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고독사 : 1편 - 보이지 않는 죽음, 1년의 기록
한국인의 고독사
■ 방송 일시
1편 - 2014년 5월 22일 목요일 밤 10시 10분 KBS1
2편 - 2014년 5월 29일 목요일 밤 10시 KBS1
1편 - 보이지 않는 죽음, 1년의 기록
2013년 9월, 부산의 한 단독주택에서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
67세 노인의 고독사 소식. 사망당시 나이는 62세였다.
어떻게 5년 동안 한 사람의 죽음을 아무도 몰랐을까.
혼자 살다, 혼자 죽고, 한참 만에 발견되는 고독사.
고독사 뉴스는 심심치 않게 들려오지만
한 해 몇 명이 이런 죽음을 맞는지 조사 한 번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그들은 누구이며, 왜 고독사 하는 것일까?
취재는 그 의문에서부터 시작됐다.
■ 고독사 현장 밀착 취재
“가족 찾는게 범인 잡는 것보다 힘들었어요” - 어느 형사의 고백
고독사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하는 형사. 파노라마 제작팀은 서울지방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고독사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그리고 1년 간 고독사 발생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아냈다.
베란다에 쓰러진 채 이웃집 할머니에 의해 발견된 남성.
집주인에게 유서를 남기고 숨진채 4일만에 발견된 여성.
복도식 아파트 현관 문이 6일 동안 열려 있었지만 뒤늦게 발견된 남성.
이사할 집을 보러 온 사람에게 발견된 신원불명의 사체.
그들은 누구였고,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 그리고 왜 고독사 했을까. 고인이 남긴 흔적을 단서 삼아 인생의 궤적을 좇아가면서, 고독사의 원인과 고독사 한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 느꼈을 감정까지 프로그램에 담아냈다.
■ 국내 최초, 대한민국 고독사 규모가 공개된다
2013년 고독사 건수 1,717건
한 해 평균 고독사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었다. 그동안 언론에 언급된 통계는 지자체에서 장례를 치러준 무연고 사망자 수치이거나 독거노인수를 잠재적 고독사 군으로 추정해 인용하는 것이 전부였다. 파노라마 제작팀은 2013년 1월 부터 12월 까지 1년치의 경찰의 변사 자료 31,891건과 전국 지방자치단체 무연고 사망자 자료 966건을 입수 해 고독사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동안 미루어 짐작만 하던 전국의 고독사 규모를 최초로 파악한 것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작년 한 해 시신이 훼손될 정도로 부패한 채 한참 만에 발견되는 고독사는 1,717건. 홀로 거주하다가 사망 후 뒤늦게 발견된 수치까지 포함하면 연간 11,002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4.7명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것은 우리 주위에서 5시간마다 1명 꼴로 고독사가 발생한다는 말이다.
- 고독사 총 발생 1,717건
- 지역별: 서울 25.45%, 경기 20.26%, 부산 6.52%, 인천 9.26%
- 성별: 남성 72%, 여성 17.06%, 확인불가 10.42%
- 연령별: 50대 29%, 60대 17.7%, 40대 17%, 70대 9.1%, 확인불가 13.6%
**자세한 분석 결과는 별첨
가장 놀라운 것은 예상을 엎고 50대에서 고독사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이었다. 40~50대 고독사를 합친 수치가 60대 이상의 고독사보다 높았다. 고독사는 독거노인만의 문제라고 생각되던 인식을 뒤집는 결과였다. 그렇다면 도시 사는, 50대, 남자.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고독사 한 남자의 인생을 되짚어 보았다.
■ 고독사, 남의 일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못했던 죽음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 서울의 주택가 옥탑방에서 변사 소식이 들려왔다. 집 안은 먼지가 가득하고 책장에는 공무원 수험서가 빼곡하다. 42세 남자의 고독사. 그는 명문 사립대 출신이었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IMF가 터지면서 그 역시 취업난을 피하지 못했다. 취업 준비를 하던 중 예기치 않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남자도 병을 얻었다. 결국 혼자 사는 집에서 숨을 거둔지 일주일 만에 발견되었다. 아주 평범한 인생을 꿈꾸던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게 생을 마감하고 있었다.
■ “아버지의 사체를 포기합니다”- 고독사 남성의 가족
서울의 한 경찰서. 3명의 사람이 종이에 서명을 한다. 죽은지 일주일 만에 발견된 50대 남자의 아들, 딸, 전처다. 이들은 시신 인수를 거부하러 왔다. 경제적 능력 없는 아버지 때문에 가정이 깨졌고, 이후 남은 가족의 삶도 힘들었다고 한다. 취재팀은 자식이, 형제가, 친척이 시신을 포기하는 현장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자기 집 한 채만 가지고 있어도 고독사 안 할 겁니다”- 변사사건 담당 형사
고독사에는 우리사회의 모든 문제가 집약돼 있었다. 경제위기, 실직 그로인한 가정해체와 양극화. 갈수록 더해지는 도시화와 익명성, 개인주의. 한 때는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한 때는 누군가의 이웃이었던 그들은 아주 사소한 계기로 혼자가 되고, 사회로부터 단절되었으며, 끝내 잊혀졌다.
고독사 현장 1년의 기록. 이 프로그램은 고독한 죽음이 아닌 그들이 죽기까지의 고독한 삶의 이야기다.
2편 - 마지막 메시지
■ 묘비명 42번의 마지막 문자 메시지
부산의 한 무연고자 묘지. 이름도 없는 묘비명 42번. 작년 9월에 고독사 한 사람이다. 그가 유일하게 남긴 유품인 휴대전화 속에는 숨을 거두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날 보낸 마지막 문자 메시지가 있다. 스팸문자에 답을 할 만큼 그가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한국인의 고독사 2편에서는 42번의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과 고독사 한 이들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 세계의 고독사 대처법
파노라마 제작진은 다른 나라에도 고독사가 있는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일본, 프랑스, 스웨덴의 상황을 취재했다. 우리보다 10년 먼저 고독사가 문제화 됐던 일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들이 고독사 방지 연구회를 만들어 서로의 고독사를 막고 있었다. 유럽도 고독사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과 대학생을 연결해줘 함께 사는 코로카시옹이라는 제도가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1인가구율 1위인 스웨덴은 개인이 소외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찍이 공동주택을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돕고 있었다. 일본, 프랑스, 스웨덴 모두 방법은 다르지만 고독사를 관계 맺음의 문제로 풀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한국에서 고독사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해외의 고독사 방지 노력들 그리고 고독사 한 사람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잊지 말아야 우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어쩌면 해답은 이미 우리 안에 있는지도 모른다.
<※다시보기 : http://www.kbs.co.kr/1tv/sisa/panorama/vod/view/2253929_6856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