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각(獨覺) 또는 연각(緣覺)이라 불리기도 하는 바, 산스크리트어 pratyekabuddha의 음역(音譯)으로 발랄예가불타라 불리기도 한다. 타인의 가르침을 듣지 않고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깨달음에 이르러 벽지불(壁支佛) 또는 독각(獨覺)이라 불리며, 12인연의 이치를 깨달아 모든 번뇌에서 벗어났다는 까닭에 이를 연각(緣覺)이라 말하기도 한다.
십육성(十六聖)
《대아라한 난제밀다라 소설 법주기(大阿羅漢難提密多羅所說法住記)》에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이를 즈음 16명의 아라한과 아울러 그들의 권속들에게 무상법(無上法)의 진리를 부촉(咐囑)하셨는 바, 그들 아라한들은 불법의 멸함을 막고 호지하여 이후 미륵불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실 때까지 모든 중생들의 복전(福田)이 되어질 것이다 라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독성(獨聖) 또는 나반존자(那般尊者)라 불린 채 공경의 대상이 되어지고 있는 빈두루파라타(賓頭盧頗羅墮, Pindolabharadyaja)를 비롯하여 16명의 아라한을 말한다.
오백성(五百聖)
500명의 아라한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법화경(法華經) 500제자 수기품》에 기록된 500명의 제자들, 이후 세상에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어질 것이라 석가모니 부처님의 수기(受記)를 받은 500명의 제자를 우리는 500명의 아라한이라 불러 말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바로 그 해에 부처님 상수제자 마하가섭(摩訶迦葉)은 왕사성(王舍城) 칠엽굴(七葉窟)에서 깨달음에 이른 500명의 아라한들을 소집하여 부처님께서 남기신 말씀을 모은 최초의 경전결집을 행하였던 바, 당시 그곳 왕사성 칠엽굴에 모여 경전결집에 참여한 이들을 500명의 아라한이라 불러 말하게도 된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600년이 지난 후, 인도의 카니시카(Kaniska)왕은 협존자(脇尊者) 및 세우존자(世友尊者) 등을 중심으로 500명의 비구들을 불러모아 '제4차 경전결집'을 행하여 경·율·론 삼장(三藏)을 재해석한《대비파사론(大毘婆沙論)》200권을 집성하였던 바, 이때의 경전결집에 참여한 500명의 스님들을 500명의 아라한이라 불러 말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잡아함경(雜阿含經)》및 계율에 관한 사항을 전하고 있는《사리불문경(舍利弗問經)》에 의할 것 같으면, 인도 아쇼카 왕의 4대손 불사밀다라(弗沙蜜多羅, Pusyamitra)왕은 아쇼카 왕이 쌓은 모든 탑을 허물고 비구들을 죽여 당시의 불교를 소멸시킨 다음, 500명의 아라한들을 불러모아 다시금 불법을 중흥시켰다고도 한다.
천이백 제대 아라한(千二百諸大阿羅漢)
《과거현재인과경(過去現在因果經)》의 구절을 인용하면 "야사(耶舍) 장자 아들의 친구 50인과 우루빈가 가섭과 그의 제자 500인, 나제 가섭과 그의 제자 250인, 가야 가섭과 그의 제자 250인, 사리불과 그의 동료 100인, 목건련과 그의 동료 100인을 합한 것을 말한다. 이 1,250인은 먼저 외도를 섬겼으나 뒤에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 증과(證果)를 얻었다. 이들은 부처님의 은혜를 느껴 법회 때마다 항상 따라다니며 떠나지 않았으므로, 모든 경의 첫머리에 대중을 열거하는데 흔히 1,250인이 나온다." 이상의 긴 인용문을 통해 우리는 1,250명의 대아라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얻을 수 있는 바,《법화경》설법처에서 이들 1,250명의 대아라한들 역시 부처님의 수기(受記)를 얻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