야 하는 지 감이 오질 않는다.
산행기에 묘사된 몇 번 홀인지 알아보고자 가까이 보지만, way point는 확인하지 못하고 시간만 지체될 뿐이다. 다시 14번홀로 되돌아와 지도를 보며 나침반을 대조하여 그 방향대로만 진행하기로 한다.
17번홀에 이르기 전 왼쪽길로 들어선 후 일단 대나무 숲이 보이길래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무조건 숲속길로 올라가기로 한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자 골프장이 또 나타나고, 골프장을 동서로 가로 지르는 통로길을 동쪽으로 따라가자 티하우스가 보인다. 티하우스를 오른쪽에 두고 다시 남향으로 방향을 틀어 시멘트 포장도로를 계속하여 올라가자 비포장으로 바뀌며 철문이 나타난다.
<통도CC>
그리고 그 오른쪽의 숲에는 표지기가 보인다(05:12). 어림짐작으로 나침반과 지도를 대조하며 진행했는데, 약간의 지체가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마루금을 찾은 것에 안도한다.
등로를 따라 조금 진행하자 솔밭산공원묘지가 펼쳐진다. 05시 42분, 곤히 잠들어 계신 영령들을 깨우지 않게 살며시 공원묘지에 내려선 후 그 왼쪽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한다. 언제나 이틀째 산행할 때면 아침 식사 직전 이 시간이 무척 힘이 드는데, 오늘도 여지없이 그 증상이 나타난다.
<철문을 넘어 오른쪽 숲길이 마루금>
<솔밭산 공원묘지>
쏟아지는 잠과 무기력한 증상이 겹쳐지며 진행속도는 더뎌지기만 한다. 계속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던 등로는 18시 03분 숲속길로 등로를 바꾼다. 06시 12분, 다시금 공원묘지로 내려서게 되어 그 직전 숲속에서 배낭을 부려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발열재를 넣고 물을 부은 후 밥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동안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기로 한다. 배낭을 배개 삼아 드러 눞자 스스르 눈이 감긴다. 20여분간 눈을 붙인 후 짜장밥을 만들어 먹고 다시 공원묘지로 내려서며 마루금을 이어간다(07:02).
19시 18분, 운봉선화회원추모비가 있는 지점을 지나자 군함모습의 바위가 보인다. 정면에서는 사람 얼굴처럼 보이지만 옆으로 보며 그 앞을 확인하자 영락없이 진수대에 올려 놓은 선박의 모습이다. 선체 그 앞부분이 약간 튀어나온 모습이 볼보스보우를 연상시킨다.
07시 24분, 통신탑이 세워져 있는 봉우리를 넘어서 임도에 내려선 후(07:31) 이를 따라 한참을 진행하던 마루금은 술길로 들어간다(07:45). 암릉으로 이루어진 봉우리에는 그 정상에 정족산(700m)이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그 옆 바위봉우리에는 태극기를 세겨 놓은 석판이 붙어 있었다.
<운봉선화회원추모비>
<군함바위(돌쇠 작명) 뒷부분>
<군함바위 앞부분>
<통신탑>
<가야할 마루금>
내가 가야할 마루금과 어제 지나쳤던 영남알프스는 박무 때문에 조망이 안된다. 내려서는 길이 플러버바위(백곰님 작명)가 보인다. 다시 임도로 내려서며 임도갈림길에서 그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08:06), 진행하다 표지기를 확인하며 내려서는 순간 조금 이상하다는 판단이 들지만 표지기가 걸려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계속 내려서게 된다. 몇 번 계곡을 건너야 하는, 전혀 말이 되지 않은 상황에 당황되어 계속 진행하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 운흥사지에 도착한다(08시 39분).
<플러버바위(백곰님 작명)>
<마루금에서 벗어난 운흥사지>
<절터>
지도를 보자 한참을 우회해서 내려 온 것이 확인이 된다. 30분 정도를 그렇게 내려 섰기 때문에 올라가는 시간을 40분 정도 감안하더라도 1시간 10분 이상을 헛발품을 팔고 말았다. 핑계에 원효대사가 세웠고, 사명대사도 활동했던 운흥사지를 둘러 보기로 한다. 그러나 잡초만 무성하고 돌무더기가 쌓여 있어 그저 절터라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08시 45분, 다시 되돌아서 오던 길을 따라 가기로 한다. 대구의 전문산악회가 걸려 놓은 표지기가 잘 못 걸려진 것으로 걷어 내려고 보니, 낙동정맥이 아닌 **지맥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맥이라 하더라도 물을 건너지 말아야 하는데, 계곡을 건넜으니 반칙을 한 셈이 아닌가?
