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거시적인 이야길 해볼까 해요. 특정 화장품을 리뷰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으시다면 오늘의 윤주메일은 지루할 테니 skip해버리셔도 좋을 것 같네요. 하지만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될 이야기입니다.
2009년 6월쯤이었을 거에요. 제가 한참 쉴 때라 화장품엔 관심 전혀 없을 때였거든요.. 업계 소식에 무심했던 제 귀가 팔랑거리는 뉴스를, 우리 카페 운영자 규님이 호들갑을 떨며 전해주시더라구요. 국내 화장품 업계 2위인 LG 생활건강에서 차병원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생명공학에 기반한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소식이었어요. 둘이 모처럼 화장품 관련 수다로 흥분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겐 좀 기억에 남는 날이에요. 오랜만에 화장품에 대한 설렘과 호기심에 사로잡혀서는 과연 어떤 새로운 브랜드가 나올까? 기존 브랜드에 라인이 추가되는 방식으로 나올까? 과연 내 기대감처럼 효능도 대단할까? 차병원 그룹과 제휴한다면 차병원의 강점인 줄기세포 쪽 화장품이겠지? 아~ 그러고 보니 차병원은 워낙 불임 치료 산부인과로도 유명하고 양수나 태반에 대한 연구 노하우도 상당한데, 혹시 그런 쪽인가? 요즘 호주, 뉴질랜드에선 양태반 화장품이 상당히 인기라던데.. 줄기세포든 태반이든 제대로만 만들어진다며 이거 완전 빅 히트겠는 걸? 이런 물음표가 머릿속에 가득 채워지더라구요.
사실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LG 생활건강과 관련해 크게 이슈가 되었던 건 오히려 더 페이스 샵 인수였죠. 그 덕에 규모적인 면에서 1위인 아모레퍼시픽과의 격차를 좀 더 줄였으니까요. 참고로 화장품 쪽은 아니지만 코카콜라와 해태음료를 LG생활건강에서 인수하면서 LG 생활건강이 요즘 덩치를 불리는 데에 관심이 꽤 많더라구요. 어쨌든, 다 차려진 밥상을 인수해서 규모를 키우는 건, 화장품쟁이인 제 관심사는 아니라 패스~ 제 생각엔 그래요. LG 생활건강은 만년 2위 콤플렉스가 있거든요. 그래서 화장품 분야에서 ‘진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싶고, 1위보다 근사한 2위가 되고 싶다면(사실 1위를 능가하는 걸 기업 입장에선 바라겠지만, 그건 당분간은 실현 불가능한 먼 꿈이니까요) 사활을 걸어야 해요. 지금처럼 해선 안 된다구요. 남들이 하지 않은 걸 먼저 치고 나가야 하고, 기꺼이 위험도 감수해야 하죠. 그건 자본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자본 위에 기술과 마케팅이 동반되어야 극복 가능한 문제고요.
LG 생활건강이 화장품 업계에 ‘new 패러다임’을 만들어야만 1위를 따라잡을 수 있어요.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내야 한단 얘기인데요. 예를 들어 댕기머리가 한방 샴푸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해당 시장에서 단숨에 두각을 나타내며 폭발적인 성장을 했잖아요? 그런데 LG 화장품엔 자기만의 강점이 없어요. 바로 연상되는 특출난 아이덴티티가 브랜드 및 기업에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많이 아쉽죠. 규모만 크니까.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차병원 그룹, 정확하게는 차바이오앤디오스텍(CHA 바이오-생명공학, 안티 에이징, 미용 성형 / CHA 디오스텍-광학 모듈, 모바일 전자제품)과의 전략적 제휴는 상당히 긍정적인, 기대되는 뉴스거리일 수밖에요. 화장품 컨설팅을 하는 닥터윤주로서 LG 생활건강에 기대가 생기니까요. 글로벌 마켓에서 앞으로는 코슈메슈티컬을 뛰어 넘어 바이오 생명공학 화장품 분야가 시장을 선도할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LG 생활건강이 먼저 그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니까, 당연히 기대되죠. 그리고 전 동시에 평범한 1명의 소비자로서도 기대가 컸어요. ‘정말 잘 만들어진다면 나 그거 무지 바르고 싶을 것 같아~! 그럼 평상시엔 LG 생활건강 화장품으로 스킨 케어를 하고, 2년에 한번씩만 목돈을 들여 피부과에서 IPL이나 레이저 관리를 하는 거지. 그럼 나도 우리나라 최고 피부 미인 고현정 씨처럼 나이 먹어서도 동안 피부를 유지할 수도 있겠지?!’하는 주책 맞은(?) 설렘이 생겼거든요. 저 30대 중반, 동안 피부를 유지하고자 목숨 걸 만한 나이잖아요. 흐~
자! 그렇게 LG 생활건강과 차병원 그룹의 제휴 소식을 들은 다음 해인 2010년, 저의 높았던 기대에는 턱 없이 모자랐지만! 그래도 괜찮은 화장품이 나왔어요. 차 줄기세포 연구센터(CHA Stem Cell Institute) 로고와 함께 ‘재조합 줄기세포 화장품’인 오휘 더 퍼스트가, 차 태반 연구센터(CHA Placenta Institute) 로고와 함께 ‘재조합 태반 성분 화장품’인 이자녹스 테르비나가 출시되었거든요.
