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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처럼 신神나게
서기 전 *****년. 인간 창조 이전의 천상天上 어전회의.
묘사 불가능한 기이한 무지개가 빛의 보좌에 둘려있고, 보좌에는 영원하신 분이 좌정해 계셨습니다. 보좌 아래는 청옥을 편듯하고, 보좌에 앉으신 이의 모습은 벽옥 같기도 하고 홍보석 같기도 했습니다.
그 앞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천사들이 도열해 있는데, 그들이 입은 형형색색의 옷 빛깔은, 보좌의 광채에 어우러져 아름다움과 장엄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보좌에 앉으신 분의 음성이 대기를 가르고 맹렬히 진동했습니다.
“루시퍼, 마지막으로 네 의견도 듣고 싶다.”
음성과 함께 보좌에서 번개가 치며 우레가 울려, 모든 천사들의 낯빛이 변했습니다.
루시퍼라 불린 영이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그 자유를···, 새 피조물에게 그냥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의지로 선과 악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하고 오직 주께만 맹종하도록 만든다는 것은 가혹한 처사입니다.”
루시퍼의 눈이 밑을 향해 번뜩거렸습니다.
“그렇다. 난 노예가 아닌, 자유로운 친구를 원한다.”
보좌로부터 부드러운 대기가 물결쳐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때 누군가가 공손히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가 만일 선 대신 악을 택한다면 크나큰 비극이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환합니다. 주님은 그 아픔을······.”
그의 음성은 떨리고 있었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이었습니다. 천상의 반역을 이미 목도했던 뭇 천사들의 눈빛도 그의 말에 동조하고 있었습니다.
“자네는, 주님께 그에 대한 대책이 없으리라고 보는가?”
천상반란의 주동자인 루시퍼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루시퍼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브리엘은 계속 호소했습니다.
“주님은 악의 유혹을 받지 않으시고 오직 선善이시온데, 새 피조물은 왜 악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을 면할 수 없습니까? 노예 외에 다른 대안이 어찌하여 없으리이까? 우리보다 더 완벽하고 존귀한 존재로 만드소서.”
“네 말이 옳다. 내가 그리 하리라. 그러나 호흡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듯이, 선악 선택의 자유가 없는 인간은 생각할 수 없느니라. 그게 없다면, 그는 우리를 닮은 존재도, 너희보다 존귀한 존재도 될 수 없을 것이다. 후에는 너희가 알게 되리라(엡 3:10 참조).”
보좌의 빛이 더욱 강렬해지자 천사들은 견디지 못하고 모두 엎드렸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자애로운 음성이 천사들의 귀를 훑었습니다.
“내가 친히 가서 짊어지리라! 그가 만일 악을 택한다면.”
뭇 천사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 말씀을 끝으로, 그 시간의 천상 어전 회의는 막을 내리는 듯했습니다. 그 때 갑자기 누군가가 무릎을 쳤습니다.
“옳습니다! 주님. 선악 선택의 자유가 없으면 사람은 신처럼 될 수 없습니다!”
‘지혜의 아들’이라 불리는 한 천사장의 말이었습니다. “그가 악을 택해 주님 곁을 떠나더라도 반드시 향수에 젖어, 첫 사랑이신 주님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그 천사장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더니 불길 같은 안광을 빛내며 덧붙였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만에 하나 악을 선택할 경우, 주께서 큰 자비로써 주님의 지극히 거룩한 영을 그에게 불어넣으시고, 그가 즐거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그는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뉘우치고, 주님의 은혜에 감격하여 행복해 하며, 영원토록 주님을 사랑할 것입니다.”
그의 말끝에 누군가가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흥! 하지만 악을 택한 대가는 치러야 할 걸!” 루시퍼였습니다.
“내가 친히 가서 짊어지리라! 그가 악을 택한다면.”
다시 보좌에서 뜻을 알 수 없는 그 음성이 온화하게 울렸습니다.
“그가 악을 택하더라도 나는 그를 신처럼 만들 것이다.”
“주님, 그건 불공평합니다!”
