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옥상에서 내려다 본 봄의 들판을 그린 이,
어릴 적에 한 번은 가 본 듯한 다 쓰러져가는 외갓집을 그린 이,
모진 겨울을 이기고 잔뜩 물이 오른 거무틱틱한 감나무 가지들을 그린 이,
모퉁이 돌고 돌아 담장 너머로 봉긋 솟아 오른 목련과 햇살을 그린 이,
수 천 평 땅 위에 처녀바람 피워 올리는 밭두렁의 연기를 그린 이,
흙벽 기둥에 달라붙은 소쿠리,
겨우내 찬 얼음에 몸을 떨었던 쓰러져가는 연,
다 품고, 다 알고 있는 듯한 웅장한 산을 그린 이,
물오른 나뭇가지 사이로 일렁이는 잔바람,
대웅전 추녀 밑에서 조용히 흔들리는 풍경소리를 그린 이,
그저, 조용히 제 자리에서 봄을 기다리는 행복한 이 마을을 그린 이,
병실의 그 녀에게 줄 향기로운 매화와,
구리구리한 냄새가 금방 날 것 같은 황소를 그린 이................
어디서들 꼭꼭 숨었다가 하나, 둘 작품들을 손에 들고, 머리에 이고 볕 좋은 동네 한 가운데에 늘어놓는다.
사생지가 넓고, 소재가 다양해서인지 오늘따라 작품들이 더 없이 좋다.
열심히 지하철 타지 않아도,
구태여 없는 시간 쪼개지 않아도,
이렇게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이 시간이 더 없이 소중해져 버린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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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10분 일찍 도착한 압구정은 역시나,10분만큼 썰렁하다.
기사님과 같이 <구정 테이크아웃 커피> 점을 차릴 즈음, 하나, 둘 반가운 얼굴들이 모여든다.
물 많은 커피,
설탕 뺀 커피,
곱빼기 커피에, 구수한 녹차를 준비한다.
그러다, 어디에선가 짜~~자잔!!! 나타나는 짱가!! 가 아닌, 큼직한 떡 보따리!!
김 희ㅇ 선생님의 자주 못 나와서 미안하고, 앞으로 자주 나오겠다는 떡이라는데...
믿거나 말거나~~^^
아무튼 그림쟁이 아니랄까 봐, 산수유를 닮은 노--오란---색에 한 번 놀라고,
엄청난 양에 또, 놀라고...
큼직하고 뜨끈한 떡에 모두들 아이처럼 좋아 하신다.
떡 좋아하는 사람치고 사람 안 좋은 사람 없다던데...
그래서 우린 떡을 이렇게도 좋아들 하나보다.
무엇이든 함께 나누고 싶은 情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아침!!
하늘도 도와 구름 한 점 없는 압구정에서 우리는 오늘도, 때 아닌 호사를 누린다.
버스가 10,000원이다!!!
이리저리 간신히 자리를 정리하고, 서울을 떠난다.
개강 이후 처음으로 결석하신 지 정ㅇ 선생님의 전시회 소식과,
박 광ㅇ 고문님의 개인전을 알리는 안내,
마음은 이 버스를 늘 함께 타고 있을 명랑한 이 윤ㅇ 화우에게 완쾌를 빌어주는 박수와
예비신입 소개로 버스는 어느덧 칠장사 앞, 넓은 주차장에 도착한다.
야수회에 발을 디딘지 얼마 되지 않아 사생 왔던 추억의 사생지...칠장사~
열심히 목에 굵은 핏대 올리며 일요일이면 <칠장사 안내>로 자원봉사를 하신다던
그 자그맣고 호리호리한 아저씨는 아직도 계시려나...
큰 바위 위에 도시락 꺼내 놓고 이필ㅇ샘이랑 강인ㅇ샘이랑 오손도손 수박도 나눠 먹었던
추억이 떠올라 혼자 빙그레 웃어도 본다.
얼른 올라갔다 와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지난주에 신입으로 등록하신 반가운 몇몇 분들이 승용차로 오셔서 재무를 찾는다.
반갑게 그들과 얘기도 나누고, 돈도 나누고, 떡도 나누다보니
버스는 어느새 구메 마을로 들어서고, 저 쪽에서 인상 좋은 한 분이 웃으시며 걸어오신다.
