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신문사 식구들이 점심을 먹고 나서도 약간 여유가 있는 날이라면 산책가는 곳이 효창공원입니다. 회사에서 불과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이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자주 다니게 되진 않는 곳인데 모처럼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이곳 용산구 효창동에서 마포구 신공덕동을 잇는 길 이름이 임정(임시정부)길로 붙여진 데서도 알 수 있듯, 효창공원 일대는 민족의 정기가 서린 곳입니다.
이곳은 역사를 더듬어 올라가면 조선 22대 정조대왕 때 정조의 큰아들 문효세자의 무덤인 효창원이 있던 자리라고 합니다. 그 후 몇몇 후궁, 공주들이 안장되었는데 1945년에 모두 서삼릉(경기 고양시)로 옮겨졌습니다. 광복과 더불어 귀국한 백범 김구 선생이 조국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3의사의 유해를 이곳에 안장했고 1949년엔 김구 선생 당신이 흉탄에 쓰러지자 국민장으로 공원 서북쪽 언덕에 모셔졌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원보다는 선열묘역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이 얼마 전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습니다. 2006년 공사를 시작해 2007년 봄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1960년에 효창운동장을 지으면서 15만 그루의 나무와 숲 속의 연못 등이 헐리는 바람에 공원의 규모가 초라해졌던 것이 다소나마 복원된 것입니다. 공원 쪽에서 계류를 조성해 습지 3곳을 만들었고 다슬기, 붕어, 개구리 등을 풀어두었고 다람쥐도 방사했는데 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숲이 생기자 청딱따구리가 날아들기도 하고 까마귀도 둥지를 틀었답니다. 용산구에선 방학을 이용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효창공원의 가장 큰 미덕은 턱도 없이 더웠던 이번 여름에도 어김없이 동네사람들에게 더없는 휴식처 구실을 했다는 것입니다.
사진/글 곽윤섭 한겨레 사진전문기자 kwak1027@hani.co.kr">kwak1027@hani.co.kr
다음 라텍스 카페는 유로 라텍스에서 운영하는 태국산 천연 라텍스침대 매트리스, 베개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 할 수 있는 정보 제공 카페입니다. - 다음 라텍스 카페 가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