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물가와 너무 뻔한 관광지로 통하는 제주도. “차라리 동남아로 가자”는 관광객들이 모르는 게 있다. 외국 휴양지 못지않은 절경과 여유로움을 갖춘 제주의 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천혜의 절경으로 꼽히는 비양도. 눈이 아닌 가슴으로 보는 새로운 여행길로 안내한다.
제주의 섬 하면 우도와 마라도가 우선 떠오른다. 하지만 이곳들은 너무 알려진 탓에 배를 타고 가더라도 유명 관광지를 찾은 듯한 느낌이 들어 섬 특유의 맛이 덜하다. 이 두 섬이 여행객의 발길을 잡고 있을 때 또 다른 섬 ‘비양도’는 하루에 세 번밖에 없는 배 편 때문에 타지인의 발길이 뜸했다. 3년전 SBS 드라마 ‘봄날’ 촬영지로 반짝했지만, 유명세에 비해 관광객은 크게 늘지 않았다.
비양도는 지금부터 약 1000년 전 화산 폭발로 생긴 섬이라고 전해진다. 그에 걸맞게 ‘날아온 섬’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정확한 유래는 아니다. 비양도는 제주도 한림에서 배로 15분 거리. 협재해수욕장에서 바라보면 손에 잡힐 듯한 거리다. 비양도는 마라도처럼 의미있는 곳도 아니고 우도처럼 볼거리가 많지도 않지만 묘한 매력을 지녔다. 무엇보다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긴다. 그래서 섬 특유의 외로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섬에 도착하면 비양도를 더욱 특별한 섬으로 만드는 연못 ‘펄랑’이 반긴다. 우리나라 유일의 염습지로 밀물 때는 해수가 밀려들고 썰물이 되면 다시 담수호가 되는 신비로운 곳이다. 칠흙같은 기암괴석 사이로 해수가 넘나드는 모습은 마치 영화 ‘주라기공원’의 원시 연못을 보는 느낌처럼 기괴하다. 길이 500m, 폭 50m의 호수로 깊이는 얕은 편이다. 외곽을 한바퀴 돌아드는 목조 다리 산책로는 깔끔하게 정비되어 걷기 편하다.
타원형의 섬 비양도의 최고봉 ‘비양오름’도 빼놓을 수 없다. 섬 중앙에 자리한 114m에 이르는 오름이다. 마치 제주도에서 떠내려온 듯 많이 닮아있다. 한림 쪽에서 바라보면 굉장히 높지만, 오르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 15∼20분 정도 오르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정상에는 새하얀 등대가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내며 섬을 지키고 있다. 비양도의 유일한 등대다. 움푹 패인 분화구도 이채롭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라산과 그 아래 오름들, 그리고 빼어난 해안절경이 바람과 함께 날아와 가슴을 친다. 비양봉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이 섬에 온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시야 가득 보이는 제주도의 해안선과 여러 빛깔의 바다는 제주도 최고 비경이라고 해도 손색없다.
제주의 또 다른 섬 3- 우도
섬의 형태가 소가 드러누웠거나 머리를 내민 모습과 같다고 하여 우도라 불린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필수로 들러보는 제주도 대표 섬이다. 부서진 산호로 이뤄진 백사장, 사람의 옆모습을 한 검멀레 등이 포함된 우도 8경이 유명하다. 렌트카를 섬으로 가져갈수 있지만, 배 앞에서 시작하는 투어버스 이용을 추천한다. 버스기사의 입담이 재미를 더한다.
- 마라도
국토 최남단으로 잘 알려진 마라도. ‘최남단’이란 단어의 아득함 때문에 멀게만 느껴지건만 거리는 생각보다 가깝다. 섬 전체 면적은 약 0.3㎢, 해안선 둘레는 4.2㎞ 정도다. 거주민은 50여 명.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걸어서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해풍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기암절벽과 마라도 등대가 볼거리다. 모슬포항에서 하루 1∼2회 배가 운항된다.
- 추자도
한반도와 제주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추자도는 상·하추자도, 추포도, 횡간도 등 사람이 사는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뤄진 군도다. 사람 머리 모양의 암반인 석두청산, 일출이 절경인 우두도 등 ‘추자 10경’이 유명하다. 관광지 뿐아니라 ‘물 반, 고기 반’인 바다 낚시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추천 호텔
제주 칼 호텔
대한항공에서 운영하는 호텔로 제주시와 서귀포시 두 곳이 있다. 특히 제주시의 칼 호텔은 스탠다드 룸를 비롯해 디럭스·온돌·스위트 룸 등 총 282실을 갖추고 있다. 규모에 걸맞게 세미나용 연회장·비즈니스 센터·피트니스 센터·카지노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실속 패키지 주중 16만원, 주말 21만원(조식 포함). 02-310-6677.
선샤인호텔
함덕 해수욕장에 자리한 제주 유일의 해변 호텔. 객실은 총 72실로 한라산이나 바닷가 전망 중 선택할 수 있다. 전망별로 온돌·테라스·더블·트윈 등도 준비되어 있다. 가격은 1박에 14만 5200~30만 2500원(2인 기준). 02-756-7171.
(주)세계투어(전 호도투어 www.hodotour.com)는 한라산+비양도+마라도 제주 완전 정복 상품을 선보인다. 상품은 성산 일출과 사봉 낙조를 조망하고, 영실 기암·산방굴사 등 제주의 자연을 둘러볼 수 있는 2박 3일 코스로 짜여진다. 가격은 21만 5000원부터. 대표 번호 02-6900-90000, 개별 여행팀 02-6900-9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