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뉴욕변호사의 영국 더 가디언 기사소개 (8월10일 페북)
<트럼프의 선거 방해 공격, 미국 민주주의는 이제 ‘워게임’으로 대비해야 하는가>
— 가디언 “민주당 상원의원들, 선거 붕괴 시나리오 모의훈련”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8월 9일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선거 개입과 민주주의 위협에 대비해 실제 선거 붕괴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 이른바 ‘민주주의 워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알렉스 파디야, 애덤 시프, 마크 워너, 엘리사 슬롯킨, 라파엘 워녹 등 중진 의원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가정한 상황은 충격적이다. AI로 조작된 딥페이크 영상이 선거부정의 ‘증거’로 유포되고 대통령과 우익 언론이 이를 증폭한다. 선거관리 종사자들에게 살해 위협이 쏟아지고 무장한 사람들이 투표소에 나타난다. 의원들에게 던져진 질문은 간단했다. “이런 상황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 민주주의를 ‘워게임’해야 하는 미국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올해 이미 두 차례 선거 방해 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투표권 단체와 법률 전문가, 선거 전문 변호사,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등도 참여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비판을 넘어 미국의 선거 자체가 공격받을 가능성을 현실적인 국가위기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2. 트럼프의 ‘2020년 대선 도둑맞았다’는 주장
문제의 출발점은 트럼프의 끊임없는 선거 부정론이다. 트럼프는 지금도 2020년 대선이 도둑맞았다는 허위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투표기와 선거관리기관의 신뢰성을 공격하고, 연방정부의 선거 감독 권한을 확대하는 법안까지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TV 연설에서도 중국이 미국인 2억2천만명의 유권자 정보를 불법 취득했고 2020년 자신의 대선 캠페인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기존 미국 정보기관의 판단과 배치된다.
대통령이 직접 음모론을 반복하면 진위와 관계없이 정치적 효과는 발생한다. 민주주의에서 위험한 것은 거짓말 자체만이 아니다. 대통령이 거짓말에 국가권력을 결합시키는 순간이다.
3. AI와 딥페이크가 선거를 공격한다
가디언이 소개한 첫 번째 시나리오는 AI로 만들어진 정교한 딥페이크 영상이다. 선거 직전 대규모 선거부정이 발생했다는 가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고, 전문가들이 가짜라고 밝혀내더라도 대통령과 우익 언론이 계속 이를 확산시킨다.
그 결과 선거관리 종사자들에게 협박이 쏟아지고 무장한 사람들이 투표소에 나타날 수 있다. AI 시대에는 진실이 밝혀지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거짓 영상이 먼저 유권자의 불신과 공포를 만들어버리면 뒤늦은 진실은 이미 훼손된 민주주의를 되돌리지 못할 수도 있다.
4. 무장한 투표소는 더 이상 가상이 아니다
훈련에는 무장 자경단이 투표함 주변에 나타나는 상황, 선거관리 노동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독싱, 조기투표소에 대한 방화 공격, 선거 직전 국토안보부 요원과 주방위군을 투표소에 배치하는 상황도 포함됐다.
특히 무장 자경단 시나리오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다. 가디언은 2022년 중간선거 당시 애리조나에서 실제로 무장한 사람들이 투표함 주변에 나타났던 사례를 지적했다. 미국 민주주의가 우려하는 것은 상상의 위협이 아니라 이미 현실에서 나타난 위협이다.
5. 민주주의의 가장 약한 고리는 ‘투표’가 아니라 ‘신뢰’다
미국 민주주의의 강점은 선거가 중앙정부 하나에 의해 운영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선거를 분산 관리하고 법원, 의회, 언론과 시민사회가 서로 권력을 견제한다. 그러나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면 제도 자체도 흔들린다.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선거를 부정하고 선거관리기관을 공격하며 자신의 정치적 이해에 맞지 않는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정치적 논쟁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합의, 즉 “선거에서 진 사람은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6. 민주주의는 선거 당일에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민주당의 워게임을 정치적 과장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가 무너진 뒤 복구하는 것보다 무너지기 전에 가능한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것이 훨씬 낫다. AI 딥페이크, 정치적 허위정보, 무장 자경단, 선거관리기관에 대한 압박, 언론에 대한 규제 위협과 연방정부의 선거 개입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미국 민주주의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하나의 법이나 기관이 아니다. 선거관리 노동자를 보호하고 허위정보에 맞서며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고 정치적 폭력을 차단하는 것, 그리고 대통령조차 헌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선거 당일에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와 극우 MAGA 세력의 끊임없는 부정선거 음모론, 반란법과 국가비상사태를 악용한 협박, ICE 와 연방군대를 동원한 폭력 조장, 민주당과 반대 세력을 공산주의와 국내 테러리스트로 공격하는 정치공세등에 맞서 실제 상황을 대비한 철저한 모의 훈련과 선제적인 대응을 준비 할 때만 지킬수 있다.
기사 출처: The Guardian, George Chidi, “Top Democrats simulate election threats as Trump continues assault on voting,” 2026년 8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