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국 교수 <연세의대 외과학교실>
대장암 발생률 18년간 6배 증가
진단기법-수술요법 향상 사망률은 줄어
80년대 후반 복강경 도입 술식 적용 확대
국내에서 경제 성장 및 문화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됨에 따라 대장암, 치핵, 변실금, 변비, 치루 등 대장 항문 질환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본 글에서는 현재까지의 국내 대장암 발생 현황, 진단과 치료법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 양성 질환 중 치핵과 변실금의 발병률 및 최근 치료 경향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그림 1> 장기별 발생등록·사망분율 비교
<그림 2> 원발 부위별 발생등록분율(성별)

<그림 3> 장기별 암 발생건수

대 장 암
대장암은 서구 사회에서 전체 암의 15%로서 폐암에 이어 암 발생의 2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며,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집단에서 발생률이 높아 '선진국형 암'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대장암의 발생 빈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남자의 경우 위암, 폐암, 간암에 이어 4위를, 여자의 경우 유방암, 위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중앙암등록사업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위암과 간암의 발생 빈도는 줄고 있는 반면에, 폐암, 유방암 및 대장암의 발생 빈도는 증가하고 있어, 대장암의 경우 암등록사업이 시작된 1980년에 5.8%를 차지하던 것이 1995년 8.2%, 2002년 11.2%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사망자료에 따른 각 장기별 암의 사망률을 보면 대장암의 사망률은 폐암, 위암, 간암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위암 및 간암의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는데 비하여 폐암 및 대장암의 사망률은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의 경우 1983년 인구 10만명당 1.6명이던 것이 1990년에는 5.8명, 2001년에는 9.6명으로 18년간 6배 정도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증가 추세가 계속된다면 10년 후에는 우리나라에서 대장암의 발생 빈도가 서양 수준에 도달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암의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대장암 발생의 원인에 관한 다양한 연구에서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약 80 90%로서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 식이 습관 즉, 지방과 육류의 높은 섭취 및 섬유소의 섭취 부족이 주요한 발생요인으로 고려되고 있다.
국내 대장암 발생의 증가는 이와 같은 음식문화의 서구화와 연관된다고 볼 수 있는데, 국내 동물성 식품의 소비량이 1980년대에 14.1%이던 것이 1990년대에는 20.4%로 증가하였고 이중에서 육류 소비량의 비율도 29.1%에서 58.3%로 두 배 증가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영양 섭취 중에서 지방의 섭취가 1980년대 24g에서 1990년대 36.9g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중 동물성 지방은 8g에서 16.6g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과거에 비하여 Dukes A 병기 즉, 조기 대장암이 증가한 것은 선별검사에의 확대 실시에 의한 조기진단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대장암 선별검사로서 실시되어온 대변잠혈반응검사와 경성 에스상 결장경 검사로 대장암 사망률을 각각 20%, 60%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경성 에스상 결장경의 경우 근위부 결장을 파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 반면에 대장 내시경의 경우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이기는 하나 일차적인 선별검사로서 보급되기 위해서는 전처치로 인한 피검자의 불편이 해소되고 다수의 숙련된 내시경의가 확보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현재 국내 대장암 조기검진 권고안에서는 일반인은 50세부터 매 5 10년 간격으로 대장 내시경을 실시하고 다른 이유로 실시를 못할 경우에는 매 5년마다 에스상 결장경 검사와 이중 조영 바륨관장검사를 실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사선학적인 검사이면서 내시경적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가상 내시경(virtual colonoscopy)이 도입되었는데, 장천공등의 합병증이 낮고 시행 방법도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병리조직 검사나 치료를 위해서는 다시 대장 내시경을 시행해야 하고 작은 용종에 대해서는 민감도가 낮다(65 75%)는 단점이 있어 선별검사로서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더 논의되어야 한다.
분자생물학적 검사로 분변 DNA 검사법은 대변으로 배출된 탈락된 대장 상피 세포를 이용한 검사로 최근에 시도되고 있으며 민감도는 약 90%로 보고되고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은 내시경과 방사선 검사의 개발이 지속되고 및 분자 생물학적 검사가 임상에 활발히 적용된다면 조기 진단율은 더욱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단뿐만 아니라 수술요법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1908년 Ernest Miles 가 처음으로 직장암에서 복회음 절제술을 시행하여 이전에 100%였던 재발률이 30%로 감소하였다고 보고한 이후 약 50년간 복회음 절제술은 직장암 원칙적 수술로서 자리를 잡아왔다.