올라가는 길에 그 왼쪽을 보니 마루금이 보인다. 어쩌면 저 능선으로 바로 올라 갈 경우에는 시간단축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주 잘못된 판단임을 곧 실감하게 된다. 갈림길에서 그 왼쪽으로 희미하게 나 있는 등로는 계곡에서 멈추고 만다.
계곡을 따라 올라 가려해도 용이하지 않고, 숲길로 가려해도 빼옥한 산죽 때문에 그 진행이 어렵다. 그 순간에라도 되돌아서서 내려 왔던 등로로 올라 가야 하는데, 능선이 가깝게 보이길래 계속 진행하고 만다.
산죽에서 풀풀 날리는 먼지와 함께 죽어 있는 나무를 밑으로 기어가기도 하고 헤쳐나가기가 무척 고통스럽다. 온몸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여기저기 긁혀도 빽빽한 산죽숲은 도대체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희미한 족적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전혀 그런 흔적이 없다.
09시 35분, 희미한 흔적이 나타나고 곧이어 뚜렷한 등로가 보인다. 50분가까이 산죽과 사투를 벌이다 거지모양의 행색으로 어렵사리 탈출할 수 있었다. 코를 풀 때마다 시커먼 콧물이 끊임없이 나온다. 1시간 20분이상을 길을 놓치며 알바하고 말았다.
표지기를 확인하고 09시 45분, 비어 있는 채 여기저기 쓰레기로 엉망이 된 천막집이 있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대성재에 도착한다. 의관을 정제한 후 진행하여 시멘트 포장 임도를 따라가자 10시 17분, 안적고개에 도착한다.
<대성재>
<정족산>
<무엇을 닮기는 닮았는데??>
<안적고개>
임도를 따라 진행하다 숲길을 따라 들어간 마루금은 다시 임도에 내려서길 반복하며 10시 45분 천성산 갈림길에 이르게 된다. 수많은 등산객들이 자리를 잡고 막걸리를 먹으며 잡담을 나누고 있다. 한잔 하고픈 생각에 염치불구하고 막걸리한잔 달라고 하자 컵에 가득 부어 한잔을 권한다.
목마른 상태에서 마시는, 그 황홀한 냉막걸리의 맛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임도를 따라 직진을 해야 하는데, 낙동정맥 표지기는 그 우회로에 걸려 있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이내 임도에 복귀할 것으로 판단하고 우회길로 접어든다.
10시 57분, 천성산샘터에서 식수를 보급한다. 적당한 지점에서 식수를 보급 받은 것은 일단 다행스럽게 생각되었지만, 남서로 진행하여야 할 마루금은 북서로 진행하며 올라설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우회하던 등로는 계곡을 건너며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한다. 이미 너무 많이 돌아와 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식수를 보급받은 댓가로 생각하고 두 번째 시련을 맞는다.
<천성산 샘터>
<천성산 가는 길에 삼층바위탑>
한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금방 이를 것 같은 천성산은 생각처럼 나타나질 않는다. 12시 17분, 1시간이 더 소요되어 천성산 제2봉에 도착한다. 아이스크림 장사꾼과 일반 등산객들의 시끄러운 소리와 무질서 때문에 정상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다.
<천성산 제2봉 정상>
<천성산 우회길>
<천성산 올라 오는 마루금>
<천성산에서 보는 원효산>
바로 내려서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피하여 식사할 장소를 찾는다. 양말을 벗고 자리에 앉은 후 넉넉하게 식사를 한다. 2시간 이상을 알바와 우회하며 시간이 늦춰지기는 했지만 목표지점인 지경고개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식사(12:20~13:05)를 마치고 철저하고 선답자의 산행기를 확인하며 길을 따르기로 한다.
천성산에서 내려서다 임도로 내려설 수 있는 지점에서 그 오른쪽 숲길을 따라 내려서자 13시 21분 내원사와 미타암으로 내려설 수 있는 은수고개에 이르게 된다. 표지기가 없기 때문에 혼돈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원효산을 향하면 된다는 생각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길을 찾을 수 있다.
<천성산 내려서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서야 함>
<천성산>
<원효산 가는 길의 구조물>
13시 45분, 화엄늪 보호지역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고, 철조망으로 둘러쳐 있는 원효산에서 그 왼쪽으로 우회하여 내려서기 시작한다. 14시 정각 철조망을 우회하여 군사도로에 내려서고 왼쪽의 도로를 따라 내려서자 표지기가 잠시 숲길로 들어가게 한 후 넓은 공터에 이르게 한다(14:18).
