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틈이 없는 조건Anantarapaccaya 및 5. 빈틈없는 조건Samanantarapaccaya
틈이 없는 조건이란, 조건 짓는 법인 정신(마음과 마음부수들)이, 조건 따라 생긴 법인 다른 정신(마음과 마음부수들)을, 자신이 사라진 바로 다음에 생기게 하는 조건이다. 이 조건은 어떤 순간에 사라지는 정신과, 바로 다음 순간에 생기는 정신에게 적용된다.
“틈이 없는anantara 조건”과 “빈틈없는samanantara 조건”은 이름은 다르지만 뜻은 같다. 빠알리어 ‘아난따라anantara’는 ‘틈이 없는’이라는 뜻이고, 사마난따라samanantara의 ‘saṁ’은 ‘바른, 적절한’이라는 뜻이다. 다만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틈이 없는 조건”에 추가하여, “빈틈없는 조건”을 가르친 것이다. 두 조건은 똑같아서, 다음 구절 중의 “틈이 없는 조건”을 “빈틈없는 조건”으로 바꾸기만 하면 되므로, 두 조건을 이번 장(章)에서 한꺼번에 설명하기로 한다.
사라진 다음에 마음은 바로 다음에 생기는 마음에게 간격 없이 조건이 된다. 마음은 다음 마음에게 “틈이 없는anantara 조건”이며, “빈틈없는samanantara 조건”이기도 하다. 마음들은 적절한 방법으로, 정해진 순서대로, 하나가 생긴 다음에 계속 이어서 다른 하나가 생긴다. 예를 들어서 재생연결식 다음에 안식은 생기지 않고 새로운 생에서의 첫 번째 바왕가 마음이 생긴다.
빳타나에 이렇게 나와 있다.
(1)
Cakkhuviññāṇadhātu taṃ sampayuttakā ca dhammā
안식계(眼識界) 및 그 안식계와 결합한 법들은*1)
manodhātuyā taṃ sampayuttakānañca dhammānaṃ
의계(意界)*2) 및 그 의계와 결합한 법들에게*3)
anantarapaccayena paccayo.
틈이 없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Manodhātu taṃ sampayuttakā ca dhammā
의계 및 그 의계와 결합한 법들은
manoviññāṇadhātuyā taṃ sampayuttakānañca dhammānaṃ
의식계(意識界)*4)및 그의식계와 결합한법들에게*5)
anantarapaccayena paccayo.
틈이 없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1) 안식계와 결합한 법들: 안식계 및 이하에 나오는 이식계, 비식계, 설식계, 신식계와 결합한 법들은, 모든 마음과 공통으로 항상 결합하는 7가지 마음부수를 말한다.
*2) 의계: 이하 의계는 ‘받아들이는 (18, 25번) 마음’을 나타낸다.
*3) 그 의계와 결합한 법들: 이하 의계와 결합한 법들은 10가지 마음부수(7가지 반드시들, 일으킨 생각, 지속적 고찰, 결심)를 말한다.
*4) 의식계: 이하 ‘의식계’는 ‘조사 (19, 26, 27번) 마음’을 나타낸다.
*5) 그의식계와결합한법들: 이하 ‘의식계와 결합한 법들’은 11가지 마음부수 즉 7가지 반드시들, 일으킨 생각, 지속적 고찰, 결심, 희열을 말한다.
이하 (2) 이식계 ~ (5) 신식계는 1열만 다르고 2~6열은 안식계와 같으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2)이식계(耳識界) 및 그 이식계와 결합한 법들은 …
(3) 비식계(鼻識界) 및 그 비식계와 결합한 법들은 …
(4) 설식계(舌識界) 및 그 설식계와 결합한 법들은 …
(5) 신식계(身識界) 및 그 신식계와 결합한 법들은 …
(6)
Purimā purimā kusalā dhammā pacchimānaṃ pacchimānaṃ kusalānaṃ dhammānaṃ
앞에 앞에 생긴 선법들은 뒤에 뒤에 생긴 선법들에게
anantarapaccayena paccayo.
