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일곱 가지 농작물 (“밀과 보리와 포도주와 무화과오 석류가 나는 땅이며, 올리브 기름과 꿀이 나는 땅이다” (신명 8,8))중 대추야자는 없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나오는 ‘꿀’이 바로 달콤한 대추야자로 만든 것이라고 추정한다.
대추야자 꿀은 대추야자 열매를 물에 넣고 끓여 꼭 짠 후 뭉근 불에서 걸쭉하게 졸인 것이다. 대추 야자의 학명은 ‘피닉스 닥틸리페라’이고, 피닉스는 불꽃 속에서 생애를 마 친다고 알려진 전설의 새로, 죽으면 그 재에서 새로운 후손이 탄생하는데, 불꽃 에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 마치 둥치에서 싹이 나 자라는 대추야자 나무와 비 슷하다고 하여 그런 이름을 받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으로 들어왔을 때 대추야자는 이미 그곳에서 자라고 있었다. 모세가 느보 산에서 건너다보니 “초아르까지 이르는 평야 지역, 곧 종려 나무 성읍 예리코 골짜기” (신명 34,3)가 보였다. 물과 대추야자는 죽음에 대한 승리와 생명을 상징한다. 요한 12,13은 예수께서 성지주일에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셨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 고 그분을 맞으러” 나갔다고 한다.
대추야자와 생명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건기 가 찾아오면 사막의 여행자들에게 멀리서도 보이는 키가 큰 대추야자 나무가 있 는 오아시스는 물이 가까이 있다는 표시로 목마르고 지친 여행자들에게 생명을 보장해 주었다.
대추야자나무는 영적 생명의 상징으로 제 1성전에 새겨졌고 (1 열왕 6,29), 고대 유다교 회당과 현대 장식에서도 자주 볼 수 있으며 에제키엘 예언자의 환시 (에 제 40,16)에도 나온다. 시편 92,13은 “의인은 야자나무처럼 돋아”난다고 한다.
히브리어로 ‘룰라브’라고 하는 아직 잎이 피지 않아 마치 칼처럼 날카로운 모양 을 하고 있는 대추야자나무 잎은 초막절에 필요한 네가지 재료 가운데 하나였다 (레위 23,40). 옛 사람들이 초막을 짓는 재료 중 하나로 대추야자 잎을 택한 이유 는 인간의 등뼈와 닮았기 때문이다. 꼿꼿이 서있는 대추야자나무는 바람직하고 올곧은 사람을 상징한다 (아가 7,8; 시편 92,13).
Miriam F. Vamosh (2006년), ‘성경시대의 음식’ (바오로딸 출판) 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