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면돌파 인생(34)
우리말 사랑을 위한 자경문(손질판)
--자기 이름을 로마자로 쓰는 사람들에게
송 현(시인. 한글독립군본부 수도사단장)
1.門化光 한자현판 최대 피해자는 이명박 대통령
이 명박 정부는 한글학회와 한글 문화단체들의 거센 반대를 묵살하고 40년 동안 멀쩡하게 달려 있던 “광화문”이란 한글현판을 떼버리고, 시대착오적인 “門化光”이란 한자현판을 달고 말았습니다. 이 명박 정부는 욱일승천하는 우리나라의 자존심을 이번 일로 여지없이 구기고 세종대왕을 능멸하는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내 속좁은 생각으로 이 과오의 최대 피해자는 직접적인 아무 잘못도 없는 이 명박 대통령이지 싶습니다. 요즘 추진 중인 4대강 사업 때문에 이 명박 대통령을 욕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명박 대통령이 4대강 공사장에 가서 직접 시멘트를 나르고 철근을 운반하는 일을 단 하루도 하지 않는데도 사람들은 이 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고 욕을 하는 까닭은 4대강 사업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국가적 대역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4대강 사업이 잘된 일로 판명나면 이 명박 대통령을 칭송이 자자해 질 것이고 위대한 업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과 門化光 한자현판 문제는 전혀 성질이 다릅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이 명박 대통령이 욕을 먹는 것은 이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데, 門化光 한자현판 때문에 이 명박 대통령이 욕을 먹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門化光 한자현판으로 욕을 먹어야 할 사람은 이 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입니다. 첫째는 노 무현 시절에 문화재 청장을 지낸 좌파 지식으로 알려진 유 아무개와 골통품 복원과 광화문 같은 국가문화재 복원의 차이를 모르는 앞뒤 꽉 막힌 몇몇 문화재 전문위원들입니다. 이 자들이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하고 이 자들에게 책임도 마땅히 물어야 합니다. 그러니 이 명박 대통령은 門化光 한자현판의 최대 피해자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서 한 일 중에 뭐가 잘못되면 얼추 한 두 번 욕하다 흐지부지되고 마는 경우가 많지만, 門化光 한자현판은 1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많은 시민들과 해외 관광객들이 이 명박 대통령을 욕을 하지 싶습니다. 그러니 門化光 한자현판을 떼기 전까지는 이 명박 대통령이 억울하지만 계속 욕을 먹지 싶습니다.
요즘 나는 광화문을 지날 때 門化光이란 한자현판을 보면서 매일 억울하게 욕을 먹을 이 명박 대통령의 처지가 너무 딱하게 여겨져 마음이 아픕니다. 그 동안 한글학회가 중심이 되어 여러 한글 관련 단체들과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한자현판 다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대통령에게 청원하고 일간 신문에 광고까지 내었는데도 왜 이 대통령께 이런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면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라 앞날과 이 명박 대통령의 장래를 걱정하지 싶습니다.
나는 이 명박 대통령의 억울한 처지를 이해하기 때문에 한없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광화문 한자 현판 떼기 투쟁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우리의 싸움이 끝난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나라를 망신시키고 세종대왕을 능멸하는 저 엉터리 門化光이란 한자현판을 떼어내고 자랑스런 한글 현판을 다는 그날까지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2.페이스북에서 내가 놀란 5가지
내가 그 동안 페이스북에 드나들면서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이나 자료를 보고 크게 놀란 것은 5 가지입니다.
1)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한글로 적지 않고 버젓이 로마자로 적어놓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이 글에서 이 문제를 다룰 참입니다.)
2)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주로 자기 삶이나 생각 등을 이야기 하지 않고 주로 남의 삶이나 생각들을 이야기하는 어리석어 보이는 이가 많았습니다.(이 문제는 다음 주 쯤에 따로 다룰 참입니다.)
3)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자기 삶으로 검증하지 않은 지식과 정보 즉 이 책 저 책에 있는 잡다한 지식이나 정보를 퍼와서 여기 올리는 것이 조금도 창피한 출 모르고 무슨 대단한 자랑으로 아는 것 같은 사람이 많았습니다.(이 문제는 다다음 주쯤에 따로 다룰 참입니다.)
4)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수다 내지는 하나마나한 쓰잘 데 없는 소리를 수없이 올리는 한 가해 보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 문제는 다 다음주 다음주쯤에 기회에 따로 다룰 참입니다.)
5)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아까운 시간과 귀한 에너지를 별 영양가 없는 짓을 하고다니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 문제는 다다음주 다다음주 다음주쯤에 따로 다룰 참입니다.)
3.한글학회 회장남과 33인의 애국선열
나는 어제 한글학회 개혁문제를 의논하기 위해서 김 종택 회장님을 만났습니다. 학회 회장실 벽에는 왜놈 시절에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다 함흥 감옥에서 옥사한 분들과 옥고를 치른 애국선열 33인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김 종택 회장님께서 말씀했습니다.
"송 현 선생, 여기는 한글학회 회장실시지만 사실은 회장실이 아니라 저 위대한 애국 선열들을 모신 사당입니다. 저 사진들을 보세요. 일제 때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서 함흥 감옥에서 옥사하고 옥고를 치른 33인의 애국 선열들의 영정입니다. 그래서 나는 한글학회 회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민족학회요 세계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100년) 자랑스런 한글학회의 사당지기입니다. 매일 이 방에 오면 내 마음이 숙연해지고 한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앞으로 한글학회가 저 위대한 애국선열들의 송구한 뜻을 받들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김 종택 회장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내 가슴이 벅차오르고 목구녕에서 뜨거운 불덩이 같은 것이 치솟아 올랐습니다. 그 순간 나는 애국선열들과 김 종택 회장님 앞에서 마음 속으로 이런 다짐을 했습니다.
"나는 그 동안 해온 것보다 더 열심히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고 갈고 닦고 지키는 일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애국 선열들처럼 조국을 위해서 목숨 바치는 위대한 일은 못해도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며 우리 말을 천대하는 인간들과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내가 그들과 싸우다가 그들이 던지는 "야유와 비난의 와인병"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싸우겠습니다. .."
한글학회 회장실 벽에 걸려 있는 33인의 애국선열들이 누구 좋아라고 그 차가운 함흥 감옥에서 왜놈의 모진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싸웠고 목숨까지 바쳤단 말입니까!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면서 한글을 천대하는 개념 없는 사람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가 목숨까지 바쳤단 말입니까?
