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이집트편
차는 요르단 아카바도시를 뒤로 하고 시나이반도 해변도로를 끼고 달린다.
이 홍해는 모세가 이스라엘백성을 이끌고 건넜던 곳인데 정확한 장소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지금 우리들이 가고 있는 곳에서 북쪽 수에즈만 근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단다.
이 홍해 수중에는 각종 산호 밭으로 되어 있기에 그 비경이 정말 아름다워 세계적인 관광명소이다.
난 중동에서 근무할 때 수중에 들어가서 물고기도 잡고 조개도 채취하면서 그 아름다운 비경을 마음껏 구경 했었는데 천국의 꽃밭도 이렇게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을 것으로 상상해 보았다.
이제 차는 시내산을 향해서 내륙 깊숙히 들어가고 있는데 이곳 까지 오는 동안 많은 광야와 사막을 보았지만 이곳 시나이 반도에 있는 사막은 시시때때로 변화고 그 풍광이 아름답다.
기기묘묘한 바위들과 넓게 펼쳐진 은빛 모래밭, 검은빛 흑사장과 바위 자갈들, 흰 눈처럼 하얀 석회석모래밭, 참으로 다양한 광경이다.
사막투어를 하기 위해 현지 사정에 밝지 못한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가면 미로에 빠져 영영 나오지 못한다는 가이드 말이 맞을 것 같다.
차는 시내산 중턱에 해당하는 지역까지 와서 멈춘데 도착하니 오후4시가 되었다.
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휴식시간도 없이 곧 시내산 정상 등반에 나섰다.
시내산에도 낙타 몰이꾼들이 모여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으면서 정상까지 가는데 타라며 호객행위를 한다.
이 시내산은 2274m로 험한 산이기 때문에 체력이 따라주지 않은 사람들은 걸어가기가 힘들어 일행 중 여러분이 낙타를 타고 올라가고 다른 사람들은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면서 걸어 올라갔다.
이미 많이 알려진 대로 산은 온통 바위로 되어 있고 거칠고 황량하기만 하다.
산 중간쯤 올라가다 밑을 내려다보니 뿌연 흙먼지 속에 있는 동네가 저만큼 보인데 현지 가이드는 저곳이 자신의 동네고 자기 집도 이곳에서 보인다고 자랑스럽게 소개 하는데 참으로 척박한 환경가운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데 자신의 고향은 다 자랑스럽고 좋은가 보다.
산을 넘고 넘어 몇 번을 돌아 두시간쯤 올라가자 드디어 산 정상에 도착 했다.
해는 이미 서산으로 기울고 황혼의 붉은 빛이 첩첩 산에 그리자를 드리우며 안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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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곳이 그 옛날 모세가 하나님을 만났던 장소이고 십계명이 새겨진 돌 판을 받았던 곳이란 말인가!
그곳엔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던 기념장소가 있었는데 건물은 잠겨있어 밖에서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 해야만 했다.
산상에서 은혜롭게 예배를 드리고 나니 시내산이 어둠에 잠기고 바람결은 차거워 온 몸은 으스스 떨려온다.
우리는 준비 했던 손전등으로 갈 길을 비추면서 산을 내려가야만 했다.
산은 오를 때 보다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한데 경사도가 심한 계단을 한 계단씩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며 얼마쯤 내려가자 야전 찻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텐트 안으로 들어가자 현지인이 희미한 불빛아래 몇 가지 기념품과 먹거리를 진열해 놓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따끈한 차와 초코렛등 으로 요기를 하면서 잠깐 몸을 녹이고 다시 손전등에 의지하여 산을 내려오다 중간지점에 잠깐 쉬면서 바라본 밤하늘엔 사막에서만 볼 수 있는 무수한 별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우리는 손전등을 모두 끄고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하면서 이천년 전 동방박사들도 이와 같은 별들을 관측하다 구세주 탄생을 알리는 징조를 보고 별 따라 아기께 경배하러 베들레헴으로 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산을 다 내려와 낙타 정거장까지 오니 근처에 캐서린 수도원이 보인다.
이곳은 높은 담장으로 둘러 있기에 외관밖에 볼 수 없지만 초대교회 수도원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폐쇄적이고 무거운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다.
이곳에서 생활한 수도사들은 외부와 일체 단절하면서 모든 음식물까지 창으로 달아 올리며 해결 하였다니 오직 주님만을 섬기겠다는 순수한 신앙의 열정 앞엔 고개가 숙여진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니 밤 9시가 지났다.
내일은 새벽0시 반에 출발한다니 불과 3시간도 채 휴식를 취하지 못하고 떠나야만 할 것 같다.
이곳에서 카이로까지 가야만 내일 카이로에서 일정을 진행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강행군을 하게 되니 성지순례치고는 고강도의 성지순례인 것이다.
차는 어둠을 뚫고 달려가고 있는데 앞에서 현지 경찰차가 에스코트를 하고 있어 조금 이상하게 생각 했더니 나중에 가이드의 설명이 의하면 이곳 시내산에 온 관광객을 상대로 강도들이 출몰하여 차량을 납치하여 몸값을 요구한 사고가 빈번하기 때문에 현지 경찰차가 앞장서서 인도 했단다.
우리가 오기 전에도 한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사고가 나서 시내산에 한달간 관광객 출입이 금지 됬다 3일전에 풀렸는데 우리는 주의 은혜로 모든 일정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던 것이다.
