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삭스의 펜웨이 파크는1912년에 개장되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구장 가운데 하나지요. 3만 2천명 쯤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구장입니다. 그린 몬스터 때문에 자리가 없습니다. 레드삭스의 인기와 더불어 펜웨이 파크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잘 알려져 있는 구장이랍니다. 1947년에 이미 야간 경기를 시작한 구장이기도 하죠. 원래 야구는 낮에 하는 경기랍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전통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밤에 하는 경기를 그다지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왜 야간 경기를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텔레비젼 중계 때문입니다.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고려할 때, 야구 경기가 밤에 하는 걸 더 좋아하죠. 초창기 텔레비젼의 위력이 그다지 높지 않을 때는 그런 요구를 무시하였지만, 점점 TV가 중요해 지면서, 방송사들의 요구를 더 이상 거부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펜웨이 파크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찍부터 야간 경기를 시작한 구장입니다. 커브스의 리글리 필드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낮에만 경기를 했었죠.
역시 펜웨이 파크를 이야기 하면서 <그린 몬스터>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그린 몬스터>란 펜웨이 파크의 좌익수 쪽 펜스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청난 벽(?)은 37 피트 높이니까 11미터쯤 될 겁니다. 그런 엄청난 높이의 펜스가 버티고 있으니, 그 쪽을 넘겨 홈런을 때리기 위해서는 굉장한 파워가 필요하겠죠.
따라서 우타자가 홈런을 때리기는 상당히 힘든 구장이고, 상대적으로 좌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랍니다. 왼쪽이 짧다고 그쪽으로 홈런치기가 쉬운 게 아닙니다. 거기는 그린 몬스터가 버티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린 몬스터 하단부에는 손으로 작동하는 구식의 스코어보드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지요.
한편, 1999년에 올스타전이 바로 이 펜웨이 파크에서 열렸죠. 그 때 홈런 더비 1회전에서 1등을 한 타자는 바로 우타자인 마크 맥과이어입니다. 맥과이어는 보란 듯이 <그린 몬스터> 위로 엄청난 홈런 타구를 날려댔죠. 그렇지만 2회전에서는 매우 부진해서 결국 홈런 더비 1위는 좌타자인 켄 그리피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렇지만 맥과이어의 파워가 어떤 것인지 여실히 보여준 한 판 이었죠.
유서 깊은 펜웨이 파크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답니다. 바로 이곳에서 레드 삭스는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챙기지 못했다는 겁니다. <밤비노의 저주>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하지만 언젠가는 이곳에서 레드 삭스가 우승을 하겠죠. ^^
많은 구단이 옛날 구장을 버리고 새로운 구장을 건설하였습니다. 그 또한 일종의 팬 서비스지요. 새로운 시설을 갖추고 팬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거죠. 그러나 펜웨이 파크는 90년에 가까운 역사를 안고 그대로 있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불편한 점들도 여럿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보스턴 팬들은 여전히 펜웨이 파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99 &2003 시즌, 레드 삭스는 양키스에게 또 패해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시즌 종료 후 카 퍼레이드를 펼칠 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선수들을 격려했죠. 그 때 팀의 간판 타자 가르시아파라가 마이크를 잡고 자신은 보스턴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 너무도 행복하다라고 얘기했습니다. 프로야구라 해도 돈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있는 법이랍니다. 어쩌면 모든 것이 돈으로 평가되는 프로야구세계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지도 모릅니다.