틈이 없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이하 “틈이 없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는 동일하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7)
Purimā purimā kusalā dhammā pacchimānaṃ pacchimānaṃ abyākatānaṃ dhammānaṃ
앞에 앞에 생긴 선법들은 뒤에 뒤에 생긴 무기법(無記法)들에게 …
(8)
Purimā purimā akusalā dhammā pacchimānaṃ pacchimānaṃ akusalānaṃ dhammānaṃ
앞에 앞에 생긴 불선법들은 뒤에 뒤에 생긴 불선법들에게 …
(9)
Purimā purimā akusalā dhammā pacchimānaṃ pacchimānaṃ abyākatānaṃ dhammānaṃ
앞에 앞에 생긴 불선법들은 뒤에 뒤에 생긴 무기법들에게 …
(10)
Purimā purimā abyākatā dhammā pacchimānaṃ pacchimānaṃ abyākatānaṃ dhammānaṃ
앞에 앞에 생긴 무기법들은 뒤에 뒤에 생긴 무기법들에게 …
(11)
Purimā purimā abyākatā dhammā pacchimānaṃ pacchimānaṃ kusalānaṃ dhammānaṃ
앞에 앞에 생긴 무기법들은 뒤에 뒤에 생긴 선법들에게 …
(12)
Purimā purimā abyākatā dhammā pacchimānaṃ pacchimānaṃ akusalānaṃ dhammānaṃ
앞에 앞에 생긴 무기법들은뒤에 뒤에 생긴 불선법들에게 …
(13)
Yesaṃ yesaṃ dhammānaṃ anantarā
어떠어떠한 법들의*6) 바로 다음에 틈이 없이
ye ye dhammā uppajjanti cittacetasikā dhammā,
마음과 마음부수인 어떠어떠한 법들이*7) 생길 때,
te te dhammā tesaṃ tesaṃ dhammānaṃ
그 앞에 생긴 법들은 그 다음에 틈이 없이 생긴 법들에게*8)
anantarapaccyena paccayo.
틈이 없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6) 어떠어떠한 법들: 마음과 마음부수들.
*7) 마음과 마음부수인 어떠어떠한 법들: 조건 따라 생기는 법들.
*8) 그 다음에 틈이 없이 생긴 법들: 마음과 마음부수들.
해설:
삶이 왜 계속 이어지는지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어제 안식, 이식과 의식함이 있었고, 오늘도 이 실재들이 다시 생긴다. 경험들은 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되풀이해서 생긴다. 틈이 없는(아난따라) 조건 및 빈틈없는(사마난따라) 조건은 마음을 되풀이해서, 연속해서 생기게 하는 조건들이다. 각 마음은 그 마음과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과 함께 사라지면서, 이어서 생기는 뒤의 마음 및 그 마음과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에게 조건이 된다. 뒤의 마음은 앞의 마음이 사라져야 일어나며, 한순간에는 한 개의 마음만 있을 수 있다.
마음들은 엄청나게 빨리 생기고 사라지기 때문에, 다른 마음들이 이어진다는 것을 알기 어렵다. 탐욕이 오문인식과정에서 생길 수 있고 이어서 의문인식과정에서 생길 수 있지만, 다른 실재들이 존재하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탐욕이 일정시간 동안 지속하는 것 같을 것이다. 실제로는 틈이 없는 조건 및 빈틈없는 조건 때문에, 다른 마음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생기고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앞의 마음은 ‘조건 따라 생긴(빳짜윱빤나) 법’인 뒤의 마음을 생기게 하는 ‘조건(빳짜야)’이다. 틈이 없는 조건과 빈틈없는 조건은 물질과는 관계가 없다. 물질은 네 가지 요소들 즉 업, 마음, 온도와 음식에 의해서 생긴다. 물질들은 생기고 사라지게 되어 있으며, 조건들이 있는 한 네 가지 요소들에 의해서 새로운 물질들이 생긴다.
과보심인 재생연결식은, 같은 형태의 마음이며 그 생에서의 최초의 바왕가 마음인 뒤의 마음을 생기게 하는 조건이 된다.*9) 축생계 등의 악처에서 태어났을 때의 재생연결식은 불선한 과보심이다. ‘틈이 없는 조건’과 ‘빈틈없는 조건’ 때문에, 바왕가 마음은 재생연결식의 바로 뒤를 따라서 생기는데, 이 마음도 불선한 과보심이다. 악처의 바왕가 마음은 악처의 마음을 갖게 되므로 선한 과보심으로 바뀔 수 없다.
*9) 바왕가 마음들은 육문에 부딪혀서 인식과정에서 생기는 마음들에 의해서 인지되는 대상들을 경험하지 않는다. 바왕가 마음은 재생연결식과 같은 대상을 경험하는데, 이 대상은 전생에서 죽음의 마음 직전에 경험한 것과 같다. 바왕가 마음이 경험하는 대상은 우리에게 나타나지 않으며, 우리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첫댓글 사두사두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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