갑자기 루시퍼가 소리를 높였습니다.
“너는 불공평을 말할 자격이 없다. 내가 내 피조물을 나처럼 만들든 말든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네가 시기하느냐? 너의 갈 길이나 가라.”
루시퍼가 투덜거리며 자리를 떠나고 회의는 끝났습니다.
온 지구는 태초의 어둠에 뒤덮여 있었고, 하나님의 영과 바람은 물 위를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신이 되고 싶었던 사람, 사람이 되고 싶었던 신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화와 벚꽃이 기쁜 빛깔과 순결한 색채로, 서울의 *신대 동산을 수놓기 시작할 때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울까, 온통 백옥 빛이야!”
밝은 베이지색 외투를 걸친 남자가, 동산의 하얀 목련화와 화사한 벚꽃을 번갈아 보며 감탄해 마지않더니, 시원한 얼굴을 가진 옆의 남자에게 물었다.
“준범 형제, 혹시 ‘Who Am I ?’(난 누구냐?) 라는 액션 영화를 본 적 있나요?”
“아, 홍콩의 쿵푸 스타 성룡이 주연한 거 말이죠?”
“맞아요. 헬기 추락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은 자기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아 미칠 듯이 괴로워하며 이렇게 외치죠.”
밝은 베이지색 남자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난 누구냐?!”
“난 목련화다!”
훤칠한 키에 윤기 나는 검은 머리를 길게 기르고, 온 몸을 백옥 색으로 치장한 자매가, 맞은편 대숲의 바위에 걸터앉아 있다가, 그의 말끝에 두 팔을 들고 소리쳐 대답했다.
“하하! 그 정도면, 혜진이 기억력은 매우 양호해. 혜진이의 아름다움도 알아줘야 하고.”
그녀는, 미인 선발대회에 참여해보라는 권유를 숱하게 받고, 역대 미스유니버스들이 그녀 앞에서 줄줄이 울고 갈 것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는 터.
“목사님, 제 얼굴이 정말 예뻐요?”
베이지색 남자가 머뭇거렸다.
“여자인 내가 반할 만큼 예쁜 걸.”
진분홍 투피스에 연분홍 바바리를 걸친, 빼어나게 아름다운 여인이 곁에 있다가, 싱글거리며 대신 대답했다. 유진이었다.
“목사님이 보시기에는요?” 혜진이 재촉했다.
베이지색 남자가 혜진의 얼굴을 강렬한 눈빛으로 한참 응시했다.
“속 얼굴이 겉 얼굴보다 백만 배 아름답군요.”
“네? 속··· 얼굴이요?” 그녀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너무 쉬운 말을 쓰니까, 오히려 알아듣기 어렵죠? 그럼 한자어로, 내면內面.”
혜진의 표정이 복잡하게 변했다.
“혜진이 겉 얼굴을 보고 울고 가는 미스 유니버스가, 혜진이 속 얼굴을 보는 순간에는 졸도할 거예요.”
“맞아요, 너무 못생겨서.”
“아니, 너무 황홀해서.”
“목사님은 제가 누군지를 잘 모르세요.”
혜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래요? 자매가 누구죠?”
“저요? 목련··· 아니······.”
“자매 안에 계신 예수님이 바로 자매예요!”
“네?”
혜진은 물론 준범과 유진도 눈을 치켜떴다.
베이지색 남자의 표정은 웃는 듯 마는 듯했다. 싱그러운 봄바람에 목련화 향기가 진동했다. 따사로운 볕은 동산의 수목들과 선남선녀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세 사람이 정적 속으로 점점 빨려들고 있을 때, 베이지색 남자가 침묵을 깨뜨렸다.
“혜진 자매! 미스 유니버스들을 울려 보낼 미녀에다, 임 회장님의 무남독녀 공주님이고, 또 부모님 재산이 1천억이라니, 그게 결국 혜진이 몫이겠고··· 그것도 모자라 엉뚱하게 황제가 되고 싶었다며?”
