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 1월 16일(화)과 23일(화)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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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12일(화)의 전체 연습 이후 우리는 방학(!)에 들어갔었다. 뭐, 방학이라고는 해도 그 사이 영화 <1987>도 보고 ( 롯데 시네마 남포점의 한 관을 빌린 혜광고 동문들은 우리 합창단 사람들도 초대했었다), 몇몇은 이광호 단원의 입곡 안가에서 멧돼지를 잡아 놓고 파티도 벌였다. 더 다른 멋진 일들이야 왜 없었을까마는 여기엔 이루 다 기록할 순 없다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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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방학 끝 바리톤과 베이스 연습 (1.9)에 이은 테너 연습일(1.16), 우리 앞에 놓인 선물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새 악보집이다. 방학 중 지휘자께서 악도도 다시 그리고 복사도 하고 해서 책을 만드신 거다. 여기엔 1.‘임을 위한 행진곡’에서 21‘민중의 노래’에 이르기까지 21편의 노래 악보가 담겨 있었다. 5월 26일(토)로 정해진 우리 합창단 창단 연주회에서 부를 노래란다. 특히 눈에 뛴 노래는 10. ‘The Internationale’ 11. ‘Warszawianka’ 12. ‘The Red Flag’! 이 노래들에 대해서는 말해 볼 때가 올 것이다.
이날은 또 다른 희소식도 있었다. 한 분의 새 신입 단원이 오신 거다. 최동섭. YMCA에서 오래 일해 왔는데 지금은 좀 쉴 요량으로 그만 두었단다. 최동섭 단원은 박종철 열사가 나온 혜광고 출신으로 박종철의 같은 반 친구였다고 한다. 이런 인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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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화)은 전체 연습일.
“우리는 창단 공연을 할 충분한 역량이 있다. 다만 단원이 더 충원되어야 하는데 잘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 단원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마흔 명이 넘는데, 오늘 31분만 왔다.” 이런 요지로 입을 연 지휘자께서는 부산 겨레하나 합창단에서는 단원 모집 홍보를 위해 포스트를 거리에 붙이기도 하고 전단도 뿌린다며 우리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우리가 친구들만 모셔 오면 나이들이 다 많으니 아들이나 사위들을 한 번~~” 하는 말에는 어허 우리 늙다리들이 물러나야 된다는 말씀이네. 그래야 젊은이들이 오겠지, 하는 농조의 탄식도 어디선가 나왔던 것 같다^^. 어쨌거나 지휘자의 소망을 한 마디로 줄이면 2월까지 고정 멤버가 마흔 명은 되어야 한다는 것!
1번부터 9번 ‘내 영혼 바람 되어’까지 두루 연습하다.
오랜만의 전체 제반 활동 시간을 희연병원 1층 감자탕 집에서 가졌는데, 최동섭 신입 단원의 인사에 이어, 정치개혁 부산 행동 상임대표인 고호석 단원은 개헌과 관련하여 “연동형 비래대표제”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그러자 만물박사인 전재일 단원은 정당법 17조부터 없애야 한다고 추임새를 넣었고), 정의당의 이창우 단원은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 시의원 출마 포부를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이재강 단원은 민주당 지역구 위원장직을 놓고 직장을 구했다는 것이고, 강용근 단원은 교직을 졸업하면 교육전문 시의원을 하고 싶다는 것이고 (정말 잘 할 거야!),
시민단체 민들레의 열렬 회원인 박신열 단원은 오는 26일 창립일을 맞아 공동 대표를 맡게 된 모양. 저번 제반 활동 후 독감에 일시 사로잡힌 바 되었지만 그걸 자가 치료했다는 김해창 단원이 올 들어서도 눈코 뜰 새 없는 탈핵 운동에, 국제신문, 경향 신문, 인저리라는 인터넷 매체에까지 상당한 분량의 글도 쏟아내고 있다는 건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 이러구러 감자탕의 밤도 깊어 갔던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