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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5 6만8천여대 리콜 | |||||||||||||||||||||
2008년 01월 02일 14:15 | |||||||||||||||||||||
리콜 대상 승용차는 2005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제작된 SM5 LPLi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제작된 뉴SM5와 SM5 뉴임프레션입니다. SM5 LPLi의 경우 정상적인 연료공급이 되지 않아 주행 중 시동이 꺼지고, SM5 임프레션은 연료 유량계의 오작동으로 역시 주행 도중 시동이 꺼지는 결함입니다. 리콜 기간은 오는 23일부터로, 르노삼성자동차 전국 서비스센터와 협력 공장에서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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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자사 차량 문제가 아니라며 안일한 대응... 대규모 리콜사태 자초
리콜 주역은 ‘SM5 임프 리콜’ 카페... 한국소비자원에 수백 건 집단 민원
잦은 시동 꺼짐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르노삼성자동차 SM5 일부시리즈에 대해 건설교통부가 강제 리콜 명령을 내렸다. 리콜이 이뤄진 배경에는 ‘SM5 임프 리콜’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제작사에서 인정하지 않는 이상한 결함들에 화가 난 소비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뛴 것. 이에 따라 이번 리콜은 시민단체나 외부 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조직을 꾸려 기업에 대항하는 독립형 프로슈머(prosumer: 제품 개발 시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소비자를 일컫는 용어)가 일궈낸 대표적인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2일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제작·판매중인 SM5 LPLi 5만 9,160대 및 SM5 임프레션 8,877대) 등 총 6만8,037대에 제작결함이 발생하여 무상 리콜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리콜 규모는 2005년 기아차 소렌토(17만여 대) 이후 최대다.
이번 리콜은 SM5 LPLi 및 임프레션 승용차에서 많은 민원이 발생하자 기술분석과 언론보도,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조사 건의 등을 종합해 결함을 조사함으로써 이뤄졌다. 건교부는 리콜 사유에 대해 “SM5 LPLi의 경우 정상적인 연료공급이 미흡해 주행 중 시동이 자주 꺼지며, SM5 임프레션 또한 연료 유량계의 잘못된 지시로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이미 작년 중반부터 자발적 리콜을 제안했으나, 르노삼성측은 자사 차량의 문제가 아니라며 안일한 대응을 해 총 6만8037대라는 대규모 리콜사태를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SM5 뉴임프레션의 경우 경사진 곳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을 때 유량 감지기가 주입된 기름보다 많은 양이 들어간 것으로 체크한다. 일반적인 연료계는 평지에 오면 다시 정확한 양을 지시하는데 반해 이 모델은 연료가 실제보다 많이 들어간 것으로 계속 표시한다는 것.
건교부 관계자는 “이 연료계는 연료소모량을 계산해 남은 연료를 표시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적 방식”이라며 “주행가능거리를 정확히 지시하기 위해 르노삼성차가 최첨단 연료지시계를 도입하려다 경사진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적용이 어려운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SM5 뉴임프레션 차량의 문제는 지난해 7월 처음 차가 나온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과도한 진동 문제가 소비자들로 부터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측은 “차량 문제가 아닌 LPG 연료의 불순물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납득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정확한 조사와 해결방안을 요구한 바 있다.
리콜 대상은 2005년 7월 25일~2007년 12월 2일까지 제작·판매된 SM5 LPLi 5만9160대와 2007년 6월 8일~2007년 8월 23일까지 제작·판매된 SM5 임프레션 8877대 등 총 6만8037대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오는 23일부터 르노삼성자동차 직영 및 협력 정비공장을 방문하면 무상으로 수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을 이끌어낸 것은 지난 10월말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SM5 임프 리콜(cafe.daum.net /SM5RECALL)’ 카페.리콜 카페를 개설한 주인공 지모(29)씨 역시 SM5 승용차를 구입했다가 피해를 본 소비자.
지씨는 지난해 8월 2800만원에 르노삼성 승용차 SM5 뉴 임프레션을 샀다. 그런데 구입한지 겨우 보름 만에 주행 중 핸들과 의자가 떨리고 엔진 소리가 심하게 들리는 등 낡은 중고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지씨는 르노삼성 지점을 찾아가 수리를 요구했지만 정비사로부터 “차량에 아무 문제가 없다. 너무 민감한 것 아니냐”는 면박을 들었다.
지씨는 인터넷 ‘르노삼성 자동차 동호회’ 게시판에 이 문제를 호소했고, 똑같은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동종 LPG 차량에서는 수시로 시동이 꺼진다는 사실도 접했다. 자신감을 얻는 지씨는 ‘SM5 임프 리콜(cafe.daum.net /SM5RECALL)’ 카페를 개설했고, 시작 당시 4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는 두달 여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회원들은 정비사들과 자동차과 교수 등을 찾아 검사를 의뢰, 엔진을 떠받치는 지지대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밖에 드러난 여러 문제점을 모아 지난달 카이스트(KAIST) 진동·소음 제어 연구센터에 정밀 분석을 맡겼다. 건설교통부 자동차팀에 리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지난 12월에는 인터넷상에서 리콜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또 회원들이 수백 건에 달하는 집단민원을 올리자 한국소비자원은 건교부에 정밀조사를 건의했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건교부는 지난 2일 SM5 승용차 6만8307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연료 공급 장치와 연료 유량계 불량으로 시동 꺼짐 현상이 일어나므로 이를 고쳐주라는 내용이다. “원인을 알 수 없으니 리콜은 해줄 수 없다”고 버티던 르노삼성 측은 건교부의 명령이 떨어지자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러나 이들의 싸움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리콜에는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차량 떨림 현상에 대한 개선안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페 게시판에는 ‘이제부터가 진짜 리콜 싸움의 시작’, ‘진동은 리콜 안 해주나?’ 등등의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카페 부운영자 곽모(31)씨는 “이번 리콜은 하드웨어에 결함이 있는데 소프트웨어만 교체해주는 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리콜 조치와 관련, 르노삼성 홍보 관계자는 “리콜이 결정된 만큼 고객들의 불편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면서 회사 측과 소비자간 갈등이 많았다는 일부 보도내용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더 이상 해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차량 떨림 현상에 관해서는 여론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세부적으로 논의되는 것은 없으며 고객 불만 의견을 수렴한 뒤 나중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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