그러나 광범위 절제술로 인한 성기능 및 배뇨 기능의 장애 등 다양한 합병증이 문제로 제기되었고 1977년대 단단 문합 stapler의 개발 및 1982년 Heald 등이 보고한 전직장간막 절제술이 보편화되면서 재발률은 낮추면서도 항문 괄약근을 보존하는 저위전방절제술식이 시행되었다. 또한 1966년 St. Mark 병원의 Parks는 최초로 결장 항문 문합술을 항문을 통하여 시행하였고 1976년 수술 전 방사선요법이 도입되면서 매우 낮은 부위의 진행된 직장암에서도 괄약근 보존 술식이 가능하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1980년대에 비하여 1990년대에 복회음 절제술은 줄고(36%a30%) 저위전방절제술은 현저히 증가(1.1%a10.6%)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외과 수술 영역에 도입된 복강경 수술은 현재 양성 및 악성 대장 항문 질환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작은 상처, 통증의 감소, 빠른 회복 등의 단기적 장점 이외에 종양학적 관점에서 안전한 술기인가에 대해서는 장기 관찰 결과를 보아야 하겠지만 다양한 무작위 전향적 연구에서 재발률 및 생존율에 있어 개복술과 견줄 만 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조기 대장암의 빈도의 증가와 복강경 수술 기구 및 술기의 발전으로 인하여 악성 대장 질환에 대한 복강경 술식의 적용은 점차 확대되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기한 다양한 진단법으로 수술 전 병기 결정이 정확해지고 수술 기법뿐만 아니라 항암요법과 방사선 치료 등 보조적 치료의 발달로 대장 직장암의 장기 생존율은 많이 향상 되었고 현재 국내 보고에서 병기 별 5년 생존율은 Dukes A 100%, B 70 80%, C40 50%, D 20%로 보고되고 있다. 아직까지 예후가 좋지 않은 Dukes D의 경우에도 전이암에 대한 적극적인 수술 및 항암 화학 요법으로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개선시킬것으로 생각된다.
치 핵
항문관은 점막하증에 혈관, 평활근 그리고 탄력 및 결합조직으로 이뤄진 쿠션이 있으며, 이 쿠션의 혈관은 배변시에 혈액으로 충혈되어 항문관의 손상을 방지하는 스폰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핵의 원인에 대하여 현재까지 통일된 의견은 없지만 쿠션의 지주 조직 즉 평활근 및 결체 조직을 약화시켜 쿠션의 하강을 초래하는 모든 상황이 그 원인이 된다고 생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변비를 유발하는 나쁜 생활 습관, 잘못된 배변 습관, 운동 부족 등이다.
2000년 건강보험공단에서 질병별 의료 이용 실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입원 다발생 질병으로 치핵의 경우 1990년에 2만1305건(16위), 1995년 4만3020건(8위), 2000년에 12만5304건(1위)으로 계속 증가하였다.
이것은 치핵의 발병률 자체가 증가한 것도 있지만 치핵 수술 전문 병원이 늘고 DRG 행위별 수가제의 적용으로 의료비의 환자 본인 부담이 적어져 의료이용이 용이해진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 들어 치핵의 절제 및 완전 혹은 부분 봉합이라는 일반적인 수술 이외에 원형 자동 문합기를 사용하여 늘어난 직장 점막을 원형으로 절제하고 점막과 점막을 문합하는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이 술식은 항문 주변 조직을 박리할 필요가 없고 항문 주위의 창상이 없어 통증이 적다.
따라서 수술 후 불편감이 적고 재원 일수가 단축되며 정상 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장점이 있지만 현 보험수가 체제 하에서 치핵의 일차적인 수술로서 보편화 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고려할 사항이다.
대변실금
대변실금은 변이나 방귀의 불수의적인 배출이 일어나는 것을 말하며 항문 괄약근, 지배 신경, 변의 양이나 강도, 직장의 팽창능 및 환자의 정신기능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 특히 질식 분만시 태아의 머리가 음부 신경을 직접 압박하거나 신경이 견인되어 손상될 수 있으며 항문 괄약근이나 골반저 근육이 파열되어 대변 실금을 초래할 수 있다.
국내에서 여성의 대변실금의 유병률은 15 20%로서 나이가 많을수록, 분만의 횟수가 많을수록, 그리고 폐경 전 여성보다는 폐경 후 여성에서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대변 실금의 증상이 있는 여성들이 병원 찾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유병률은 더 높을 수 있고, 인구의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유병률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변 실금의 치료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서 그리고 원인적 요인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저잔사식이나 수분 섭취의 제한과 같은 식생활 조절 이외에 변경화제의 복용, 골반저 근육 운동, 바이오 피드백과 같은 방법이 있다.
현재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시행되어 온 수술적 치료인 중첩 항문 괄약근 교정술(overlaping sphincteroplasty)은 60 100%의 성공룰을 보고하고 있지만 침습적인 치료법일 뿐 아니라 수술 전 항문 초음파상에서 괄약근의 구조적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을 해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항문 괄약근에 고주파 에너지를 가함으로써 조직의 경화를 초래하여 대변실금을 치료하는 방법(Secca procedure)이 소개되었다.
대변 실금은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이 중요한데 분만시 항문 괄약근의 손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교정하는 것이 대변실금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