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편지: 오늘, 당신의 기도는 무엇입니까?]
기도 / 장요세파
하얗게 타오릅니다
붉은 불꽃도 없이
하얗게...
몸도 마음도 번제물마냥
타오르건만
소진됨 없이 흰 불꽃으로 타오릅니다
너울거리지 않고 고요히
흰 구름보다 더 가볍게
하얀 나비 한 마리 날아오릅니다
(출처: '바람 따라 눕고 바람 따라 일어서며', 솔출판사, 2016)
☆ 지금 세계의 눈은 두 나라에 쏠려 있습니다. 부러운 선망의 대상이 아닌, 비참하고 안타까운 곳입니다. 한 나라는 아프가니스탄이고, 한 나라는 아이티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중동에 있고, 아이티는 중미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입니다.
뉴스를 들어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아직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 말씀드립니다. 이틀 전,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이슬람 무장 반군인 탈레반에게 항복함으로써 사실상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이 나라를 이슬람 무장단체로부터 지키려고 미국은 지난 20년 간 전쟁을 벌였습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었고, 무려 17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군 장병들은 2,300여 명, 영국군 장병은 약 450여 명이 전사했습니다.
그런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돌연 발을 뺐습니다. 군대 철수를 감행한 것이었습니다.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그의 신념이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는 철군을 하면 안 된다고 건의도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신념은 변함이 없었고, 결국 철군과 동시에 나라가 무너진 것이었습니다.
인산편지에서는 더 이상의 분석은 하지 않겠습니다. 뉴스에서, 인터넷에서 잘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더 궁금하신 분들은 조금만 찾아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아이티라는 나라는 비극, 그 자체입니다. 혹시 기억하실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지난 2010년 대지진으로 30만 명이 사망한 사건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이티재건지원단이 파견되기도 했습니다.
이 아이티 남동부에서 무려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규모 4~5의 여진이 10여 차례 더 발생됨으로써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300여 명 이상이 사망했고, 2,000여 명 가까이 부상했는데 정확한 피해 집계가 나오면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하고 있습니다.
아이티라는 나라가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지시는 분들은 아마도 지난 달, 7월에 있었던 아이티 대통령 피살 사건이 기억나셔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현직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에서 피살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나라가 바로 아이티입니다.
이 두 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내부에 있고 국가 리더십에 있습니다. 지난 20년 간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정부는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대통령과 집권 세력은 무능하고, 부패했습니다.
이렇듯 자기 나라를 자기 힘으로 지키겠다는 생각이 없는 나라를 언제까지 미국이 지킬 것인가에 대한 회의도 분명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쳤을 게 분명합니다.
아니나다를까 탈레반에게 항복하자마자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차량 네 대에 돈을 싣고 다른 나라로 도망했다고 합니다. 또, 아이티는 대통령이 피살되어 국가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에서 비극적인 재난을 다시 겪고 있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배운다고 하죠. 비록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두 나라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교훈으로 삼아야 할 점이 많습니다.
우리와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 모든 게 국민의 책임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듯, 그 책임도 국민이 지고 있는 것임을 우리는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와 국회 등 위정자들은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함으로써 대표자의 권한을 부여한 것이고, 국민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위임한 것입니다. 그러니 나라가 발전하려면, 국민이 행복하려면 국민 스스로가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함이 마땅합니다.
고대의 대표적인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도 해석하여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동물이라는 말은 인간 모두가 다 정치를 해야 하고, 정치판에 뛰어 들어야 한다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인산편지 독자님들은 모두 수준이 있으시기에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정치적 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일정한 집단을 이루면서 공적인 일에 종사하고, 서로 서로 다양한 상호 관계를 형성하면서 살아간다는 뜻으로 보아야 합니다.
정치라는 행위의 속성은 바로 이런 인간이 만든 다양한 집단의 의사와 바람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모아 보다 더 잘 살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정치적 동물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 답게 사는 것이라고까지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이런 말까지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우리는 공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절대 존경하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쓸모없는 인간으로 생각한다."고 말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때로는 정치가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실망시키기도 하며, 더 나아가서는 사회와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기까지 하지만 이런 것들이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으로 이어지면 안 됩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다 꼴 보기 싫다고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남 몰라라 하면 그 이후에 주어지는 모든 상황을 아무 불평없이 다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다.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댓가만 얻으려고 하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와 우리나라도 중요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나라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통일한국은 장차 세계를 주도할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나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주변 열강들이 한반도의 통일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내심 반기지 않는다고 하는 평가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보면 충분히 수긍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선택입니다. 국민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는 혈연, 학연, 지연, 이념 등등에서 정말 떠나야 하고 자유로워야 합니다.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을 오직 국가와 국민에 두어야 합니다.
그 판단 역시 자신이 처한 환경과 조건에 좌우될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정말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 우리 후손들이 훗날 평가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반만 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면서 숱하게 많은 어려움들을 이겨낸 힘이 바로 백성의 힘이요, 국민의 힘이었음을 알고 있기에 늘 믿습니다. 우리 국민은 현명하고 올바른 선택을 통해 조국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우뚝 선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사랑하는 인산편지 가족 여러분!
오늘은 유독 드릴 말씀이 많아 편지가 길어졌습니다. 그래서 시인이 고백하는 시 한 편을 전하며 당신께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오늘, 당신의 기도는 무엇입니까?"
시인의 마음을 따라 저도 기도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하셨던 기도, 홍범도 장군님께서 하셨던 기도를 생각합니다. 나의 소원은 첫째도 대한독립이요, 둘째도 대한독립이요, 셋째도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요 라고 하신 그 소원을 담은 기도 말입니다.
오늘 이 좋은 아침에 그 기도를 기억하며 저와 당신의 기도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기도는 과연 무엇이여야 하겠습니까?
행복한 화요일이 되시길 빕니다.
-호국시인, 휴머니스트군인작가 인산 김인수
#인산편지
#지금당신이행복해야할이유
#지금당신이사랑해야할이유
#세미책 #세상의미래를바꿀책읽기
#당신앞에꽃한송이놓습니다
*사진은 밴친님이 보내주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