죽림竹林의 바위에 앉아 있던 혜진이 배시시 웃으며, 왕이 홀을 붙잡듯, 오른편의 대나무 줄기를 쥐고 흔들었다.
“이건 나의 보좌, 이건 나의 홀. 히히히!”
“그까짓 황제가 되는 것보다는, 아예 신처럼 사는 게 더 나을 덴데?”
“네? 절 비비꼬시는 거예요?”
“짚으로 새끼 꼴 줄은 알지만, 으흠. 그런데 이거 아나요? 황제가 된 사람들은, 그게 시시해서 신이 되고 싶어 했다는 사실.”
“아, 백제인의 후손 일본 왕이 현인신現人神으로 둔갑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참배를 강요한 게······.”
“신이 되고 싶었던 황제들이 또 있었죠?”
“그리스도인들을 참혹하게 박해한 로마 황제들.”
“성경에도 신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나오는데?”
“두로의 왕(겔 28:2-9).” 유진이 대답했다.
“그리고?”
“······?”
“아담과 하와!(창 3:5,6 참조)” 준범이 소리쳤다.
“그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세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결코 신이 되지 못했다는 점!”
“&$#%^^*.”
“영원의 타임머신을 타고 영원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인터뷰를 해볼까요?” 베이지색 남자가 웃지 않고 말했다.
“······?”
“당신들은 온갖 호사를 누리는데, 왜 신이 되고 싶어합니까?”
“화려한 고루거각이 땅바닥에서 볼 때나 높아 보이지, 산 위에서 보아도 높아 보이나? 흥, 다 가지고 나면, 다 시시하지. 더 배고프고, 더 목마르고. 신처럼 되기 전에는.”
두로의 왕이 빈정거리며 대답했다.
“우린 정신병자가 아니오. 당신들도 황제가 되어 보시오.”
로마 황제가 거들었다.
“하지만 우린, 황제가 될 수 없는 보통 사람들이 아닙니까?”
베이지색 남자가 반문했다.
“어허! 그건 모르는 소리! 누구나 마찬가지요.”
일본 왕이 소리쳤다.
“당신은 크게 성공해 엄청 부유해지고, 또 만인에게 인정받고 사랑 받으면서 아주 행복하게, 영원히 살고 싶을 거요. 이게 바로 신처럼 되고 싶은 욕망이오. 신처럼 되고 싶지만, 신처럼 행복해질 수 없어서 늘 절망하는 게 인간이오.”
“일리 있는 말이군요.”
베이지색 남자가 잠시 머뭇거리다 묘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당신들은 꿈에도 몰랐을 거요. 신처럼 되는 길이 정말로 있다는 사실을!”
“···?#$%@”
애독자님, 너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인간들이 신을 동경해 신이 되고 싶었던 사이, 신은 인간을 사랑해 인간이 되고 싶으셨습니다! 아, 신의 은혜여, 역설이여! 인간아, 네 자신의 삶을 비참하게 생각하지 말라! 적어도 신은 너 같은 인간이 되고 싶으셨으니까. 사람아, 네가 사는 세상을 미워하지 말라! 어쨌든 신은 네가 사는 세상을 사랑하셨으니까. 인생아, 신을 원망하지 말라! 그래도 신은 너를 신처럼 만들어 주기 원하시니까!
서기 전 4년경. 우리나라 열국시대 중기, 중국 전한前漢 끝 무렵,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 치세 하, 지중해 해변의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동정 처녀의 몸에 성령으로 임신되었던 한 아기가 탄생했습니다. 그 아기는 창조주 신이었습니다. 이것은 신화가 아니라 실화입니다! 우주와 인간을 창조하신 신이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태어나셨다는 사실은, 온 우주가 떨고 천지가 개벽할 일입니다!
그 분은 서기 29년 혹은 31년경, 예루살렘 성 밖 골고다 언덕에서, 당신과 저를 포함한 인류의 모든 죄를 친히 짊어지고, 그 죄 값을 치르기 위해, 피 흘리시며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죄 값을 다 치른 후, 3일 만에 영원히 죽지 않는 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살아나신 후 40일 동안 지상에 계시다가, 큰 군중이 목격하는 가운데 그 분은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분은 지금도 참된 인간이자 참된 하나님으로 살아계십니다. 그 분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하나님은, 아버지 하나님, 아들 하나님=예수님, 성령 하나님이라는 세 인격으로, 그리고 이 세 인격이 하나[삼위일체]로 존재하십니다.