<이 지점에서 좌측 철조망을 따라가야 함>
<군사도로를 따라 내려가야 함>
<숲길에서 내려서면 이러한 표지판이 보임>
땀을 뻘뻘 흘리며 군사도로를 따라 10여명이 함께 낙동정맥을 종주하는 산꾼들과 조우한다. 다시 숲길을 지나 군사도로를 따라가자 14시 44분, 철조망이 쳐 있는 지뢰지대가 시작된다. 그 오른쪽을 따라 계속하여 진행하자 15시 19분, 천성산 표지판이 보이고 이내 철조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 공터에서 숲길로>
<원효산>
<가야할 마루금과 군사도로>
<지뢰지대>
<능선을 따르지 못하여 불가피하게 계곡을 건너고..>
15시 32분, 596.6봉에 이른 후 남아있는 식수와 비상식량을 확인한 후 시간에 맞춰 배분키로 한다. 15시 40분, 신기산성 갈림길을 지나 15시 45분, 방화선이 시작되는 지점에 서게 된다. 운봉산까지 선명하게 마루금에 나 있는 방화선이 눈에 들어 온다.
<596.6봉>
<신기산성 갈림길>
<간벌을 하며 표지기가 사라져버린 등로>
가파른 방화선 내리막 길에서 안부를 지나 두 개의 헬기장을 넘어 16시 35분, 운봉산(534m)에 도착한다. 내려서는 길이기 때문에 속도를 내자 시간이 단축된다. 쵸코렛 두 개와 미숫가루물을 마신다. 그런데, 미숫가루물이 벌써 쉬기 시작하는지 맛이 이상하다.
더 상하기 전에 다 마셔버린다. 속이 이상해지는 듯 하지만, 땀을 흘려 달리면 괜찮아질 것이다. 이제 비상식량이라곤 남아 있는 네 개의 쵸코렛이 전부이다. 1시간이 경과되면 2개씩만 먹기로 한다.
<방화선을 따라가는 마루금과 운봉산>
<가파르게 내려온 마루금>
<아름다운 야생화>
<운봉산에서 보는 조망>
16시 48분, 한쪽으로는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는 임도를 넘어서 숲길을 따라가다 그 오른쪽으로 소나무가 조경되어 있는 곳을 따라 가니 다시한번 임도로 내려선다(17:33). 임도를 따라 계속하여 진행하자 편도1차로의 포장도로에 서게 되고 그 오른쪽으로 유락농원 표지판이 보인다(17:44).
길을 건너 절개지를 따라 올라선다. 그 오른쪽으로 밤나무 농장의 출입을 막기위해 쳐져있는 철조망을 따라 진행하니 두 번의 임도(18:01, 18:11)를 건너며 남락고개로 향한다. 숲길에서 탐스럽게 익은 산딸기를 따 먹으며 조금이나마 허기를 달래 본다.
18시 25분,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는 남락고개에 도착하고 보니 빠른 속도를 진행하는 자동차 때문에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신호대기로 인하여 차량통행이 없는 시간까지 기다린 후 그 틈을 이용, 신속하게 중앙분리대를 뛰어 넘는다.
<산딸기>
<남락고개-철탑을 향해가면 됨>
<복숭아>
젖소 축사를 왼쪽으로 두고 올라 송전탑으로 진행하니 표지기가 복숭아 나무에 달려 있고, 탱자나무 길을 따라가면 되었다. 골격만 남아있는 산불감시초소를 넘어 바위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서, 다음에 진행할 계명봉을 조망해보고 뒤를 돌아 지나온 마루금을 확인해 본다(18:46).
<부산 노포동 인근>
<계명봉>
<경부고속도로>
<따라오는 마루금>
경부고속도로가 보이고, 통과하는 자동차소음이 커지는 것은 이제 곧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부고속도로에 인접하여 그 왼쪽으로 내려가자 골프장이 나타나고 고속도로 위를 통과할 수 있는 녹동육교에 이르게 된다(19:58).
19시 정각에 지경고개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12번 시내버스가 이내 도착한다.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노포동을 지나쳐 버려 할 수 없이 범어사 입구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노포동까지 돌아 온 후 서울행 고속버스편을 알아보니 맨 뒷좌석만 남아 있는 22시 30분 버스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차편이라고 한다.
<경부고속도로의 녹동육교>
<지경고개 버스정류장>
일단 차표를 구입한 후 화장실에서 젖은 수건으로 땀을 닦아 낸 후 머리를 감고 식당으로 들어간다. 돼지국밥과 맥주한병을 주문하여 1시간 정도를 식당에서 뭉개다가 식당을 나선 후 다방에서 그 나머지 시간을 죽이기로 한다.
다방에서 졸다가 버스시간에 맞춰 차에 오른 후 잠을 청해 보지만, 자리가 불편해서인지 용이하지 않다. 서울에 도착하여 집에 도착하니 새벽 3시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