자기 이름도 한글로 쓰지 않고 로마자로 쓰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주체성 없는 사람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동사무소란 멀쩡한 말을 버리고 주민센터란 말로 바꾸는 넋빠진 사람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안전문 혹은 덧문이란 멀쩡한 말을 버리고 스크린 도어라고 하는 얼빠진 사람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한국철도란 아무 탈없이 써오던 말을 버리고 KTX라고 하는 얼빠진 사람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아니, Hi Seoul"은 무슨 얼어죽을 "Hi Seoul"이며, "Happy Suwon"은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같은 "Happy Suwon"이라고, 이런 넋빠진 소리 하는 사람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지난 2월에 "한글문화연대(대표 고 경희)는 '공공언어 바로 세우기' 운동의 하나로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의 구호(슬로건)를 조사해 우리말 해침꾼 구호를 뽑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시 광진구의 'Great GwangJin', 경기도 고양시의 'Let's Goyang' , 경기도 평택시의 'Super Pyeongtaek', 부산시 북구의 'Hu Nature Bukgu' , 경북 상주시의 'Just+Sangju', 전라북도 익산군의 'Amazing Iksan' 충남 공주시의 'Hi-touch Gogngju'
세상에! 이런 넋빠진 짓을 하는 공무원들이 세계 어느 나라에 또 있단 말입니까? 33인의 애국 선열들이 이런 사람들 좋아라고 33인의 애국 선열들이 왜놈들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한글독립국본부 수도 사단장인 내가 위의 자료를 보면 속에서 천불이 안날 수가 없습니다.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는 것은 애국의 첫걸음이고 국민의 의무입니다. 위의 자료에서 보듯이 자기나라 말을 관공서에서 저렇게 천대를 하는 인간들이 쌔고 쌨다는 것은 이 나라에 망조가 들어도 단단히 들었다는 뜻입니다. 저런 사람들을 세금으로 언제까지 먹여 살려야 한단 말입니까?
어쩌다 이 나라 꼴이 이지경이 되었단 말입니까? 공무원들이 앞장 서서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고 갈고 닦아야 할 판인데 도리어 앞장 서서 제 나라 말과 글을 이토록 천대하다니,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세상 천지에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그래도 천만 다행인 것은 이런 중에서도 제 정신 박힌 공무원들이 아직 멸종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서울시 금천구의 (눈부신 금천) 서울시 중구의 (서울의 중심 중구) 강릉시의 (솔향 강릉) 부산시 동래구의 (얼쑤 동래) 경기도 의정부시의 (의정부 행복 특별시) 전북 순창군의 (장하다 순창) 전북 전주시의 (한바탕 전주)...
우리 말을 사랑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의로운 사람들의 씨를 받아서라도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땅에서 멸종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4.우리말을 천대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자경문)
한글학회에서 돌아오자마자 페이스북 내 담벼락에 두 개의 우리말 사랑을 위한 자경문을 올렸습니다.(주: 글자수 제한으로 긴 글을 올릴 수가 없음)
------------------------------------------------------------
(우리말 사랑을 위한 자경문 1)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말을 천대하는 사람들에게
그 동안 아무 문제없이 써 오던 "포도주"란 말이 있는데도 "와인" "와인" 하면서 우리말을 천대하는 사람은 무슨 열등감이 있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와인, 와인” 하면 누가 자기를 유식한 인간으로 봐 줄까 그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들 중에 의외로 대학까지 나온 이들이 많은데, 나라 꼴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제 때 우리 말과 한글을 지키기 위해서 함흥감옥에서 옥사한 애국지사들이 지하에서 이 사실을 알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
(우리말 사랑을 위한 자경문 2)
프랑스 사람과 한국 사람의 차이
캐나다 퀘백에 사는 프랑스 사람이 이민 간 지는 300여년,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에 이민 간지는 100여년이 된다 합니다. 그런데 퀘벡에 사는 프랑스 이민 후손들은 다들 프랑스어를 잘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에 이민 간 한국인 3세 중에는 우리말을 잘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하기야 한국에서 대학까지 나온 사람 중에서 "포도주"라고 하지 않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 말을 천대하는 자들이 쌔고 쌨으니, 앞으로 미국 이민 4세가 되면 한국말 제대로 할 줄 아는 애들은 하늘에 별따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는 프랑스 사람과 제 나라 말과 글을 헌씬짝처럼 버리는 한국 사람 중에 어느 쪽을 인격적으로 존중할까요?
-------------------------------------------------------------
내가 위와 같은 우리말 사랑 자경문 두 꼭지를 올린 뒤 얼마 뒤에 내 글에 댓글이 두 개 달렸습니다. 댓글을 단 사람은 자기 이름을 로마자로 적었더군요. 그래서 나는 그 댓글을 즉각 삭제하고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아주었습니다.
---------------------------------------------------
(송현 댓글)
죄송합니다. 조금 전에 제 글에 댓글 두개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쓴 분이 자기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았기에 즉각 삭제하였습니다. 한국 사람이 제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으면 저는 그런 사람하고는 교유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글에 댓글 달고 싶으면 그 동안 한글로 이름을 쓰지 않고 로마자로 쓴 사유를 제가 이해하게 말씀해주시거나, 그 동안 자기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은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이름을 한글로 고친 뒤에 댓글을 달기 바랍니다. 그러면 삭제는 하지 않겠습니다. 잠시나마 번거롭게 해서 미안합니다. ㅎㅎㅎㅎㅎ
송현(시인. 한글문화원장)
-------------------------------------------------------
나는 그 동안 내 글에 달린 댓글을 한 번도 삭제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 자기 이름을 한글로 적지 않은 사람의 댓글은 삭제를 하기로 작정하고, 다음과 같은 글을 경고문 3을 담벼락에 올렸습니다.
-----------------------------------------------------------
우리말 사랑 자경문 3)
자기 이름 한글로 안 쓰는 사람은 친구 신청하지도 말고 제 글에 댓글 달지 마셔요!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는 것이 나라 사랑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자기 이름조차 제 나라 글자로 쓰지 않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과는 친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만 외국 사람과 교류하는 일이 많아서 로마자로 쓴 분들이라면 예외로 하겠습니다. 오직 국내 사람들과 교류하는 자리에서 조차도 제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는 분이라면 그가 아무리 전문가라도 아무리 실력 있다 해도, 아무리 대학교수라 해도,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 해도 그런 사람하고는 친구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고 제 글에 댓글 다는 것조차 반갑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영어는 완전 까막눈입니다. 송현(시인. 한글문화원장)
--------------------------------------------------------------
나는 우리말 사랑 자경문3을 올리면서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올려야 할 글인데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눈 질끔 감고 올렸습니다. 위의 글을 올리고 나니 그전에 이미 나랑 친구를 맺은 분들 중에 자기 이름을 로마자로 적은 분이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이 분들을 어찌 할까를 한참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경고문 4를 담벼락에 올렸습니다.