‘소문난 잔치’가 될 수도 있었는데, 소문이 별로 안 났죠. 사실 전 새로운 브랜드로 론칭하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이었을 거라고 봤기 때문에 기존 브랜드에 라인이 추가되는 정도는 성에 차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크게 이슈가 되지 못한 것도 분명 있죠. 이 2개 브랜드는 각각 기존의 브랜드 모델 외에 서브 라인의 모델을 추가로 뽑았거든요. 이자녹스 테르비나는 오연수 씨를, 오휘 더 퍼스트는 이요원 씨로 말이에요. 각각 브랜드 모델은 이자녹스-한가인 씨, 오휘-손예진 씨잖아요? 살짝 곁들여 말하자면 오연수 씨는 잘 어울리는 편인데, 이요원 씨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줄기세포 화장품 쪽과 영 이미지 조화가 안 되는 느낌이에요. 뭐 오연수 씨든, 이요원 씨든 막상 비싼 돈 주고 모델로 기용했을 텐데 잘 활용하고 있지도 못하고요.
우리나라 화장품 역사에서 ‘전환점’을 줄 수도 있는 제품의 론칭이었는데 LG 생활건강 쪽에서 마케팅/홍보 쪽으로 너무 활용을 못한 데다가 브랜딩에도 돈을 많이 쓰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안전하게 기존 브랜드에 고가 안티 에이징 라인을 추가하는 식으로 가자!’ 이렇게 결론이 냈던 거겠죠. 그보단 안티 에이징에 특화된 차 병원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서 ‘바이오 코스메틱, 생명공학 화장품의 상용화’ 컨셉을 노골적으로 활용했어야 했다고 전 보는 거죠. ‘진짜 기대 많이 했는데, 이게 뭐야~’하는 실망과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더라구요. 좋은 재료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지 못해서 ‘요리사 좀 불러주세요!’ 하고픈 심정? 컨설팅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랬어요.
그런데 어쨌든~ 제품 자체는 좋네요! ‘이름 걸고 완전 강추’까진 아니지만 안티 에이징 화장품에 어차피 돈 쓸 준비가 된(?) 소비자라면 굳이 고가 해외 화장품보다는 LG 생활건강의 안티 에이징 라인이 나을 것 같더라고요. 실제 판매율도 슬슬 그래프가 상승곡선을 타고 있고요,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아 재구매 비율도 높더라고요. 사실 효과는 아직 얼마나 바이오 화장품다운 놀라움이 있겠어요. 어느 정도 일반 화장품보다야 낫겠지만서도 말이죠. 그런데 얘네 텍스처는 진심 예술이에요. 왜 그런 거 있죠? 매장에서 테스터 한번 써봤을 뿐인데 사고 싶다는 뽐뿌질이 쿵쿵쿵 심장을 건드리는 기분! 30대 이상의 건조하고 노화된 피부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사용감을 가지고 있어요. 그저 유분기로 번들대는 리치함이 아니라 쏘~옥 스며들고, 착! 달라붙고, 답답하지 않은 얇은 보호막을 형성해 피부가 적당히 매끄럽고 촉촉해지는 그런 느낌이요. 바르고 잔 다음 날 아침 피부가 참 건강해진 것 같고, 뭔가 유분기 부담 없는 영양감을 제공한달까요? 이런 사용감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국산 스킨 케어 중 최고인 것 같아요.
