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에서 맞붙는 김소정(왼쪽)과 한 시니운이 8강전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아래는 8강에서 아쉬운 패배를 맛본 채경이, 김건희, 그리고 장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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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여자챌린저(총상금 2만5천달러)에서 김소정(한솔제지)이 4강에 진출했다.
22일 인천시립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인천챌린저 단식 8강전에서 4명의 한국선수들 중에 김소정만이 준결승 진출권을 획득했다.
채경이(고양시청)와 지난 3월 뉴질랜트 서키트 결승전 이후 다시 한번 맞붙은 김소정은 3-6 7-5 6-1의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첫세트에서 백핸드 스트로크가 살아나지 않아 많은 범실을 떠냈던 김소정은 채경이의 노련한 경기력에 브레이크를 허용하며 3-6으로 내줘 일방적인 경기를 예고하기도 했다.
김소정은 안되겠다 싶어 2세트 돌입 전 심기일전하며 예선전부터 이겨내 온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지를 다잡았다.
2세트, 채경이의 더블폴트와 첫서브 난조를 기회로 삼아 브레이크를 성공해 김소정이 3-1로 앞서갔고 다시 채경이가 4-3을 만든 상황에서 김소정이 메디컬타임을 요청해 허리에 마사지를 받았다.
어제는 "비가 내려서 허리가 쑤시다"며 농담 섞인 말을 건네기도 했던 김소정이었다.
채경이 역시 김소정에 이어 바로 허리 마사지를 받았는데 나중에 말하기를 "마사지 받을 때 자세를 잘못 잡아 서브할 때 팔이 안올라갔다. 받지 말았어야 했다"며 뒷얘기를 전했다.
두 선수 모두 서브에 애를 먹으며 더블폴트가 번번이 나왔고 그리하여 서로의 게임을 브레이크해 5-5가 되었다. 이때 자기 게임을 지킨 김소정이 타이브레이크를 허용하지 않으며 7-5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3세트 들어서는 김소정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내리 게임을 따내며 조심스레 4강 진출의 희망을 앞당긴 김소정이 서브에이스를 날리며 4-0을 만든 사이 호락히 주저앉을 수 없었던 채경이가 한 게임을 브레이크 해냈으나 격차도 너무 컸고 체력도 바닥난 상태였다.
경기를 마치고 나와 시종일관 천근 같은 마음을 안고 관전한 어머니 이경자 씨의 토닥임을 받은 김소정은 "경이언니의 볼에 적응이 안돼 초반에 힘들었다"며 "백핸드 에러가 많아 고전했는데 2세트 가서는 이게 마지막이 아니란 생각으로 맘껏 뛰었다"며 한시름을 놓았다.
또한 "예선부터 뛰면서 지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데 너무 행복하다. 부상 때문에 테니스를 못했던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 이 힘든 것마저 감사하다"며 감격을 전하기도 했다.
김소정의 다음 상대는 나오미 카바데이(영국)와 맞붙어 2-6 7-5 4-6의 진땀승을 거둔 한 시니운(중국)으로서 318위로 8번시드를 받고 출전했다.
김소정보다 4살이 어린 1990년생이며 3년 전 포르투갈에서 유일한 서키트 우승을 거둔 바 있다.
한편 어제 8강에 오른 한국선수 4명 중에서 김건희(NH농협)와 장경미(창원시청)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오늘 첫 경기로 열린 김건희의 8강전은 엘레나 찰로바(러시아)가 6-3 6-2로 승리하면서 끝이 났다. 첫세트에서 3-0으로 앞서다가 내리 6게임을 내준 게 아쉬웠다.
허벅지 안쪽에 쥐가 올라와 고생을 했던 김건희는 어제 8번시드를 상대로 6-3 6-3의 승리를 거두고 준준결승에 올랐으나 세계랭킹 283위의 찰로바에게 준결승 티켓을 넘겨주고 말았다.
또한 김건희와 함께 예선을 거쳐 본선 8강에 진출했던 장경미는 중국의 리앙 첸에게 6-1 3-6 4-6의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짧은 머리에 반바지 차림의 리앙을 본 관중들은 "남자선수가 같이 연습하러 온 줄 알았다"며 놀랐을 만큼 중성적인 느낌이 강했다.
1세트 초반 더블폴트를 남발하며 좋은 경기를 보이지 않은 리앙을 상대로 한 게임만 허용하며 선취에 성공했던 장경미는 그러나 2세트 들어 2번의 브레이크를 내주며 2-4로 몰렸다.
서브포인트를 작렬하며 러브게임으로 한 게임을 만회해봤지만 0:40에서 브레이크를 해내지 못하며 3-5이 되었다.
기합소리를 내며 힘을 낸 장경미가 무기인 포핸드를 내세워 상대의 범실을 유도해 나갔으나 역시 포핸드가 장기인 리앙이 게임을 챙겨 6-3을 만들었다.
파이널세트에서는 리앙의 스트로크가 여러 위닝샷을 터뜨리면서 4게임을 연달아 따낸 데 대해 장경미가 4-5까지 따라붙었으나 자기 게임에서 포와 백핸드 범실이 늘어났고 마침내 리앙의 매치포인트에서 포핸드가 네트에 걸리며 4=6으로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선수들을 제치고 찰로바와 리앙이 결승행 티켓을 놓고 내일 혈전을 다투게 되었다.
한편 오늘 열린 복식 4강에서는 중국 팀이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팀을 꺾고 결승에서 만나게 되었다.
루 징징-선 셍난 조와 한 시니운-지 춘메이 조가 내일 오후 12시 반경에 열리는 복식 결승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인천=이다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