--------------------------------------------------------
(우리말 사랑 자경문 4)
이미 자기 이름을 한글로 적지 않고 저랑 친구가 된 분들께
한글날이 다가옵니다. 아직도 한글을 천대하는 주체성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에겐 한글을 사랑하고 갈고 닦으며 빛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저랑 친구가 된 분들 중에 한글로 자기 이름을 적지 않은 분들은(외국 사람이거나, 외국과 교류가 잦은 분은 제외) 한글로 이름을 적기 바랍니다. 한글날까지 이름을 한글로 바꾸지 않은 분들은 한글날 자정이 지나면 친구에서 삭제하겠습니다. (로마자 병기는 예외)
그 동안 아무 탈없이 써 오던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안 쓰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말을 천대하는 사람과도 친구하고 싶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영어는 완전 까막눈입니다. 죄송합니다.
송현(시인. 한글문화원장)
-------------------------------------------------------
나는 우리말 사랑 자경문 4 까지 올리고 나니 내 마음이 좀 홀가분해졌습니다. 내가 올린 우리말 사랑 자경문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어쩔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걱정도 되고 염려도 되었지만 쏜 화살이 되고 말았다고 생각하고 잠 자리에 들었습니다.
5.진정한 용기를 보인 정직한 김 삿갓 선생님
다음날 오후에 페이스북에 오니 다음과 같은 쪽지가 와 있었습니다.
------------------------------------------------------
(쪽지)
송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에 사는 김삿갓(가명)입니다. 어제 선생님 담벼락에 올린 글을 보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았습니다. 한글날을 맞아 선생님께서 한심한 친구들을 정리하신다는 말씀에 띵~ 합니다.
제가 XXX이라는 제 이름을 두고 페이스북상에서 로마자로 XXXX를 쓰는 이유는 원하지 않는 얽힘이 싫어서입니다. 특히 요즘 저희회사 임원진들이 페이스북을 앞 다투어 하는 관계로 자칫 얽힐까 봐 프로필에 회사명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가명이나 다른 명사를 쓰기도 뭐해서... 선처를 구하는 건 아니구요. 혹 비슷한 이유로 영문이름을 쓰면서 그동안 선생님 말씀을 경청했던 분들이 쫓겨날까 걱정이 됩니다.
껍데기보다 알맹이를 좀 고려해 주시기를 간청 드리면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꾸뻑~~ 힝....
김삿갓 올림
----------------------------------------------------------
5.산불과 비둘기 한 마리의 눈물겨운 날갯짓
--------------------------------------------------------
(답장)
김삿갓 선생님께
김삿갓 선생님, 반갑습니다.
저는 어제 페이스북 담벼락에 네꼭지의 우리말 사랑 자경문을 올리기 전에도 많이 망설였고, 올리면서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누구 눈치 볼 군번도 아니고, 그런 말도 제라도 하지 않으면 다른 분 중에 좀처럼 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아서 욕을 좀 먹고 더러 오해를 받는 한이 있어도 그 십자가를 제가 지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쪽지를 보니, 제가 우리말 사랑 자경문을 올리길 잘했구나 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김삿갓 선생님!
저는 자기 이름을 제 나라 글자를 쓰지 않고 로마자로 쓰는 사람들 수백 수천 트럭보다 선생님같이 용기 있고 멋진 분 한 사람이 더 소중합니다. 통 속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대낮에 등불을 들고 사람을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을 젊은 날에는 잘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책도 제법 읽고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다가 헤어져 보고나니 이 말의 뜻을 알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우리 역사에는 이 순신 장군은 한 사람 뿐이었고, 광개토대왕도 한 사람뿐이었고, 세종대왕도 한 사람 뿐이었고, 안 중근도 한 사람 뿐이었고, 유관순도 한 사람 뿐이었고, 주 시경도 한 사람 뿐이었고, 최 현배도 한 사람 뿐이었고, 공병우도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역사를 빛낸 분들이 다 나라와 겨레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친 그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 말을 천대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역사 발전에 무슨 도움을 줄 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인간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소모품에 불과한 삶을 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다시 우리나라가 외세에 짓밟혀도 태극기를 그릴 사람도 아니고, 독립 만세 부를 사람도 아니고, 죽창을 들고 싸울 사람도 아니고, 자기 집 거실에서 "와인이나 마시면서 나라 걱정 안할 개념없는 인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사람들들은 나라야 망하건 말건 자기 가족과 자기 새끼만 잘 먹고 잘 살면 나라야 누가 지배하건 알 것 없다는식으로 태평스레 "와인만 마시면" 행복해 할 사람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김삿갓 선생님
사실 저는 네 꼭지의 우리말 사랑 자경문을 올려놓고 별별 상상을 다 하고 별별 걱정을 다 하느라 잠을 설쳤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과연 내 뜻에 동조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현재 로마자로 이름을 쓰는 사람들과 “와인. 와인” 하는 사람들이 더 반발을 하지 않을까? 그런다면 그들과 어떻게 싸워야 할까? 등의 생각으로 제 머릿속은 복잡하고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오늘 김삿갓 선생님의 쪽지를 읽고는 저는 또 한 번 무릎을 쳤습니다.
“아, 됐다. 김삿갓 선생님 같은 분이 한 분이 있다면 앞으로 제 2의 김삿갓 선생, 제 3의 김삿갓 선생이 나타날 것이 확실하다.”
그 순간 저는 불경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기 생각났습니다.
온갖 짐승이 사는 어느 산에 불이 났습니다. 여러 짐승들이 불에 타 죽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비둘기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는 날개가 있었기 때문에 용케 불길을 빠져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그러나 다른 동물들은 날개가 없었습니다. 비둘기는 밖으로 빠져나와 자기는 안전하게 되었지만, 동료들이 타는 것이 안타까왔습니다. 그래서 개울로 가서 날개로 물을 적셔다가 불길 위에 날개를 털었습니다. 또 개울가로 가서 날개를 적셔 와서 불길에 털었습니다.
그러나 한 마리의 비둘기가 그렇게 해서 사나운 불길을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비둘기는 동료들이 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기가 너무 안타까와 지칠 줄도 모르고 그 일을 계속했습니다. 비둘기는 지쳤습니다. 불은 더욱 사나와졌습니다. 그때 이 비둘기의 갸륵한 마음씨가 하늘까지 전해져서 하늘이 감탄하여 비를 내려 주어서 불길이 잡히고, 동물들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김 삿갓 선생님!
