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So Long, Farewell
12. Climb Ev'ry Mountain
13. Something Good
14. Processional And Maria
15. Edelweiss (Reprise)
16. Climb Ev'ry Mountain (Reprise)
일곱 남매의 대가족이 살고 있는 저택에 새로운 가정교사가 찾아온다.
엄격한 장교 출신 홀아버지에게서 자란 아이들의 장난기는 통제불가로 보이지만,
물론 아이다운 따뜻한 품성들도 숨어 있다.
결국 음악을 통해 모두 교감을 이루게 되고
수녀 출신의 가정교사는 아이들의 새 엄마가 된다.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줄거리다.
해마다 명절 때면 안방극장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이 내용은 실화이다.
실제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가족 합창단의 기록인
‘트랩 패밀리 싱어즈 이야기(The story of the Trapp Family Singers)’를 각색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극적인 구성을 위해 가상의 공간이나 러브스토리가 더해지고
손에 땀을 쥐는 추격 장면이 추가 됐지만
‘진짜’ 있었던 이야기의 무대적 구현이라는 원초적 매력은
비슷한 시기의 다른 뮤지컬들과 차별되는 재미를 만들어 냈다.
물론 이데올로기 논쟁이 격렬했던 냉전시대의 사회 분위기도
히트를 기록하게 되는 환경적 요인의 하나다.
우리에겐 영화가 제일 익숙하지만
완성된 뮤지컬로 대중에게 처음 선보인 것은 무대가 먼저다.
로버트 와이즈가 연출을 맡아
아카데미상 10개 부문을 휩쓸었던 영화는 1965년 등장했지만,
무대 버전의 뮤지컬은 이보다 6년여 전인 1959년 초연됐다.
무대 위 주인공은 줄리 앤드루스가 아닌
50년대 최고의 인기 뮤지컬 여배우 메리 마틴이었는데,
훗날 영화에 등장하는 이미지보다 장중하고 느린 템포의
품격 있는 마리아를 연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덕분에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누가 더 실존 인물에 가까웠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흥밋거리가 됐는데,
독자들에겐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지만
실존 인물은 다정다감하다기보다는 엄격한 면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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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거리 풍경들은 실제 이야기의 배경이었던 오스트리아의 찰츠부르크에서 주로 촬영됐다. 덕분에 지금도 그곳에서는 모차르트 생가와 함께 뮤지컬이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남아 있다.
◀ 실제의 마리아와 폰 트랩과의 만남
호텔이나 숙박시설 중에서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하루 종일 틀어놓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시내에서 출발하는 ‘사운드 오브 뮤직’ 관광버스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요 촬영지로 관광객들을 실어나른다. 가정교사 마리아가 기타를 들고 음악의 기본인 도레미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알프스 자락의 언덕,
열여섯살 아가씨가 열일곱살이 되기를 기다린다며 뛰어노는 저택 뒷마당의 정자,
마을 높은 곳의 수녀원이나 결혼식 장면에 등장하는 성당 등은
언제나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요즘 우리나라 지역 관광에서 한류 드라마 촬영지가 인기몰이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물론 관광의 말미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커피숍과
기념품 가게들이 사람들에게 추억을 선물하며 비용을 지불하게 만든다.
1950∼60년대는 뮤지컬 영화의 전성기였다.
수많은 영화사들이 앞 다퉈 무대용 뮤지컬을 영상화했고
덕분에 글로벌한 수요도 등장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들은 뮤지컬 하면
으레 뮤지컬 영화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바로 이 시기의 콘텐츠들 속에서 성장기를 보낸 탓이다.
뮤지컬과 영화의 상호 교류는 그래서 나름 역사도 길고 사연도 많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크린용 영화가 제작되면서
무수한 뒷이야기를 남긴 것은 이른바 립싱크 파문이었다.
글로벌 마켓으로 ‘상품’을 팔아야 했던 영화사 입장에서는
노래 솜씨 못지않게 인지도가 높은 스타급 배우의 기용을 무시할 수 없었고,
그래서 모자란 가창력은 눈속임으로 가려야 했다.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폰 트랩 대령의 노래 ‘에델바이스’나
사랑에 빠진 마리아에게 인생의 조언을 남겨주는
원장 수녀의 ‘모든 산을 올라’는 원래 배우들의 음성이 아닌
‘얼굴 없는 가수’들의 노래다.
목소리만 등장한다고 해서 이런 배우들을 ‘유령 가수(Ghost Singer)’라 부르기도 했는데,
물론 애호가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은 마케팅 전략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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