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이란?
1. 자연의 빛깔, 인간의 마음 |
(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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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은 자연 발생적이다. 비 오는 길에 넘어져 바지에 물들었던 황톳물, 오디를 따먹다 옷소매 끝에 묻힌 보라색물, 자운영 풀밭에 놀다 엉덩 이며 무릎께에 들었던 풀물, 풋감을 따서 된장 찍어 먹다 저고리 가슴팍에 물들은 감물처럼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 것을 생활에 끌어들여 견뢰도(堅牢度)를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매염재를 사용하고 좋은 염재를 찾아 새로운 염색방법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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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모든 것이 20세기 초 서양문명의 유입과 일제 식민지 지배를 거치면서 다른 전통문화와 마찬가지로 기껏해야 한 세기만에 모든 것들이 사라져 버렸다. 오늘에 와서 새삼스레 그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는 것은 그만큼 현대의 문명이 자연을 학대하고 병들게 만들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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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 전통의 천연염색을 찾아서 |
우리의 전통 천연염료와 염색에 관한 연구를 유물을 통하여 고증하고 근원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역사적 자료나 문헌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옛 문헌으로는『임원 경제지(林圓 經濟志)』,『규합총서(閨閤叢書)』,『본초강목(本草綱目)』,『동의보감(東醫寶鑑)』,『천공개물(天工開物)』,『산림경제지(山林經濟志)』,『거가필용(居家必用)』,『송화잡기(松窩雜記)』 등이 있으며 그 중에 『임원경제지』에 50여가지가 수록돼 있어 가장 풍부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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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 |
염료는 색에따라 몇 가지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음양오행 사상에 의하여 오방색(黑, 白, 赤, 靑, 黃)을 중심으로 나누어진다. 적색계열로는 홍화(잇꽃), 꼭두서니, 토홍색, 소방목 등이 있으며, 청색계열로는 쪽, 닭의장풀, 쥐똥나무 등이다. 흑색계열로는 대나무잎, 버드나무가지, 진달래가지를 태운 숯이나, 솔나무옹이를 태운 그을음, 먹, 흑토, 쪽물 등이 있으며, 그 외 자색계열로는 오배자, 자초, 오디, 포도 등이며, 갈색 계열로는 도토리, 상수리, 밤, 호도 등에서 나온다. 그리고 오색을 기본으로 하면서 염료와 매염재의 성질에 따라 이중, 삼중의 복합염색을 함으로 수십 종에 이르는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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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시 살아나는 천연염색 |
(실크) |
염색은 색료(염료와 안료)를 사용하여 실, 천, 종이, 가죽, 목재 등에 색을 들이는 것이다. 그 발생은 태초에 인류가 존재하면서 부터(기원전5000-6000년전)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며, 그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원초적인 욕망에서 비롯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충동과 욕구를 그림이나, 의복, 건축, 음식 등을 통해 일상생활 속으로 끌어들여 좀더 가까이 오랫동안 간직하려는 자연스러운 마음이 염색행위의 시작이라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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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자연의빛깔 그대로를 닮은 인간의 마음은 오랫동안 전승되어 왔으나, 산업혁명 이후 합성염료가 등장하면서 대량생산과 다양한 색채의 구현이 가능해지자 전통적인 천연염색 방법은 뒷전으로 물러나야 했다. 