김 삿갓 선생님은 "송현 비둘기" 앞에 나타난 두 번째 비둘기입니다. 송현 비둘기 한 마리가 저 수많은 바위를 향해 작은 달걀을 던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서 김삿갓 비둘기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니 어제까지만 해도 비둘기는 한 마리 뿐이었는데 자고나니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와 이제 비둘기가 두 마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장담하건데 이제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비둘기들이 우리 곁으로 날아올 것이고 우리가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김삿갓 선생님!
저는 젊은 날에 한글 타자기를 발명한 공병우 박사님을 만나서 한글 사랑 정신과 한글 기계화를 배웠습니다. 그때 공병우 박사님을 모시고 박 정희 유신 독재 정권의 잘못한 한글 기계화 정책을 반대하면서 온갖 위협을 무릅쓰고 싸웠습니다. 그 싸움이 한 창 치열할 때 공병우 박사님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송현 선생, 우리가 아무리 싸워도 저 무서운 독재 권력에 이길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설령 패배하더라도 우리 후손과 우리 역사를 위하여 우리는 여기서 물러서지 말고 싸워야 합니다. 한글 기계화 역사에 잘못된 한글 글자판 정책을 보고 아무도 싸우지 않았다면 얼마나 우리 역사가 비겁하고 수치스럽겠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고 해도 우리는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그것이 역사가 지금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김 삿갓 선생님!
이번에 제가 시작한 이 싸움도 그때 싸움과 별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쩌면 그때는 독재 권력과 싸움이었는데 이제는 멀쩡하게 생긴 우리말 천대 무리들과 와인족들과 싸움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번 싸움이 더 힘든 싸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멀쩡하게 생긴 한국 사람들이 제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고 로마자로 쓰는 것을 보고도 그냥 둘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 말을 천대하는 가증스런 꼴을 보고도 어찌 모른 체 할 수가 있겠습니까!
한글학회 회장실에 걸려 있는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지키려다 옥고를 치르고 옥사한 애국선열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싸움의 결과는 우리가 관여할 바가 아니고 하늘이 정할 일입니다. 다만 우리는 싸우는 순간순간의 찬연한 불꽃에 모든 것을 맡기고 싸울 따름입니다.
김삿갓 선생님!
그 사이에 벌써 제게 온 쪽지들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속이 시원합니다”
“송현 선생님이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나서서 선생님을 지지하기는 좀 거시기 해서 뒤에서 적극 지지하겠습니다.”
“저도 선생님 글을 보고 이름을 한글로 바꾸었습니다. 그 동안 너무 개념 없었던 것을 반성합니다. 선생님 멋쟁이!”
김삿갓 선생님
그런데 김삿갓 선생님의 쪽지에서 저를 감동하게 한 것은 다음 대목입니다.
"그렇다고 가명이나 다른명사를 쓰기도 뭐해서... 선처를 구하는 건 아니구요. 혹 비슷한 이유로 영문이름을 쓰면서 그동안 선생님 말씀을 경청했던 분들이 쫓겨날까 걱정이 됩니다. 껍데기보다 알맹이를 좀 고려해 주시기를 간청드리면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이 중에서 저를 더 감동시킨 대목은 다음 귀절입니다.
"그 동안 선생님 말씀을 경청했던 분들이 쫒겨날까 걱정이 됩니다."
이 귀절보다 더 저를 감동시키고 눈물 나게 했던 대목은 다음 귀절입니다.
"껍데기보다 알맹이를 좀 고려해 주시기를 간청드리면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김삿갓 선생님!
저는 김삿갓 선생님의 애정에 감동하여 선생님의 조언대로 어제 제가 공언했던 말을 수정하겠습니다. 이미 친구로 맺은 분들이 한글날까지 이름을 한글로 바꾸지 않아도 절교하지는 않겠습니다. 설령 그분들 중에 제가 쓴 속 좁은 글에 기분이 상했거나 반감을 가졌더라도 김 삿갓 선생님의 사랑에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한글로 이름을 바꿀 때까지 절교하지 않고 기다리겠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오늘 김삿갓 선생님께 한 수 배웠습니다. 김삿갓 선생님의 큰 사랑과 아량 앞에 제가 참으로 속이 좁은 것이 들통이 나고 말았습니다. 매우 부끄럽습니다. 언제 통성명이나 하고 나면 제가 벌주 한잔 사겠습니다. (제 전화 번호 어디 메모해 두셔요. XXX-2XX-XX58)
김삿갓 선생님
우리의 싸움이 진실하고 지극하면 마침내 비를 부르게 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열심히 싸워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2010. 9. 18
송 현(시인. 한글독립군본부 수도사단장)
===========================================
(참고 자료)--1차 원고와 손질한 원고의 차이를 보면 글을 쓰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지 싶어서 삭제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말 천대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선전포고문(1차)
--자기 이름을 로마자로 쓰는 사람들에게
송 현(시인. 한글독립군본부 수도사단장)
1.門化光 한자현판 최대 피해자는 이명박 대통령
나는 한 달 여전에 페이스 북이 뭔지도 모르고 한글독립운동 동지 이 대로 장군(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대표)의 권유로 얼떨결에 가입했습니다. 내가 이대로 동지에게 “페이스 북이 뭡니까? 패거리로 가면 책을 싸게 파는 곳입니까”하고 물었더니, “허허, 송 선생이 가입해 보면 압니다. 일단 가입부터 하세요. 송 선생이 거기 가입해야 {광화문 한자 현판 반대 투쟁 운동}을 다방면으로 알릴 수 있고 동지들도 더 많이 규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래아 한글"로 글쓰기 밖에 할 줄 모르는 나에게는 페이스북에 가입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내딴에는 시키는대로 한다고 했는데 내 이름이 엉뚱하게 나오는 바람에 그것 바로 잡는데 데도 엄청 애를 먹었습니다. 불같은 내 성질에 당장 포기하고 싶었지만, 이 대로 동지와 그 동안 해오던 광화문 현판 반대 투쟁 운동을 계속하지 않을 수 없어, 참고 참아 여러 날 뒤에 잘못된 내 이름을 바로 잡는 등 우여곡절이 제법 많았습니다,
이 명박 정부는 한글학회와 한글 문화단체들의 거센 반대를 묵살하고 40년 동안 멀쩡하게 달려 있던 “광화문”이란 한글현판을 떼버리고, 시대착오적인 “門化光”이란 한자현판을 달고 말았습니다. 이 명박 정부는 욱일승천하는 우리나라의 자존심을 이번 일로 여지없이 구기고 세종대왕을 능멸하는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내 속좁은 생각으로 이 과오의 최대 피해자는 직접적인 아무 잘못도 없는 이 명박 대통령이지 싶습니다. 요즘 추진 중인 4대강 사업 때문에 이 명박 대통령을 욕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명박 대통령이 4대강 공사장에 가서 직접 시멘트를 나르고 철근을 운반하는 일을 단 하루도 하지 않는데도 사람들은 이 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고 욕을 하는 까닭은 4대강 사업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국가적 대역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4대강 사업이 잘된 일로 판명나면 이 명박 대통령을 칭송이 자자해 질 것이고 위대한 업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과 門化光 한자현판 문제는 전혀 성질이 다릅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이 명박 대통령이 욕을 먹는 것은 이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데, 門化光 한자현판 때문에 이 명박 대통령이 욕을 먹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門化光 한자현판으로 욕을 먹어야 할 사람은 이 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입니다. 첫째는 노 무현 시절에 문화재 청장을 지낸 좌파 지식으로 알려진 유 아무개와 골통품 복원과 광화문 같은 국가문화재 복원의 차이를 모르는 앞뒤 꽉 막힌 몇몇 문화재 전문위원들입니다. 이 자들이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하고 이 자들에게 책임도 마땅히 물어야 합니다. 그러니 이 명박 대통령은 門化光 한자현판의 최대 피해자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서 한 일 중에 뭐가 잘못되면 얼추 한 두 번 욕하다 흐지부지되고 마는 경우가 많지만, 門化光 한자현판은 1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많은 시민들과 해외 관광객들이 이 명박 대통령을 욕을 하지 싶습니다. 그러니 門化光 한자현판을 떼기 전까지는 이 명박 대통령이 억울하지만 계속 욕을 먹지 싶습니다.