카이로를 가기 위해서는 시내산에서 곧장 서쪽으로 가서 시나이 반도를 따라 올라가면 되는데 우리차량은 정반대인 동쪽으로 나갔다 다시 반도 끝을 돌아 거슬러 올라가니 장장 7시간이 더 소요되어 11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에 시달려야만 했는데 강도 출몰을 염려했기 때문이란다.
차는 수에즈운화 밑 터널을 통과 이집트 카이로시내로 들어선다.
수에즈운화를 꼭 보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정차 할 수 없어 아쉽지만 다음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카이로는 인간이 생활하기엔 너무나 무질서하고 헝클어진 도시였다.
신호등조차 없어 도시 전체가 차량과 사람들로 뒤엉켜 버렸는데도 각각 제 길을 가고 있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용하다.
도시에 온통 쓰레기가 널려 있는데 그런 가운데도 빌딩을 세웠고 창문마저 없는 저 빌딩에 과연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부도나서 방치된 빌딩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세계4대 문명의 발상지로써 일찍이 찬란한 문화 꽃을 피워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여 주변국들을 다스리고 호령하였던 선조들을 가진 자들이 이토록 형편없이 낙후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존하는 카이로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착찹 할 뿐이다.
그래도 그들만의 방법대로 굴러가고 있으니 어쩌랴!
우리는 그 무질서한 교통 혼잡을 뚫고 곱틱교회를 찾았다.
올드 카이로 뒷골목에 자리 잡은 곱틱교회에는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마리아와 요셉이 헤롯왕을 피하여 2년동안 머믈다 간 곳에 기념교회가 있었다.
성경에 많은 사람들이 애굽으로 피신했던 것은 당시 애굽은 절대왕정으로 백성들의 삶이 안전한 곳이기 때문이다.
곱틱교인들은 정말로 순수하고 믿음의 절개가 대단한 사람들이다.
절대 이슬람국가인 이집트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온갖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천대 받고 산다는 것을 의미 하는데도 그들은 자신의 믿음을 포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식들까지 믿음으로 살라는 표시로 손등에 십자가 문신을 새겨 신앙을 전승하고 있다니 이런 믿음의 행위를 우리들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들은 카이로시내에서 버려진 쓰레기더미를 뒤적여 폐품을 수집하여 생활하고 있다니 얼마나 사는 것이 어렵고 힘들까!
곱틱교회가 단성론을 주장하여 이단으로 정죄 되었지만 신학적인 논의는 뒤로하고 그들의 믿음은 눈물겹게 귀한 것이다.
한 젊은 자매가 한낮인데도 교회당에 와서 단을 붙잡고 아주 진지하게 기도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주님께서 그의 기도에 응답하시길....
곱틱교회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와 우리는 카이로 시내에서 얼마 멀지 않는 기자 지구에 있는 피라밋으로 향했다.
피라밋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많이 봤던 것과 별 다르지 않았는데 그 위용에 압도 당한다.
쿠푸왕,멘카우라,카프라 즉 할아버지,아버지,손자왕의 무덤인데 4600년전에 이런 토목공사를 그것도 동서남북 방위를 현대 기술로도 하기 어려운 정확도로 세울 수 있었다는 것은 과연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근처에 있지도 않는 이 많은 돌덩이를 어떻게 운반해 와서 이 거대한 높이의 돌산을 쌓았을 수 있었을까!
절대 권력자의 무한한 힘 앞에 이런 불가사의한 일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니 우리 인간의 힘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 인지 가늠이 가지 않는다.
기념 촬영을 마치고 나일강이 있는 앞쪽으로 오니 피라밋을 지키고 있는 수호신인 스핑크스가 있다.
몸은사자요 얼굴은 사람인데 수염이 뭉덩 떨어져 나갔고 코는 깨져있다.
수염은 제국주의 시대 영국이 떼어가 현제 대영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코는 2차 세계대전 때 영국군들이 사격 연습을 하여 깨뜨렸다는 것인데 이곳에서도 약소 민족이 당해야만 했던 설움과 아픔을 느낄 수 있다.
인류역사를 보면 전쟁을 통하여 수많은 살육과 파괴가 있었지만 전쟁은 새로운 문화를 낳게 하고 문명을 발전시켜 나갔던 것을 볼 때 코가 깨지고 수염이 잘리 운 스핑크스는 보기 흉하지만 이것도 인류역사의 한 단면인 걸 어쩌랴!
기자지구의 관광을 마치고 카이로 국제공항으로 가기 위해 카이로시내로 돌아왔다.
해는 지평선 저 너머로 조용히 물러가고 있는데 황혼에 물들인 나일강의 빛깔이 핏빛으로 반사된다.
나일강이 없는 이집트는 생각 할 수없는 생명의 젖줄인데
모세는 나일강에 건짐을 받아 이스라엘 위대한 지도자의 역할을 담당 했으며
마음이 강팍한 바로에게 열가지 재앙중 맨 처음 이적이 나일강이 핏물로 변했던
그 나일강은 상류에서 아프리카 대륙을 가로질러 기나긴 대 장정을 마치고 이곳 카이로를 지나 나일강 삼각주 에서 풍요를 선사하고 지중해로 흘러 가고 있는 것이다.
내 인생도 나일강처럼 흘러서 긴 여정을 마치고 때가 되면 주님께로 가게 될 것인데 내 인생의 마지막을 이땅에 어떤 풍요를 선사하고 떠나갈 것인가~
이제 이집트 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터키 이스탄불로 떠나간다~
첫댓글 제가 책 내 드릴게요...진짜 보통아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