우리나라 역시 산업화와 서구화의 물결에 천연염색은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6.25를 전후로 완전히 단절되는 듯 하였으나, 소수의 장인들로부터 전승되고 몇몇의 뜻있는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어렵게 복원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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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까지만 해도 천연염색이라면 쪽, 홍화, 소목, 치자, 오베자, 감 등 몇 종에 지나지 않았으나 요사이 전통문화를 새롭게 평가하고 자연친화적인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십여 종의 새로운 천연염색이 재현되고 개발되었다. 천연염색은 무엇보다도 스스로 해보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자연스러움에 자족하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각기 다른색들과 어우러지는 자연의색들은 아름답기만 하다. |
(면) |
천연의 색은 서로 보색관계로 있으면서도 어우러지는 조화의 미를 갖고 있다. 내 색이 제일이니 다른 색은 다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색을 인정하면서 나만의 색을 드러내는 것이 천연색이다. 이러한 천연염색은 햇빛, 바람, 손 맛, 정성 등 자연과 인간의 모든 맛을 엷게 여러 차례 반복 염색해야 한다. 그렇게 다양한 맛을 반복적으로 접하게 했을 때 견뢰도가 높은 고운염색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이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듯이 천연염색도 백색에서 나와 천천히 자기의 색을 나타내다 다시 백색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래면서 나타나는 색의 변화를 즐기며, 종국에 가서는 세월이 주는 마모에 따라 백색이라는 원래의 색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순환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천연염색이다. 21세기는 바로 이런 생태적 순환과 흐름을 즐기며 살아가는 자세가 건강한 문화를 일구는 그런 시대가 될 것이다. |
染色의 起源 은 일반적으로 직물이 발명되었다고 생각되는 기원전 5000 ~ 6000년 이후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인류가 원시적인 소박한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색소를 함유하고 있는 흙이나 식물을 직접 몸에 발라 화려하게 치장하여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고 적대자를 위협하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므로 직물발명 이전에도 이미 채색기술은 존재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다가 식물의 수피, 열매, 잎 그리고 뿌리 등에 약효가 있음을 알게 되어 비벼서 상처에 바르거나 달여서 그 물을 마시며 병을 치료하게 되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달인물이 색이 드는 것을 알게 되고 쇠그릇에 담가서 물을 들이다가 쇳물이 우러나 매염효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듯 자연발생적으로 식물염색은 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도 유구한 색채문화가 있다. 아름다운 색채가 확연히 남아있는 고구려의 고분벽화(4 ~ 5세기)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우측의 벽화는 당시의 생활양상을 한눈에 엿 볼 수 있는 그림으로 天然의 안료로 채색되어 있다. 비록 天然의 안료로 채색되어 있으나 벽화속의 인물들이 입고 있는 의복에 여러가지 문양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뛰어난 색감을 지니고 있었던 당대의 사람들이나 그 이전의 사람들은 이미 자연의 식물로 물들이는 染色기술을 습득하고 있었던 것 같다.
회화나 도자기와 달리 염직물은 보존성이 결여되어 고대의 색상을 엿 볼 수 있는 실물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으나 수 많은 색명이 문헌에 수록되어 있다. 고구려에서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색은 궁중을 중심으로 한 지배계층의 위치나 귀천의 구별을 확고히 표시하기 위해서 의복이나 장식품에 사용되었고 染色은 관영 중심의 공장 조직에 의해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졌다. 조선조 중기 이후에 관영 중심의 공장 조직이 점차 약화 되면서 자유 수공업의 시장이 형성되었고 후기에 이르러 합성염료가 보급되면서 재래의 식물염색은 필연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문헌상의 견문에 그치고 있다.
천연염색의 의의
우리의 조상은 天然의 식물이나 광물에서 색소를 추출하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우리고유의 색을 창출하고 있었음은 현존하는 유물이나 옛 문헌에서 엿 볼 수 있다. 그러나 19세기 말경 합성염료가 보급되면서 번거롭고 비능률적인 작업과정을 거쳐야 하는 재래의 식물염색은 점차 쇠퇴하기 시작하였고 오늘에 와서는 민속으로 전래되는 몇 가지 사례를 제외하고는 문헌상의 기록에 그치고 있다.