요즘 나는 광화문을 지날 때 門化光이란 한자현판을 보면서 매일 억울하게 욕을 먹을 이 명박 대통령의 처지가 너무 딱하게 여겨져 마음이 아픕니다. 그 동안 한글학회가 중심이 되어 여러 한글 관련 단체들과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한자현판 다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대통령에게 청원하고 일간 신문에 광고까지 내었는데도 왜 이 대통령께 이런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면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라 앞날과 이 명박 대통령의 장래를 걱정하지 싶습니다.
나는 이 명박 대통령의 억울한 처지를 이해하기 때문에 한없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광화문 한자 현판 떼기 투쟁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우리의 싸움이 끝난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나라를 망신시키고 세종대왕을 능멸하는 저 엉터리 門化光이란 한자현판을 떼어내고 자랑스런 한글 현판을 다는 그날까지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2.페이스북에서 내가 놀란 5가지
지난 광복절에 광화문에 門化光 한자 현판이 달린 이후로 우리의 반대 투쟁이 잠시 주춤해졌습니다. 그래서 내가 페이스북에 와도 별로 할 일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짬짬이 와서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이나 자료를 이것저것 보고 내가 크게 놀란 것은 다음 5가지입니다.
1)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한글로 적지 않고 버젓이 로마자로 적어놓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이 글에서 이 문제를 다룰 참입니다.)
2)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주로 자기 삶이나 생각 등을 이야기 하지 않고 주로 남의 삶이나 생각들을 이야기하는 어리석은 이가 너무 많았습니다.(이 문제는 다음 주 쯤에 따로 다룰 참입니다.)
3)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자기 삶으로 검증하지 않은 지식과 정보 즉 이 책 저 책에 있는 잡다한 지식이나 정보를 퍼와서 여기 올리는 것이 조금도 창피한 출 모르고 무슨 대단한 자랑으로 아는 어리석은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이 문제는 다다음 주쯤에 따로 다룰 참입니다.)
4)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수다 내지는 하나마나한 쓰잘 데 없는 소리를 수없이 올리는 한심한 불쌍한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 문제는 다 다음주 다음주쯤에 기회에 따로 다룰 참입니다.)
5)대학까지 나온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아까운 시간과 귀한 에너지를 별 영양가 없는 짓거리 하고 싸돌아다니는데 허비하는 못말릴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 문제는 다다음주 다다음주 다음주쯤에 따로 다룰 참입니다.)
3.한글학회 회장남과 33인의 애국선열
나는 어제 한글학회 개혁문제를 의논하기 위해서 김 종택 회장님을 만났습니다. 학회 회장실 벽에는 왜놈 시절에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다 함흥 감옥에서 옥사한 분들과 옥고를 치른 애국선열 33인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김 종택 회장님께서 말씀했습니다.
"송 현 선생, 여기는 한글학회 회장실시지만 사실은 회장실이 아니라 저 위대한 애국 선열들을 모신 사당입니다. 저 사진들을 보세요. 일제 때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서 함흥 감옥에서 옥사하고 옥고를 치른 33인의 애국 선열들의 영정입니다. 그래서 나는 한글학회 회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민족학회요 세계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100년) 자랑스런 한글학회의 사당지기입니다. 매일 이 방에 오면 내 마음이 숙연해지고 한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앞으로 한글학회가 저 위대한 애국선열들의 송구한 뜻을 받들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김 종택 회장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내 가슴이 벅차오르고 목구녕에서 뜨거운 불덩이 같은 것이 치솟아 올랐습니다. 그 순간 나는 애국선열들과 김 종택 회장님 앞에서 마음 속으로 이런 다짐을 했습니다.
"나는 그 동안 해온 것보다 더 열심히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고 갈고 닦고 지키는 일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애국 선열들처럼 조국을 위해서 목숨 바치는 위대한 일은 못해도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며 우리 말을 천대하는 인간들과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내가 그들과 싸우다가 그들이 던지는 "야유와 비난의 와인병"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싸우겠습니다. .."
한글학회 회장실 벽에 걸려 있는 33인의 애국선열들이 누구 좋아라고 그 차가운 함흥 감옥에서 왜놈의 모진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싸웠고 목숨까지 바쳤단 말입니까!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면서 한글을 천대하는 개념 없는 인간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가 목숨까지 바쳤단 말입니까?