훤칠한 키에 빨간 티셔츠, 잘 생긴 구릿빛 얼굴!!
그 분의 얼굴엔 “내가 이 마을 이장이요~~~”하고 쓰여 있다.
텔레비젼에서 보던--
"에~동네주민 여러분!!"
하고 시끄럽게 외치던 그 전설의 이장님!!
인사를 드리고,마치 아군이 이 마을을 점령한 것처럼 샅샅이,삼삼오오 마을을 뒤지기 시작한다.
바로 옆, 동네 회관에서는 몇몇 아주머니들께서 복조리를 엮고 계신 모습이 보인다.
밭에 뿌려진 구수한 두엄냄새,
강인함을 자랑하는 보리밭에서 나는 향긋한 내음,
산 아래 외딴 집 마당에서 피어오르는 구수한 연기의 향,
내가 꿈꾸어 오던 진달래의 분홍 향까지...
마을회관 앞 연못 안에 잘 지어진 정자에 사이좋게 앉아보는 화우들의 훈훈한 향기까지
높고 푸른 오늘의 날씨와 잘 어우러져 기분을 좋게 한다.
연못 한 가운데,
마을회관 앞 그늘,
소박한 집 앞,
목련과 산수유를 찾아서 분주히 자리를 잡아보는 화우들!!
그들과 섞여 나도 덩달아 봄 햇살을 마음껏 즐긴다.
떡을 먹었어도 배꼽시계는 어김없이 나를 조른다.
제법 식당 모양새를 제대로 갖춘 마을식당인데,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얼굴들이 낭패를 본 인상들이다.
복조리 마을을 견학 오는 미술학원 어린이 40명으로 생각한 이장님에게
배고픈 하이에나 야수인 50명이 들이닥쳤으니,,,
나누어 먹고, 덜어 주고...
땅에 묻어 둔 듯, 맛 있----------는 김치.
어묵 국, 쑥갓 튀김, 계란말이, 두부구이, 어묵조림, 김치 복음...
덕분에 우린 서울시 야수초등학교 어린이다운 식사를 마친다.
늘 처음처럼~~~~~~~~~~^^
망가진 이젤을 핑계 삼아 몇 번이나 자리를 옮기고, 그렸다 지웠다 반복 한다.
너무 피지 않은 복사꽃에 매달려 사정도 해 보고,
그늘에 핀 진달래에게 구걸도 해 보고,
밭두렁에 막 올라오는 무꽃에게 협박도 해 보지만,,,,,,,,,,,,,,
오늘도 역시, 그림이라는 놈은 나보다 한 수 위다.
사생지가 넓고, 칠장사와 마을로 나누어서인지,회원들은 몇몇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도 혼자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진달래와 티격태격하다...하루가 간다.
“3시부터 막걸리 파티 있~~~어요!!”
저만치서 굵직한 정 국장님의 소리가 들린다.
점심을 그럴싸하게 먹지 못한 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빈대떡과 막걸리로 새참을 먹는다.
나무젓가락으로 휘--이 저어 마시는 막걸리에, 맛 나는 김치 한 조각을 걸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 주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싸아------악 가신다.
<칠장사&구메마을 사생에 참여 하신 분>
강인영 곽경진 권영실 김나현(부회장) 김명순 김병길 김상복 김성영 김용선 김조묘 김희숙 나경심
박노해 박상삼(회장) 박재순 박정식 박춘매 선명란 손명환 손요왕 (수석부회장) 이규희 이남희
이다희(어린이) 이명진 이문표 이상훈 이성복 이용환 (자문) 이춘오 이춘옥 이혜영 임경미 임부련
임흥빈(자문) 장천석 전영미 정기숙 정영희 정윤하 정인재 지송자 지원배 차점자 채영미 최갑순
최정웅 최종문 추연태 한필균(자문) 황명숙----------------------------------------------------------<이상 50명>
<반갑습니다>
08/신입---------------------------임 부련님
08/예비신입----------------------최 갑순님
<찬조>
임 흥빈 자문위원님----------------20만원
김 희숙 회원님--------------------노란 백설기와 쑥절편 3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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