기품있고 아름다운 天然의 색상은 누구나가 공감하고 있다. 染色기술의 명맥이 두절되다시피한 오늘에 와서 문헌상의 기록과 몇 가지 민속사례를 토대로 우리의 고유색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매우 중요하고 의의 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옛 문헌을 바로 이해하고 유물의 색상을 올바르게 식별하기 위해서는 먼저 염료식물을 다루어 아름다운 색상을 창출해 낼 수 있는 染色기술을 습득하고 식물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색상을 숙지해야 할 것이다. |
천연섬유는 동, 식물체에서 섬유상으로 얻어지며, 직접 피복 재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 중에서 면, 아마 등과 같이 식물체에서 얻는 것을 식물성섬유라 하고 식물성 섬유는 화학 성분이 모두 셀룰로오스로 되어 있어 셀룰로오스 섬유라고도 부른다. 셀룰로오스 섬유에는 면이나 케이폭과 같이 식물의 종자에 붙어있는 종모섬유, 아마, 저마, 대마, 황마와 같이 식물의 줄기 껍질에서 분리된 인피섬유, 마닐라마와 같이 식물의 잎에서 분리되는 잎맥섬유 등이 있다. 양모, 견 등 동물체로부터 얻어지는 섬유를 동물성섬유라고도 하는데, 그 화학성분이 단백질이므로 단백질섬유라고 부른다. 단백질섬유에는 동물모섬유와 견섬유가 있는데, 동물모섬유는 면양의 털인 양모와 염소, 낙타, 기타 동물의 털인 헤어섬유로 분류되며, 견섬유에는 가정에서 생산하는 가잠견과 야생하는 야잠견 두 종류가 있다. 광물 중에도 석면과 같이 섬유상으로 산출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광물성섬유라고 한다. 염색과 섬유(직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특히 식물염색은 합성섬유보다 天然섬유에 염착이 잘 됩니다.
天然섬유는 식물성과 동물성으로 나뉘며 종류도 다양합니다.
가. 식물성섬유 무명(木綿) 마(麻) = 삼배(大麻), 모시(紵麻), 아마(亞麻), 황마(黃麻)
나. 동물성섬유 모(毛) = 양모(羊毛), 수모(獸毛) 견(絹) = 명주(明紬), 생명주(生明紬), 사(紗), 라(羅), 금(錦), 단(緞), 능(綾), 초(초)천연염색에 많 이 사용되는천은 견종류로 특히, 명주를 많이 사용합니다. 명주는 다른천에 비해서 일반 자연염료 가 염착이 잘 되며, 양모, 모시, 삼베, 면 순으로 염착이 어렵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생쪽 에는 명주가 잘 염색이 되지만, 발효 쪽에는 명주보다 면, 모시등이 염색이 잘 됩니다. 그리고, 감 물이나, 황토, 먹물염색에는 일반적으로 면 소재가 많이 이용됩니다. 염료는 크게 세가지 식물성염 료, 동물성염료, 광물성염료로 분류된다. |
가. 식물성염료 식물의 잎과 줄기, 꽃, 열매, 뿌리 등인데, 한 종류의 염료로 한색만이 염색되는 단색성염료와 한 종류의 염료일지라도 각종 매염제에 따라서 많은 색이 염색되는 다색성염료가 있다. 단색성염료 중에는 건염염료, 직접염료, 염기성염료, 화염계염료등이 있다. 다색성염료는 식물염료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는데 매염제에 의해 그 색이 여러색으로 변화 발색되는 염료이다. 양파, 밤, 도토리, 닭의장풀, 괴화, 오배자, 상수리나무, 호도, 소방목, 쑥, 꼭두서니, 소리쟁이 등이 이에 속한다.
청색-쪽 붉은색-홍화,소목 노랑색-치자 보라색-지치
(1) 직접염료 :직접염료를 추출하여 그 염액에 섬유를 담가 染色하는 염료로 치자, 양파, 황백, 울금 등 이 있다. 주로 식물의 꽃, 잎, 뿌리, 수피, 수목심재, 열매등을 물에 끓여서 염료를 추출하여 染 色하는 것이다. (2) 건염염료 : 쪽(藍)염이 가장 대표적이며, 쪽과같은 불용성색소를 알카리로 환원시켜 염색하고, 공 기 중에서 산화시켜 본래의 불용성 색소로 돌아가게 하여 染色하는 염료이다. (3) 염기성염료 : 황벽, 황련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다른 염료와 혼합하면 침전을 일으키고 동물성섬유 에는 잘 染色된다. (4) 화염계염료 : 봉선화, 딸기, 홍화 등이 속하며 매염제에 의해 染色된다.