기술, 효능, 성분적인 면에서도 괜찮습니다. 사실 줄기세포나 태반이 피부에 좋단 거 많이들 알죠. 재생력이 아주 탁월하다잖아요. 하지만 각 개인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안티 에이징을 실현하는 거나, 사람의 태반을 직접 먹거나 바르거나 하는 건 비용이나 의료법에 있어 문제에 있단 말이죠. 또한 안정성을 확보하기도 어렵고, 원료를 구하기도 힘들죠. 그래서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재조합’이란 방법을 택해요. 줄기세포 배양액와 태반의 유효 안티 에이징 성분을 분석해 역으로 최대한 그와 유사한 성분을 만드는 거죠. 이 경우 안정성이 확보되는 데다가 의료법에 저촉되지도 않고, 무엇보다 상용화/상업화/대중화시키는 데에도 효과적이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을 엄밀히 따져 본다면 사실 지금의 테르비나나 더 퍼스트를 ‘진짜 생명공학 화장품’이라고 보긴 어려워요. 하지만 이 정도 평가는 가능하죠. 진짜 바이오 생명공학 화장품으로 가는 징검다리쯤에 있는 화장품!
테르비나는 인태반의 구성 물질 중 피부에 좋은 8가지 성분을 재조합해 복합체로 만들어 'rHPP-8™'이란 이름을 붙였어요. 오휘 더 퍼스트도 마찬가지에요. 줄기세포 배양액의 핵심 성분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우리 피부의 재생력을 증가시키는 지 연구해 재조합 복합체를 만들고 ‘rHSCP(recombinant Human Stem Cell Protein)™’이라고 이름을 붙였더라고요. 둘 다 토탈 안티 에이징을 컨셉으로 하고 있는데, 피부 재생력이 활발해진다고 내세우고 있어요. 식약청의 ‘기능성 인증’ 이런 걸 받은 건 아니지만 그럴싸하게 받아들여지긴 합니다. 그건 아시죠? 기능성 인증 마크, 이건 식약청에서 인증한 기능성 성분(ex: 주름-레티놀 / 미백-알부틴 등)만 들어가면 쉽게(?) 주는 거라서요~ ‘인증 마크가 있는 것만이 only 안티 에이징 화장품이다’ 이런 공식으로 보진 않는 안목이 필요해요.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도 꾸준히 생명공학 기술을 표방하고 있었거든요. LG 생활건강보다 더 일찍 그랬어요. 식물성 줄기세포라든가 피부 성장인자, 나노 생명캡슐 이런 걸 아이오페의 슈퍼 바이탈 라인, 플랜트 스템셀 라인, 그리고 헤라 에이지 어웨이 라인의 컨셉으로 잡았으니까요. 하지만 LG 생활건강만큼 그럴싸하게 받아들여지진 않고 그저 ‘컨셉에 머무르는’ 정도의 느낌을 줘요 저한텐. 사실 LG 생활건강의 바이오 생명공학 화장품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차병원 그룹의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연구기술이 뒷받침되기 때문이거든요.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이니까요. 그건 아래서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어쨌든! 그래서 이자녹스 테르비나는 아이오페 슈퍼 바이탈 라인보다 더, 오휘 더 퍼스트는 헤라 에이지 어웨이 라인보다 훨씬 더 안티 에이징 메커니즘에 있어서 설득력이 있어요.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노력을 한다면 안티 에이징만큼은 2위 LG 생활건강이 1위 아모레퍼시픽을 능가할 수 있다고 전 보거든요.
