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님표 홍어애탕
지난 토요일(6/28) 오후에 강구막회로 콤콤하게 삭힌 홍어 한 마리가 택배편으로 왔습니다. 발신자를 추적하여 보니 강구막회의 골수 단골 중 한 분의 본가(전남 광주)에서 보내 온 것 입니다. 자초지종을 따져보니 그 날 밤 야심한 시각에 강구막회에서 다섯 남자가 모여 은밀한 회합을 갖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 모임을 위해서 보내 온 것입니다.
그 날 밤 야심한 시각부터 다음 날 이른 아침까지 다섯 남자는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줄창 퍼 마셨습니다. 갑판장도 그 다음 날(일요일)이 일주일에 단 하루뿐인 늦잠을 자도 되는 날(다른 날은 새벽 5시에 일어나 노량진수산시장으로 장을 보러 갑니다) 이라 홀가분하게 그 시간을 즐겼습니다.
다섯 남자가 홍어를 먹어줄 만치 먹어줬는데도 제법 묵직한 만큼의 홍어가 강구막회에 남겨졌습니다. 사실 여름은 홍어를 섭취하기에 적기가 아니라서 폭삭 삭힌 홍어회의 맛이 그다지 유별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삭힌 정도에 비해 잡내가 나지 않는 정도랄까요? 하지만 콧구멍이 저절로 벌름거릴 지경으로 콤콤한 냄새를 폴랑폴랑 풍기는 홍어애의 포스는 장난이 아닙니다. 그 홍어애 덕분(?)에 강구막회의 냉장고중 한 대가 완전히 폭격을 맞은냥 쑥대밭이 되어 버렸지만 그 홍어애 덕분에 갑판장은 코가 뻥 뚫리고 속이 션~한 홍어애탕으로 해장을 했습니다. 그 맛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진짜 끝내줘요.' 쯤이 될 겁니다. 혹시라도 그 맛을 아실랑가 모르겠네요?
암튼 강구막회의 단골분들 중에 간밤에 심한 내상을 당하신 분이 계시다면 점심 때 홍어애탕으로 해장을 하시러 강구막회로 오시기 바랍니다. 저녁 시간에는 다른 손님들께 폐가 될수도 있으니 절대로 홍어애탕을 끓여 드리지 않겠지만 점심 때라면 다른 손님들의 눈과 코를 피해 은밀하게 홍어애탕(2인분 이상)을 끓여드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에 따른 댓가는 당연히 지불하셔야 합니다.) 다만 수련이 부족하신 분이라면 홍어애탕의 멜랑꼴리한 맛에 끌려 해장을 하러 온 목적을 잠시 망각하고는 어처구니 없게도 해장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되려 주화입마에 빠질 수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한 말씀 더 덧붙이자면 강구막회에서 보관중인 홍어애의 양이 그리 넉넉하지가 않아 단골중 몇 분께만 그 맛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갑판장>
& 또 덧붙이는 말씀 : 홍어를 제공해 주신 임동학님께는 홍어애탕을 무료로 끓여 드리겠습니다. 다만 점심 때 오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어젯밤 야심한 시각에 끓여먹은 홍어애탕 덕분(?)에 갑판장은 현재 주화입마 상태입니다. 에공~골골골~~끄르륵~~~그러게 기껏 해장을 한다면서 소줏잔은 왜 홀짝였을까나...
ㅠㅠ 아흐~~~ 임플 땜에 금식중인 광팔이 오라고 꼬시는 짝퉁도 밉고, 코를 벌름벌름케 만드는 선장님표 애탕으로 아침부터 속쓰리게 만드는 갑판장님도 밉고... 다 미워라~~~ -.,- 흥흥흥
뭡니까....ㅡㅡ;
홍어는 어데 있었는데... 그리 찾아도 없더니만. 흑~~ㅠ.ㅜ
홍어애탕 이라 예술이지요! 그냥 소금에 찍어 먹어도 고소 한히 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