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맛과 함께 지역 독거노인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점심을 드리는 봉사로 더 많이 알려진 봄수원갈비. 지난 2000년 처음 개업할 때는 호형호제하던 세마대의 유명한 ‘본수원갈비’ 사장님의 양해를 얻어 ‘본수원갈비’라는 이름을 썼는데, 상호 사용으로 잡음이 생기는 바람에 3개월 동안 고심한 끝에‘봄수원갈비’로 개명하고 새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지금도 이 두 상호를 헷갈리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시청 앞과 운암청구아파트 사이 공원 맞은편 중앙프라자 2층에 자리해 있다.
이 갈비집은 운암뜰 공영주자창 주변에 상가들이 입주하면서 개업해 전상신(58)ㆍ김은순(59) 내외가 맡아 11년째 운영하고 있다. 경남 합천 출신인 전상신 사장과 충남 공주 출신의 김은순 내외는 결혼 후 지난 30년을 줄곧 요식업(식당)에 종사해 왔다.
인천에서 군인을 상대로 식당을 시작했는데, 인천에서 국국의날 행사를 준비하는 2,000여명의 도시락을 전담하기도 하고, 태안 등 부대 안에서 민간인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고객이 군인이다 보니 음식의 질이나 맛보다는 인간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데 한계를 느껴 80년 이후 신갈에 정착해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식당인 ‘신라가든’을 열었다. 700석 규모의 꽤 규모가 큰 식당을 운영하면서 성실하게 열심히 장사하고 봉사한 것을 인정받아 김대중 대통령이 시상하는 모범시민상을 용인시 대표로 수상하기도 했다. 경상도 출신인데도 상을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전라도 사람들까지 인정하는 식당으로 알려져 서울로 상경하는 단체 손님들이 서울 가는 길에 수원IC로 나와서 신라가든을 이용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식당 운영에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하나뿐인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뇌수종을 앓아 무려 12차례에 걸친 수술과 뒷바라지로 엄청난 돈과 시간을 쏟아 부으며 고생하게 되었다. 더 이상 자식을 가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수술 때마다 합병증 등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아들 병수발로 쫓아다니다 보니 온전히 정성으로 들인 음식으로 손님을 만나기 힘들게 되고, 식당에 전념할 수 없어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아들은 다행히 장애가 남긴 했지만 그래도 29살의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해 지금은 식당에서 전 사장 내외와 함께 즐겁게 일하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한다.
다행히 운이 좋아 오산에 개업을 한 뒤 예전 신갈의 식당 시절 단골이던 손님들이 오산으로 전근을 와 많이 찾아 주면서 인지도도 금방 높아지고 손님들도 많아져 다시 성공한 식당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2003년에는 지역기업인 LG에서 지역과 친밀도를 높이고 소속감을 심어 주기 위해 오산 지역 내 1,800여 식당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LG직원들에게 가장 맛있고, 친절하고, 깔끔하면서도 단체손님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음식점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래서 아이러브엘지(I♡LG) 1호점으로 선택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지금도 수, 목, 금의 저녁 단체 손님의 약 70%는 LG손님이라고 한다.
김대중정부가 들어서면서 많은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넓어지면서 군대에서 허리 다쳤던 것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로 선정되었다. 그러다 식당일에 너무 무리한 나머지 다친 허리에 병이 도져 보훈병원에서 척추수술을 받게 되어 2005년 지인에게 식당 운영권을 넘겼다. 그런데 이후 손님이 많이 줄었고, 그동안 소중하게 키워 왔던 식당이 무너져 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너무 안타까워 2009년 6월 1일자로 다시 식당을 인수해 다시 살리기에 나섰다고 한다.
▲ 봄수원갈비가 위치한 건물 전경 © 오산시민신문 | |
300여 석 규모로 식당이 크고 직원이 많아 고정 매출이 필요한데, 이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예전의 명성을 다시 되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경제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광우병 에 대한 논란이 시작되면서 소고기가 대중의 외면을 받았고, 전 사장은 경영 다각화를 모색해 처음에 소생갈비와 소양념갈비 두 가지뿐이던 단출한 메뉴를 무려 30여 가지로 늘렸다. 최근에는 구제역 파동으로 오히려 손님들이 한우를 기피하고 미국산 수입고기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전상신 사장 내외는 기쁜 음식을 제공하는 서비스 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로 보였다. 벌써 10여미터 거리라도 눈이 마주치면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으면서 고개를 숙여 반갑게 맞이한다.
처음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청과 협의를 거쳐 독거노인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점심식사를 대접하게 되었고, 이것이 아이디어가 되어 전 오산시장 박모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당선 이후 매일 100여 명의 독거노인들에게 시청 식당에서 점심을 제공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5월 16일에도 운암뜰상가번영회에서 어르신 600여 명 초청해 점심식사를 겸한 경로잔치를 했는데, 의논 끝에 봄수원갈비를 장소로 정하여 잔치를 치렀다고 한다. 전 사장은 “내 집에서 어르신들을 대접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뿌듯해 했다.
또한 늘 손님에게 진실해야 한다고 말하는 전 사장. 이곳에서 식사 대접을 한 번씩 받았던 어르신들은 전 사장을 앞치마사장이라고 부르며, 노인을 공경하는 좋은 사장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30여 년간 식당을 운영하면서 음식에 신경을 써왔기 때문에 주방장이나 찬모가 바뀐다고 해도 한결같은 음식 맛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전 사장은 손님이 고개를 들고 찾는 그 순간 앞치마 차림으로 두 손 모으고 웃으며 달려가 앞에서 공손한 자세로 활짝 웃는다.
▲ 전상신 김은순 사장 내외가 경로잔치를 마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오산시민신문 | |
이 갈비집의 메뉴는 수원 전통 생왕갈비(미국산)가 500g에 33,000원이고, 양념왕갈비 500g이 29,000원이다. 다른 한우의 소비는 주춤하지만 특세일품목인 한우생등심이 150g 35,000원인데, 23,000원으로 파격 세일하여 많이 찾는다고 한다. 또한 운암 지역 주부들의 점심메뉴로 인기가 좋은 우렁쌈밥(5000원)과 삼겹살 두루치기(6000원)가 있다. 우렁쌈밥은 전 사장이 전라도에서 배워와 손수 개발한 메뉴로 짜지 않고 담백한 게 특징이다. 포장해 가서 냉장고에 두었다가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밥과 비벼 먹기에 맛과 영양이 최고라고 한다. 또한 넉넉한 인심으로 퍼 담은 갈비탕이 유명해 오산의 각 단체에서 행사가 있을 때 갈비탕 수백 그릇씩 주문해 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갈비탕은 맛이 좋아 선물로도 종종 포장해 사 가거나 택배로 보내 달라고 하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작년에 새로 온 주방의 찬모가 전라도 출신이라 음식이 맛깔스럽고 손님들의 입맛에 잘 맞아 좋고, 직원들이 친절해 사장 내외는 너무나 복이 많다며 감사해 했다. 식당에 주인이 다시 돌아온 기념으로 고기 먹는 손님들에게 모두 지금까지 냉면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며, 추석과 설 연휴를 제외하고는 계속 영업을 한다. 운암공영주차장 옆 중앙프라자 2층에 위치해 있으며, 예약전화는 372-9277~8번이다.
부리부리박사 권영대 강남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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