얘네 되게 비싸요. 아이 크림 한번 듬뿍 바르곤 ‘아~ 나 오늘 5,000원어치 발랐나봐ㅠ’ 이래야 하는 분위기니까요. 마트나 LG 생활건강의 시판 채널인 보떼(뷰티 플렉스가 ‘보떼’로 바뀌는 중이에요 작년부터)로 유통되어 고가 화장품에 대한 가격 저항이 생기는 이자녹스 테르비나보다는 백화점 및 방판으로 유통되는 더 퍼스트가 시장엔 더 빨리 안착했어요. 아무래도 유통 채널과 가격의 상관 관계 때문인 것 같아요. 대표 제품 몇 가지 가격만 알려드릴게요.
이자녹스 테르비나 오리지널 밸런스 솔루션 (120ml / 80,000원)
이자녹스 테르비나 컨센트레이팅 세럼 (50ml / 150,000원)
이자녹스 테르비나 컨센트레이팅 크림 (60ml / 180,000원)
이자녹스 테르비나 컨센트레이팅 아이 크림 (25ml / 140,000원)
오휘 더 퍼스트 셀 레볼루션 에센스 (40ml / 230,000원)
오휘 더 퍼스트 셀 레볼루션 크림 (45ml / 270,000원)
오휘 더 퍼스트 셀 레볼루션 아이 크림 (20ml / 170,000원)
오휘 더 퍼스트 셀 레볼루션 앰플 (30ml / 300,000원)
원고가 좀 길어지고 있긴 하지만, 이 쯤에서 차병원 그룹 얘길 덧붙여볼게요! 생명공학 / 줄기세포 / 안티 에이징 / 뷰티 분야에서 차병원 그룹의 위상은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것 이상이랍니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가 후루룩 물거품이 되어버렸을 때에도 차병원은 여전히 굳건했거든요. 미국 LA주에서 연구비 지원을 받을 정도로요. 차병원 줄기세포 연구소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수준이에요. LA나 보스턴 같은 도시에 해외법인을 설립해서 병원 및 연구센터를 운영하면서 차병원의 강점인 불임, 재대혈, 줄기세포 분야에서 인정 받고 있어요 도쿄 법인을 통해서는 항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죠. 차병원 그룹의 바이오 생명공학 사업은 차바이오앤디오스텍에서 이뤄지고 있는데요, 바로 엊그제인 2월 28일!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배상체로부터 혈관내피세포의 분리방법에 관한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고 주식시장에 공시가 났죠. 보도자료에는 이런 코멘트도 담겼어요. “이번 특허는 인간 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된 배상체로부터 혈관 내피 세포의 분리방법이며 심혈관 질환을 위한 세포치료제 개발 및 사업화, 줄기세포 화장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라고요. 바로 이런 회사가 LG 생활건강과 손을 잡은 거란 걸 아셔야 해요.
그리고 차병원 그룹은요, 화장품뿐 아니라 ‘안티 에이징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아주 대단해요. ‘차움(CHAUM)’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현재 청담동에서 가장 트렌디한 빌딩, 비싼 빌딩인 피엔폴루스에 입점된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럭셔리한 클리닉 센터’의 이름이랍니다. ‘최고’, ‘럭셔리’, ‘상류층’ 같은 단어를 남발하기 싫은데 차움은 그런 단어가 어울리는 클리닉이에요. ‘안티 에이징 라이프 센터’를 슬로건으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리 나라에서만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안티 에이징을 실현하는 클리닉이 되겠다는 비전을 가진 곳이거든요. 왜 스위스의 Clinique La Prairie(클리닉 라 프레리) 아세요? 초고가 화장품의 서문을 연 스위스 퍼펙션이나 라 프레리가 바로 클리닉 라 프레리에서 출발한 거나 다름 없거든요. 럭셔리 안티 에이징 클리닉, 생명 연장 클리닉으로 유명해서 세계 각국의 부자들이 휴식차 찾고 있는 클리닉이죠.
차움이 생긴다는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바로 그 곳을 벤치마킹하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반인들에겐 너무 거리감이 있는 초럭셔리 클리닉이지만, 뭐 어떤 곳인지나 한번 알아볼까요?
