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집(정확하게는 유리, 거울, 썬팅, 오래된 유리 제거해주기 등등 동네의 작은 일들이라 큰돈은 되지않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없는 일)
아저씨가 이 건물로 이사를 오고 나서 양 옆의 아저씨들이 모여 술도 한잔하고 커피도 한잔하고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핑계를 만들어 맥주파티를 합니다.
오후 일과가 끝나고 햇살이 한풀꺽이면 ...

액자집 아저씨는 정치에 관심이 많고 아는 내용도 많습니다.
구두 뒤축 바깥쪽이 다 닳아 없고 바지는 양복바지를 작업복으로 하며 항상 셔츠를 입고 일을 합니다.
물론 작업복. 앞의 지퍼는 절반은 열려있고, 열린 사이로 위에서 넣은 셔츠자락이 조금 삐져나와있는데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셔츠도 항상 절반은(정확하게는 뒤쪽이) 밖으로 나와있습니다.
동네 청소하는 아저씨, 풍맞아 산책하는 아저씨, 등등 그냥지나치지않고 앉아서 쉬었다 가는 방앗간 같은 곳입니다.
일자체가 규격이 없다보니 돈을 받는 것도 일의 규모나 재료비 등등의 계산이 아니라 아저씨 마음으로 가격을 정합니다.
그러다보니 옆집아저씨들한테 핀잔을 먹기도 하죠. 너무 싸게 받는게 아니냐구.
하지만 이 아저씨는 동네사람들한테 비싸게 받을 수 없다고 고집을 피우니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액자집 아저씨
키도 3분 중에 가장 크며 멋지게 생겼습니다.
일이 없거나 무료할때는 독서를 합니다.
돈이 될듯한 일이라도 사람이 짜증스럽다거나 주문이 까다롭다거나 하면 거절합니다.
나름대로 대한민국의 情 문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분 중의 한 분입니다.

액자집 아저씨 가게전화입니다. 대흥동, 염리동, 상수동, 신수동.
하지만 언덕이 심하거나 하면
거절당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오토바이를 잘 못탑니다. 너무 까다롭게 굴지도 마세요
* 사진 전시용 알루미늄액자 (실버, 블랙) 아주 저렴합니다.
에어컨아저씨
사실 여기서 가장 오래된 분이죠.
저는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일에 모든것을 걸고 사는 분.
부인과 성장한 자식들, 멋진 단독주택도 소유하고 계신데 항상 자그만한 쪽방에서 취사를 해결하며 토요일 오후에나 집으로 돌아갑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자신을 위한 에어컨은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술, 담배 일체 사양. 너무 일만하다 쓰러지고 난뒤 모든 것을 끊었다고 합니다.
일자체가 힘들고 전문적이라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마무리가 깔끔하고 정확해서 동네 에어컨설치한 것을 보면 이아저씨의 작업인지 아닌지를 금방알 수 있습니다.
작은 키를 활용한 어떤 비좁은 작업공간에서도 작업이 가능하기때문에 가정용 에어컨보다는
사무실이나 공장등의 대형에어컨을 많이 다룹니다.
에어컨 아저씨
체격은 왜소해보이지만 왼만한 물건들은 번쩍번쩍 듭니다.
일이 꼼꼼하고 재주가 많아 기성품을 제외한 것들 외에는 거의 자작으로 해결합니다.
덕분에 나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2대의 에어컨을 모두 달아 주셨습니다.
서당개 3년 운운. 6개월 이상 아르바이트로 따라 다녔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정집 에어컨 정도는 제거와 재설치가 가능합니다.
설치의 경우는 동관을 용접할 정도로 실내기와 외부기가 멀지않다면 가능합니다.
용접은 산소용접이라 단순한 것이지만 장비가 없습니다.
혹시 이사하기위해 에어컨을 떼실때는 연락을 주세요. 가스를 새지않게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아마 제거비용만 5만원은 지불해야 할 겁니다.
다시 설치한 경우 가스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재충전하지않아도 됩니다.
대부분 설치와 가스충전 명목으로 10만원은 드는데, 사실 소비자는 가스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기때문에 속수무책입니다.
에어컨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주범이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구환경을 보존하기 위하여!!!
액자집 아저씨가 자전거로 무거운 유리를 날라오거나 하는 것을 보면 안쓰러워 자동차로 도와주기도합니다만
이전에는 이런 잔 정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액자집아저씨의 베푸는 힘이 동네 아저씨들을 변화시키네요
참고로 저는 20여년전 이 아저씨의 90cc오토바이로 운전을 배웠습니다.
지난 중복에는 에어컨아저씨가 수박파티를 열었습니다.

예전에는 길가에 돗자리 펴고 동네사람들이 한사람 두사람 모여앉아 얘기도하고 했었는데
요즘은 그게 잘 않되죠.
여기는 특성상 손님이 많이 찾아오는 경우가 아니라 시간을 내기가 쉽죠.
하지만 길가이기때문에 자동차통행으로 인한 소음과 먼지, 열기가 사람들을 길거리로 끌어내지 않고있으며,
집이 시원하다는 이유로, 길거리라는 이유로 밖에서 노닥거리려하질 않죠.
우리꼬마녀석들은 아저씨들이 친구입니다.
샷시 아저씨
에어컨 아저씨처럼 일 마무리가 깔끔하고 가격이 저렴해서 단골이 많은 편입니다.
항상 맥주 분위기를 띄우기도 하죠. 맥주 2병정도면 기분이 좋아져서 재미있는 음담을 서슴치 않습니다.
액자집 아저씨를 놀리기도하고 그러다 미안하면 오토바이 끌고 맥주를 사러 갑니다.
샷시 아저씨
에어컨 아저씨보다 약간 키가 큰데, 작은 키가 유리한 직업일 수도 있습니다.
작업실 정리정돈이 뛰어난 분입니다. 따라서 일마무리도 깔끔하다는 얘기죠.

3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항상 깨끗하게 정리하고 있어 도구나 물건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에어컨 아저씨 작업실과 같은데 액자집 아저씨는 항상 도구 찾다 시간보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헛점이 많이 드러나는 아저씨입니다. 액자집 아저씨는.
하지만 그래서 사람들이 꼬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분은 아침마다 모닝커피 시간을 갖는데 나는 항 상 늦기때문에 참석을 못합니다.
오늘도 푹푹찌는 날씨입니다.
내일은 어떤 파티가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오후 5시가 조금 지나면 시작합니다.
시간 나시거든 놀러오셔서 양파라도 드세요...
첫댓글 훈훈하고 정감이 풀풀 날리는 풍경과 글솜씨에 후다닥 대흥동 그곳의 요즘 풍경을 대하고 저절로 떠오르는 미소를 보셨나요?
세월이 훌쩍 지나 두 아이들은 청년이 되어있고 에어컨 아저씨는 파주로 이사가신지 오래되었습니다.
액자집 아저씨는 제가 갤러리공간으로 사용하게되면서 이사를 하셨고 몇년 전 그곳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지금은 샷시 아저씨와 저만 남았있고 에어컨 아저씨집은 떡뽁이, 열쇠, 타일, 옷집을 거쳐 지금은 국수집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