나. 동물성염료 동물계에서 얻어지는 염료로는 코치닐, 케르메스, 커미즈, 보라조개, 오배자등이 있으며, 이 염료 도 다색성염료로 매염을 사용해서 染色한다.
다. 광물성염료 : 대표적인 염료로는 흙이지만, 광물염료는 무기 유기성안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무기 안료는 과거 동굴벽화를 그릴때 사용한 재료이다. 무기안료는 물에 풀어서 채색하면 금방 벗겨져 버리므로 찹쌀미음이나 아교, 동물의기름 등을 사용하였고, 현대에는 콩즙이 이용된다. 무기안료는 황토, 석황, 주사, 백운모, 공작석, 묵흑 등이있다. 유기안료는 일반적으로 수지라고 하며 용해한 염료에 조제를 가하여 추출하여 수용성이 되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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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에 쓰는 도구들 기본적으로 염색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을 몇가지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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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통(대야) - 염액의 약 4∼5배 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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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양동이 - 염료의 보관이나 거를 때 쓰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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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료 제조 용기 - 염재를 끓일 때 사 용.스테인리스가 적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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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컵 - 염재, 물, 매염재의 양을 재는데 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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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 수저 - 매염재의 계량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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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울 - 염재나 매염재의 양을 측정에 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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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 - 염색중 염액의 온 도유지 및 측정에 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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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장갑 - 염색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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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두 - 염재를 자를 때 사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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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봉 - 염색중 실이나 천 을 뒤집는데 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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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 쪽 염색시 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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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래 - 쪽을 저을 때 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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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긴 나무 젓가락, 칼, 낫, 전정가위, 톱 등이 필요 | |
가. 기구 식물염색을 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준비물은 일반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매염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한 번 사용했던 기구는 염색에만 사용하기 바랍니다.
나. 물의 준비 염색은 물로 시작해서 물로 끝난다고 말할 수가 있다. 지하수나 물에는 철, 칼슘, 마그네슘등 여러가지 물질이 녹아 있는데 비교적 많이 녹아 있는 물을 경수라 하고, 이 경수는 염색에 적합하지가 않고, 일반 수도물은 염색에 아무 문제가 없는 연수이다. 수도물도 염색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2 ~ 3일 전에 미리 받아놓았다가 사용해야 한다.
다. 천의 준비 일반적으로 식물염색에는 비교적 염착이 잘 되는 명주가 많이 사용되어진다. 면이나 마직은 염색이 명주보다 어려워서 특별한 경우에 한해서만 사용되어진다.(예: 보편적으로 황토나 감물염색에는 면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쪽물등을 염색 할 경우에는 모시를 쓴다.) 그리고, 명주를 쓰기에 앞서, 명주의 주성분은 누에고치의 섬유단백질인데 이것은 주로 피브로인과 세리신으로 되어 있다. 명주를 염색하기 위해서는 세리신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미지근한 물에 2 ~ 3시간 동안 담가 두었다가 여러차례 깨끗이 헹구어야 한다.
라. 매염제 섬유와 염료가 결합하는 성질을 염착성이라 하는데, 염착성이 약한섬유와 염료의 만남을 가운데서 주선해주는 중매쟁이 역할을 하는 것이 매염제이다. 매염을 하지 않으면 색이 옅을 뿐 아니라 견뢰도가 낮아져 시간이 지나면 색이 점점 퇴색되어지고, 매염을 하게되면, 짙은색을 얻을 수 있고 염색이 견뢰도도 매우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너무 지나친 매염은 오히려 천에 좋지않은 영향을 준다. 각 염료의 염색 방법에 따라서 선매염, 동시매염, 후매염으로 나눌 수가 있다. 물론, 매염이 불필요한 염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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