-40여명의 전문 의료진과 뛰어난 장비
-프리미엄 & 프라이빗 건강 검진 센터
-서양 의학, 동양 의학, 그리고 대체 의학의 조화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한 Bio Insurance(통합 줄기세포 은행) 운영
-8가지 체질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 컨설팅 및 체질에 맞는 티(tea) 테라피 연동
-최고급 스파/피트니스/에스테틱 운영을 통해 상류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한 장소에서 해결
-최고의 셰프를 고용해 단지 맛만 좋은 음식이 아닌 건강을 고려한 체계적인 푸드 테라피 실현
-명상 센터를 통해 젠 라이프 스타일 제안
-상류층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인 골프를 통해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 제안
-뛰어난 의료기술과 럭셔리한 시설이면서도 미국/유럽 대비 저렴한(?) 의료비를 무기로 해외 상류층 & 셀러브리티의 의료관광을 겨냥
요 정도만! (의)성광의료재단 차움의원이란 별도 법인과 (주)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듯한데 쉽게 차병원 그룹의 '초'럭셔리 클리닉 정도로 알고 있어도 충분해요. 만약 나중에 더 나은 줄기세포 기술이 적용된 초고가 화장품이 LG 생활건강에서 나온다면, 그걸 아마도 차움에서 판매하면서 그걸로 차움 내 에스테틱이나 스파에서 얼굴 및 몸 관리를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무리할게요. 바이오 생명공학 화장품 이야기로 돌아오죠. 글로벌 코스메틱 마켓은 2가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극단적인 과학성’을 추구하거나 ‘극단적인 내추럴(오가닉)’을 추구하거나죠. 화장품 동향을 잘 알 수 있는 미국과 프랑스 시장을 분석해보면 아주 명확하죠. 미국에서는 코슈메슈티컬, 닥터 코스메틱류의 화장품 브랜드가 잘 나가요. 닥터 브랜트, MD 스킨케어(닥터 대니스 그로스), 스트라이벡틴, DDF, 닥터 미셸 코프랜드 등이 그렇죠. 그리고 프랑스에선 패션과 향수로 유명했던 디올이 이젠 안티 에이징 스킨 케어 라인인 토탈 캡춰로 명성을 떨치고 있거든요. 그건 디올이 약 15년 전부터 대학연구기관에 펀딩을 하는 등 바이오 생명공학 부분에 오랜 투자를 하며 차세대 안티 에이징 시장을 이끌기 위해 애를 많이 쓴 결과예요. 그래서 전 요즘엔 어머니 세대가 굳이 값비싼 해외 화장품을 쓰겠다고 한다면 에스티 로더나 샤넬보단 디올을 쓰라고 적극 권한답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천연 & 오가닉 화장품 시장이 점점 발달하고 있죠. 규모가 소박하더라도 유기농 성분을 100% 가까이 담으려고 노력하는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여러분들에겐 생소하겠지만 얼쓰마마 앤젤베이비, 버블앤비, 쉐어 에센셜스 같은 브랜드에 전 주목하고 있어요. 특히 메이크업마저도 오가닉을 지향하는 쥬이시 뷰티(Juice Beauty)는 요즘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오가닉 코스메틱의 선두주자죠.
