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12월1일 다듬은 말입니다.
국립국어원(원장 남기심)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를 개설,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함부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매주 하나씩 공모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외래어 ‘드레스 코드(dress code)’의 다듬은 말로 ‘표준옷차림’을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오늘은 어떤 차림으로 외출할 것인지 고민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옷차림은 그날의 날씨나 개인적인 취향보다는 오히려 어떤 장소나 모임에는 어떤 옷이 어울리거나 어떤 옷을 입어야 한다는 사회적 관습에 따르기 일쑤입니다.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면접 시험을 보러 갈 때에는 정장 차림을 해야 한다든지, 문상을 갈 때에는 검은색 옷차림을 해야 한다든지 하는 것이 그렇습니다.
이런 사회적인 관습이나 조직의 규정에 따른 옷차림은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그런 관습이나 규정에 따르지 않은 옷차림은 사회적으로도 논란거리가 되기도 하고 그것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는 옷차림 때문에 고민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모 가수가 토론 프로그램에 록 가수의 공연 차림으로 출연한 일로 논란이 벌어지기도 하였고, 모 국회의원이 평상복 차림으로 의원 선서를 하는 것에 반발해 동료 의원들이 집단 퇴장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일에 대하여 어떤 이는 사회적 관습을 따르지 않은 무례한 행동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형식주의에 치우친 지나친 편견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생길 때마다 등장하는 말이 바로 ‘드레스 코드’입니다. ‘드레스 코드(dress code)’는 ‘어떤 모임의 목적, 시간, 만나는 사람 등등에 따라 갖추어야 할 옷차림새’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드레스 코드’의 의미는 쉽게 와 닿지 않습니다. ‘코드(code)’의 뜻이 워낙 추상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영어 사전에서 ‘드레스 코드’는 ‘복장 규정’ 정도로 뜻풀이되어 있습니다. 틀린 뜻풀이는 아니나 이런 뜻으로는 조직 내의 규정으로 정해진 옷차림에는 적용할 수 있으나 사회적인 관습에 따라 정해진 옷차림에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장례식에 원색의 요란한 옷차림으로 참석한 사람에게 “저 사람은 복장 규정을 어겼다.”라고 말하는 건 아무래도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국립국어원은 지난 11월 16일부터 11월 21일까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드레스 코드’의 다듬은 말을 공모하였습니다. 그 결과 총 665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이 가운데 ‘드레스 코드’가 ‘옷차림새와 관련된 관례 또는 규칙’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표준옷차림’, ‘옷차림법’, ‘상황복장’, ‘예절옷매’, ‘틀복장’ 등 다섯을 투표 후보로 골라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주(2005.11.24.~11.29.) 일주일 동안 다시 투표를 벌였습니다.
총 988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표준옷차림’은 464명(46%), ‘옷차림법’은 140명(14%), ‘상황복장’은 201명(20%), ‘예절옷매’는 137명(13%), ‘틀복장’은 46명(4%)이 지지하였습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표준옷차림’이 ‘드레스 코드’의 다듬은 말로 결정되었습니다. ‘드레스 코드’가 표준이나 기준이 되는 옷차림이므로 ‘표준옷차림’으로 바꿔 쓰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앞으로 이 말이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회원님께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