신처럼 되었다!
고혹적인 살구꽃이 일행의 발걸음을 유인하고 있었다. 은은한 향기에 벌들이 어쩔 줄 모르며 꽃 사이를 누볐다.
“예수님이 인류의 죄 값을 다 치렀다면, 왜 모든 사람이 자동적으로 죄에서 구원을 받지 못하나요?”
혜진다운 물음이었다.
“참 좋은 질문이에요. 쉬운 비유를 들어보죠. 수원지에서 상수도관을 통해 맑은 물을, 각 가정에 제아무리 많이 보낸다 하더라도, 각 가정에서 수도꼭지를 열지 않으면 물을 먹을 수 없어요. 물은 계속 공급되고 있습니다. 구원의 은혜는 누구에게나 공급되고 있죠.”
“아, 마음의 수도꼭지를 열어서 그 은혜를 받아 마셔야 한다는 거죠?”
“그걸 가리켜 ‘믿음’이라고 해요. 근데 신기하고도 놀라운 사실은, 예수님을 나의 구원자, 나의 왕, 나의 주인으로 내 마음에 모실 때(행 2:36, 5:31), 예수님 자신이 영(성령)으로 우리 안에 들어오신다는 거예요(계 3:20).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다 알고 있는 이 사실에, 엄청난 비밀이 들어 있습니다!”
“무슨 비밀이요?” 혜진이 물었다.
“우리가 신처럼 되는 비밀.”
“······?”
“잘 들어보세요. 예수님의 영이 내 안에 들어오실 때, 우리 속에서는, 하늘도 땅도 놀랄 일이 벌어집니다.”
목련 꽃잎을 주워 만지작거리는 혜진의 얼굴에, 의문이 꽃피어있었다. 베이지색 남자가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하나님이신예수님의영(성령)과내영이 하나가 됩니다(고전 6:17). 그때내영은 예수님의 영으로부터ek, of, 다시 태어나요(요 3:6).”
“그게 ‘거듭 난다’는 건가요?” 혜진이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그래요. 예수님의 영으로부터 다시 태어난 내 영은, 누구를 닮았을까요?”
“예수님을 닮지 않았을까요? 아기가 부모를 닮듯이.”
“그럼, 혜진이의 영은 이제 누구처럼 되었죠?”
“예수님처럼 되었어요(요 10:34-35 참조).” 혜진이 활짝 웃었다.
“아멘! 우리가 신(예수님)처럼 되는 비밀이 아주 간단하군요.”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그런 놀라운 일이 그렇게 간단하게 일어날 수 있을까요?”
“자, 여기에 한 덩이 숯이 있어요. 그걸 내 영이라고 가정해 봐요. 그 속에 불이 들어옵니다. 그 불을 내 안에 오신 예수님의 영이라고 상상해 봅시다.”
준범이 무릎을 쳤다. “아, 그렇군요. 숯 속에 불이 들어올 때, 숯과 불은 하나가 되고, 숯은 숯불로 다시 태어나듯이, 내 안에 예수님의 영이 들어오실 때, 예수님의 영과 내 영이 하나가 되고, 내 영은 다시 태어난다는 거죠?”
혜진은 엉뚱하게도 군침이 돌았다.
“우리 저녁에 숯불갈비 먹으러 가요!”
향긋한 봄바람이 지면을 가볍게 어루만지자, 새로 돋아나는 풀냄새가 흙냄새와 뒤섞여 봄의 정취를 물씬 풍겼다.
“근데 예수님의 모습으로 새로 태어났으니까, 우리의 영에도 뭔가 이름을 지어주어야 할 것 같은데?” 그가 혜진을 보며 빙긋이 웃었다.
“예수님 ‘예’자 예임혜진?”