어디 미국만 그런가요. 전통적으로 로레알이 강세를 보였던 프랑스도 요즘 천연, 오가닉 코스메틱이 뜨고 있단 말이죠. 프로방스의 자연주의 화장품 록시땅이 점점 글로벌 브랜드로서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가운데, 에코서트 인증기관의 회장이 직접 만든 오가닉 코스메틱 멜비타가 록시땅 그룹 계열로 들어오면서 폭풍성장을 예고하고 있거든요. 심지어 멜비타는 좋은 원료를 쓰면서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 앞으로 여러분들께 또 추천하게 될 브랜드랍니다. 제가 즐겨 찾는 가로수길에 멜비타 플래그쉽 스토어가 오픈 준비 중이던데, 가로수길 좋아하시면 나중에 매장에 들려보세요. 그리고 프랑스의 자연주의 브랜드 눅스 아시죠? BIO BEAUTE by NUXE라고 눅스의 오가닉 자매 브랜드가 프랑스에서 론칭됐어요. 얜 먹어도 좋은 성분으로 만든 오가닉 화장품인데요,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격하게 아껴주려고 완전 벼르고 있답니다. 우리 같이 기다려볼까요? 훗~
그럼 이제 청정자연으로 유명한 호주로 가보죠. 모두들 쥴리크는 잘 아시죠? 값은 상당히 비싸지만 자기만의 매력이 확실히 있는 브랜드죠. 다른 천연 or 오가닉 브랜드들과 달리 쥴리크는 원료상을 통해 화장품 원료를 공급 받는 게 아니라 좋은 성분을 얻어내기 위해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더라도 우리가 직접 유기농 농장을 운영하겠다, 이런 독창성이 있는 브랜드잖아요. ‘언젠가 호주에 간다면 쥴리크 유기농 농장에 구경 가면 참 좋겠다’, 제겐 이런 로망을 품게 하는 브랜드죠. 쥴리크 화장품에서 ‘진짜 자연의 향기’가 솔솔 풍겨 피부는 물론 마음까지 케어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데엔 다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식으로 차세대 화장품 시장은 안티 에이징 & 바이오 생명공학 쪽으로 가거나 오가닉 성분의 귀한 원료를 담은 화장품 쪽으로 가거나 둘 중 하나에요. 다른 화장품은 다 안 될 거다 이게 아니라, 앞으론 이런 화장품들이 프론티어 역할을 할 거란 거죠. 제 예상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5년, 10년 뒤를 두고 보세요. 힛~ 자~! 그럼 이제 우리나라로 돌아오죠. 우리나라가 이 2가지 차세대 화장품 분야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게 상식적으로 뭐겠어요? 우리가 어디 미국이나 프랑스, 호주처럼 자연의 축복을 받은 나라인가요? 좁은 땅덩어리에 유기농법이 가능한 밭도 별로 없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직접 유기농 화장품을 만든다면 가격만 겁나게 비싸질 걸요?
하지만 동양의 작지만 위대한 대한민국은 대신 뛰어난 두뇌가 있잖아요. 세계적인 수준인 바이오 생명공학을 바탕으로 그런 분야의 화장품을 적극 개발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앞으로 더 인정 받을 수 있을 거라고요. 그래서 전 LG 생활건강의 미래에 좀 더 기대를 품고 있는 중이에요. 테르시나나 더 퍼스트, 지금 나온 제품들로 첫 술에 배부르진 않아요. 하지만 차바이오앤디오스텍과 LG 생활건강이 앞으로 꾸준한 협업을 통해 노력할 거라 간절히 믿는 중! 그래서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바이오 화장품이 나왔음 좋겠어요. 닥터 브랜트나 디올쯤은 아무 것도 아닌 정도의 효과적인 기능성 화장품이 말이죠!
오늘, 쫌 재미 없는 주제였죠? 근데 전 이 얘기를 길게 하려고 며칠 동안 짬짬이 썼어요. 우리 언젠가 다 늙잖아요? 젊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저 광고만 화려한, 잡지에 광고 많이 싣는 외제 고가 화장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돈을 쓰지 않았음 싶어서 얘기해 봤어요. 똑똑하게 알고 고르잔 의미에서요. 그리고 앞으로 국산 바이오 생명공학 화장품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희망적인 말씀을 드리며 전 뭉친 어깨 주무르러 갑니다.