자기 이름도 한글로 쓰지 않고 로마자로 쓰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주체성 없는 인간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동사무소란 멀쩡한 말을 버리고 주민센터란 말로 바꾸는 넋빠진 인간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안전문 혹은 덧문이란 멀쩡한 말을 버리고 스크린 도어라고 하는 얼빠진 인간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한국철도란 아무 탈없이 써오던 말을 버리고 KTX라고 하는 얼빠진 인간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아니, Hi Seoul"은 무슨 얼어죽을 "Hi Seoul"이며, "Happy Suwon"은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같은 "Happy Suwon"이라고, 이런 넋빠진 소리 하는 인간들 좋아라고 애국 선열들이 왜놈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지난 2월에 "한글문화연대(대표 고 경희)는 '공공언어 바로 세우기' 운동의 하나로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의 구호(슬로건)를 조사해 우리말 해침꾼 구호를 뽑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시 광진구의 'Great GwangJin', 경기도 고양시의 'Let's Goyang' , 경기도 평택시의 'Super Pyeongtaek', 부산시 북구의 'Hu Nature Bukgu' , 경북 상주시의 'Just+Sangju', 전라북도 익산군의 'Amazing Iksan' 충남 공주시의 'Hi-touch Gogngju'
세상에! 이런 넋빠진 짓을 하는 공무원들이 세계 어느 나라에 또 있단 말입니까? 33인의 애국 선열들이 이런 정신 나간 인간들 좋아라고 33인의 애국 선열들이 왜놈들과 싸우다 목숨을 바쳤단 말입니까?
한글독립국본부 수도 사단장인 내가 위의 자료를 보면 속에서 천불이 안날 수가 없습니다.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는 것은 애국의 첫걸음이고 국민의 의무입니다. 위의 자료에서 보듯이 자기나라 말을 관공서에서 저렇게 천대를 하는 인간들이 쌔고 쌨다는 것은 이 나라에 망조가 들어도 단단히 들었다는 뜻입니다. 저런 머저리같은 것들을 우리가 낸 아까운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한단 말입니까?
어쩌다 이 나라 꼴이 이지경이 되었단 말입니까? 공무원들이 앞장 서서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고 갈고 닦아야 할 판인데 도리어 앞장 서서 제 나라 말과 글을 이토록 천대하다니,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세상 천지에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주: “개자식들 같으니!”라고 욕부터 해주고 싶지만 내 체신 떨어지고 내 입 더워질까 봐 차마 욕을 못하겠음)
그런데 천만 다행인 것은 이런 중에서도 제 정신 박힌 공무원들이 아직 멸종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서울시 금천구의 (눈부신 금천) 서울시 중구의 (서울의 중심 중구) 강릉시의 (솔향 강릉) 부산시 동래구의 (얼쑤 동래) 경기도 의정부시의 (의정부 행복 특별시) 전북 순창군의 (장하다 순창) 전북 전주시의 (한바탕 전주)...
우리 말을 사랑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의로운 사람들의 씨를 받아서라도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땅에서 멸종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4.우리말을 천대하는 사람들에게 선전포고문(?)
한글학회에서 돌아오자마자 페이스북 내 담벼락에 두 개의 선전포고문(?)을 올렸습니다.(주: 글자수 제한으로 긴 글을 올릴 수가 없음)
------------------------------------------------------------
(선전포고문 1)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말을 천대하는 인간들에게
그 동안 아무 문제없이 써 오던 "포도주"란 말이 있는데도 "와인" "와인" 하면서 우리말을 천대하는 인간은 무슨 열등감이 있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와인, 와인” 하면 누가 자기를 유식한 인간으로 봐 줄까 그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할 줄 모르는 인간들 중에 의외로 대학까지 나온 자들이 많은데, 나라 꼴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제 때 우리 말과 한글을 지키기 위해서 함흥감옥에서 옥사한 애국지사들이 지하에서 이 사실을 알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
(선전포고문 2)
프랑스 사람과 한국 사람의 차이
캐나다 퀘백에 사는 프랑스 사람이 이민 간 지는 300여년,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에 이민 간지는 100여년이 된다 합니다. 그런데 퀘벡에 사는 프랑스 이민 후손들은 다들 프랑스어를 잘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에 이민 간 한국인 3세 중에는 우리말을 잘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하기야 한국에서 대학까지 나온 사람 중에서 "포도주"라고 하지 않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 말을 천대하는 자들이 쌔고 쌨으니, 앞으로 미국 이민 4세가 되면 한국말 제대로 할 줄 아는 애들은 하늘에 별따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는 프랑스 사람과 제 나라 말과 글을 헌씬짝처럼 버리는 한국 사람 중에 어느 쪽을 인격적으로 존중할까요?
-------------------------------------------------------------
내가 위와 같은 글 두 꼭지를 올린 뒤 얼마 뒤에 내 글에 댓글이 두 개 달렸습니다. 댓글을 단 사람은 자기 이름을 로마자로 적었더군요. 그래서 나는 그 댓글을 즉각 삭제하고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아주었습니다.
---------------------------------------------------
(송현 댓글)
죄송합니다. 조금 전에 제 글에 댓글 두개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쓴 분이 자기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았기에 즉각 삭제하였습니다. 한국 사람이 제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으면 저는 그런 사람하고는 상종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글에 댓글 달고 싶으면 그 동안 한글로 이름을 쓰지 않고 로마자로 쓴 사유를 제가 이해하게 말씀해주시거나, 그 동안 자기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은 것을 아주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하는 글을 올리고, 이름을 한글로 고친 뒤에 댓글을 달기 바랍니다. 그러면 삭제는 하지 않겠습니다. 잠시나마 번거롭게 해서 미안합니다. ㅎㅎㅎㅎㅎ
송현(시인. 한글문화원장)
-------------------------------------------------------
나는 그 동안 내 글에 달린 댓글을 한 번도 삭제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 자기 이름을 한글로 적지 않은 사람의 댓글은 삭제를 하기로 작정하고, 다음과 같은 글을 선전포고문 3을 담벼락에 올렸습니다.
-----------------------------------------------------------
(선전포고문 3)
자기 이름 한글로 안 쓰는 사람은 친구 신청하지도 말고 제 글에 댓글 달지 마셔요!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는 것이 나라 사랑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자기 이름조차 제 나라 글자로 쓰지 않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과는 친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만 외국 사람과 교류하는 일이 많아서 로마자로 쓴 분들이라면 예외로 하겠습니다. 오직 국내 사람들과 교류하는 자리에서 조차도 제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는 분이라면 그가 아무리 전문가라도 아무리 실력 있다 해도, 아무리 대학교수라 해도,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 해도 그런 사람하고는 친구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고 제 글에 댓글 다는 것조차 반갑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영어는 완전 까막눈입니다. 송현(시인. 한글문화원장)
--------------------------------------------------------------
나는 선전포고문3을 올리면서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올려야 할 글인데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눈 질끔 감고 올렸습니다. 위의 글을 올리고 나니 그전에 이미 나랑 친구를 맺은 분들 중에 자기 이름을 로마자로 적은 분이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이 분들을 어찌 할까를 한참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선전포고문 4를 담벼락에 올렸습니다.