“하하! 참 좋은 이름이에요. 성경은 이를 ‘새 사람’이라고 불러요(골 3:9,10). 그리고 이게 진정한 나, ‘참 나’예요. 죄악의 욕망에 따라 살던 ‘옛 사람’은 가짜 나고(롬 7:20).”
“그렇게 엄청난 사건이 내 안에서 벌어졌는데 전 왜 느끼지 못했을까요?”
“혜진이가 엄마 뱃속에서 세상에 처음 태어나던 때를 기억하고 있나요?”
혜진이 침묵했다. 베이지색 남자가 다시 물었다.
“예수님의 영으로부터 다시 태어난 ‘참 나’는, 지금 누구와 하나가 되었다고 했죠?”
“내 안에 오신 예수님의 영과.”
“그래서 혜진 자매 안에 계신 예수님(의 영)이 ‘참 나’가 되어 준 거나 마찬가지예요(갈 2:20 참조).”
세 사람은 잠시 침묵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제 앞서 말한, ‘자매 안에 계신 예수님이 바로 자매’라는 말의 뜻을 이해했죠?”
“그럼 우리도 궁극적으로 신이 될 수 있나요?” 혜진이 물었다.
“아니에요. 우린 신이 되는 게 아니라, ‘신처럼’ 되는 거예요. 즉 신의 본성(신학용어로, 공유적 속성)을 닮는 거죠.”
베이지색 남자가 하준범과 진분홍색 이유진, 백옥 빛 임혜진을 일일이 바라보았다.
“내가 확언하는데요,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신 것은, 우릴 예수님 자신처럼 만들기 위해서예요(롬 8:29, 고후 3:18, 갈 4:19, 요일 3:2).”
당신이 신처럼 되느냐 되지 못하느냐는,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즉시 회개하고 무릎을 꿇어 예수님을 당신의 구원자와 주인으로 모셔 들이십시오!
나를 ‘참 나’로 거듭나게 하신 분이 예수님이므로, 내가 예수님을 떠나면, 나는 ‘새 사람’ 즉 ‘참 나’를 잃어버립니다. 그리고 내 안에 남아 있는, 시커먼 죄악 본성에 지배당합니다. 마치 숯불에 물을 부으면, 살아있는 불이 꺼지고 시커멓게 죽은 숯만 남듯이.
송죽松竹은 푸른빛을 한층 짙게 토하고, 진달래는 동산의 얼굴 여기저기에 연지 곤지를 찍어대고 있었다.
좌우를 훑어보던 베이지색 남자가 다시 혜진의 얼굴에 시선을 던졌다.
“혜진 자매 얼굴은 백옥 빛이네요.”
혜진이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오늘 화장했어요?”
“네? 목사님, 별걸 다 물어보시네요.”
“속 얼굴에도 화장을 했나요?”
혜진이 웃으며 머뭇거렸다.
“자매의 영과 하나 된 예수님의 영은, 너무나 거룩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지상의 어떤 아름다움과도 견줄 수 없습니다. 형언할 수 없이 청아하고 신비롭고 향기로운 꽃입니다. 그 영은, 주님을 향한 가슴 깊은 그리움과 동경을, 내 맘에 창조합니다. 예수님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한없이 잡아끌고 반하게 하는 아련한 힘이, 그 안에 있습니다.”
“내 영과 하나 된 예수님의 영이 그렇게도 놀라워요?”
“목련화보다 백만 배 더 아름다워요. 그게 바로 혜진이 속 얼굴, 내면이에요.”
“그럼 화장이 필요 없겠네요?”
“옳아요! 다만, 지우기만 하면 돼요.”
“뭐를요?”
“혜진이의 ‘옛사람’이 덧씌운 탐욕의 분장을.”
“······?”
“그 얘긴 몇 주 후에 할 거예요.”
“에잉~~” 혜진이 어린애처럼 응석을 부렸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릴 보고 감탄하면서(아 7:6), 우리를 엄청 매혹적인 ‘잠근 동산,’ 비밀스런 동산에 비유했죠(아 4:12 이하).”