*ps-이자녹스 테르비나나 오휘 더 퍼스트 칭찬할 구석이 많지만, 그래도 가격이 건방지게 비싼 건 못마땅해요. 더 비싸도 좋으니 차라리 안티 에이징 효과가 킹왕짱 나타나는 화장품으로 업그레이드되길 바라고 있어요. 제가 25ml에 14만원 하는 테르비나 아이 크림 요즘 쓰고 있는데요. ㅋ 브랜드엔 미안하지만 완전 쇼킹하게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연이은 윤주메일에서 바로 알려드릴게요~ >_<
-2011. 03. 02. TUE. 화장품쟁이 닥터윤주
첫댓글 윤주님~ 오늘 다소 과학적인 주제였다 하더라도 저 완전 감동입니다. 지난번 말씀하신 홀릭된 국산 아이크림 정체가 요놈 이었군요 ㅋㅋㅋ 오늘 글은 논리에 과학을 겸비한 저널이었다 해도 손색이 없어요.. 이만큼 준비하시려면 엄청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셨겠죠... !! 항상 좋은 글, 어메이징한 정보 마련을 위해 누구보다 발빠르게, 열심히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 배운게 많습니당... 이런 글을 클릭 하나만으로 홀라당 삼키는 기분이라서 죄송하구요.. 오늘 하루는 반성모드 ㅋㅋ (저도 윤주님처럼 부지런하고 똑똑해져야죠~~ ㅎㅎ) 이 기분 앞으로 쭈욱 이어지길 바라고 있어요~~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호휘방판하는 아주머니께서 저에게 오셔서 눈주름이 많다며 퍼스트를 강력하게 권하셨었는데..
알고보니 이런 스토리에 의해 탄생된 제품이였네요~ㅎ
전문적이지만 굉장히 흥미있는 글이었습니다.그리고 차움..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지만
욕심은 욕심일 뿐이겠죠.ㅎ전 조만간 아이피엘 받으려고 병원알아보고 있어요.ㅎ
근데 입주면에 빨간점 같은거 없애는 레이저도 있을까요?조그만 트러블 난것을 면봉으로 짰었는데
그게 빨간점이 되버렸어요.입주위에 색소침착과 눈가주름때문에 오늘도 고민하는 30대입니다.
저 닥터브란트 관심있었는데 요기 소개 나오니까 넘 반가운거 있죠, 샘플로 써본 r3 아이크림이랑 크림 너무 좋드라구요~!! ㅎㅎ
와~ 방대한 내용의 칼럼 쓰시느니라 수고하셨어요~ 전 이런내용 넘넘 좋아하니까, 자주자주 써주세요 ^^; 그리고 저도 한동안 LG의 화장품은 멀리했는데요, 최근에 다시 써보니까 괜찮더라구요. 이자녹스의 베이직라인 중에 "멀티모이스트"라인이 저같은 건성피부에 딱~이예요. 사용감이 넘 좋더라구요 ^^ 요즘 우리나라에 매력적인 외국브랜드 제품들이 많이 들어와서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국산화장품의 품질을 높이는 계기도 되는 것 같아요~ 후후~ 화장품마니아인 저로써는 정말 신난다는!! 어짜피 얼굴은 하나인데 화장품 위시리스트만 늘어가네요 ^^;;
윤주님 메일 다 소중해서 모으고 있는 중인데요 이번 메일은 특히 감동이네요~~ 화장품이 함께 바르면 존게 있구 반대로
서로의 기능을 억제해서 같이 바르면 안되는게 있다고 그러던데요 그런거에 간해서도 가르쳐 주심 넘 졸거 같아요 ^ ^
잠 안오는 새벽에 애플폰으로 글 봤어여! ㅎㅎ
과학 공부하는 기분이 들어서 넘 좋더라구요~
정말 몰랐던걸 많이 알고 가네여. 차병원이 이렇게 유명한지도 사실 잘 몰랐구요..
그리고 말씀하신 테르비나 샘플로 쫙쫙 구매했네여.... ㅋㅋ
아이크림하고 다른 샘플까지여.. 정품은 정말 너무 비싸서 헉소리 나오는데
샘플은 나름 괜찮아서..^^
좋은정보 너무나 감사드려요~~ 이 화장품 바르고 얼굴이 처음피부 되면 얼마나 좋을까여? ㅎㅎ
이런 주제 좋아요.. 뭔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믿고 바르죠.. 종종 화장품에 얽힌 히스토리 들려주세요~
주말에 윤주메일 다시 읽어봤는데요. 정말 화장품에 대한 윤주님의 해박한 지식을 엿볼 수 있는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저 오휘 더 퍼스트~!! 쌤플로 써봤다지요..쌤플만 써봐도 알아요.ㅋ
항상 윤주님 감사합니당..ㅎㅎ
리치한 라인인거 같더라고요.
윤주님 덕분에 화장품도 뭘 알고 사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어요 ^^ 틀 수고해주시는 윤주님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