--------------------------------------------------------
(선전포고문 4)
이미 자기 이름을 한글로 적지 않고 저랑 친구가 된 분들께
한글날이 다가옵니다. 아직도 한글을 천대하는 주체성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에겐 한글을 사랑하고 갈고 닦으며 빛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저랑 친구가 된 분들 중에 한글로 자기 이름을 적지 않은 분들은(외국 사람이거나, 외국과 교류가 잦은 분은 제외) 한글로 이름을 적기 바랍니다. 한글날까지 이름을 한글로 바꾸지 않은 분들은 한글날 자정이 지나면 친구에서 삭제하겠습니다. (로마자 병기는 예외)
그 동안 아무 탈없이 써 오던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안 쓰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말을 천대하는 사람과도 친구하고 싶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영어는 완전 까막눈입니다. 죄송합니다.
송현(시인. 한글문화원장)
-------------------------------------------------------
나는 “선전포고문 4”까지 올리고 나니 내 마음이 좀 홀가분해졌습니다. 이제 선전포고문을 다 올린 셈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어쩔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걱정도 되고 염려도 되었지만 쏜 화살이 되고 말았다고 생각하고 잠 자리에 들었습니다.
5.진정한 용기를 보인 정직한 김 삿갓 선생님
다음날 오후에 페이스북에 오니 다음과 같은 쪽지가 와 있었습니다.
------------------------------------------------------
(쪽지)
송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에 사는 김삿갓(가명)입니다. 어제 선생님 담벼락에 올린 글을 보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았습니다. 한글날을 맞아 선생님께서 한심한 친구들을 정리하신다는 말씀에 띵~ 합니다.
제가 XXX이라는 제 이름을 두고 페이스북상에서 로마자로 XXXX를 쓰는 이유는 원하지 않는 얽힘이 싫어서입니다. 특히 요즘 저희회사 임원진들이 페이스북을 앞 다투어 하는 관계로 자칫 얽힐까 봐 프로필에 회사명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가명이나 다른 명사를 쓰기도 뭐해서... 선처를 구하는 건 아니구요. 혹 비슷한 이유로 영문이름을 쓰면서 그동안 선생님 말씀을 경청했던 분들이 쫓겨날까 걱정이 됩니다.
껍데기보다 알맹이를 좀 고려해 주시기를 간청 드리면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꾸뻑~~ 힝....
김삿갓 올림
----------------------------------------------------------
5.산불과 비둘기 한 마리의 눈물겨운 날갯짓
--------------------------------------------------------
(답장)
김삿갓 선생님께
김삿갓 선생님, 반갑습니다.
저는 어제 페이스북 담벼락에 네꼭지의 선전포고문(?)을 올리기 전에도 많이 망설였고, 올리면서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누구 눈치 볼 군번도 아니고, 그런 말도 제가 못하면 좀처럼 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더러 욕을 먹고 오해를 받는 한이 있어도 그 십자가를 제가 지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쪽지를 보니, 제가 선전포고문을 올리길 잘했구나 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김삿갓 선생님!
저는 자기 이름을 제 나라 글자를 쓰지 않고 로마자로 쓰는 사람들 수백 수천 트럭보다 선생님같이 용기 있고 멋진 분 한 사람이 더 소중합니다. 통 속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대낮에 등불을 들고 사람을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을 젊은 날에는 잘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책도 제법 읽고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다가 헤어져 보고나니 이 말의 뜻을 알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우리 역사에는 이 순신 장군은 한 사람 뿐이었고, 광개토대왕도 한 사람뿐이었고, 세종대왕도 한 사람 뿐이었고, 안 중근도 한 사람 뿐이었고, 유관순도 한 사람 뿐이었고, 주 시경도 한 사람 뿐이었고, 최 현배도 한 사람 뿐이었고, 공병우도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역사를 빛낸 분들이 다 나라와 겨레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친 그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 말을 천대하는 인간들은 우리나라 역사 발전에 무슨 도움을 줄 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인간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소모품에 불과한 삶을 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인간들은 다시 우리나라가 외세에 짓밟혀도 태극기를 그릴 사람도 아니고, 독립 만세 부를 사람도 아니고, 죽창을 들고 싸울 사람도 아니고, 자기 집 거실에서 "와인이나 마시면서 나라 걱정 안할 개념없는 인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인간들은 나라야 망하건 말건 자기 가족과 자기 새끼만 잘 먹고 잘 살면 나라야 누가 지배하건 알 것 없다는식으로 태평스레 "와인만 마시면" 행복해 할 사람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김삿갓 선생님
사실 저는 네 꼭지의 선전포고문을 올려놓고 별별 상상을 다 하고 별별 걱정을 다 하느라 잠을 설쳤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과연 내 뜻에 동조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현재 로마자로 이름을 쓰는 사람들과 “와인. 와인” 하는 사람들이 더 반발을 하지 않을까? 그런다면 그들과 어떻게 싸워야 할까? 등의 생각으로 제 머릿속은 복잡하고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오늘 김삿갓 선생님의 쪽지를 읽고는 저는 또 한 번 무릎을 쳤습니다.
“아, 됐다. 김삿갓 선생님 같은 분이 한 분이 있다면 앞으로 제 2의 김삿갓 선생, 제 3의 김삿갓 선생이 나타날 것이 확실하다.”
그 순간 저는 불경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기 생각났습니다.
온갖 짐승이 사는 어느 산에 불이 났습니다. 여러 짐승들이 불에 타 죽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비둘기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는 날개가 있었기 때문에 용케 불길을 빠져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그러나 다른 동물들은 날개가 없었습니다. 비둘기는 밖으로 빠져나와 자기는 안전하게 되었지만, 동료들이 타는 것이 안타까왔습니다. 그래서 개울로 가서 날개로 물을 적셔다가 불길 위에 날개를 털었습니다. 또 개울가로 가서 날개를 적셔 와서 불길에 털었습니다.
그러나 한 마리의 비둘기가 그렇게 해서 사나운 불길을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비둘기는 동료들이 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기가 너무 안타까와 지칠 줄도 모르고 그 일을 계속했습니다. 비둘기는 지쳤습니다. 불은 더욱 사나와졌습니다. 그때 이 비둘기의 갸륵한 마음씨가 하늘까지 전해져서 하늘이 감탄하여 비를 내려 주어서 불길이 잡히고, 동물들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김 삿갓 선생님!