세 사람은 꿀을 처음 먹어본 어린애처럼 묘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 없었다.
“내 안에 그 아름답고 매혹적이고 황홀한 예수님이 계신다는 게 얼마나 신비로운지, 그저 탄복하고 감격하고 놀랄 뿐이에요.”
그가 먼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솜털 같은 흰 구름이 관악산 위로 살포시 번져 있었다.
“혜진 자매가 이미 신처럼 되었는데, 그걸 제쳐두고 황제처럼 되고 싶은 건, 크게 손해 보는 일이죠.”
조용한 그의 음성이 혜진의 귀에는 천둥처럼 울렸다. 그의 입술에 묘한 미소가 번지더니, 그가 세 사람을 가리키며 갑자기 소리를 높였다.
“You are gods!”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시편 82:6이에요. ‘너희는 신들이다.’ 성경을 읽을 때는 언제나, 눈물겨운 하나님의 사랑을 염두에 두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오해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 구절도,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는 뜻인가요?” 유진이 물었다.
“그래요. 우리를 신처럼 만들어주고 싶으신 주님의 애절한 사랑이 그 구절 속에 담겨 있어요.”
그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빙그레 웃었다.
“하나님의 이 놀라운 사랑을 방증傍證해주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죠.”
서기 1226년. 성 프란시스(1182-1226)가 별세하던 밤에 어느 진실한 형제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그의 영안靈眼이 열리며, 한 무리의 거룩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무리 안에는 유달리 영광스럽게 빛나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빛나는 그 사람은 성 프란시스였습니다.
그 때, 거룩한 무리 가운데서 어떤 사람이, 기도하고 있던 이 형제에게 다가와, 영광스럽게 빛나는 그 인물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형제님, 이 분은 그리스도가 아닙니까?”
형제가 자세히 보니 그는 분명히 예수 그리스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형제가 대답을 마치자마자 무리 가운데서 다른 한 사람이 그에게 다가오더니 역시, 영광스럽게 빛나는 그 동일인물을 가리키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분은 프란시스가 아닙니까?”
형제가 더욱 세밀히 보니, 그리스도처럼 보이는 그 영광스러운 인물이 실은 성 프란시스였으므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 그는 프란시스입니다.”
성 프란시스의 영혼이 그리스도를 닮았었다는 말이겠죠? 그 환상 중에서, 둘이 “하나요 같은 사람으로 보였다”고 하니까요. (토마스 첼라노 <아씨시 성 프란치스꼬의 생애>. 이하 프란시스 관련 따오기는 모두 같은 책에서.)
신처럼 살 수 있다!
당신이 신처럼 되었다는 이야기는, 동화나 꿈이 아니라 가슴 벅찬 현실입니다! 이를 당신이 가슴으로 깨달았다면, 분명히 당신의 마음속엔 놀라운 기쁨이 생겼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생살이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을 것입니다. 아하! 이제 내가 신처럼 되었다면, 인생이란, 신처럼, 예수님처럼 사는 거로구나!
“목사님, 사람이 신처럼 사는 게 가능해요?”
혜진이 목련화 꽃잎을 입술로 깨물었다.
“그럼, 가능하고말고! 신은 어떻게 살죠?”
“······?”
“신은 ‘신神나게’ 삽니다!”
“신나게요?”
“신의 본성이 나오게 산다는 뜻이에요. 모든 존재는 자기 본성대로 살죠.”
세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신神나게’ 살 수 있어요(벧후 1:4)! 신처럼 되었잖아요! 우리의 영과 하나 된 예수님의 거룩한 영은, 신의 본성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우선,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을 때 당신은 자신의 힘으로 풀 수 없는 두 가지 영원한 숙제, 즉 죄와 죽음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 받습니다. 당신은 죄 용서를 받고 의인으로 인정되어, 신이 예비하신 영원한 천국을 얻게 됩니다.
이 때문에 당신은 마음의 참 평안을 누리며, 죽음 이후에 대해 오히려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죽음 이후 육체를 옷처럼 벗어버린 당신은, 천국에서 영원한 복과 즐거움을 향유합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당신의 영과 하나 된 신의 거룩한 본성에는, 사랑, 행복, 기쁨, 만족, 희망, 재미, 아름다움 등이 충만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신의 본성이 나오게, 즉, 행복하고 평안하고 만족스럽고 기쁘고 재미있고 희망차게, 매혹적으로, 아름답게, 지상에서 천국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본서는 ‘신나다’라는 낱말을 주로 이런 뜻으로 사용했음). 또한, 당신이 받은 신의 본성 속에는, 신의 참된 부요, 신의 권력까지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들을 이 땅에서 맛보다가 저 하늘에서 충만히 향유하게 됩니다. 아, 그 생각만 하면 제 가슴이 얼마나 벅차오르는지 당신은 모를 거예요.
어느 세월에?
혜진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
“하지만 제 모습은······.”
“그래요, 혜진이의 삶은 거기에서 거리가 멀 거예요. 그래도 걱정 말아요. 앞으로 1년 동안 우리가 함께 놀다 보면 혜진이도 크게 달라질 테니까.”
그는 갑자기 두 팔을 벌리더니 머리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나의 생명 되신 주”라는 찬송가의 곡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나의 사랑 내 천국 나의 평화 자유 참 안식
임이 내게 오시면 나의 환희 한이 없겠네
이 몸도 순결한 환꽃처럼 피어나
주의 임재(와계심) 동산에 어여쁘신 임을 뵈오리
“봄꽃이 피어나는 건, 포근한 대기와 햇볕의 임재 때문이겠죠?” 준범이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겨울옷을 아직 덜 벗은 잔디 사이로, 민들레꽃 한 송이가 샛노란 빛을 쏘아대고, 그 위에 흰 나비가 나풀거리고 있었다. 정겨운 봄기운이 주변에 가득했다. 베이지색 남자는 희고 붉고 노란 꽃들에 취한 듯 했다.
“아, 내 안에 감추어진 그리스도가, 아름다운 빛을 받아 꽃망울이 터지고 꽃봉오리가 활짝 피듯 완연히 드러나는 날, 내 생명의 모습은 얼마나 찬란하고 풍요롭고 아름다우랴!”
“듣기만 해도 황홀해요.” 유진이 즐거워했다.
“어느 세월에요?” 혜진이 한숨을 쉬었다.
“봄이 오면!” 베이지색 남자가 확언했다.
“그 봄은 언제 와요?”
“지금 와 있잖아!” 준범이 외쳤다.
“네! 목사님. 봄이 왔어요. 봄꽃 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어요.” 혜진이 돌연 명랑한 목소리로 제안했다.
“혜진인 얼굴에 자신이 있으니······.”
“신나는 표정을 지어볼까요? 얼굴은 얼(영혼)의 거울이고 얼의 꼴이니까.”
네 사람은 노랑물결의 개나리에 얼굴을 담고, 목련화와 벚꽃 앞에서도 포즈를 취했다.
“혜진이 때문에 목련화가 울겠는데······.”
준범이 유진에게 윙크를 보낼 때 베이지색 남자가 물었다.
“유진 자매, 오늘의 놀이에서 머릿속에 남은 게 뭐죠?”
“아무것도 없어요!” 혜진이 깔깔거리며 대답을 가로챘다.
“가슴 속에 남은 건?”
“우린 신처럼 되었다. 따라서 신처럼 신나게 살 수 있다!”
애독자님, 어땠어요? 뭔가 심심하고 걸쩍지근하죠? 잠시만 기다리세요. 의문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테니까요.
뻔한 사실을 너무 과장했다고 생각하진 않나요? 그렇다면 고린도전서 8:2을 다시 상기해 주십시오.
혹시 이 글에서 신화 냄새를 맡진 않았습니까? 신에 관한 이야기는 원래 그래요. 아, 가짜가 판을 치니, 진짜도 의심을 받네요. 건너오세요! 다음 디딤돌로.
(다음 장으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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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2020. 7. 24.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