김 삿갓 선생님은 "송현 비둘기" 앞에 나타난 두 번째 비둘기입니다. 송현 비둘기 한 마리가 저 수많은 바위를 향해 작은 달걀을 던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서 김삿갓 비둘기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니 어제까지만 해도 비둘기는 한 마리 뿐이었는데 자고나니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와 이제 비둘기가 두 마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장담하건데 이제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비둘기들이 우리 곁으로 날아올 것이고 우리가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김삿갓 선생님!
저는 젊은 날에 한글 타자기를 발명한 공병우 박사님을 만나서 한글 사랑 정신과 한글 기계화를 배웠습니다. 그때 공병우 박사님을 모시고 박 정희 유신 독재 정권의 잘못한 한글 기계화 정책을 반대하면서 온갖 위협을 무릅쓰고 싸웠습니다. 그 싸움이 한 창 치열할 때 공병우 박사님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송현 선생, 우리가 아무리 싸워도 저 무서운 독재 권력에 이길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설령 패배하더라도 우리 후손과 우리 역사를 위하여 우리는 여기서 물러서지 말고 싸워야 합니다. 한글 기계화 역사에 잘못된 한글 글자판 정책을 보고 아무도 싸우지 않았다면 얼마나 우리 역사가 비겁하고 수치스럽겠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고 해도 우리는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그것이 역사가 지금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김 삿갓 선생님!
이번에 제가 시작한 이 싸움도 그때 싸움과 별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쩌면 그때는 독재 권력과 싸움이었는데 이제는 멀쩡하게 생긴 우리말 천대 무리들과 와인족들과 싸움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번 싸움이 더 힘든 싸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멀쩡하게 생긴 한국 사람들이 제 이름을 한글로 쓰지 않고 로마자로 쓰는 것을 보고도 그냥 둘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멀쩡한 포도주란 말을 버리고 “와인 와인”하면서 우리 말을 천대하는 가증스런 꼴을 보고도 어찌 모른 체 할 수가 있겠습니까!
한글학회 회장실에 걸려 있는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지키려다 옥고를 치르고 옥사한 애국선열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싸움의 결과는 우리가 관여할 바가 아니고 하늘이 정할 일입니다. 다만 우리는 싸우는 순간순간의 찬연한 불꽃에 모든 것을 맡기고 싸울 따름입니다.
김삿갓 선생님!
그 사이에 벌써 제게 온 쪽지들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속이 시원합니다”
“송현 선생님이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나서서 선생님을 지지하기는 좀 거시기 해서 뒤에서 적극 지지하겠습니다.”
“저도 선생님 글을 보고 이름을 한글로 바꾸었습니다. 그 동안 너무 개념 없었던 것을 반성합니다. 선생님 멋쟁이!”
김삿갓 선생님
그런데 김삿갓 선생님의 쪽지에서 저를 감동하게 한 것은 다음 대목입니다.
"그렇다고 가명이나 다른명사를 쓰기도 뭐해서... 선처를 구하는 건 아니구요. 혹 비슷한 이유로 영문이름을 쓰면서 그동안 선생님 말씀을 경청했던 분들이 쫓겨날까 걱정이 됩니다. 껍데기보다 알맹이를 좀 고려해 주시기를 간청드리면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이 중에서 저를 더 감동시킨 대목은 다음 귀절입니다.
"그 동안 선생님 말씀을 경청했던 분들이 쫒겨날까 걱정이 됩니다."
이 귀절보다 더 저를 감동시키고 눈물 나게 했던 대목은 다음 귀절입니다.
"껍데기보다 알맹이를 좀 고려해 주시기를 간청드리면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김삿갓 선생님!
저는 김삿갓 선생님의 애정에 감동하여 선생님의 조언대로 어제 제가 공언했던 말을 수정하겠습니다. 이미 친구로 맺은 분들이 한글날까지 이름을 한글로 바꾸지 않아도 절교하지는 않겠습니다. 설령 그분들 중에 제가 쓴 속 좁은 글에 기분이 상했거나 반감을 가졌더라도 김 삿갓 선생님의 사랑에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한글로 이름을 바꿀 때까지 절교하지 않고 기다리겠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오늘 김삿갓 선생님께 한 수 배웠습니다. 김삿갓 선생님의 큰 사랑과 아량 앞에 제가 참으로 속이 좁은 것이 들통이 나고 말았습니다. 매우 부끄럽습니다. 언제 통성명이나 하고 나면 제가 벌주 한잔 사겠습니다. (제 전화 번호 어디 메모해 두셔요. XXX-2XX-XX58)
김삿갓 선생님
우리의 싸움이 진실하고 지극하면 마침내 비를 부르게 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열심히 싸워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2010. 9. 18
송 현(시인. 한글독립군본부 수도사단장)
|
첫댓글 겉이 멀쩡하다고 해서 속까지 멀쩡하지 않은것은 것을 파악할수 있는 힘이
누구든지 있다면 굳이 선생님께서 이런 글을 쓰지 않으셔도 됐을텐데
다행히 ( ? ) 도 그런 능력들이 없기에....
선생님의 능력에 감탄을 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 짝 짝 짝
'나라야 망하건 말건를 저도 보냅니다.
자기 가족과 자기 새끼만 잘 먹고 잘 살면
나라야 누가 지배하건 알 것 없다는식으로
태평스레 "와인만 마시면" 행복 한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본문 내용 옮겼습니다.
보통은 아무 생각없이... 무개념으로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죠.
특히 현대인들은 나만 편하고 나만 행복하면 되지.. 주위 사람 돌아보는 아량과 여유 배려
갈수록 피폐 정도가 늘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일제강점기 시대는 아니지만 앞으로 '포도주'한잔을 마시더라도 나라를 생각하면서 마셔야 겠습니다.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에
한글사랑으로 한사람 한사람 받아들여주시는 선생님! 멋지십니다.
이렇게 한사람 한사람 ~한글사랑 더하기 되면 비를 내리는건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선생님을 통해서~ 한글사랑에 대해, 알게모르게 실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글읽으면서 감동받으면서 오늘...'오늘 실수한 부분이 없었는지...' 반성도 하게 되구요.
한글사랑의 목적이 더 많은사람들에게 알려져서
하루라도 더 빨리 비를 내렸으면 합니다*^^*
글에 살아 있는 기운이 넘쳐 나서 좋습니다.
정열과 끈기를 높이 사고 싶습니다. 항상 행복하소서
선생님을 비롯하여 한글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이 있기에 올레길 둘레길처럼 잊혀졌던 우리말이 예쁘게 쓰이기도 하잖아요.너무 열 받지 마시고 같은 뜻을 나누는 이들이 더 많아질때까지 기다리셨다가 오랫동안 좋은 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동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